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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아, 거꾸로 흘러라

나름 피부 미남에 동안이라는 소리를 듣던 나, 동창회 나갔다가 자극 받고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상담을 받은 사연. 그 목적은 안티에이징(Anti-Aging)과 동안 만들기.<br><br>[2006년 11월]

UpdatedOn October 19, 2006

PHOTOGRAPHY 정재환 ASSISTANT 이광훈 EDITOR 민병준

COOPERATION 프레드릭 쉘든 브랜트(닥터 브랜트), 김진형(피부과 전문의, CNP 차앤박 피부과 강남점 원장), 이진규(성형외과 전문의, 동양 성형외과 주름성형센터 원장)

“너 이번에도 안 나오면 정말 왕따 시킨다.” “알았어, 알았다고. 이번엔 꼭 간다니까.”
대학 동기 중 가장 친했던 놈의 무서운 협박 전화를 받고 정말 간만에 동창회 저녁 술자리에 나갔다. 마감이다 출장이다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동창회에 거의 나가지 못했던 터라 사과 인사를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얘기를 듣고 보니 이런저런 핑계로 자주 참석하지 못한 사람이 나만은 아니었다. 동기들이 어느덧 직장 6~7년차가 되어 회사에서 일도 제일 많고 가장 열심히 뛰어 다닐 때라 그런 듯했다. 그간의 안부와 대학 시절 추억을 안주 삼아 소주 몇 잔이 돌고 나자 가슴속에 담았던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냥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고민, 영어든 전문 지식이든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야겠다는 다짐 등 다들 일과 미래에 대한 걱정과 준비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근데 요즘 거울 보면 부쩍 나이 들어 보인다는 생각 안 드냐? 머리숱도 줄고, 눈밑도 거뭇거뭇한 게 주름도 생기고 말이야. 이제는 정말 노땅 소리 듣겠어.”
얼마 전 대리를 달았다며 좋아하던 은행원 친구 하나가 말을 꺼냈다. 학생 때는 외모에 별 관심이 없던 친구라 다들 좀 의아해했다. 그런데 하나둘 비슷한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몸값을 올리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최대 관심사인 듯했던 친구들은 어느새 나이와 외모에 대한 화제로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게, 나도 한때는 사무실 여직원들한테 인기 좀 있었는데 이제는 더 젊고 팽팽한 남자 후배들한테 밀려서 찬밥 신세라니까. 아니, 도대체 언제부터 30대 초에 나이 걱정, 주름 걱정하게 된 거냐고.”
“하긴 거래처 사람을 만나거나 클라이언트 접대를 할 때 우리 부장은 인물 좋다는 소리 듣는 막내를 꼭 대동한다니까. 일단 첫인상이 좋고, 젊어 보여야 한다나 뭐라나.”
몇몇은 남자가 얼굴에 주름도 좀 있고, 멋지게 나이 들어 보이는 것도 매력이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것도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로버트 레드포드같이 멋지게 생긴 남자들 얘기지, 그런 사람들이야 주름이 있건 없건 원래 태생이 매력적이야’라는 재반론으로 묵살되고 말았다. 이 난상토론의 종반부는 나에게 날아든 무서운 질문 화살로 더욱 과열되었다. 좀 젊어 보일 수 있는 방법이 뭐냐, 요즘 동안이 인기라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동안이 되냐, 피부 관리실은 어디가 좋으냐, 주름을 없애주는 화장품은 뭐냐 등등 끝도 없이 질문을 퍼부어댔다. 남성지 뷰티 기자라는 나의 직함은 그 순간 친구들에게 20대의 젊음을 돌려주고 주름살을 펴줘야 하는 무슨 마술사 같은 이름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소주가 과해진 탓이리라.
“남성 피부는 20대 후반을 정점으로 노화가 시작된다. 눈밑이 어두워지는 것, 표정을 지을 때만 생기던 표정선이 굳어져 주름이 생기는 것, 잔주름이 깊어지고 선명해지는 것, 피부가 처지고 잡티나 피부 얼룩이 생기는 것들이 모두 피부 노화의 징후다. 안티에이징(Anti-Aging)이라는 스킨케어 제품군이 있는데 그 제품들을 꾸준히 사용하면 피부 노화를 많이 늦출 수 있다”라고 좀 아는 척을 했다. 그런데 다들 성에 차지 않는 눈치였다. 요즘 러시아 실 수술이 유행이라는데 그게 정말 괜찮은지, 정말 성형외과 수술대에 한번 누워야 하는 건지, 연예인들은 태반 주사도 맞는다는데 그런 건 어디 가면 맞을 수 있는지 등 다들 지식검색깨나 한 듯했다. 하긴 대통령이 영부인과 함께 쌍꺼풀 수술을 하고 보톡스를 맞는 세상이니 남자라고 이런저런 생각 안 하겠나 싶었다. 거기다 이제는 남자의 외모가 경쟁력이고, 멋진 스타일이 성공의 한 요인이라고 말하는 시대 아닌가.
다시 젊어질 수 있는 확실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친구들과 나름 남성 뷰티 전문이라고 얘기했던 나는 이래저래 찜찜한 마음을 안고 자리를 파했다.
술이 좀 과했는지 다음날 눈을 떠보니 꽤 늦은 시간이었다. 급하게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데 왠지 눈밑이 퀭했다. 다크 서클인가 싶기도 하고, 주름도 꽤 보였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피부도 좋고 어려 보인다는 얘기를 듣곤 했는데 나도 이제 나이를 먹는구나, 어제 저녁 친구들의 고민이 곧 나의 문제라는 것을 실감했다.
일단 뉴욕에 있는 프레드릭 브랜트 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과 의사로 ‘닥터 브랜트’라는 스킨케어 브랜드를 만들고, 특히 노화 방지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이룬 분이라 왠지 비법을 알고 있을 듯했다.
“일단 기본에서 시작하세요. 요즘은 클렌저와 토너까지도 안티에이징 기능이 첨가된 제품이 출시되고 있어요. 스킨케어의 각 단계에서 그러한 제품을 사용하면 도움이 되죠. 크림이나 세럼 타입의 고기능성 안티에이징 제품들은 미세한 주름을 없애고 잔주름을 완화하여 노화의 시계를 최대한 늦출 수 있습니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안티에이징 관련 시술을 받는다고 해도 집에서 매일 기능성 제품으로 관리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치과에서 치료를 받아도 매일 양치질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참, 평상시 물과 녹차를 많이 마시는 거 잊지 말고요. 그리고 어제처럼 과음하면 피부 나이는 더욱 들어간다는 것도 명심하세요. 술이나 담배 말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요.”
일단 가장 기본적이고 습관화해야 하는 안티에이징 방법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놈의 급한 성격과 ‘빨리빨리’ 체질은 나를 피부과로 내몰았다.
피부과 전문의는 가장 먼저 나의 두피 상태를 확인해 주었다. 수긍이 가는 수순이었다. 아무리 피부가 탱탱하고 주름이 없으면 뭐하겠는가. 근엄하게 대머리가 벗어진다면 최소한 다섯 살은 더 먹어 보일 것을. 다행히 ‘모발 이식 수술’을 고려해야 할 만큼 탈모가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두피 스케일링’은 시간 내서 한 번 받으란다. 잘 닦이지 않는 헤어 스타일링 제품이나 스트레스로 두피가 약해지고, 각질과 피지 등 노폐물이 쌓이면 후천적 탈모로 연결된다고 한다. 두피 스케일링은 이런 문제를 개선해주는 치료 개념의 두피 및 모발 관리로 특히 30대 초·중반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했다. 여드름 자국을 없앨 수 있는 ‘프락셀 레이저 박피술’ 얘기를 듣고는 귤껍질이라는 별명을 가진 동기 녀석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긴 그 녀석 얼굴에서 여드름 흉터만 없어도 훨씬 깔끔하고 젊어 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백 효과는 물론 잔주름 개선 효과가 있는 ‘IPL 레이저 시술’, 피부 탄력을 강화하고 모공 관리를 할 수 있는 ‘폴라리스 시술’, 보톡스와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타이탄 리프트’ 등도 남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피부과의 안티에이징 시술이라고. 특히 이 시술들은 효과도 빠르고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바쁘게 일하는 남자들에게 적당하다고 한다. 요즘 주위에 동안인 남자들이 부쩍 많아지고 피부가 뽀얀 사람들이 많다는데, 슬슬 그 은밀한 내막이 밝혀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었군.’
내친김에 성형외과 상담도 받아 보기로 했다. 솔직히 아직은 성형외과 수술대 위에 누울 만한 용기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음이 경쟁력이라는데.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가장 먼저 지적을 받은 부분은 코였다.
“아기들은 코가 짧고 둥글죠? 젊고 어려 보이는 얼굴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코입니다. 한국 남성 코의 평균 길이인 66밀리보다 약간 짧고 너무 높지 않은 코 모양이 동안의 중요한 조건입니다. 코끝이 둥글둥글한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자가 조직을 삽입하여 코끝만 다듬는 개방형 수술 방법이 인기지요.”
아무리 그래도 얼굴에 칼을 대는 것이라 좀 겁나기는 했지만 왠지 귀가 솔깃했다.
아침에 내 얼굴에서 확인한 다크 서클과 눈가의 잔주름, 그리고 미간에 생기는 내 천(川)자의 주름 등 눈 주위가 남자에게는 세월의 흔적을 가장 많이 남기는 곳이라는 설명이었다. 처진 눈밑을 치료하고 다크 서클을 없앨 수 있는 ‘눈밑 지방 제거술’과 눈가의 주름에 가장 효과적인 ‘보톡스 시술’ 그리고 미간의 내 천자를 없앨 수 있는 ‘내시경 주름 제거술’ 등이 그 흔적들을 없애줄 수 있는 수술이라고.
입소문으로 많이 듣던 ‘러시아 실 수술’은 주름을 없애는 데에는 즉각 효과가 있으나, 지속 시간과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어서 요즘은 많이 하지 않는다는 주의사항도 들었다. 각진 턱이나 튀어나온 광대는 얼굴에 각을 지게 만들어 나이 들어 보이게 하기 때문에 ‘안면윤곽술’을 통해 뼈를 다듬으면 큰 효과가 있으며, 요즘 많은 남자들이 ‘사각턱 교정술’이나 ‘광대뼈 수술’을 통해 작은 얼굴과 부드러운 인상을 얻고 있어 인기라고 했다. 젊고 멋있어지기 위해 말 그대로 뼈를 깎는 고통도 감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그것도 남자들이. 그래도 사각은 아닌 나의 턱과 튀어나오지 않은 광대뼈를 슬쩍 만져보며 안도의 한 숨을 쉬며 성형외과를 나섰다.
“이런 시술이나 수술이 빠른 효과를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평상시 생활 습관을 통해서도 상당한 안티에이징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평상시 물을 많이 마시고 항상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세요. 영양 상태가 나쁘면 피부에 주름이 생기기 쉬우니 충분하고 고른 영양 섭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담배도 끊으시고 운동도 다시 시작하세요. 피부의 나이는 곧 신체 나이이기 때문에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 자체가 피부 젊음을 오래 유지하는 가장 기본이 될 겁니다.”
솔직히 언제 다시 피부과를 찾아가 정기 시술 쿠폰을 끊을지, 큰 맘 먹고 성형외과 수술대 위에 누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생활 속에서 작은 노력을 통해 좀 더 건강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효과깨나 있다는 고기능성 안티에이징 제품들

안티에이징 제품군 중 하나인 자외선 차단제는 아침에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그 이외의 고기능성 안티에이징 제품은 저녁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품을 바른 후 편안하게 수면을 취하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특히 남성의 경우 고기능성 제품이 가진 유분감이 아침에 사용하기에는 약간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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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정재환
ASSISTANT 이광훈
EDITOR 민병준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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