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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의 입장

On September 01, 2015

입을 수 있는 옷에 대한 한결같은 고민이 있었던 탓일까, YMC의 옷에는 유독 여유와 친절, 인간적인 면모들이 가득하다. YMC의 남성복 디자이너 프레이저 모스(Fraser Moss)와 나눈 대화들.

YMC는 20년이 훌쩍 넘은 브랜드다. YMC를 만들 당시를 회상한다면?
YMC 이전엔 ‘Professor Head’라는 브랜드를 운영했는데, 같은 에이전시에 속한 브랜드 ‘Komodo’에서 일하던 지미 콜린스를 만나 1995년 YMC를 만들었다. 당시 패션 시장은 과도하고 과장된 스타일의 브랜드 아니면 스케이트 브랜드 일색이었다. 그래서 우린 좀 더 편안하고 현대적이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려고 했다.

YMC는 레이먼드 로위의 슬로건 ‘You Must Create’의 약자다. 이유가 뭔가?
나는 ‘입을 수 있는 옷’과 ‘입을 수 없는 옷’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1990년대를 돌이켜보면 로고를 전면에 내세운 옷들이 많았고 그 옷들을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아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You Must Create’ 슬로건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각자의 스타일을 창조하길 바랐다.

2016 S/S 컬렉션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여태껏 특정 스타일 하나로 컬렉션을 만든 적은 없다. 항상 다양한 조각들로 퍼즐을 맞추듯 구상하는 식이다. 이번엔 1970년대 모터사이클 웨어와 오리엔탈 워크웨어를 접목했다.

YMC는 워크웨어, 밀리터리웨어, 스포츠웨어를 기초로 하지만 항상 일상적인 옷으로 결론짓는 느낌이랄까. 그 과정이 쉬울 거 같진 않다.
항상 자연스럽게 흘러가다 어떤 결과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컬렉션을 구상하기 때문에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혹은 남다른 비결이 있는 건 아니다. 휘갈겨 쓴 메모나 스케치를 보면 그런 과정들이 흔적처럼 남아 있지 않을까.

당신이 선택하는 색은 늘 아름답다. 동시에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느껴진다. 당신이 좋아하는 색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YMC 옷의 색은 나를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다. 어느 순간 밝은색을 유난히 좋아하면, 그 시즌의 옷은 밝은색이 많다. 늘 이런 식이다. 하지만 항상 기본이 되는 색은 블랙, 네이비, 그레이이며 여기에 경쾌한 색을 함께 곁들이는 정도로 쓴다. 특별히 좋아하는 건 한 가지 색에서 다양한 느낌을 발견할 때다. 빛의 각도에 따라 그린에서 블루, 네이비로 변화하는 그런 것들.

이번에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소재나 프린트가 있었나?
일본의 작은 공장에서 공수한 인디고 컬러 자카르 코튼과 이탈리아산 코튼에 메탈을 붙여 3D 효과를 준 소재가 특히 마음에 든다. 그리고 물방울무늬와 구름 무늬가 컬렉션에서 꽤 보일 텐데 이건 여행 중 구입했던 1940년대 아동복 셔츠의 무늬에서 가져온 것이다.

YMC의 옷에선 예상치 못한 디테일들도 중요하다.
좋은 남성복은 아주 세밀한 부분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YMC가 항상 중요하게 여기는 건 옷의 안쪽 면이다. 솔기가 보이지 않도록 바인딩하거나, 프렌치 심(통솔) 작업과 같은 방법으로 겉면 못지않게 깨끗이 정리하는 작업에 신경 쓰고 있다.

YMC의 옷에는 느긋한 여유와 친절함이 넌지시 느껴진다. 당신의 라이프스타일도 그러한가?
물론. 나는 가족과 브라이턴 해변에서 살고 있다. 14년을 함께한 아내와 12세짜리 아들, 10세짜리 딸이 내 가족이다. 우린 늘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보내고 있다. 신경 써서 차려 입고 일한 적이 없는 나는 아주 큰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요즘 당신이 깊게 빠진 것은 무엇인가? 어떤 것이든지.
아내와 나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박제품, 골동품, 빅토리아 시대의 종교적인 물건, 핸드 드로잉 등 흥미로운 것들이라면 사냥하듯 찾아다닐 정도다. 다른 하나는 음악이다. 나는 음악을 강박적으로 좋아한다. 집 정원 창고에는 내가 어렸을 적부터 모아온 수천 장의 LP들이 보관되어 있다. 즐겨 듣는 건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중반의 사이키델릭과 포크, 일렉트로닉,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쯤의 포스트 펑크다.

다시 브라이턴 얘기를 해보자. 그곳은 어떤 곳인가. 좋은 곳이 있다면 추천해줘도 좋다.
런던이 별다른 감흥이 없는 도시라면 바다로 둘러싸인 브라이턴은 내가 정말 사랑하는 곳이다. 캠프 타운 지역에 있는 ‘블랙 도브(The Black Dove)’와 ‘핸드 인 핸드(The Hand in Hand)’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펍으로 재미있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소굴 같은 곳이다. 만약 브라이턴 인디 밴드의 음악을 라이브로 듣고 싶다면 ‘콩코드(The Concorde) 2’ 클럽이 좋고, 팬시한 저녁 식사를 원한다면 ‘64 디그리스(Degrees)’와 ‘솔트 룸스(The Salt Rooms)’를 추천한다. 혹시 나처럼 앤티크에 관심이 많다면 에드워드 7세 왕의 집인 ‘더 부스 뮤지엄(The Booth Museum)’에 가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거다. 아, 그리고 오랜 역사를 간직한 놀이공원 ‘더 피어(The Pier)’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봐야 한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 다방면, 그리고 영국의 젊은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 태도가 좋아 보였다. 한국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2016 S/S 컬렉션에서 선보인 ‘Girl on a Bike’와 ‘3 Motorcross Riders’ 프린트를 디자인한 루크 맥린(Luke Mclean)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

런던 남성 컬렉션이 갈수록 좋은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곳에 속한 디자이너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동의한다. 매 시즌 더 보완되고 단단해지고 있다. 예전에 비한다면 지금은 밀라노, 뉴욕과 견줄 정도가 아닐까 싶다. 런던 남성 컬렉션의 초기 세대에 포함되었던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곧 서울에 YMC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고 들었다. 당신은 어떤 것을 기대하나.
아직 한국을 방문한 적은 없지만 내년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한다면 서울을 꼭 방문하고 싶다. 그리고 오프닝을 기분 좋게 마친 뒤 멋진 DJ와 음악이 있는 곳에서 서울을 즐기고 싶다.

YMC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건?
조용한 혁명.  



    YMC의 내년 옷

    2016 S/S 컬렉션은 1970년대 모터사이클 웨어와 오리엔탈 워크웨어를 조합한 편안한 옷들이 만연하다. 루크 맥린의 일러스트가 들어간 티셔츠는 절대 놓치지 말 것.
     

    입을 수 있는 옷에 대한 한결같은 고민이 있었던 탓일까, YMC의 옷에는 유독 여유와 친절, 인간적인 면모들이 가득하다. YMC의 남성복 디자이너 프레이저 모스(Fraser Moss)와 나눈 대화들.

    Credit Info

    Editor
    고동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