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少|女|時|代 - 순백의 少女와 고혹적인 女人사이에서

On February 23, 2009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소녀시대`의 열성 팬을 자처하는 늙수그레한 9명의 남자가 각자 `짝`을 찾아 스튜디오 곳곳을 휘젓고 다니는 풍경이라니. 소녀들은 머리 한쪽을 돌돌 만 채, 우동 한 가락을 막 목구멍으로 후루룩 넘기다, 다음 스케줄을 위해 대본을 들춰보다 뜨악한 표정으로 `아저씨`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곧바로 스튜디오에는 흐뭇한 `허허허`와 앙증맞은 `깔깔깔`의 조합이 웅장하게 울려 퍼졌으니…. <br><br>[2009년 3월호]

Photography 오중석

TAEYEON

지만 오롯이 도드라지는 소녀시대의 9분의 1, 태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추위에 곱은 손을 단박에 녹여줄 만한 따뜻한 배려를 알 것 같기에, 광범위한 활동 영역이 문답의 범위를 무한 확장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에 선택한, 그저 ‘인터뷰 대상’일 뿐이라 되뇌었다. 그래 맞다. 난 이유 있는 그리고 전혀 ‘사심’ 없는 선택이었다고 반복적으로 합리화하고 있었던 거다. 그건 태연을 만나기 100m 전, 너무 부끄러워 쳐다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 떨림을 다잡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태연에겐 빡빡한 다음 스케줄이 있었다.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촬영 준비를 위해 여러 번의 인터뷰 단절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기분은 상하지 않았다. 인터뷰가 재개될 때마다 태연은 에디터의 질문을 오차 없이 기억하고 답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촬영에 집중하면서도 답을 생각했던 거다. 태연의 완벽주의와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는 단면이라 하겠다. 뜬금없단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허나 에디터의 자랑거리 하나를 밝혀둔다. 내겐 사람을 볼 줄 아는 감식안이 있다. 이번에도 역시 실수는 없었다. 그 누구도 아닌 태연을 만나길 참 잘했다.

매번 궁금했다. 태연의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가장 큼직한 단어는 무엇인가? 카메라! 머릿속 꽤 큰 부분을 카메라가 차지하고 있어요. 무대에서 공연을 하든, 인터뷰를 하든 심지어 라디오조차 ‘보이는 라디오’가 있기에 항상 카메라와 함께해요. 늘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부담을 지울 수 없어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요. 그러다 보니 긴장감이 몸에 밴 것 같아요. 물론 라디오도 내 머리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고.

맞다, 라디오. 매일 저녁 방송을 한다. 걸 그룹의 보컬이 매일매일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디제이를 하면서 단 한 번도 힘들어 못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하면 할수록 매력 있는 일이고, 내 성격과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일면식은 없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사람과 공감하며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건 참 짜릿한 일이에요. 안타까운 건 성대에 무리가 간다는 거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면 예전과 비교해 말수가 줄어든 것 같다. 자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미지 관리 중인가, 아니면 목 관리 때문인가? 하하. 그렇게 느끼셨나요? 까불고 떠드는 게 내 모습이기도 하지만, 조용한 면도 있거든요. 1집 이후 소녀시대 휴식기 동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서 계속 활동을 했어요. 혼자 얘기할 수 있는 기회나 끼를 보여줄 기회가 더 많았던 거죠. 그래서 멤버 전원이 있을 땐 뒤로 살짝 물러나 있으려 해요.

라디오도 하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많이 하고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그래도 태연은 가수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나 장르는 무엇인가? 모던 록을 평소 많이 들어요. 나중에 기회 되면 밴드도 해보고 싶고요.

가수를 2년 정도 했다. 어떤 한계나 어려움이 느껴질 때는 없나? 한계라기보단 공연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일이 많아요. 일단 음향 시설 자체가 너무 아쉬워요. 난 이 무대를 위해서 몇 달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는데 마이크 하나 때문에 공연을 망칠 수도 있으니까. 비교한다는 게 좀 그렇지만, 가까운 나라 일본만 가도 굉장히 좋다고 선배들이 종종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일본 가서 라이브하면 정말 실력이 많이 늘 거라는 말도 하고. 우리도 곧 좋아지겠죠?

소녀와 숙녀의 사이에 있다. 숙녀로 진화 중이라는 거다. 아니에요. 소녀에 더 가까워요. 아, 맞다니까요.(웃음)

Editor 성범수

TIFFANY

파니가 ‘파니파니티파니’로 불릴 때만 해도 그 별명이 인터넷에서 이렇게 무한대로 확장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티파니를 검색하면 ‘파니’가 접미사로 붙은 수많은 애칭이 등장한다. 9명 중 뒤쪽에 자리한 티파니는 ‘구석파니’고, 머리 길이에 따라 ‘단파니’와 ‘긴파니’를 오갈 때도 있다. ‘연습파니’는 항상 연습에 열중해서, ‘격파니’는 소녀시대의 안무 때문에 생겼다. 이 모든 건 TV 카메라가 아니라 ‘직캠’이 만들어낸 별명이다. 그러니까 티파니의 진가는 브라운관이 아니라 브라우저로 확인해야 한다. 팬들은 지상파, 케이블, 예능과 행사장을 불문하고 동영상을 공유하며 새 별명을 만든다. 그들에게 티파니는 타고난 성량으로 노래를 잘하는 가수이자, 5초마다 시원하게 잘 웃는 성실한 소녀다. 상대방과 눈을 맞춰 대화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고, 어차피 해야 할 거면 1등이 좋다는 이 아가씨는 말 그대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어른스럽고 자신만만해졌다. 그러니까 정말로 예뻐진 것이다.

올해 가장 많이 달라진 게 있나? 예전보다는 마음이 편해졌어요. 프로다워졌다는 말도 듣고. 어색함도 줄고, 좋아하는 것도 확실해지고. 또 좀 더 예뻐진 것 같아요. 또 이렇게 뻔뻔해지기까지 하고.(웃음) 일 욕심이 많이 생겼는데, 연애와 일을 고르라면 일을 택할 것 같아요. 연애는 뭐 나중에.(웃음)

‘Gee’는 지금까지 소녀시대 노래하곤 많이 다르다. 처음에 어땠나? 처음에는 막 울었어요.(한숨) 마음대로 잘 안 되니까. 이 노래는 코맹맹이 소리도 내고 귀여워야 하는 데다 음역대도 높거든요. 연습 참 많이 했어요. 요즘 가장 기분이 좋을 때는, 나랑 이 노래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을 때예요. 진짜 기뻐요.

제시카, 서현과 싱글도 냈는데 솔로 활동 기회가 오면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가? 이번에 느낀 건데, 어렵지만 그래도 댄스 음악을 하고 싶어요. 무대에서 가만히 못 서 있더라고요, 제가.(웃음)

성공하고 싶은가? 1등이 아니면 싫어요.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안 될지 모르지만, 열심히 하면 결국 된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열심히. 지금 내가 소녀시대로서, 티파니로서 얻은 모든 것도 우리가 노력한 결과예요. 사실 점점 욕심이 많아져서 걱정이에요.(웃음)

미국 등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데 혹시 직접 체감한 적이 있나? 미국에 아빠를 보러 갔는데 환율 때문에 집에서 밥만 먹고 왔어요. 어려울 때일수록 쓸데없이 빠져나가는 돈을 줄여야겠죠. 난 오랫동안 혼자 살아서 가계부 쓰고 영수증 정리하는 데 익숙해요. 아, 그러고 보니 의외로 알뜰하네요?(웃음)

소녀시대 멤버 중에서 누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나? 막내 서현이. 해가 갈수록 예뻐지는데 나중엔 ‘소녀시대’를 대표하게 되지 않을까, 그럴 거라고 믿어요.

Words 차우진(음악 평론가)

SOOYOUNG

무리 나이를 먹어도 남자에게 첫사랑은 고스란히 소녀의 모습이다. 추억 속에만 살던 첫사랑 소녀가 예전의 발랄한 모습으로 나타나 춤과 노래를 들려준다면 누군들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을까. 소녀시대의 그녀를 만나는 날 아침, 나는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둔 듯 정갈하게 수염을 정리하고 머리를 만지고 선이 날렵해 보이는 재킷을 골라 입었다. 그리고 약속 시간이 올 때까지 달뜬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Gee, Gee, Gee’하며 콧노래를 부르거나 혼자서 헛웃음을 짓다가 옆 동료에게 핀잔이나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녀를 만나기 전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민트 캔디 두 알을 입 안에 넣었다. 한 알이면 족했을 것을. 목구멍이 아려와 헛기침을 하고 있을 때 스튜디오 문이 열리고 그녀, 수영이 들어왔다.

며칠 전 생일이었다. 생일엔 뭘 했나? 스무 살 생일은 누구나 특별하길 원한다. 생일날 스케줄 모두 소화하고 효연이랑 매니저 오빠랑 청담동 기사식당에서 김치찌개에 밥 먹었어요. 그날 모두 무척 바쁜 날이었거든요. 멤버들이 바쁜 와중에도 깜짝 파티를 해줬는데, 그 과정이 너무 어설펐어요. 근데 너무 귀엽더라고요. 그동안은 사람들에게 졸업이다, 생일이다 하면서 선물 챙겨달라고 했었는데 사실 스무 살이 되니까 오히려 담담해요.

소녀시대 데뷔 전 만화가 강풀에게 메일을 보낸 것이 화제였다. 일본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 아무것도 모르면서 보아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만 생각했어요. 말도 안 통하고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아요. 일본 활동을 접고, 2005년 강풀 ‘아저씨’ 원작의 <바보>라는 영화 오디션을 봤는데 그만 똑 떨어졌어요. 제 생애 처음으로 굉장히 우울한 크리스마스이브였죠. 그냥 강풀 아저씨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고맙게도 답장을 주셔서 큰 힘이 됐어요.

유명세 때문에 속상한 일도 많을 텐데? 도마 위에 올라간 심정이죠. 요즘엔 추워서 못 나가지만 힘들 땐 한강에 나가 그냥 울어요. 한강은요, 엄마 같아요. 가만히 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속상한 게 풀려요. 참, 유명해진 다음 버스를 잘 못 타는 게 아쉬워요. 하루 종일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혼자 생각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즐겨 타던 ‘362번’이 그립네요. 이번 앨범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자주 타고 다니곤 했는데.

혹시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이 있다면?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 선배가 했던 스타일이오. 화이트 드레스 셔츠와 스니커즈 스타일. 참, 향수는 꼭 ‘불가리’여야 해요.

이제 만 열아홉 살이다. 클럽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됐다. 멋진 파티가 있다면 참석하겠는가? <아레나> 창간 파티가 곧 있는데? 초대해주시면 기꺼이 가야죠. 그런데 막 사진 찍고 그러는 건 아니죠?

Contributing Editor 오민수

SUNNY

베레스트를 처음 등정한 에드워드 웜퍼는 이런 말을 남겼다. 아무리 큰 이상을 품고, 아무리 큰 기대를 안고 올랐다 해도 에베레스트에는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고. 물론 나는 에베레스트 근처에도 못 가봤으며, 심지어 한라산 꼭대기에 올라본 적도 없지만 소녀시대 근처에는 서봤으니 그와 비슷한 감동을 간직해볼 만하지 않을까. 솔직히 속내를 밝히고 시작하자면 나는 ‘써니’의 광팬이다. 그녀의 애교 앞에 그야말로 무릎이 푹푹 꺾이는 짜릿한 느낌에 사로잡히곤 한다. 브라운관 속에서 이리 오라며 손짓하는 그녀에게 달려가고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말 다 했다. 그렇다고 나를 이상한 ‘XX’ 취급하지는 말아달라. 그녀의 앳된 웃음과 한마디씩 자분자분 답하는 청초한 모습을 보았다면 당신도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았을 테니.

유명세를 치르며 달라진 점이 있는지?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릴 때 데뷔를 해서 모르는 게 너무 많았던 거죠. 아, 내가 너무 어렸구나 싶어 쉬는 동안 어른스럽게 생각하고 언행에 조심하려고 노력을 거듭했어요. 내가 생각한 대로, 의도한 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어떤 남자에게 가슴이 설레는가? 일상생활에서 드러나는 이미지가 중요해요. 어떤 특정한 멘트나 아이템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미지라고나 할까. 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목소리죠. 저음으로 낮게 깔리는 목소리야말로 한 남자의 매력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생각하니까.

세미 트로트에서 애절한 발라드까지 능숙하던데 자신에게 어떤 장르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Gee’를 녹음할 때 작곡가가 잘 어울린다고 해서 내게 정말 맞는 장르인가 싶었는데, 발라드 곡인 ‘이제서야’를 녹음할 때도 잘 소화해냈다고 하더라고요. 주위에서 목소리에 한이 서려 있는 듯한데 톤이 밝아서 밝은 댄스곡이든 슬픈 발라드든 잘 어울린다고 해요. 한 장르에 편중하지 말고 다양하게 해보라는 거죠. 예전에는 발라드를 많이 부르는 편이었는데, 이젠 치우치지 않고 다양하게 많이 불러보려고요.

써니 하면 ‘애교’라고들 한다. 따로 연습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능숙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하. 당연히 의도한 건 아니죠. 그냥 제 일상의 일부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다른 멤버들도 애교가 좔좔 흘러넘치는데 ‘써니는 애교쟁이’라는 공식이 굳어져서 더 그렇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음, 그러고 보니 의성어, 의태어가 좀 남다른 편이긴 한 것 같네요. 예를 들면 남들이 ‘어머나’ 할 때 난 ‘으갹’, 남들은 ‘맛있어’ 할 때 ‘음~ 맛있다아’ 한다든지. 흐흐. 효과음을 조금 많이 내긴 하네요. 막둥이라 응석 부리고 애교 부리는 게 몸에 배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여성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방송을 보니 요리도 잘하는 것 같던데 다른 취미도 있나? 솔직히 불을 무서워해서 요리를 잘 안 하는 편이었어요. 당연히 요리 실력도 꽝이었죠. 친구들이 해주면 그냥 받아먹기만 했는데, 요리 콘셉트의 프로그램에 등장해 정신없이 이것저것 휘젓다 보니 요리 꽤 잘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새로운 ‘장기’를 개발한 것 같아서 앞으로 더 노력해보려고요. 뜨개질은 할 줄 아는데, 끈기가 없어서 반쯤 하다 만 적이 많았어요. 분명 겨울을 겨냥해 가을부터 시작했는데, 어느덧 겨울은 끝나 있는 식이죠(웃음).

Guest Editor 이승준

SEOHYUN

3 시절, 내 고민은 단순했다. 어떻게 대학에 가나, 대학 가면 좋긴 좋은가, 모두 가긴 간다는데, 그게 전부였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소녀, ‘소녀시대’의 막내 서현과 마주하고 있다. 아, 여기서 잠깐. 맞다. 그녀는 아직 다른 ‘언니’들에 비해 큰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넥스트 빅 싱’이 누가 될 것인지 물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서현의 이름을 댔다. 아직 젖살이 남아 있는 갸름한 얼굴에 길쭉한 팔다리의 그녀는 보랏빛 점퍼에 둘러싸인 채 차분한 표정으로 질문에 수줍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그저 예쁜 소녀일지 모른다. 케이크 맨 위에 놓인 장식처럼 화사하게 빛나는 눈빛이 없다면 말이다. ‘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셔 어쩔 줄 모르겠는’ 건 소녀들이 홀딱 반한 그 남자가 아니라 바로 서현의 눈이다.

공부 욕심이 참 많았는데 소녀시대 활동 때문에 포기했다고 들었다. 아쉽지 않나? 당연히 학교나 학원을 다녔던 다른 친구들에 비해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어 욕심을 내기도 했죠. 학교에 갈 시간이 거의 없어서이지, 공부를 못해서 포기한 건 절대 아니에요. 저는 꿈이 가수니까요. 다른 아이들은 다른 꿈을 이루려고 대학을 가는데 저는 가수를 택한 거죠. 공부를 포기했다기보다는 소녀시대로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인생의 목표를 다르게 잡았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워낙 말이 없다는 평가 때문에 인터뷰 전에 걱정이 많았다. 원래 말이 적은 성격이에요. 물론 정말 편한 사람들하고 있으면, 그러니까 소녀시대 언니들과 함께 있으면 잘하는데 낯선 환경에서는 말을 많이 못해요. 차근차근 적응하면 나아지겠죠.

꼭 부르고 싶은 장르나 노래가 있다면? 가요 말고 팝송도 많이 부르고 싶어요.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노래 같은 거요. 아직은 어려서 성량은 풍부하지 않지만, 나중에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처럼 노래하고 싶은 꿈은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하지만 오디션 때는 동요를 불렀잖나. ‘오빠 생각’을 불렀다던데? 맞아요(크게 웃음). 그때는 제가 아는 가수가 보아와 SES밖에 없었거든요. 가요도 잘 모르는 데다 동요를 좋아하기도 했고요. 동요제 나가면 막 금상 받고 그랬어요. 그리고 그때 부른 노래는 ‘오빠 생각’이 아니고 ‘들꽃 이야기’였어요(웃음).

Words 최민우(음악 평론가)

HYOYEON

2007년 12월, 난 <아레나> 1월호에 등장할 소녀시대 화보를 위해 세트를 제작하는 어시스턴트였다. 촬영장에서 잡일을 하며 그녀들을 바라보는 내내 행복한 웃음을 얼굴에서 감출 수가 없었다. (여자친구의 양해를 구하면) 2007년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14개월이 지났다. 게스트 에디터 자격으로 인터뷰를 하기 위해 위해 눈을 뜬 2월 12일 아침, 난 부은 얼굴을 가라앉히려 마사지를 하고, 가장 좋은 수트를 꺼내 다림질을 했으며, 구두도 칫솔까지 동원해 정성스레 닦았다. 오후 4시에 약속된 인터뷰를 생각하니, 낮 12시부터 떨리기 시작했고, 점심 시간이 다 지나도록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MP3 플레이어에 저장된 소녀시대의 이번 앨범 수록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3번쯤 들으니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아레나>의 남자들이 내뿜는 설렘의 오라는 마치 무용과 신입생들을 단체 미팅하는 복학생 아저씨 같았다. 고개를 돌리니 거대한 밴이 주차하는 모습이 보였다. 난 그녀를 영접하러 제일 먼저 일어났다.

인터넷 검색창에 ‘효’라는 글자만 쳐도 ‘효연’이란 단어가 최우선 순위로 자동 완성되는 최고의 아이돌 스타가 됐다. 심지어 효리와 효도르보다도 위에 있더라. 유명세를 치르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정말인가요? 자동 완성에서 내가 첫 순위라니 정말 놀랍네요. 갓 데뷔했을 때는 나만 머리가 금발이라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종종 알아보곤 했어요. 무척 낯선 체험이었죠. 하지만 그 뒤 너무 바빠서 거리를 걷는다든가,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간다든가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실감을 통 못했어요. 요즘도 공식 활동 외에는 연습에 거의 대부분 시간을 쏟고 있기 때문에 내 삶이 크게 바뀐 것 같진 않네요.

본인이 남자라면, 사귀어보고 싶은 소녀시대 멤버는 누구인가? 제시카는 가끔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남자를 새침하게 대해요. 하지만 남자들은 그런 모습에 반하는 것 같아요. 그게 그녀의 매력인 거죠. 그래도 가장 사귀어보고 싶은 멤버는 나예요.(웃음) 남자친구에게만 집중하는 편이니까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좋은 여자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클럽에 가본 경험이 있나? 춤을 정말 잘 추는데, 누군가와 댄스 배틀을 벌인 적도 있을 것 같다. 언더그라운드 댄스 페스티벌 같은 곳에 나가본 적이 있어요. 그 무대에서 춤을 추고, 배틀 비슷한 것도 해봤죠. 꽤 짜릿한 경험이었어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음악은 어떤 스타일인가? 미시 엘리엇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런 스타일이라면 나이를 더 먹더라도 음악과 춤, 둘 다 자신 있어요.

남자의 어떤 모습이 당신을 끌어당기나?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남자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어요. 난 크리스 브라운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가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하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내가 더 유명해지면 같은 무대에 설 수 있을까요?

Guest Editor 김창규

YURI

러니까 2007년 여름, 소녀시대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였다. 9명이나 되는 미소녀들 사이에서 내 눈에 계속 꽂혔던 건 오직 하나, 유리였다. 예쁘게 생긴 아이가 어쩜 저렇게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나 싶어서. 무대 위 소녀들을 담느라 바쁘게 이동하는 카메라 사이에서 난 유리의 얼굴만 찾기 바빴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었으니, 흑백영화 시절의 배우 같은 매력을 가졌다고 생각했던 유리는 시간이 갈수록 활기찬 소녀의 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춤추고, 누구보다 시원스럽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점점 더 좋아지기 시작하던 무렵, 맙소사, 그 유리를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다. 어땠냐고? 직접 만난 유리는 예상대로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게다가 ‘어리다고 놀리기’만 하기엔 강단 있고, 똑똑하기까지 한 소녀였다.

Gee의 무대는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유리가 카메라에 많이 안 잡히더라. 푸하하하. 그건 그냥 곡 분위기에 맞춘 거죠. Gee가 깜찍하고 발랄한 곡이잖아요. 이런 곡에는 체구도 작고 앙증맞은 팀원들이 많이 비치는 게 맞아요. (그게 무슨 말이지? 유리가 최고다.) (폭소) 그런데 팬들은 제가 어디에 있건 잘 찾아내시더라고요.

데뷔한 지 2년이 지났다. 실제로 부딪치니 연예계가 생각보다 많이 달랐을 텐데, 어떤 점이 힘들었나? 나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을 때 가장 힘들어요. 난 10점 만점에 10점을 받고 싶은데 8점밖에 안 된다고 생각될 때. 욕심이 많거든요. 뭘 해도 완벽하게 잘하고 싶고. 스스로 완벽하지 못한 상태라고 느낄 때 무대에 올라가면 참 힘들어요. 저, 엄청난 노력파거든요. 제가 운동을 참 열심히 하는 이유가 노력에도 체력이 필요하단 걸 알기 때문이에요. 내 의지대로 몸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싫잖아요.

뜻밖인데? 그런 유리는 맘에 드는 남자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제가 성격이 활발한 편인데, 정말 맘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여성스러워질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깔끔한 남자가 좋은데, 중요한 건 자상함과 친절함이겠죠? 독선적인 남자는 별로예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솔직한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데 연예인은 가식도 좀 필요한 법이지 않나? 아이돌 그룹에 대한 편견이 있잖아요. 뭐랄까, 유리관 안에 들어 있는 인형 같은 느낌이요. 전 그런 편견을 깨고 싶거든요. 그래서 더 솔직하게 행동하려고 애써요. 소녀시대도 울고, 웃고, 화내는 똑같은 사람이라고요!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많나? 쉬는 동안 노래 연습을 많이 했어요. 연습을 많이 하니까 노래에 대한 열정이 더 생기더라고요. 노래할 기회가 생기면 그런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언젠가 ‘유리표’ 댄스곡으로 훌륭한 무대를 꾸며보고 싶기도 해요. 연기도 마찬가지죠!

활발한 성격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말 많이 듣나? 어렸을 때부터 활기차다, 사교성 좋다 이런 얘길 많이 들었어요. 그게 권유리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유리는 종잡을 수 없는 스타일이에요. 자기 자신이 너무 궁금한 기분이 어떤 건지 아세요? 하하. 참, 요즘 여성스러워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 말을 들을 때는 기분이 좋더라고요.

<가시나무>란 노래 들어봤나?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이렇게 시작한다. 하하. 그거 정말 제 노래인 것 같은데요? 감사합니다. 유리의 주제곡을 이제야 찾은 것 같아요.

그래도 절대 조성모 버전으로는 듣지 말기를.

Editor 이기원

JESSICA

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녀’를 좋아하진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V’자를 그리는 깜찍한 손가락보다는 관능적으로 쭉 내민 입술이 나에겐 더 어필한다는 이야기다. 소녀시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들은 지금껏 나의 우심방 좌심실을 전혀 요동치게 하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짱돌’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취향이 그런 것을. 그래서 제시카를 선택했다. 차가운 듯 조금은 무심해 보이는 그녀의 얼굴에서 소녀답지 않은 진중함과 관능미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소녀의 탈을 쓴 여인처럼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내 앞으로 귀여운 어그 부츠에 자신을 숨긴 성숙한 ‘여인’ 제시카가 나타났다. 그녀와의 첫 대면. 잠시 즐거운(?) 어색함이 흐르고 그녀는 어그 부츠를 스르르 벗은 채 나를 직시했다.

오늘 촬영 의상 어떤가? 이렇게 입혀주는 옷과 평소 자신이 즐겨 입는 옷이 얼마나 다른지 궁금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화려한 옷을 좋아하진 않아요. 차분한 옷을 즐겨 입죠. 빈티지 패션 같은 거요. 그중에서도 낡은 느낌의 청바지가 너무 좋아요. 지금은 숙소 생활을 해서 몇 개 갖다 놓진 못했지만 집에 가면 한쪽 벽에 청바지로 탑을 쌓아놨죠.

제시카를 설레게 하는 남자는 어떤 모습일까? 저는 수트가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가 좋아요. 완벽하게 갖춰 입은, 성장한 남자에게선 말로 설명하지 못할 묘한 매력이 풍겨나오거든요.

제시카가 남자였다면 소녀시대 멤버 중 누구를 만나고 싶은가? 써니요. 그녀의 애교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에요. 저와는 정반대죠. 그래서 내가 남자라면 꼭 한번 써니의 애교를 직접 받아보고 싶어요.(웃음)

데뷔 후 매니저 없이 혼자 다니다가 사람들에게 사진을 많이 찍혔다고 들었다. 혼자 돌아다니다 위험한 적은 없었나? 다른 멤버 3명이랑 매니저 오빠에게 말도 안 하고 무작정 롯데월드에 간 적이 있어요.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꽁꽁 싸매고 말이죠.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근데 ‘아틀란티스’란 놀이기구를 타려고 할 때 문제가 생겼어요. 그 기구를 타려면 목도리와 모자를 벗으라는 거예요. 괜찮겠지 싶어 벗었는데 그때 사람들이 알아보시고는 사진을 무척 많이 찍으셨어요. 하지만 위험을 느끼진 않았어요. 놀이기구가 더 무서웠거든요.

춤과 노래 중 어디에 더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둘 다 잘하지만. 하하. 노래를 더 좋아해요. 개인적으로는 재즈 보사노바를 즐겨 들으며, 조용하고 달콤한 노래도 많이 불러요.

제시카가 말하면 무조건 분위기가 다운된다는 ‘제시카 효과’가 사실인가? 아마 제가 매사에 진지해서 그런 것 같아요. 웬만한 개그 프로그램을 봐도 잘 웃질 않거든요. 뭐, 제 개그 코드가 좀 남다른가 봐요. 그렇게 이해해주시는 분들도 많죠.

Editor 이광훈

YOONA

미안한 말이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소녀시대 멤버들의 얼굴과 이름을 제대로 매치하지 못했다. 그저 나이를 탓할 수밖에. 서글프게도 사람이 서른 중반을 넘으면 생성되는 뇌세포보다 파괴되는 것이 훨씬 더 많아진다는 과학적 사실은 참인가 보다, 씁쓸함을 곱씹을 수밖에. 지금도 그렇다. 쫙 달라붙는 흰색 면 티셔츠와 쇼트 팬츠 차림으로 서로 부둥켜안은 채 깜빡깜빡 졸고 있는 저 소녀들의 흐뭇한 풍경을, 한쪽 머리에만 롤을 돌돌 만 채 우동 한 가락을 막 목구멍으로 넘기고 있는 저 생경한 광경을, 깔깔 웃으며 맨발로 스튜디오를 휘젓고 다니는 저 아찔한 풍광을 난 제대로 누릴 여유조차 없었다. 아니, 말 한마디 걸지 못했다. 왜 아니겠는가. “제시, 아니 티파, 아니 태연 양? 아니 아니 왼쪽에서 세 번째 소녀, 이쪽 좀 봐주세요”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때 나를 수렁에서 구원한 사람이 바로 윤아였다. 드라마 마니아인 어머니가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 덕분에 최초로 그 존재감이 머릿속에 박힌 소녀시대 멤버, ‘구박받는 며느리 역할을 서슴없이 맡아 나이 지긋한 어른들에게도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최초의 아이돌’. 더군다나 그녀는 특유의 싱그러운 미소를 그야말로 한껏 베어 문 채 ‘윤아만의 오라’를 마구 발산하고 있었다. 물론 나만을 향한 건 아니었을 테지만.

실제로 보니 의외로 냉랭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미소를 짓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인상도 많이 다른 것 같고. 그런 말 많이 들어요. 가만있을 때랑 웃을 때랑 많이 다르다고. 모르는 상대와 이야기할 때 또 다르다고. 그런데 낯선 사람, 특히 낯선 남자(흠, 아저씨?)를 처음 만날 때 긴장하거나 어색한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렇겠다, 인정. ‘소녀’라는 단어를 많이 들을 텐데 어떤 느낌인가? 그냥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 여자라면 누구나 다 마음속에 소녀가 있잖아요. 풋풋하고 가장 사랑스러울 때라는 느낌이죠. 외모도 그렇고, 세상을 바라볼 때도 희망적이고 밝고 그렇잖아요.

그럼 본인은 지금 소녀인가? 음…. (몇 초간 망설이다) 그렇지 않을까요?

혹시 소녀시대 멤버로 참여한 걸 후회한 적은 없는가? 아니 전혀 없어요.

그래도 연예인으로서 받는 스트레스라는 게 있을 텐데…. 음 그건 내가 연예인이기 때문이지 소녀시대 소속이라서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의지할 멤버들이 넘쳐나서 행복할 때가 많아요. 그리고 난 은근히 성격이 남자 같고 털털하거든요. 연예인이라서 화낼 것 못 내고, 할 말 못하고 그러진 않아요. 누군가가 무리한 부탁을 하면 “절대 안 돼!”라고 핀잔을 주기도 하죠. 그냥 난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소녀’인데 사람들은 다르게 볼까봐, 연예인이라고 젠 체한다고 할까봐, 그런 게 싫어서 오히려 더 원래 성격대로 행동하죠.

첫 작품부터 너무 큰 역할을 맡은 게 아닐까 불안했었더랬다. 그래도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미션을 수행해냈는데. 첫 작품이라 시청자들이 조금 봐주신 게 아닐까 싶어요. 다음 작품부터는 본격적인 평가가 시작될 텐데…. 아니에요. 그래도 겁은 나지 않는답니다.

졸업을 하면서 이제 ‘여인’이 되었다.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하는지 물어봐도 될 것 같다. 블랙 수트의 중요성을 말한 잡지가 <아레나> 맞죠? 역시 남자는 블랙 수트, 그리고 화이트 셔츠죠. 여기에 정말 자신의 느낌과 딱 맞아떨어지는 뿔테 안경을 고를 줄 아는 남자라면 최고일 것 같아요. 정말로요.

Editor 박지호

다음 스케줄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매니저의 독촉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기념 촬영에까지 친절하게 응했던 착한 소녀들. 5시간여의 촬영 후, 소녀들이 총총걸음으로 빠져나간 스튜디오는 갑자기 진공 상태가 된 것처럼 고요해졌다. 소녀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사라져서가 아니다. 그 대단한 소녀시대를 직접 인터뷰하고, 촬영까지 지켜본 남자들이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룻밤 꿈처럼 지나간 시간을 되새김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이 소녀들을 만날 수 있을까? 그때는 소녀가 아니라 ‘아가씨’가 되어 있겠지? 그런데 그때 나는 대체 몇 살이 되는 거지? 복잡한 계산 속에 촬영장을 빠져나왔다. 겨울비가 내려 날씨는 쌀쌀했지만,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다만 약속이라도 한 듯 입술 사이로 웅얼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지지지지 베이비 베이비.’

Stylist 최혜련 Hair 채수훈 Make-up 성지안

<아레나 2009년 3월호 기사>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소녀시대`의 열성 팬을 자처하는 늙수그레한 9명의 남자가 각자 `짝`을 찾아 스튜디오 곳곳을 휘젓고 다니는 풍경이라니. 소녀들은 머리 한쪽을 돌돌 만 채, 우동 한 가락을 막 목구멍으로 후루룩 넘기다, 다음 스케줄을 위해 대본을 들춰보다 뜨악한 표정으로 `아저씨`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곧바로 스튜디오에는 흐뭇한 `허허허`와 앙증맞은 `깔깔깔`의 조합이 웅장하게 울려 퍼졌으니…. &lt;br&gt;&lt;br&gt;[200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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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