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전립선의 두 얼굴

G-스폿은 여자의 몸에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사정이 곧 오르가슴이라고 철석같이 믿어온 우리에게 신은 공평한 선물을 주었다. 우리에게도! G-스폿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찾는 과정이 조금 민망하다. 하필 그놈이 `전립선`에 숨어 있다지 뭔가?

UpdatedOn December 14, 2005

 치과 다음으로 가기 싫은 곳이 비뇨기과다. 그리고 이 무시무시한 비뇨기과에서 결국 바지를 내리게 만드는 첫 번째 이유가 ‘전립선’이다. 매년 전립선암 진단을 받는 환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고 떠들어댈 때마다(실제 2만4천7백 명씩 늘어나고 있다, 제길) 애꿎은 오줌발 강도만 확인하다 가슴이 내려앉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내 몸속 어딘가에 있을 테지만, 한 번도 만져본 적은 없는 ‘전립선’이 얌전히 잘 있어 주기를 기도하면서. 하지만 악마 같은 비뇨기과 의사는 끊임없이 속삭인다. ‘10명 중 한 명이 걸린다는데, 암은 아니더라도 감염이나 비대증 정도는 걸리지 않았을까?’ 그러니 우리 가엾은 남자의 뇌리 속에 ‘전립선=질환’이라는 공식이 구구단보다 깊이 박혀 있어도 탓할 수만은 없는 거다. 게다가 이 전립선은 치골과 직장 사이 방광의 바로 아래쪽 골반에 깊숙이 있어 항문을 통해야만 겨우 만질 수 있다. 쉽사리 대면하고 ‘하이~’를 외칠 수도 없으니 두려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런데 이 전립선에 ‘엄청난 오르가슴’의 비밀이 숨어 있다. 어느 순간 헐크로 변해버릴 것 같은 두 얼굴의 ‘전립선’은 이제 ‘질환의 두려움’이 아닌 ‘오르가슴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엉덩이를 높이 든 채 엄청난 쾌감을 느껴온 섹스 선구자(게이)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무지한 남자를 위한 지침서를 제공하고 있다. 질환의 강박 관념에 시달리게 한 ‘전립선’과 이름도 생소한 ‘아네로스’가 그 키워드다.

 

전립선을 알면 10배의 오르가슴이 보인다

남자들이 여자가 느끼는 ‘완전한’ 오르가슴에 비교할 만한 ‘슈퍼 O’를 경험할 수 있는 확률을 억지로 만들어보자면 말이다. 낯선 곳에서, 우연히, 제시카 알바(그녀와 닮은 사람이 아니다!)를 만나, 가슴이 떨릴 겨를도 없이, 그녀의 다리 사이에 쑤욱 들어가 있는 자신의 물건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 정도? 여자가 우리가 느끼는 10배 정도의 오르가슴을 느끼고 있다면(심지어 450mm의 엄청난 양을 사정하는 여자도 있다니 분발해야 한다) 그 강도는 가히 상상하기 힘들다. 게이는 자신의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은 대가로 ‘신’이 주셨다고밖에 할 수 없는 ‘슈퍼 O’를 발견해냈다. 전립선이 강한 성감대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인정된 사실. 전립선 한쪽 끝 부분이 ‘남성 G-스폿’이라 비공식적으로 불리는 곳이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있는 4×3×3cm의 약 20g 정도 되는 밤톨 모양의 부드러운 조직체. 그 가운데는 구멍이 뚫려 있어 이 길로 요도가 지나간다. 따라서 전립선이 비대해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자연히 오줌 줄기에 이상이 나타나고 직간접적 성 기능 장애가 온다. 이러한 전립선염은 의학적으로 행해지는 전립선 마사지나 정액 방출로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의학적인 정액 방출은 전립선에 자극을 주어 정액을 빼내는 것. 똑똑한 <아레나> 독자라면 이 방법으로 ‘슈퍼 O’를 찾는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무시무시한 비뇨기과 의사(그것도 남자)가 우리의 전립선을 살짝 건드려준 것만으로도 즉각 사정을 한 아픈 기억을 떠올려보자. 치료를 위한 수동적 방법이 아닌 쾌감을 위한 능동적 방법으로도 전립선은 충분히 이용될 수 있다.  “기존의 페니스 오르가슴과는 완전히 다른 ‘슈퍼 O’는 오르가스믹이라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사정을 하지 않고도 온몸을 휘감는 연속적인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죠. ‘슈퍼 O’를 느끼는 동안에는 침대가 제어할 수 없이 흔들리고 시간 감각도 잊게 되며 사나운 짐승 같은 소리를 내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남성 G-스폿 자극기인 ‘아네로스(Aneros)’의 제조사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malegspot.com)에 올라온 글이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흥분하긴 조금 이르다.

 

항문을 ‘입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

“순전히 애널 섹스를 받는 것만으로 오르가슴을 경험한 게이 남성에 대한 기록이 많습니다. 이것은 전립선에 자극을 받기 때문이지요. 전립선 건강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믿을 수 없이 대단한 오르가슴과 독특한 쾌감을 경험했다고 증언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성 건강 클리닉 ‘넘버 원 할리 스트리트’의 크리스천 젠스 박사의 말이다. 전립선에서 오는 오르가슴을 경험해본 사람은         이 오르가슴을 여성이 느낀 ‘완전한 오르가슴’에 비교할 만한 ‘슈퍼 O’라고 한다. 이 슈퍼 O를 느끼고 싶은 스트레이트 남성은 ‘아네로스(남자 성기처럼 생긴 스티뮬레이터)’라는 기구를 사용해야 한다. 이 기구가 항문 깊숙이 들어가면 저절로 전립선 한쪽 끝인 G-스폿을 정확히 누르게 되는데, 항문을 천천히 풀고 조이는 동작을 통해 오르가슴에 도달하게 된다. 자칭 아네로스 전도사라는 샌프란시스코의 ‘애널 마사지’ 전문가 체스터 메이너드. 30년 동안 항문을 자극하는 일을 해온 그는 강력한 오르가슴뿐 아니라 웰빙 라이프를 위해서라도 아네로스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요즘 들어 아네로스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제 경험으로 미뤄보면 ‘슈퍼 O’는 몸의 긴장을 푼 상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곳을 릴랙스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해요. 엉덩이를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고 친해지게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지요. 여성이 느끼는 것처럼 강렬한 쾌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항문을 편안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질 높은 웰빙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의 전도에 감화된 <아레나> 에디터 스티브 빌(Steave Beale)은 아네로스를 직접 체험하기 까지했다. 아네로스 버진인 만큼, 항문에 무언가가 들어온다는 사실이 불쾌했지만, 미묘한 흥분을 경험한 후의 마스터베이션에서 오르가슴이 굉장히 컸다고 털어놨다. 가장 좋은 점은 다음 날  여자 친구와 섹스했을 때, 최고의 오르가슴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는 점. 아프기까지 한, 강렬한 쾌감이 느껴졌고 몸이 떨렸으며 정액도 많이 분출됐다(전날 밤 마스터베이션을 했는데도!). 물론, 곰처럼 으르렁 거리는 소리도 잊지 않았다. 아네로스 애호가에 의하면 전립선 주위에서 나오는 쾌감에 익숙해지려면 일 년 이상이 걸린다.

 

마스터베이션 달인이 돼야 하는 이유

50세 이전엔 전립선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잠시 안도하는 것은 인체 공학적으로 디자인된 섹스 보조기를 엉덩이에 끼고 몸을 떠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건강에 집착하는 <아레나> 독자를 위해 밝히자면, 소변을 보는 데 문제가 있거나 소변에 붉은 빛이 도는 것이 있다면, 전립선 상태를 의심해봐야 한다. 전립선은 나이가 들수록 부풀어 오르므로 요도에 압력을 더하게 되고, ‘양성 전립선 비대증’이라는 상태가 된다. 이는 ‘전립선 절제술’로 꽤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전립선이 차지하고 있던 요도 벽을 살리기 위해 페니스의 요도관에 튜브를 밀어넣어야 한다. 전립선염은 그보다 젊은 남자 사이에서 더 흔히 발생하는 질환. 이 경우 정액 역시 감염되며 마스터베이션을 하면 통증이 경감된다. 전립선 질환에서 유일한 희소식은, 잦은 마스터베이션이 (아네로스를 사용하는지 여부는 자유다. 그리고 잦다는 것은 일주일에 5회 이상을 말한다) 전립선암으로 발전할 위험을 40%까지 감소시킨다는 것. 엉덩이에 무언가를 꽂고 ‘슈퍼 O’를 얻기 위해서든, 그저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든, 지금이 마스터베이션의 달인이 되는 적기란 건 사실인 듯하다.

<에스엠라운지>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2013년 05월호

MOST POPULAR

  • 1
    신용산으로 오세요
  • 2
    철학과 취향을 담은 한 잔: 이기훈
  • 3
    이준기라는 장르 미리보기
  • 4
    룰러와 라스칼
  • 5
    이근은 살아남는다

RELATED STORIES

  • BEAUTY

    가을 향수

    가을의 감각을 일깨우는 느긋하고 풍성한 향.

  • BEAUTY

    Untact Grooming

    지금 가장 현실적인 그루밍.

  • BEAUTY

    이런 헤어 스타일?

    2020 가을·겨울 런웨이에서 눈에 띈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도 멋질 수밖에 없는 헤어스타일 5.

  • BEAUTY

    일주일에 한 번, 스크럽

    불필요한 각질이 쌓이는 여름 피부를 관리하기 좋은 알찬 스크럽 제품들.

  • BEAUTY

    디올의 소바쥬

    늦여름 더위까지 식혀줄 대담한 향.

MORE FROM ARENA

  • INTERVIEW

    느끼고자 하는 것

    전시 개최를 앞둔 양혜규 작가를 만났다. 우리는 작품을 언급하지 않았다. 전시를 앞둔 작가와의 인터뷰치고는 이례적이었다. 전시에 대한 그의 설명은 간결했다. 알고자 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것. 이 대화록 또한 양혜규의 세계를 조금이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 SPACE

    네덜란드 Brainport Smart District

    새로운 도시가 생긴다. 스마트시티로 명명되는 이 도시들은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자연환경과 어우러지고, 에너지와 식량을 자급자족하며,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삼는다. 그리고 여기에 자율주행이나 주민의 네트워크, 공동체, 민주주의 같은 개념을 이식한다. 기사에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마트시티들을 소개한다. 나아가 이 도시를 설계한 건축가들과 스마트시티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주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물었다. 건축가들이 답하는 미래 도시의 조건이다.

  • CAR

    NIGHTCRAWLER

    불빛을 찾아 여름밤을 떠돌았다.

  • FEATURE

    실제와 허구 사이, 오토픽션의 윤리란?

    김봉곤 작가가 실존 인물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페이스북 메시지를 그대로 자신의 소설에 쓴 것으로 밝혀져, 해당 인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작가는 젊은 작가상을 반납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안이한 초기 대처에 문단 위기론까지 등장했고, 그의 작품은 문학이 아니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김봉곤 작가가 퀴어로서 당사자성을 지닌 오토픽션을 쓴다는 것은 모두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로, 그 자체로 문학적 성취로 여겼으며, 기꺼이 읽었다. 그것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 어떤 윤리를 저버렸는지 우리는 놓쳤던 걸까? 한편, 타인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만으로 예술이 아닐 수 있을까? 홍상수의 영화는 술자리에서 들은 인상적인 말을 대사로 그대로 쓰는 걸로 유명하고, W. G. 제발트를 비롯한 작가들은 타인의 삶을 소설처럼 쓴다. 예술에 삶을 끌어오는 문제에 대해 엄밀히 들여다볼 기회가 필요했다. 예술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어떤 윤리로 넘나들어야 하는 걸까?

  • FEATURE

    연애하는 텔레비전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