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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BOOK - 꿋꿋하게

낙오를 걱정하는 10년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문학(출판)은 죽었고 위기라는 말을 매해 듣고 살았으니 말이다. 다행히도 10년을 버텼고, 죽지 않았으니 낙오하지도 않은 셈이다. 이런저런 위기들이 많았으나 어디 어느 곳에서나 늘 있는 게 위기 아닌가. 10년 동안 셀 수 없는 책들이 출판되고 독자 손에 들어갔다. 그 셀 수 없는 책들에서 독자의 비판과 불편이 지난 10년, 모든 변화의 촉매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10년 동안 출판(문학)계는 전반적으로 발전했다, 아니 ‘발전’이란 낱말보다는 ‘성장’이란 말이 어울리겠다. 앞에 놓인 과제가 ‘성숙’이니 말이다.

UpdatedOn March 14, 2016

에디터십

출판 편집자가 할 일이 많아졌다. 예전처럼 책상에 앉아서 원고만 붙들고 있을 수만은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출판 기획은 점점 광범위해지고 그에 따라 다양한 곳에서 편집자 역할을 기대한다. 그만큼 콘텐츠가 복잡다단해졌다는 말이다. 아직 섣부르지만 출판 편집자는 점점 프로듀서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출판 단행본은 물론 그 콘텐츠가 확산되는 2차 저작물까지 관리, 제작해야 하니 말이다. 하나만 잘해서는 안 된다. 다 잘해야 한다.

 

복간과 복고

좀 느닷없는 일이지만 현재 주요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김소월, 백석, 윤동주 초판본 시집이 늘어서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좀 고민스럽다. 익숙한 것은 안정감을 준다. 시간을 견뎌내어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이유를 늘어놔봐야 무슨 소용일까. 고전이란 시간을 막론하고 늘 호출되는 명작이니까. 그런 게 아닌 거라면 별 볼일 없는 현재보다 찬란했던 과거를 흠모하는 게 지금의 고통을 누그러뜨리기 때문에? 말해놓고 보니 씁쓸하다.


 

  • 스타 마케팅

    얼마 전부터 출판계도 검증 안 된 뉴 페이스보다 널리 알려진 유명 필자에 목매고 있다. 스타만 띄운다, 아니 스타를 모셔오는 것에 사활을 건다. 좀 먼 이웃인 연예계가 늘 쓰는 수법. 그 이웃은 그 방법으로 부자가 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난하다. 출판계에서는 독자 쏠림 현상이 일어나 다양한 독자군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게 지배적인 평. 저자는 스타가 아니다. 아니, 연예인이 아닌 건가. 

  • 하루키와 하루키

    10년 동안 하루키는 여전히 많이 팔렸고 또 팔렸다. 맞다. 10년 전뿐만 아니라 더 오래전부터 그래 왔다. 그럼에도 지난 10년 동안 하루키는 매해 출판계와 문학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늘 언론의 주목과 독자와 출판사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그 결과, 판권을 사기 위해 경쟁하고, 저작권료는 매해 올랐다. 변화는 그것. 이제 돈 많은 출판사만이 하루키를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세계문학전집

대형 출판사들이 앞다투어 세계문학전집을 내놓았던 건 지금 생각해보니 엉뚱한 흐름 속에 아무 이유 없이 존재하는 ‘트렌드’ 같은 게 아니었나 싶다. 덕분에 양질의 세계문학 작품들을 자주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왜 요즘은 홈쇼핑 채널에서 사라졌나. 더 싸질 줄 알고 기다렸던 사람이 꽤 많은데….

 

  • 소셜 미디어

    마케터들이 자신이 속한 회사의 이름을 걸고 영업하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젠 각각 개인 소셜 미디어 계정으로 자신이 맡은 상품을 홍보하거나 영업하기 바쁘다. 물론 회사도 마찬가지다. 대표 계정을 통해 다양한 홍보에 열을 올린다. 홍보 플랫폼이 여기로 몰린다. 스마트폰과 함께 묶여 괴물의 오른팔이 된 격. 숨어 있던 비판과 반대로 숨어 있던 매력이 동시에 떠오른다. 판단은 개인 몫. 나도 북스타그램 계정이 있긴 하다. 

  • 책 먹은 스마트폰

    제일 큰 변화가 아닐까 싶다. 전자책이 등장하면서 종이책들은 병풍 뒤로 사라질 줄 알았다. 모바일을 플랫폼으로 한 전자책은 출판 문학계를 괴물처럼 다 먹어치우고 빨아들일 거라고 겁을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현재 스코어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잘되면서 잘 안 되니까.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잘되는 장르와 잘 안 되는 장르가 구분되었달까. 하지만 여전히 좀 무섭다. 다들 고개 숙여 그것만 보고 있으니. 

백민석

지난 10년 변화 중에서 한 개인의 신상이 떠올랐던 건 그가 백민석이기 때문이 아닐까. 문단에서는 그의 귀환(?)을 반가워했고 그는 덤덤했다. 자격증을 몇 개 땄고 전문 기술직으로 10년 동안 일하다가 다시 소설 쓰러 돌아왔다. 10년 전에 계약했던 책을 지금에서야 쓰고 있다는 그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10년 전 그 계약을 추진했던 편집자 마음은 좀 누그러졌을까.  


 

여전히 모를 독자

이제는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무조건 사지 않는다. 각자의 취향과 관심이 중요해졌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이 말을 꼭 여기에 넣고 싶어 앞에서부터 참아왔다). 독자도 나이를 먹는다. 그들은 10년만큼 성숙해지고 빨라지고 똑똑해졌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그냥 예측하지 않는 게 맘 편하기도 하다.


 

도서정가제

‘해석’하기 나름인데 아직은 연착륙이라 말할 수 있겠다. 작은 출판사들은 그것 때문에 하나둘 문을 닫았고 대형 온라인 서점은 작년 영업이익이 늘었다. 동네 서점을 살린다는 명분은 사라졌고 독자들은 기존보다 좀 더 비싼 돈을 내고 책을 사게 되었다. 공정거래와 시장질서 안정화 때문에 시행된 법으로 인해 출판계는 더욱 불공정해졌고, 시장은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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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WORDS 백다흠(<악스트> 편집장)

2016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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