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보증수표

에디터들의 첨예한 취향과 시각으로 선정한 패션 신의 믿고 보는 이름들.

UpdatedOn April 13, 2016

1. Champion Collaboration

의미 없는 컬래버레이션은 지겹다고 얘기하지만, 챔피온이라면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크게 멋있는 척하거나 화려한 무엇도 없는데, 챔피온의 색을 툭 넣으면 함께하는 브랜드의 색감이 더욱 뚜렷하게 강조되며 뭔가 굉장히 특별해진다.
잘 노는 슈프림이야 두말할 것 없고, 토드 스나이더와의 훈훈한 조합은 개인적으로 참 내 스타일이라 괜히 마음이 설렌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작업은 우드우드와의 ‘쌔끈한’ 컬렉션이다. 한데 섞어놓은 로고도 참 맛깔나고, 늘씬한 언니들의 탱크톱도 참으로 보기 좋다.
 

2. Ben Gorham Byredo Founder

바이레도의 창립자 벤 고햄은 내가 만든 옷 잘 입는 남자 목록에서 단 한 번도 1등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의 옷차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떤 달관이 느껴져서라고 할까. 온갖 것들을 다 겪은 뒤 결국 나와버린 개인의 영역. 불량하다가도 기습적으로 느껴지는 우아함의 경지는 여태껏 본 적 없는 종류의 것이다. 벤 고햄의 사진 몇 장만 봐도 일상적인 옷이 저런 식으로도 읽히는구나, 하고 말 거다.

 

3. Nigel Cabourn Brand

옛날 옷이 지금보다 나은 점은 멋을 내면서도 그에 합당한 디테일을 지닌다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의 옷이 실용성과 합리성을 최우선시함에도 예전과 다른 것은 멋과 분위기가 빠졌기 때문. 나이젤 카본은 기본적으로 예전 밀리터리와 워크웨어를 기반으로 한다. 흉내만 낸 게 아니라 예전 향수를 자극하되 기능성에 더 초점을 맞춘다. 군복과 워크웨어에서 느껴지는 남성적인 분위기, 그 멋을 유지하면서 디테일을 강화한 것.
옷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너무나 세세해서 만든 이의 마음이 느껴질 정도. 그 부분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니 믿고 살 수밖에. 시즌이 무색한 디자인이 많지만 나이젤 카본의 디테일은 매번 새로운 자극을 준다.  

4. Alasdair McLellan Photographer

좋은 이미지가 있으면 습관적으로 저장한다. 장소 불문하고 사진으로 남기기도 한다. ‘알라스데어 맥렐란’이란 이름을 처음으로 메모한 건 2012년, 매거진에 실린 라라 스톤의 화보 때문이다. 어느 공원에서 담백하게 촬영한 그 이미지들이 유독 마음에 들었다. 이후 내가 끌렸던 대부분의 사진이 그의 작품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 마가렛 호웰의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광고 캠페인, <판타스틱 맨>의 군더더기 없는 표지들, 케이트 모스가 참여한 슈프림의 캠페인 이미지 등. 자연광의 온기와 인물의 캐릭터를 이토록 꾸밈없이 잡아내는 건 여태껏 보지 못했다. 얼마 전 그가 찍은 저물녘 사진을 바탕화면의 배경으로 저장했다. 그의 포트폴리오는 내 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최태경, 고동휘, 이광훈, 안주현
GUEST EDITOR 이상

2016년 04월호

MOST POPULAR

  • 1
    발리로 떠나는 이유
  • 2
    자연을 품은 스테이 4
  • 3
    THE ELEGANT LIFE with WORK and FAMILY
  • 4
    뒷자리에서
  • 5
    이희준, "제가 연기하는 작품으로 사람들이 조금 더 살 만해졌으면 좋겠어요."

RELATED STORIES

  • FASHION

    THE ELEGANT LIFE with WORK and FAMILY

    유명세란 인사말 한마디, 눈짓 하나로도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것이다. 이영애가 그런 사람이다. “이영애입니다”라는 인사말 한마디면 모두가 아는 삶. 출처 불명 인플루언서가 넘쳐날수록 진짜 유명인의 광채는 은은하게 강해지고, 이영애는 언젠가부터 일국을 대표하는 유명인의 지위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그런 이영애와 <아레나 옴므 플러스>가 만났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는 신화적이었고 촬영 끝 인터뷰 현장에서는 인간적이었다. 이영애가 전하는 자신의 일과 삶.

  • FASHION

    MORNING WAVE

    따스하고 부드러운 햇살이 깃든 배리의 아침.

  • FASHION

    PETRICHOR RELIEVED HIM

    조슈아가 배리와 만나 딛고 선 스코틀랜드의 초원. 바람은 속삭이고 코끝에는 흙 내음이 스치던 하루의 기록.

  • FASHION

    Homeric Elegance

    소설과 희곡을 넘나드는 소재의 여정으로 이끈 에트로 액트(Etro Act) 컬렉션.

  • FASHION

    끝의 시작

    마티유 블라지는 끝에서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을 발견했다. 강인하고 단단한 마음을 토대로 한 보테가 베네타의 우아한 회복에 관하여.

MORE FROM ARENA

  • FILM

    보테가 베네타 X 오혁

  • LIFE

    오직 너

    다른 건 필요 없다. 오로지 한 가지 술만 파는 공간 넷.

  • ARTICLE

    GO WEST, COWBOY!

    산 모양 요크 장식 셔츠, W형 포켓 플랩, 투박한 데님 재킷, 프린지 장식과 웨스턴 부츠 등등 1960~80년대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 2018년식 웨스턴 보이스.

  • INTERVIEW

    우주소녀의 시간들

    누구보다 바쁘게 3년의 시간을 보낸 우주소녀 엑시, 설아, 보나, 은서를 만났다. 그들이 처음과 다른 지금의 생각들, 그리고 영원히 곁에 머물렀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했다.

  • FASHION

    SUMMER FLEX

    7월이 되니 더 갖고 싶은 일곱 개의 호사.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