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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of Silence

17년간 내공을 쌓은 렉서스 LS가 4세대에 이르러 날을 세웠다. 태연자약하지만 필요할 때 어김없이 저력을 발휘하고 타고난 감각을 흉중에 품은 `테크니션`으로! 정숙한 LS460과 보낸 다이내믹한 이틀.<br><br>[2006년 12월호]

UpdatedOn November 20, 2006

Cooperation 한국토요타자동차 Editor 정석헌

요즘 내 꿈에 나오는 차들(지조 없이 매주 바뀐다!) 중에는 유난히 렉서스 소속 모델이 많다. 제철 과일처럼 화색이 돌고 탐스러운 IS250과 GS350, 그리고 난생처음 보는 하이브리카인 RX400h까지. 일사불란하게 새 옷으로 갈아입은 렉서스의 라인업은 모두의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야심찬 모델 체인지, 거창한 페이스 리프트가 늘 오너 드라이버들의 마음에 쏙 드는 건 아니다.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 일도 빈번하다.
지난 10월 21일. 번번이 시승할 기회를 놓쳐 발만 동동 구르던 내게 기다리던 소식이 들렸다. 새로운 렉서스 라인업의 하이라이트인 LS460과 LS460L의 경주 시승 일정이 잡혔다. 설레는 토요일 오후의 포항공항 주차장에서 더욱 완성도 높은 4세대 모델로 입소문이 돌던 LS460 15대와 만났다. 당연히 운전석에 앉으려는 내 앞을 막는 이가 있었으니, 내 자리는 뒷좌석이라는 거다. 그렇게 뒷좌석에 ‘탑승’했다. 여전히 낯선 자리인 데다 독서실 못지않게 ‘고요한’ 실내에 앉아 숙소인 경주 힐튼으로 향하는 길은 평온했다. 뒷좌석 암레스트 안쪽의 컨트롤 버튼을 누르고 에어컨 송풍구 수를 세며 쿨박스에서 음료수를 꺼내 홀짝거리다 이내 잠이 들고 만 것. 누구누구는 120mm 더 늘어난 LS460L의 오토만(Ottoman) 시트에 앉아 사람보다 낫다는 전동식 안마를 받으며 숙소에 도착했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숙소인 경주힐튼에 도착, 졸린 눈을 비비며 차를 유심히 살폈다. 메르세데스의 S클래스가 겹쳐졌던 이전 모델과 달리 LS460은 BMW의 7시리즈에 더 가까워 보였다. 차체는 요즘 대세인 쿠페 스타일로 다듬어져 어느 한 곳 튀어나온 데 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범퍼 일체형 듀얼 머플러 하며 램프 안으로 들어간 헤드램프 워셔 하며 일체형 윈도 캐스트 몰딩 하며 윈드실드 아래로 움푹 들어가 보이지 않는 와이퍼 하며 매끄러운 보닛과 프런트 펜더의 굴곡이 모두 그랬다. 그 결과 동급 최저 공기저항 계수인 cd 0.26을 실현했다. 하지만 진짜 동급 최고는 렉서스가 ‘LS의 DNA’라 자신하는 정숙성이다. 정차했을 때 시동 상태를 확인할 만큼 소음과 진동이 적은 것은 물론 버튼을 누를 때, 도어를 닫을 때, 센터 콘솔을 여닫을 때의 미미한 소음까지 ‘억제’되었다. 차 안팎의 노이즈를 사운드로 여기는 내 귀는 있으나마나였다. 에어컨 송풍구는 무려 스무 군데인데, 그중 세계 최초인 지붕 온도 확산기도 있다. 뒷좌석 천장에 있는 이 시스템은 고용량의 찬 공기를 머리 쪽으로 흘려준다. 혈압 오르는 일이 많은 경영 참모진이 제일 반가워할 기능 중 하나다.
시동은 스위치만 누르면 된다. 물론 아이들링 때 별 미동이 없다. 마침내 운전석에 앉았지만, 안전을 거듭 강조한 시승 코스는 필요 이상의 속도를 낼 빌미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6400rpm에서 최고 출력 380마력, 4100rpm에서 최대 토크 51kg·m을 내는 V8 4.6ℓDOHC 엔진과 8단 자동 트랜스미션의 궁합은 잘 맞는 편이다. 튀어나가는 느낌은 덜하지만, 크게 서운하진 않다. 스프린터보다는 무난하게 스타트한 뒤 서서히 토크와 속도를 올리는 200m 주자를 떠올리면 된다. 이 엔진에는 전기 모터를 이용해 흡기 밸브 타이밍을 조절하는(역시 세계 최초!) VVT-iE가 있다. 여기에 실린더 직분사와 포트 분사를 겸하는 D4S 시스템을 갖췄다. 공회전 때는 실린더 분사, 흡기 때는 포트 분사, 압축 때는 직접 분사 등 연료 뿜는 곳을 상황에 맞게 바꿔준다. 렉서스의 발표에 따르면, 그 결과 엔진 출력은 7%, 토크는 7.5%가 향상되었다. 8단으로 승단한 만큼 기어비도 더 촘촘해졌다. 따라서 변속 반응도 부드럽고 연비 효율성도 더 개선되었다. 스티어링은 좀 더 민감한 쪽으로 수정되었다. 10가지 기능이 통합된 VDIM(차체역학 통합제어 시스템)이 이끄는 제동력은 완벽에 가깝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는 자동 설정이 가능하고, 브레이크 홀드 기능도 신호가 많은 상습 정체 구역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LS460은 수치상으로도 S클래스와 7시리즈, A8에 필적하거나 그들을 능가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5.7초로 메르세데스 벤츠 S500L과 BMW 750i 사이에 위치하고 연비는 8.8km/ℓ로 BMW 750i와 아우디 4.2 콰트로를 능가한다. 조금 아쉬웠던 크기도 렉서스 최초의 롱 휠베이스 버전으로 만회했다. LS460L의 휠베이스는 3090mm로 BMW 750Li LWB와 아우디 A8 4.2 콰트로 LWB 중간 정도다.
간이 테이블이나 5ℓ쿨박스는 기본. LS460L의 경우, 8개의 압축 공기 팩을 이용해 3가지 모드로 마사지까지 해주는 오토만 시트를 달 수 있다. 종아리 및 발 받침대를 갖췄고, 등받이가 45도(LS460은 28도)까지 기운다. 여기에 출력 450W에 스피커 수만 19개인 마크 레빈슨 오디오까지. 9인치 모니터는 충돌 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천장에 접이식으로 마련돼 있다. 얼굴이 튀어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운전석의 트윈 챔버 에어백과 시속 30km 이상으로 정면 충돌하면 좌석 앞쪽 면을 부풀려 탑승객이 밀려나가는 걸 막는 뒷좌석의 쿠션 에어백도 있다. 가격은 LS460과 LS460L이 각각 1억3천만원, 1억6천3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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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ation 한국토요타자동차
Editor 정석헌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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