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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한 잔

여름이라 더 반가운 그곳의 결정적인 한 잔.

UpdatedOn August 11, 2015

1. Surfbar
경리단길로 오르는 길목에 자리한 서프바는 좁은 문 사이로 새어나오는 명량한 네온사인 빛이 걸음을 붙잡는다. 얼핏 들리는 파도 소리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해변 근교의 작은 바를 연상시키는 공간이 등장한다. 서핑을 사랑하는 주인장이 서핑 후 지인들과 해변에 둘러앉아 맥주를 마시던 추억을 담아 만든 곳이다. 하와이의 맥주, 가게 한편의 서프보드, 비치볼 등 바다 풍경과 직결되는 크고 작은 소품들이 도시의 여름을 잊게 만들어준다. 거기다 이곳의 대표 칵테일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일명 롱티를 한 손에 들고 시원하게 들이켜면 휴양이라도 온 듯 기분이 달뜬다.

럼, 진, 보드카와 같이 최소 40도를 웃도는 술이 피치 향과 뒤섞인 롱티는 미국 해변가의 청춘들이 즐겨 마시는 칵테일의 일종이다. 패션 브랜드 슈프림을 패러디한 서프바 로고 스티커가 턱하니 붙어 있는 봉투에 빨대와 함께 담아준다. 아이스티 같은 달큼한 피치 향에 방심하고 쭉쭉 들이켜다 보면 금세 온몸이 달아오른다. 달콤한 맛에 가려진 높은 도수의 술이라니 완벽한 ‘작업주’가 아닌가. 요즘 쏟아져 나오고 있는 과일 소주보다 깊은 운치가 있다. 알쏭달쏭한 ‘썸’에 지쳤다면 짙은 롱티에 흑심을 담아 여심을 제대로 공략해보라.

메뉴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9천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222 B1


2. Aloha Jenny
연남동 주택가에서 유독 눈에 띄는 곳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는 더 요란하다. 가게 구석구석이 그야말로 알록달록함의 극치. 하와이 해변가를 모티브로 꾸민 카페로 보기만 해도 어쩐지 흥이 난다. 각 테이블마다 놓인 환영의 뜻을 담은 하와이식 화환 ‘레이’와 채광 좋은 넓은 창, 느긋하게 휘휘 돌아가는 실링팬, 바를 따라 길게 이어진 작은 모래사장 등 가게 전체가 ‘알로하’를 외치고 있다.

여러모로 흥겨운 이곳의 대표 음료는 가게 이름을 딴 알로하제니 슬러시다. 대표 음료인 만큼 비주얼이 굉장하다. 파파야 맛의 푸른 슬러시와 딸기 맛의 핑크 슬러시 위를 온갖 젤리와 캔디가 점령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당이 훅 오르는 이 슬러시를 한 모금 쭉 들이켜면 새콤한 맛에 눈이 찡긋하고 시원한 얼음 알갱이에 머리가 찡하다. 어린 시절 엄마 몰래 사 먹던 학교 앞 슬러시의 향수가 떠오른다. 한 번 맛보면 가끔 생각날 맛이다.

메뉴 알로하제니 슬러시 5천5백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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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엄마’ 허안나도 반려묘 흰돌이 앞에서는 영락 없는 미소천사가 된다.

3. TMI
TMI는 ‘Too Much Information’의 약자다. 부가 설명이 필요 없는, 간결하고 명확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사명을 담았다. 낮에는 테이크아웃을 위주로 간단한 음식을 제공한다. 해가 지고 저녁 8시 ‘Night’ 네온사인이 켜지면 탈바꿈한다. 이때부터는 시그너처 칵테일과 맥주, 와인, 샴페인, 보드카 등 다양한 주류와 안주를 함께 판매한다. 최근에는 여름을 맞아 리뉴얼 메뉴를 새롭게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흡사 녹아내리는 빙하를 잔에 담은 듯 시원해 보이는 프로즌 스타일 라임 다이쿼리가 눈에 띈다.

신선한 라임 즙과 럼주를 기본으로 얼려 슬러시처럼 잔에 쌓아 올린 칵테일이다. 인위적인 맛의 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하고 과일 본연의 맛을 시원하게 담았다. 라임의 적절한 산도와 당도의 조화가 럼의 알코올 향을 중화시켜준다. 아슬아슬하게 쌓아 올린 칵테일의 자태를 눈으로 감상하고 홀짝이다 보면 빙수를 먹을 때처럼 온몸에 시원함이 퍼진다. 라임과 패션 프루트&시트론, 라즈베리 이렇게 총 세 가지 맛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메뉴 프로즌 스타일 라임 다이쿼리 1만8천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32길 16


4. 8b dolce
핫삐돌체는 일본에서 온 디저트 전문점이다. 디저트 좀 먹는다는 사람들의 성지 같은 곳. 대표 메뉴는 역시 홋카이도산 생크림이 담뿍 들어간 핫삐롤이다. 여름을 맞아 핫삐롤과 함께 맛보기 좋은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는데, 그중 교토의 유명한 말차 브랜드 쯔지리의 말차에 부드러운 우유를 더한 밀키 말차가 가장 인기다.

담백한 우유 맛에 쌉싸래한 말차의 끝 맛이 달콤한 핫삐롤과 잘 어울린다. 굳이 디저트랑 곁들이지 않더라도 적절한 당도와 우유의 고소한 맛이 잘 살아 있어 단품으로 마시기에도 부족하지 않다. 거기다 방사능 관련 식품 안전 테스트를 통과한 안전한 식재료들만 고집한다. 심지어 음료 위에 올리는 가니시까지 유기농이라니 마음 놓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메뉴 아이스 밀키 말차 7천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14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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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엄마’ 허안나도 반려묘 흰돌이 앞에서는 영락 없는 미소천사가 된다.

5. Lemonster
시트러스류의 시큼한 풍미는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그냥 먹어도 상쾌하지만 여름에는 다양한 레시피의 음료로도 각광받는다. 레몬스터는 레몬을 기본으로 자몽, 라임 등 다양한 시트러스 과일들로 음료들을 제조해 판매하는 곳이다. 각종 메뉴 중에서도 아는 사람들만 찾는다는 레몬커피를 추천한다.

먼저 레몬 하나를 온전히 착즙해 컵에 따른다. 이후 핸드 드립으로 정성껏 내린 커피와 함께 시원한 탄산수를 추가한다. 맛은 어떨까? 빨대로 쪽 빨아들인 첫 모금이 미각을 자극한다. 레몬의 시큼한 향과 잘 볶은 원두의 고소한 향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풍미는 생전 처음 경험한 이색적인 맛. 메뉴 중에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숨은 별미다. 그저 그런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지겹다면 꼭 한번 맛보길 권한다.

메뉴 레몬커피 6천5백원
주소 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40길 59-2


PHOTOGRAPHY: 이준열
GUEST EDITOR: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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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이준열
Guest Editor 김재경

201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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