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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On April 21, 2016

우리 모두에겐 각자의 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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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대온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이곳에 온다. 창경궁 내부의 대온실. 춘당지와 맞닿아 있는 유리 온실이다. 일제강점기의 잔재인 점은 물론 걸린다. 하지만 근대 건축물이 주는 가치와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서울에서 귀한 건축물이다. 안에 들어서서는 온실 상부의 프레임과 부속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를 좋아한다. 대온실 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온실이니 천장부까지 모두 유리로 이루어졌다. 날씨에 따라 다양한 옷을 입는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라 카메라를 들고 가장 많이 찾는다. 여름에 특히 아름답다.
목영교(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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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스테이크

이탈리아 몇몇 도시에서 공부했다. 연남동의 바다스테이크는 당시 내가 심취한 이탈리아의 맛에 가장 가까운 음식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 시절의 맛이 그리우면 이곳에 온다. 간이 좀 센데, 그 짠맛조차 이탈리아 본토와 거의 흡사하다. 가정집의 큰 뼈대를 그대로 남겨두어, 지붕 속살이 머리 꼭대기에 그대로 드리우는데, 이 공간에서 좋아하는 부분이다. 가정집이었다가 갈빗집이 되었다가 다시 바다스테이크가 된 식당 곳곳에는 지나온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다. 혼자 와도 눈 둘 곳 찾기에 어렵지 않다.
신현호(큐리어스 랩 대표)

 

  • 바 올댓재즈

    취향보다는 깊고, 철학보다는 얕은 주인장의 속내가 묻어나는 공간을 사랑한다. 주인 스스로 자신의 공간에 애착을 가지거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공간들 말이다. 내가 바 올댓재즈에 머물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이곳에서는 말이 필요 없다. 문자 그대로, 말하지 않아도 좋다. 연인과 함께 와서 나지막이 취향이나 나누면서 시간 보내고 싶을 때, 음악과 술을 독대하고 싶을 때 숨어들기 좋은 곳이다. 구조상 많은 사람과 어울릴 수 없고, 자기 시간과 마주하기에 제격이다. 작은 바는 오롯이 ‘재즈스러운’ 것들로 채워져 있다. 주인이 재즈를 얼마나 잘 알고 사랑하는지는 공간에 들어서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바로 이 자리. 커다란 스피커와 수백 개의 자갈로 채워진 벽이 바로 보이는 자리다. 저 돌들만 가만히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전용훈(1984 대표)

  • 신도시

    신도시는 오픈과 동시에 인스타그램으로 열렬히 존재를 알렸다. 나 역시 작고 파란 창을 통해 신도시를 봤다. 인스타그램 속의 신도시는 신도시 같았다. ‘가보고 싶다.’ 곧장 든 생각이었다. 신도시에는 담배를 태울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 테라스라고 하기에도 어색한 공간이다. 골프장에서나 쓸 법한 그물을 쳐놓았는데, 그게 참 마음에 들었다. 어떤 테이블의 상판은 고무 찰흙을 덕지덕지 뭉쳐서 만들었다. 한편에는 <요령 있게 삽시다>와 같은 책들이 무심히 꽂힌 책꽂이가, 또 한편에는 호랑이 타월을 걸친 거대한 안마기도 있다. 술 생각이 나면 이곳에 온다. 서울에서 마음 편한 공간 중 하나다.
    이동인(유즈드퓨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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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치

자그마치는 조화로움을 아는 공간이다. 공간을 이루는 면면이 잘 어우러져 있다. 덕분에 처음 발을 들인 날에도 나는 이곳의 일부처럼 녹을 수 있었다. 전체 면적은 아마 70평쯤 될 테다. 카페치고는 넓은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으로 자리를 잘 배치해놓아서 너른 공간이 아늑하게 느껴진다. 내 공간이 아닌 어떤 곳에서 위화감 없이 어울리게 되는, 서울에서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다. 꽃과 조명, 전시된 물건과 놓인 책은 때로 새로 들고 나길 반복한다. 하지만 언제 봐도 멋진 것들이 놓여 있다.
김현(바 믹솔로지 대표)

 

  • 바밍고

    와인을 사랑한다. 와인을 서울에서 가장 빤하지 않게 마실 수 있는 바가 바밍고다. 서울 어디에서도 쉬이 만날 수 없는 ‘마이너한’ 와인들을 어깨 힘 빼고 마실 수 있다. 그러니 적어도 나에게 바밍고만 한 곳은 또 없다. 메뉴에는 와이너리 이름은 물론, 품종조차 생소한 와인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 바밍고는 이를 다양한 중국식 요리와 페어링한다. 위트 있게 재해석한 중국식 요리들이다. 마파두부는 연두부로 만들고, 동파육은 돼지 껍데기를 찌고 튀겨서 올린다.
    박진우(아티스트)

  • 아워 커뮨

    아워 커뮨은 하나의 마을 같다. 1개 동으로 이루어진 이곳에는 카페, 식당, 라이프스타일 숍, 루프톱 라운지, 오픈 테이블 등이 층층이 펼쳐져 있다. 그렇게 아워 커뮨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된다. 나는 주로 혼자이고 싶을 때 혹은 약속과 약속 사이에 아워 커뮨의 문을 연다. 그런 때 찾기에 부담이 없다. 맛있는 커피, 건강한 재료로 만든 신선한 음식과 멋진 물건, 좋은 음악이 모두 있으니까. 혼자일 때 더 좋다. 아워 커뮨은 지속적인 문화 콘텐츠를 제안하고, 신진 아티스트를 지원하며 좋은 콘텐츠를 보유한 소규모 브랜드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려는 노력도 한다. 있는 그대로, 젊고 건강한 공간이다.
    엄재호(성형외과 전문의)

우리 모두에겐 각자의 방이 있다.

Credit Info

PHOTOGRAPHY
이준열
EDITOR
이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