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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지누션

On July 10, 2015

18년. YG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이 YG가 아닌 시절 데뷔한 지누션이 흘려보낸 시간의 숫자다. ‘한 번 더 말해줘’로 가요계에 복귀하며 ‘왕년에 잘나갔던’이란 수식어를 시원하게 날려버린 지누와 션, 깊고도 유쾌하며 여유 넘치는 두 남자의 이야기.



(지누) 티 체인 목걸이·서머셋 브레이슬릿 모두 가격미정 티파니, 오렌지색 MA-1 점퍼 루이 비통, 큼직한 물방울무늬의 반소매 셔츠 겐조, 통 넓은 팬츠 조르지오 아르마니, 송아지 가죽 소재의 로퍼 제냐 꾸뛰르 컬렉션 by 스테파노 필라티 제품.

(션) 컷아웃 장식의 반지 티파니, 레터링 무늬의 셔츠·가로 줄무늬 니트 베스트·가는 세로 줄무늬 팬츠 모두 디올 옴므, 가죽 샌들 랄프 로렌 블랙 라벨 제품.

호들갑을 떨자면 지누션은 YG엔터테인먼트가 이룩한 현재의 영광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몇 차례 실패를 겪은 양현석 대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절치부심하며 1997년에 데뷔시킨 팀이 바로 지누션이었고, 이들의 큰 성공을 바탕으로 원타임과 빅뱅의 데뷔가 이어졌다. 4집 발표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던 지누션은 이후 간간이 활동 재개를 언급하긴 했지만 현실로 이뤄지진 않았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1990년대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가운데 작년 말 <무한도전>이 기획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를 통해 1990년대 데뷔해 2000년대 초반 주름잡았던 많은 가수들이 무대 위로 소환됐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 속에 품고 있던 ‘그때 그 시절’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공감했고, 그러한 이벤트가 결국 지누션의 신곡 ‘한 번 더 말해줘’ 발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지누션의 싱글은 음악 프로그램과 음원 차트 1위에 올라섰다. 누군가는 그저 운이 좋은 결과라 하겠지만 지누션은 “그동안의 시간이 모두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노라” 말한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인터뷰다. 대학 다닐 때 힙합 클럽에서 지누션 노래를 부르며 아르바이트를 했다.(웃음)
그러게…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6월 14일로 데뷔 18주년이 됐다고.
클럽에서 팬들과 함께 간단하게 파티를 해볼까 한다.

컴백하면서 18년 전 데뷔 때 생각이 많이 났나?
그럼. 데뷔 후 라디오에서 처음 우리 노래 나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거든. 이번에도 비슷한 심정이었다.

데뷔 첫 무대는 어땠나?
첫 방송이 1997년 6월 14일 있었다. (양)현석 형이 제작자고 현도(D.O)가 도와준 앨범이다 보니 첫 방송 무대에 듀스 팬들, 서태지와 아이들 팬들이 많았다. 다른 출연팀이 부러워할 만큼 팬들이 많이 와줘서 신기하고 신나고 설레었던 기억이 있다. 잊을 수 없는 무대다.
지누 나는 개인적으로 지누션 이전에 솔로 활동을 했었잖나…(웃음) 그게 잘 안 돼서 지누션으로 다시 나온 거였는데 ‘아, 이제야 내가 제대로 나온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아니었나?
지누 나는 알았다. 우리가 잘될 거라고.
약간 자신감이 있었지. 일단 노래가 좋았으니까. 지누가 솔로 활동 얘기하는 걸 쑥스러워하는데 사실 그 모습을 보고 현석이 형이 캐스팅한 거니까… 안 그랬으면 지누션이 탄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누 사실 난 서태지와 아이들 제4의 멤버로 들어가고 싶었는데….(웃음)

당시 신의 흐름도 기억나나?
지누 음악 신은 아직이었는데 댄스 신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전에 듀스, 현진영,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긴 했지만 지누션이 힙합을 어렵지 않게, 즐기기 쉽게 보여준 건 있다.
지누 개인적으로 지누션 1집이 참 좋았다. 업비트 노래도 있는 반면 D.O와 함께한 ‘Young Nation’ 같은 힙합도 있었고, 또 달착지근한 것도 있었고.



(션) 살짝 걸친 스카프 루이 비통, 굵은 스티치 장식의 수트 프라다 제품.

(지누) 티 체인 목걸이·티타늄 커프 모두 티파니, 사선 줄무늬 셔츠·길게 늘어뜨린 투톤 스카프·셔츠 칼라의 브로치 장식 모두 루이 비통, 통 넓은 팬츠 우영미 제품.

4집 이후 긴 공백 기간 동안 션이 활동 재개를 간간이 언급하긴 했는데 실현되지 못한 건 ‘내가 무대에 설 때는 지났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션 지누는 그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지누 빅뱅, 2NE1이 나보다 스무 살은 어린 친구들이다. 내가 그들과 비슷한 음악으로 무대에 선다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애들한테 피해 끼치는 것 같고.

매너가 좋으시다.(웃음)
지누 괜히 ‘저 형 주책이야’ 할 것 같고…. 그런 생각에 ‘나는 할 만큼 했다’ 하고, 다 놓고 민간인으로 돌아간 거지. 그러면서 평범한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많이 생각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삶이 쉽지만은 않지.
지누 그래도 10년 가까이 쉬니까 아무 데나 걸어 다녀도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보더라.
션 나는 무대를 좋아한다.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중간중간 지누션 활동 재개 이야기를 했지. 어찌 보면 나는 10년 동안 준비를 해왔던 것 같다. ‘토토가’ 직전에는 거의 포기 상태에 가까웠고. ‘이제 10년 지나면 더 이상 미련 갖지 말고 지누션은 그만 생각해야겠다’ 하던 차였다.

10년 동안 션 혼자 가슴앓이를 한 건가?
션 그랬지.(웃음) 그러다 지누한테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고민 고민을 하더라. ‘그럼 한 번 해볼까?’ 해서 ‘토토가’ 출연을 결정했다.
지누 진짜 그게 가장 컸다. “사람들이 자기를 사회복지사인 줄 안다”는 션의 말이.

팀으로 활동한 만큼 상대방을 배려하고 기다리는 것도 대단한 거다.
지누 션이 자기만 생각했으면 날 들들 볶았을 텐데, 그런 것도 아니었다. 1년에 한 번씩 밥 먹다가 툭, ‘지누션 다시 할래?’ 묻는 식이었다. 션이 착해서 그런다. 나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 그런 거였다.



아이디 브레이슬릿 티파니, 지퍼 여밈의 셔츠 재킷·타이·굵직한 서스펜더·짙은 회색 팬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 제품.

10년 만에 섰던 ‘토토가’ 무대가 남달랐겠다.
지누 털 재킷이 생각보다 너무 무거웠다. 덥기도 하고, 자꾸 흘러내리고. 아, 춤을 못 추겠더라. 엉거주춤하다 끝났다.(웃음)

그 엉거주춤한 무브가 진우의 바이브인데.(웃음)
지누 좀 더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웃음)

‘토토가’ 반응은 예상했나?
션 나는 언제든 지누션으로 새로운 걸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사실 이렇게 뭔가 빨리, 후닥닥 이뤄질 줄은 몰랐지. ‘토토가’ 끝나고 바로 좋은 노래가 나와 녹음하고 발표하고….

‘YG 월말평가’를 통과해 이번 싱글이 나온 거라는 기사를 봤다.(웃음)
션 우리에겐 월말평가가 ‘토토가’ 무대였지. ‘토토가’ 무대 보고 현석이 형이 “어~ 쟤들~~”한 거다.
지누 “아직도 할 줄 아네~?” 이런 거?(웃음)

대표와 가까운 관계라 확신이 없으면 오히려 발매 결정을 안 했을 수도 있다.
션 현석 형이 ‘토토가’를 봤을 때 그저 옛날 느낌을 재현하는 식이라고 느꼈으면 그걸로 끝났을 거다. 아마 우리 무대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본 것 같다. 우리 싱글 준비할 때 현석 형도 정말 신나서 했거든.
지누 나도 놀랐다. 우리 싱글이 너무 빨리 진행돼서.

그런데 성적도 좋았다. ‘토토가’ 음원이 잘되는 것과 신곡이 잘되는 건 다른 이야기다.
션 그렇지. 사람들이 ‘토토가’ 무대의 그 노래를 좋아한 거지, 새로운 걸 내면 객관적이 되니까.
지누 그래서 최대한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지누션의 바이브를 이어갈 수 있는 곡으로 싱글을 발표했다.

10년 만에 활동을 하니 색다를 것 같다. 10년이면 사람도 많이 변하지 않나.
지누 예전엔 일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젠 정말 ‘재미’로 하는 거다. 뭐든 재미로 하다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심각해지고 힘들어지잖나. 음악도 10년 쉬고 다시 하니 ‘이게 정말 재미있어야 하는 거구나’ 새삼 느낀다.

‘한 10년 쉬니까…’가 말이 쉽다.(웃음) 10년 쉬고 컴백하기가 쉽지 않은데.
션 정말. 10년 만에 다시 앨범 낸 팀으로 길이길이 남지 않을까.



티 체인 브레이슬릿·아틀라스 커프 모두 티파니, 스카프 제냐 꾸뛰르 컬렉션 by 스테파노 필라티, 셔츠 주머니에 꽂아놓은 선글라스 레이밴, 체크무늬 셔츠·팬츠 모두 조르지오 아르마니 제품.

‘토토가’ 끝나고 왕년의 모습을 확인했으니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마무리해야 한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지누 우리가 싱글 낸다니까 주위 친구들이 말렸다.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라고. 나와서 잘 안 되면 안 한 것보다 못하다고. 그런데 그랬지. 잘될 거라고.

데뷔할 때처럼 확신이 있었나 보다.
지누 10년 동안 고사하다 ‘토토가’에 나갈 때 이미 다 생각한 거였다. 어떤 무대든 한 번 나가면 다시 모든 활동을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한번 하고 말 게 아니라. 사실 션이 하자고 했는데 ‘토토가’만 하고 그만하면 삐질 것 같아서, 션이….

아니, 자꾸 ‘션이, 션이…’ 하는데 내심 본인도 원했던 거 아닌가?(웃음)
지누 맞다, 맞다. 션은 사실 핑계다. 인정, 인정!(웃음)
션 첫발 떼는 게 힘들다고, 다시 시작하니까 지금은 본인이 더 재미있어 한다.(웃음)

지누션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것 자체가 다른 뮤지션들에게 굉장한 자극을 줬을 거다.
지누 그럼. 우리가 활동한다는 게 결국 지금 서른다섯 친구들에겐 10년을 더 할 수 있다는 연장의 의미니까. 그리고 그렇게 생각해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맙고.

사실 오랜 시간 활동이 없었던 지누가 폐쇄적이고 예민한 성격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참 편하고 유쾌하다.
지누 재밌지? 내 삶의 모토가 ‘물처럼 흐르며 살자’다. 사실 그동안 카메라를 피해 다니긴 했다. YG 소속 아티스트 리얼리티 쇼 찍을 때도 그랬고. 몇 년 만에 그렇게 얼굴을 비추는 게 싫었다. ‘왕년에 잘나갔던’ 이런 느낌으로 보일까봐. TV에 나오려면 제대로 나와야지.

방송가 분위기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나?
션 그럼. 활동하는 팀들 숫자도 많아졌고 연령대도 어려졌고.
지누 내가 스물넷에 데뷔했고, 지누션을 스물일곱에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9년 활동한 빅뱅이 스물여섯이다. 하하. 그리고 예전엔 TV가 전부였지만 요즘엔 음악을 듣고 볼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졌다. 음악에 대한 집중도가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낮아지긴 했지. 션 그래도 결국 음악이 좋으면 되는 건 변치 않는 것 같다.

지누션의 활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겠지?
션 정규 앨범까지 생각하고 있다.
지누 모든 건 현석 형에게 달려 있다.(웃음)

EDITOR: 조하나
PHOTOGRAPHY: 목정욱
STYLIST: 최태경
HAIR&MAKE-UP: 김태현(미장원)

18년. YG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이 YG가 아닌 시절 데뷔한 지누션이 흘려보낸 시간의 숫자다. ‘한 번 더 말해줘’로 가요계에 복귀하며 ‘왕년에 잘나갔던’이란 수식어를 시원하게 날려버린 지누와 션, 깊고도 유쾌하며 여유 넘치는 두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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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하나
Photography
목정욱
Stylist
최태경
Hair&Make-up
김태현(미장원)

2015년 07월호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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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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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욱
Stylist
최태경
Hair&Make-up
김태현(미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