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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MUSIC - 구조 변화

On March 25, 2016

지난 10년, 가요계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시기였다. 이 10년은 그전 10년의 변화보다 본질적이고 극단적이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디어와 음악 산업의 거리감이 훨씬 더 복잡해지고 촘촘해졌다는 점이다. 초기 5년 동안에는 TV 영향력이 압도적이었고, 특히 예능 프로그램과 음악의 친밀도가 상당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 영향력이 높아지고, 이것이 음악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청했다. 제작-발매-홍보-활동으로 이어지던 구조에 균열이 생기면서 다양한 실험들이 이루어졌다. 이때 키는 대중성에 있다. 1백만 개의 ‘좋아요’가 과연 좋은 음악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2016년의 과제일지도 모른다.

  •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07년은 한국에서 대형 페스티벌이 여럿 열리기 시작한 해다. 주로 해외 록 페스티벌을 롤모델 삼거나 라이선스를 획득해 직접 들어오는 경우가 생겼는데, 그중에서도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은 한국 음악가를 중심으로 3일의 라인업을 채우고, 성공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인디 신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주축이 된 페스티벌의 성공은 한국 음악의 다양성과 산업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 무한도전 가요제

    이때만 해도 <무한도전>은 지금처럼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진 않았다. 당시 가요제에는 1백 명이 못 되는 관객들이 왔지만 7년 후에는 5만 명이 몰렸다. ‘무도 가요제’는 이벤트로서뿐만 아니라 음원 차트나 공연으로 연결되며 산업적 영향력을 키웠다. 바야흐로 음악 차트와 미디어의 관계가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왔음을 상징한다. 

  • 슈퍼스타 K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은 <슈퍼스타 K> 시리즈에서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장르 다변화가 일어났고 여러 형식적 변주가 벌어졌다. 일반인의 재능을 기반으로 삼는 이 프로그램의 등장은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과 달리 한국 음악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아이돌로 재편된 가요 산업의 다른 축을 ‘대국민 오디션’이 맡게 된 것이다. 이런 흐름의 정점은 버스커 버스커의 등장이었다. 

  • 다시 LP

    당시 메인스트림의 변화가 극단적이고 드라마틱했다면 서브컬처 영역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났다. 그중 ‘레코드페어’는 오프라인의 정서, 특히 LP에 대해 재인식하게 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객과 턴테이블의 재등장, LP의 발매 등은 디지털 시대에 음악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 K팝스타

    <슈퍼스타 K>가 대국민 오디션이란 포지션으로 성공했다면, 는 3대 기획사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으로 차별화했다. 프로 데뷔를 지향하면서 오디션에 산업적 관점이 직접 연결되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아이돌 음악, 혹은 K-팝이라는 영역이 어떻게 변주될 것인지 가늠하게 해준다. 요컨대 이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자들의 국제적인 성공은 K-팝의 가능성을 가리킬 수도 있다.

  • 신화컴퍼니

    신화컴퍼니는 에릭과 이민우가 공동 대표로 있는 회사다. 1세대 아이돌로서 일본의 스마프와 비교되는 이 그룹은 마침내 회사를 차리면서 자기들의 권리와 비전을 확립했다. 음악가가 직접 회사를 차린 경우는 많았지만, 신화컴퍼니는 한국에서 회사를 벗어난 아이돌 그룹이 어떤 식으로 생명 연장의 꿈을 구현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콘텐츠 제작사와 같은 맥락인 것이다.  

  • 싸이의 ‘강남스타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것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포인트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확인했고, 음악 유통 구조가 급변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빌보드의 영향력보다는 트위터와 유튜브의 영향력에 초점을 맞출 때 이 현상은 한국과 한국어라는 지역적 한계를 ‘팝’이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도 이 곡의 성공은 여러 관점에서 재해석될 여지가 많다.

  • AOMG 창립

    수년 전 박재범은 거대 기획사의 횡포에 희생된 제물이었다. 하지만 신화컴퍼니와 마찬가지로 AOMG의 등장은 한국 힙합이 산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박재범이라는 개인의 크리에이티브가 산업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가늠하게 만들었다. 인디 레이블의 구조가 메인스트림을 돌파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힌트는 2015년 대형 기획사들의 서브 레이블을 창립하고 인수하는 행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무료 음악 서비스

    디지털 시대에 음악을 듣는 행위는 무엇일까. 음원 가격 정책과 같은 쟁점에도 음악은 더 일상적인 행위로 자리 잡는 것 같다. 비트와 밀크 같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은 ‘스포티파이’라는 국제적 흐름의 반영이자 음악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삼는다. 동시에 음악 산업은 음악이 아닌 음악적 경험을 판매하는 산업으로 이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음악은 대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 EXID의 역주행

    EXID의 성공은 국내 음악 유통의 지형도에 소셜 미디어가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인지도 없는 걸 그룹이 팬의 ‘직캠’을 계기로 차트 1위를 비롯해 한 세대의 아이콘이 되는 과정은 기존의 유통, 홍보 메커니즘이 극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이후 ‘아델 여고생’처럼 페이스북을 통해 일반인조차도 국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으로 연결되었다. EXID의 성공은 걸 그룹 홍보뿐 아니라 오디션 프로그램, <무한도전> 가요제와 같은 미디어 영향력의 무게중심 변화로 읽힌다.

지난 10년, 가요계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시기였다. 이 10년은 그전 10년의 변화보다 본질적이고 극단적이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디어와 음악 산업의 거리감이 훨씬 더 복잡해지고 촘촘해졌다는 점이다. 초기 5년 동안에는 TV 영향력이 압도적이었고, 특히 예능 프로그램과 음악의 친밀도가 상당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 영향력이 높아지고, 이것이 음악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청했다. 제작-발매-홍보-활동으로 이어지던 구조에 균열이 생기면서 다양한 실험들이 이루어졌다. 이때 키는 대중성에 있다. 1백만 개의 ‘좋아요’가 과연 좋은 음악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2016년의 과제일지도 모른다.

Credit Info

WORDS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