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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데님

On April 28, 2016 0

진짜 마니아들이 유별나고 세심하게 데님을 즐기는 방법.

빈티지 디테일이 가득한 LVC 트러커 재킷과 데님 팬츠는 테일러마스터 조현오의 소장품.

빈티지 디테일이 가득한 LVC 트러커 재킷과 데님 팬츠는 테일러마스터 조현오의 소장품.

빈티지 디테일이 가득한 LVC 트러커 재킷과 데님 팬츠는 테일러마스터 조현오의 소장품.

1. 관리의 기술

1. 소킹

흔히 데님 마니아들은 셀비지 데님을 구입하면 일단 소킹(Soaking)부터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방축 가공이 안 된(Unsanforized) 셀비지 원단에만 해당한다. 요즘 데님은 대부분 방축 가공(Sanforized)된 원단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 소킹할 필요가 없다. 물론 마니아들은 방축 가공이 안 된 셀비지 데님을 선호한다. 소킹은 물 빠짐이 심한 셀비지 원단의 색감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가공 목적도 있지만, 1~2인치 정도 큰 사이즈를 구입한 후 제 몸에 꼭 맞게 사이즈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방법은 간단하다. 청바지를 뒤집어서 욕조에 넣고, 온전히 잠기도록 물을 넉넉히 채운다. 물의 온도와 시간은 본인이 원하는 수축률에 비례한다. 수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따뜻한 물에서 장시간, 수축을 최소화하려면 차가운 물에 단시간 담가놓는다. 정확한 수치는 없다. 상황에 맞게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조절하는데 대체로 30분~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원하는 사이즈가 되었으면 탈수하지 않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상태 그대로 거꾸로 매달아놓고 자연적으로 말린다.

세탁기로 탈수하면 1인치 정도 더 수축하는데, 상황에 따라 이 원리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과정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앞의 과정을 2~3회 반복한다. 허리 사이즈는 유지한 채 바지통만 줄이고 싶다면, 옷걸이 같은 도구로 허리를 팽팽하게 유지하고 소킹을 진행한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찬물에서 단시간 소킹을 거친 뒤, 청바지를 거꾸로 매달아 뜨거운 물에 허리 부분만 담가둔다. 물론 두 가지 방법 모두 완벽하게 조절하는 게 쉽지 않을 테니, 결국 유심히 지켜보는 게 답이다. 소킹 후엔 데님이 두꺼운 종이처럼 뻣뻣해지는데 몇 번 입다 보면 부드러워지므로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면 부드러워지긴 하지만, 데님 마니아답지 못한 방법이다.
 

2. 세탁

● 데님 마니아들이 절대 세탁하지 않는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가능하면 이틀 이상 같은 데님을 입지 않는다. 냄새가 뱄을 땐, 안감이 밖으로 보이도록 뒤집어서 걸어놓고 섬유 탈취제를 골고루 뿌려준다. 가끔 볕 좋은 날엔 일광 건조도 한다. 단,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하면 변색될 우려가 있으므로 장시간 방치하진 말 것.
● 그래도 어쩌다 한 번이라도 세탁해야겠다면 가급적 데님 전용 세제를 사용한다. 물론 데님 전용 세제는 오로지 데님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표백 성분이 없는 중성 세제와 기능이 동일하므로, 같은 종류의 다른 세제를 써도 무방하다. 세제를 푼 차가운 물에 청바지를 뒤집은 채 1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역시나 찬물에 헹궈주고, 마른 수건이나 헝겊으로 물기를 닦아낸 후 거꾸로 매달아 말린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말려도 된다.
● 부분적으로 얼룩이 생겼을 땐 중성 세제를 아주 소량 묻힌 스펀지나 칫솔로 살살 문질러준 뒤 젖은 헝겊으로 세제를 닦아내고 미지근한 드라이어 바람으로 말려준다.
 

3. 관리

● 잘 접어두기만 하면 구겨질 일은 없다. 다만 접었던 밑단은 매번 편다. 접어둔 모양 그대로 영원히 자국이 남을 수도 있다.
● 무릎이나 엉덩이 부분이 늘어났을 땐, 소주를 분무기에 넣고 그 부분에만 살짝 뿌려준 뒤 다림질한다. 소주의 에탄올 성분이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켜 섬유를 수축시키는 원리다. 물론, 탄탄하고 질 좋은 데님은 진짜 오래 입지 않고서는 무릎이 늘어나거나 엉덩이가 보기 싫게 처지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게 세월의 멋이기도 하고.
 

2. 커스터 마이징의 멋

● 길이가 애매하거나, 반바지를 만들고 싶을 때 그냥 가위로 싹둑 자르면 될 것 같은데 생각보다 흰 실이 너저분하게 늘어지고, 모양이 엉성하다. 아주 간단하고 중요한 팁은 물을 담은 분무기. 우선 원하는 길이보다 0.5mm~1cm 정도 길게 자른다. 자른 부분을 손으로 잘 비벼서 자연스럽게 올이 풀리도록 하고, 분무기로 물을 고루 뿌린 뒤 말리면 끝이다. 콧방귀 낄 만큼 별것 아닌 방법인데,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물이 마르면서 잘라낸 부분이 그대로 고정되는 것. 올이 잘 풀리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유지된다.
● 스크래치를 만들고자 하는 부분을 대충 연필로 표시한다. 아크릴판 같은 단단한 것을 받쳐 고정한다. 커터 칼을 연필처럼 쥐고 손목 스냅만 이용해 가로 방향으로 살살 긁어준다. 욕심내서 빠르게 하려고 과하게 힘을 주면 흰색 가로 실이 보기 싫게 끊어지고 부자연스럽게 된다. 인내와 끈기가 기술이다. 마무리되면 역시나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말린다.
● 밑단을 잘라내거나 스크래치를 만든 뒤에는 타지 않도록 주의하며 올 풀린 끝부분만 라이터로 살짝 그슬린다. 마찬가지로 물을 뿌리고, 손으로 살짝 비비면 검게 그슬린 부분이 벗겨지고 노르스름하게 때 탄 것 같은 효과만 남는다. 나름 고급 기술이다. 앞선 리폼 기술도 마찬가지지만, 반드시 버리는 데님 원단이나 잘라낸 바지 밑단 등을 이용한 연습이 먼저다.
● 지루한 데님은 빈티지 패치나 스터드로 장식한다. 패치는 종종 뒤편에 접착제가 묻어 있어 다림질만으로 쉽게 부착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떨어질 수 있으니 가능하면 단단히 재봉하는 게 좋다. 스터드는 전문적인 기구가 없다면, 반드시 손으로 하나하나 박을 수 있는 것들로 고른다.

3. 수선의 꿀팁

● 적당히 2~3인치 정도 줄일 때는 일반적인 수선으로 가능하지만 사이즈가 너무 크다면, 수선했을 때 핏이 의도와는 달리 변형될 수도 있다. 데님의 넉넉한 느낌은 유지하면서, 허리만 살짝 줄이고 싶다면, 그림처럼 앞쪽 허리에 핀턱 주름을 잡듯이 접어주고, 버클 장식이나 데님 버튼을 다는 방식으로 기교를 부린다. 전혀 새로운, 특별한 바지처럼 보일 거다.
● 사실 허리 사이즈를 줄이는 건 어떻게든 가능하지만, 문제는 늘려야 하는 경우다. 이럴 땐 아예 과감하게 허리에 가윗밥을 내고, 필요한 만큼 벌린 다음, 여분의 데님 원단을 덧댄다. 마찬가지로 전혀 새로운 디자인을 만드는 거다. 덧댄 부분이 보기 싫다면, 데님 대신 가죽 소재를 덧대거나, 아예 패치 장식으로 가리는 등 일부러 의도한 디자인처럼 연출한다. 이것마저 거추장스럽다면, 솜씨 좋은 수선사를 만나길 기대할 수밖에. 기술이 좋다면, 허릿단과 엉덩이 부분에 각각 완벽하게 색을 맞춘 데님 원단을 덧대 티나지 않게 고치는 것도 가능하다.
● 물론 글로 설명하는 건 쉽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런 커스터마이징을 직접 시행하긴 어렵다. 당연히 제일 쉬운 방법은 데님 전문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리바이스 LVC 숍에서는 전문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이즈 수선, 스크래치, 패치워크, 모노그램, 스터드 장식은 물론이고 무릎에서 발목으로 내려올수록 좁아지는 테이퍼드 핏 수선, 센터 플리츠, 턴업 등의 디자인 변형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LVC 제품만 가능하다. 오래된 LVC 데님이 있다면 시도해보길.

4. 마니아의 조언

빈티지 청바지를 쇼핑할 때는 허리 사이즈가 작지만 않다면 무조건 디자인 위주로 고를 것. 허리가 크고, 길이가 긴 건 줄이면 되지만, 디자인이나 워싱은 수선할수록 본연의 멋을 잃는다.

긴 청바지를 많이 접어 올려야 한다면, 크게 한 번 접고 다시 접힌 부분의 반을 접는데, 이때 박음선이 가려지지 않는 정도로 한다. 그러면 접은 것에 비해 투박해지지 않고 바짓단의 맛도 살릴 수 있다.

일종의 핀 롤업인데, 바짓단의 양쪽 박음선만 돌돌 말아 올리는 거다. 앞·뒷부분은 저절로 따라 말려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진짜 마니아들이 유별나고 세심하게 데님을 즐기는 방법.

Credit Info

ADVICE
조현오(LVC 테일러 마스터)
PHOTOGRAPHY
기성율
ILLUSTRATION
반수영
ASSISTANT
김성덕
EDITOR
최태경

2016년 04월호

이달의 목차
ADVICE
조현오(LVC 테일러 마스터)
PHOTOGRAPHY
기성율
ILLUSTRATION
반수영
ASSISTANT
김성덕
EDITOR
최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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