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EATURE MORE+

복수로 그린 신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4수’에 도전하는 디캐프리오가 표심을 저격하는 맞춤형 영화와 만났다. 디캐프리오에 의한, 디캐프리오를 위한 영화다.

UpdatedOn February 02, 2016

3 / 10
/upload/arena/article/201602/thumb/26095-81942-sample.jpg

 

 

친절한 부제가 설명하듯 레버넌트는 ‘저승에서 돌아온 자’를 뜻한다. 이 놀라운 실화의 무대는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이다. 사냥꾼 휴 글래스(리어나르도 디캐프리오)가 회색 곰에게 습격당하고 큰 부상을 입자 동료 존 피츠제럴드(톰 하디)는 휴의 아들 호크를 죽이고, 살아 있는 휴까지 땅에 묻어버린다.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 휴는 복수를 위해 결코 눈을 감을 수 없는 처지. 영화는 휴가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투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션>의 맷 데이먼이 화성에서 혼자 놀기 진수를 보여준 것처럼, 대자연의 혹독한 조건 속에서 휴도 생존 본능을 불태운다. 궁극적으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인간 본성에 대해 자문하는 생존기이자 처절한 복수극이다.

더불어 올해 2월 말, 아카데미 시상식을 빛낼 문제작으로 부상했다. 작년 <버드맨>으로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로, 2년 연속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을 노릴 수 있는 강력한 후보다. 특히 디캐프리오의 ‘불굴’의 연기가 화제다. 으레 입심을 자랑하던 광기 캐릭터에서 벗어나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세 번이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지만, 매번 고배 마셨던 그가 네 번째 도전 만에 상 받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죽음에서 돌아온 디캐프리오를 거부하기는 누구도 쉽지 않다.
 

이 영화를 좋아한다면

  • <킬 빌> 2003

    ‘복수는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는 명언을 꼼꼼하게 실천한 영화. 결혼식장에서 처참하게 총 맞은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는 코마 상태에 빠지지만 지옥 문턱에서 돌아와 빌 일당을 한 명씩 죽여 나간다. 복수의 화신, 우마 서먼은 홍콩 무협물과 일본 사무라이극을 B급 감성으로 복원한다.

  • <친절한 금자씨> 2005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를 거쳐 <친절한 금자씨>로 복수극 3부작을 완성했다. 교도소에서 13년간 복역한 금자(이영애)가 출소해 백 선생(최민식)에게 한국 영화 사상 가장 잔인하게 복수한다. “너나 잘하세요”라고 속삭이는 금자 씨에게 복수는 존재 이유였다.

이 감독을 좋아한다면

  • <21그램> 2003

    타란티노가 <펄프 픽션>(1994)에서 제시한 비선형 구조가 위트를 나타냈다면 <아모레스 페로스> (2000)에서 이냐리투가 재현한 것은 암울한 숙명이었다. <21그램>에서는 운명적인 사건을 퍼즐처럼 엮으면서 개개인의 트라우마와 영혼의 무게에 대해 심도 있게 질문한다. 

  • <버드맨> 2014

    왕년의 스타 배우 리건(마이클 키튼)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하는 이야기. 재기를 꿈꾸는 리건의 욕망과 강박을 스테디 캠(롱 테이크)이 마치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촬영했고, 안토니오 산체스의 드럼 연주(즉흥 재즈)가 그의 심장박동을 대신한다. 현대인의 불안과 이상심리를 포착했다.

이 배우를 좋아한다면

  • <위대한 개츠비> 2013

    <로미오와 줄리엣>(1996), <타이타닉>(1997)에서 순수한 사랑의 정수를 그려낸 디캐프리오는 잠시 병적인 광기 연기에서 벗어나, 다시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치는 열혈 청년으로 돌아왔다. 이제 ‘로맨티시스트’ 디캐프리오 없이 개츠비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의 사랑은 여전히 위대하다.

  •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2013

    <에비에이터>(2004)에서 할리우드의 거물 하워드 휴즈를 연기한 디캐프리오가 월스트리트 ‘미다스의 손’으로 복귀해 사기를 친다. 약에 취한 전신 마비(?) 연기는 그의 배우 인생에 길이 남을 것이다.

MUST SEE

  • 데드풀

    감독 팀 밀러 | 출연 라이언 레이놀스 | 개봉 2월 18일
    마블 히어로 징집령은 계속된다. 인식표가 늘어갈수록 별종도 합류한다. 기존 유서 깊은 히어로와 다른 매력을 뽐내야 하는 건 숙명. 데드풀은 유머다. 전직 특수부대원이 기연을 얻어 능력자가 됐다. 그렇다고 전설 같은 능력을 뽐내지는 않는다. 이제 마블 히어로는 능력보다 매력이 우선한다.

  • 검사외전

    감독 이일형 | 출연 황정민, 강동원 | 개봉 2월 4일
    황정민의 다작은 옳을까? <국제시장> 덕수가 흐릿해지기 전에 <베테랑> 서도철 형사가 됐다. 금세 또 검사 변재욱으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끌린다. 모든 캐릭터 앞에 황정민이 간을 맞추는 까닭이다. 이번엔 누명 쓴 검사와 사기꾼이 ‘밀당’한다. 김윤석과 힘겨루기에서도 밀리지 않은 강동원과 함께한다.

  • 자격 섭은낭

    감독 허우 샤오시엔 | 출연 서기, 장첸 | 개봉 2월 4일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카메라 든 역사가’로 불리고 싶다 했다. 무협과 액션은 그에게 무엇을 보여줬을까? 의문이 연관 검색어처럼 이어진다. 일단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으로 치하했다. 복수라는 감정을 무협이라는 그릇에 버무려 현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는.  

  • 동주

    감독 이준익 | 출연 강하늘, 박정민 | 개봉 2월 18일
    하고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건에서 한다. 당연할까? 영화계에선 쉽지 않다. 이준익 감독은 그러고자 했다. 그 결과 <동주>가 나왔다. 일제 강점기, 특히 후반기. 식민지 상황이 익숙한 그 시절에 갈등하는 청춘을 그렸다. 어깨에 힘 빼고 친근하게. 시인 윤동주는 그 매개체 역할을 맡았다.  

<에스엠라운지>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WORDS 전종혁(영화 칼럼니스트)
EDITOR 김종훈

2016년 02월호

MOST POPULAR

  • 1
    왜 사람들은 연애를 하지 않을까?
  • 2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서현
  • 3
    의외의 도시로 떠나는 1박 2일
  • 4
    2022 F/W 트렌드와 키워드 11
  • 5
    2023 S/S 패션위크 리뷰 #1

RELATED STORIES

  • FEATURE

    스포츠가 지구를 지킨다

    곧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 세계 최대의 축구 이벤트가 사막에서 개최되면 탄소가 얼마나 많이 배출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스포츠 이벤트가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 특히 유럽 축구 빅리그는 스포츠 기후 행동 협정에 참여해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와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를 짚는다.

  • FEATURE

    아담은 바이러스로 죽지 않았다

    ‘로지’ 같은 가상인간이 계속 등장하지만, 정작 이들에게 관심 갖는 건 뉴스 기사와 미디어 광고뿐이다. 반면, 얼마 전 지하철 광고판을 점령했던 ‘우마무스메’ 캐릭터와 최근 세빛둥둥섬을 침몰시킨 ‘원신’ 게임의 압도적인 팬덤 규모를 보면, 2D 미소녀 캐릭터에 대한 20대 남성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 보인다. 가상인간에겐 없고 2D 애니메이션 캐릭터에겐 있는 콘텐츠의 힘은 무엇일까.

  • FEATURE

    고전적 독후감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가을이라 독서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가을이라 괜히 고전소설에 눈길이 간다. 세 명의 에디터가 각자 고전소설을 읽고, 자신을 돌아본다. 가을은 성찰의 계절이다.

  • FEATURE

    고전적 독후감 #달과 6펜스

    가을이라 독서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가을이라 괜히 고전소설에 눈길이 간다. 세 명의 에디터가 각자 고전소설을 읽고, 자신을 돌아본다. 가을은 성찰의 계절이다.

  • FEATURE

    이승우와 철학

    이승우는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는 이승우를 통해 논의할 게 있다.

MORE FROM ARENA

  • INTERVIEW

    비답다는 건

    사람들이 말한다. 이건 비답지 않아. 그래서 비가 되묻는다. 그럼 비다운 게 뭔데? 지난 15년 동안 한결같이 치열했고, 변함없이 뜨거웠던 그가 조금 달라졌다. 가방을 다시 고쳐 매고 여유 있게 걷는 법을 배웠다. 그게 바로 아시아의 스타, 요즘의 비다운 모습이다.

  • INTERVIEW

    안재홍의 서울살이

    이 인터뷰는 배우 안재홍이 실제로 자주 찾는 동네를 고르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가 일상을 보내는 동네인 서촌에서 자유롭게 먹고 마시면서 촬영했고, 서촌과 서울과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처음 서울에 온 14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진짜 연기를 하는 것이 꿈이라 말했다.

  • REPORTS

    내 이름은 샘김

    샘김이 말한다. “한국말이 더 빨리 늘었으면 좋겠어. 나의 마음을 더 잘 전할 수 있게.”

  • INTERVIEW

    Craftsmanship Of Seoul #영신사

    세상은 무정하게 변한다. 열심히 살면 무엇이 남나. 들어버린 나이와 늙은 음악과 촌스러운 영화들만 주변에서 반복된다. 그럼에도 살아 있으니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도한다. 세월에 무임승차해 지나간 풍경을 곱씹으며 인생이 고장 났던 순간만 복기할 따름이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일정하게 정차한다. 간이역에서 책임질 것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빈손으로 다시 열차에 오르길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다. 그때쯤 차창 풍경에도 무심해진다. 변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업력도 능력도 키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무엇을 해볼까. 고민하는 사이 기회는 스무 살의 꿈처럼 구름 뒤로 사라지고 열차는 황혼에 들어선다. 이달 우리는 장인들을 만났다. 50년간 구두를 수리했거나, 60년간 시계를, 40년간 기타를, 60년간 오디오를 수리한 사람들 . 한 가지만을 고쳐온 장인들에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직할 수 있었던 힘에 대해 물었다.

  • ARTICLE

    Thriller

    화려함에 취한 습한 여름밤, 수상한 일이 벌어진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