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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슈즈 메이커가 되다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가 루이 비통 운동화를 디자인했다.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하다.<br><br>

UpdatedOn May 26, 2009

팍과 노토리어스 빅이 미국 힙합 신을 양분하던 시절, 힙합 뮤지션들에게 파리의 패션 하우스는 아주 머나먼 남의 나라 이야기였을 뿐이다. 그들에게 패션은 몇몇 성공한 힙합퍼들이 모는 번쩍이는 크롬 휠의 캐딜락 에스칼레이드나 베르사체의 요란한 실크 셔츠로 상징됐다. 그러나 요즘 오프라 윈프리만큼이나 많은 돈을 버는 제이 지 같은 힙합 뮤지션들이 하이 패션계의 주요 고객이 되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힙합 정신의 변질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몇몇 패션 하우스의 진취적인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 선두에 루이 비통이 있다. 생각해보라. 무라카미의 발칙한 프린트와 스프라우스의 현란한 팝아트를 패션에 도입한 이가 누군가를.

루이 비통이 부자들을 위한 스니커즈의 디자이너로 카니예 웨스트를 선정한 건 솔직히 놀랄 일이 아니다. 10번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킹 카니예는 캐서린 헵번에서 제프 쿤스까지 거의 모든 세대, 모든 이들이 가장 사랑해 마지않는 이 파워풀한 브랜드의 절친한 친구 명단 맨 꼭대기에 등재되어 있으니까. 실바노 라탄지나 마사로의 최고 장인과 협업했을 수도 있지만 이 거대 패션 하우스에서 원한 건 ‘최대한 감각적인 것’이었다. 게다가 카니예는
스스로 ‘MR. 루이 비통’라고 부를 만큼 이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당연히 그는 마치 최고의 앨범을 만들듯 이 프로젝트에 열정을 쏟아 부었다.

 “주체할 수 없다. 마치 꿈속에 있는 것만 같다. 내가 음악으로 많은 상을 
 수상했지만 세계 1위의 패션 하우스와 공식적으로 작업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그건 그 어떤 그래미도 가져다줄 수 없는 큰 의미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신발들을 신어봤다. 무대 위에선 무엇보다 편한 신발이 필요했으며, 다양한 의상에 맞춰 신어야만 하기 때문에 스니커즈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다 됐다. 단지 내 이름이 붙어 있는 스니커즈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획기적인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었다.”

결과는 대담하면서도 혁신적인 컬렉션의 탄생이었다. 컬러는 유니섹스적이며 소재는 스웨이드, 송아지 가죽 혹은 여러 가지 가죽을 패치워크해 사용했다. 또한 세 가지 스타일의 스니커즈는 하이톱과 로톱을 고루 갖추었다. 카니예 웨스트의 말을 빌리자면 모두 “데님 팬츠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완성된 스니커즈를 마주한 카니예는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나에게 루이 비통은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패션 브랜드이다. 나는 그 이름 자체가 럭셔리와 품질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루이 비통의 로고 또한 누구에게나 열망을 불러일으키고 영향력을 미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런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스니커즈 컬렉션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영광스러우며 완성된 제품들 역시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할 정도였다. 흥분된 그와 나눈 잡다한, 하지만 속 깊은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 

Q 당신이 생각하는 훌륭한 스니커즈란 무엇인가.  물론 편안함이다. 하지만 다양한 의상과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도 중요하다.

Q 지금 당신이 신고 있는 스니커즈는. 화이트 보트 슈즈.

Q 루이 비통과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나는 이미 마크 제이콥스를 알고 존경해왔다. 그런데 루이 비통이 전화를 한 거다. 함께 스니커즈를 만들자고. 나는 너무 흥분했다. 루이 비통이 나에게 뭔가를 만들어달라니!

Q 루이 비통팀과 어떤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나는 항상 그들과 직접 만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스케치를 했다. 내 머릿속에 있는 모든 아이디어들을 -그것이 여성용이건, 남성용이건 간에- 전부 스케치했다. 결국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 루이 비통 쪽에서 몇 가지로 좁혀야 했지만 말이다.

Q 총 몇 개의 스니커즈를 디자인했으며, 다양한 아이템 중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당신이 적어도 4백 켤레의 스니커즈를 갖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총 10켤레의 스니커즈를 만들었지만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스니커즈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알다시피 스니커즈는 루이 비통 트렁크를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 중 하나다. 그리고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남성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Q 이번 스니커즈 컬렉션을 제작할 때 당신에게 영감을 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사구(Dune)>라는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입었던 패딩 처리된 커다란 칼라가 생각나는가? 나는 그런 패딩 룩을 스니커즈의 뒷부분에 플랩으로 표현했다.

Q 그렇다면 이번 컬렉션의 포인트는 앞보다 뒷부분에 있다는 건가. 맞다!

Q 이번 스니커즈 컬렉션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 핑크 컬러 밑창이 달린 그레이 보트 슈즈.

Q 당신의 스타일을 정의한다면? 그날그날의 내 기분 표현.

Q 당신만의 룩을 완벽하게 확립했다고 생각하나. 그건 어린 나이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내 주변에서 옷 입는 감각이 에이플러스 등급인 사람은 주로 35세 이상이다.

Q 예외인 사람은 없나. 가수 리하나. 그녀는 스물한 살이다. 그녀는 천재인 것 같다. 스타일리스트가 아무리 많아도 결국 스스로 스타일링한다. 그런 스타일 감각은 타고난 재능이다. 스포츠처럼 말이다.

Q 당신이 패션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유치원 때. 나는 매일 아침 무얼 입을지 진정으로 고민했다.

Q 당신의 패션 아이콘은? 시대 불문하고 최고의 베스트 드레서는 마이클 잭슨이다. 요즘은 아니지만.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뒤덮인 재킷들을 입던 전성기의 그 말이다. 가죽 재킷, 미키 마우스 티셔츠와 날렵하게 재단된 바지, 납작한 로퍼… 정말 그는 대단했었다.

Q 당신의 의상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빈티지 리바이스 재킷. 게다가 누군가가 라벨에 대문자  ‘E’가 있는 게 특정 연도에 만들어졌다는 표시이므로 정말 좋은 거라 말해줬다.

Q 음악적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철학과 수많은 이론들에서 얻는다.

Q 예를 들어. ‘What does not kill me makes me stronger’란 말이 ‘Stronger’란 내 노래의 영감이 되었다.

Q 철학자 니체가 한 말 아닌가. 맞다.

Q 음, 당신은 가장 위대한 세계적 리더가 누구라 여기나. 오바마.

Q 당신 스타일에 이름을 붙인다면? 바로 그게 문제다. 정의 지으려 하는 것. 나는 고등학교 때 음악을 시작했다. 그때 나의 옷차림을 보고 사람들은 어떻게 묘사할지 몰라 당황했다. 그러다 힙합이란 단어가 생겨났고 사람들은 안심했다. 어쨌든 난 누군가가 나를 정의하는 것, 그 이상의 사람이다.

Q 그래도 그렇게 유명한 패션 아이콘이 되는 느낌은 어떤가. 열한 살 꼬마들도 당신처럼 입고 싶어한다. 유명세를 타고 사진 몇 컷 찍히면 트렌드를 만들어갈 능력이 생긴다. 이건 사실 옳지 않다. 예를 들어 린다 패로우 파일럿 선글라스의 유행이 돌아온 건 내 공이 아니다. 난 그저 평범하게 입었을 뿐이다.

Q 본인의 명성에 어떻게 대처하나. TV 프로그램에 갇혀 살아야만 한다는 걸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동물원의 동물이 된 느낌. 사람들은 유리 반대편에서 원숭이가 과민 반응하는 걸 보고 싶어한다. 감방에서 사는 거다. 하지만 좋은 점은 감방에 좋은 동료도 많다는 거다. 제이 지는 확실히 같은 감방 동료다.

Q 행복한가. 내 자신과 전쟁 중이다.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지쳐서 죽게 될지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

Q 그렇다면 이제는. 내 인생을 다른 사람을 돕는 인생으로 변환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Q 어떤 면에서 자신이 넘버원이라고 생각하나. 배우는 것.

Q 그 배움의 능력이 우수함의 표시인가. 그런 것 같다. 이제 90세가 된 나의 할아버지가 최근 회화반에 등록하신 것처럼.

Q 무인도에 표류했는데 음악과 책 가운데 한 가지를 가져갈 수 있다면. 대신 사람을 데려가면 안 되나.

Q 하루에 몇시간 자는가. 8시간.

Q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는.  런던의 랜드마크 호텔에서 파는 토피 캔디로 만든 푸딩.

Q 당신의 별자리는? 쌍둥이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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