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SPACE MORE+

The Office

포틀랜드의 에어비앤비(Airbnb) 북미 운영본부는 어떤 사무실과 대적해도 탁월하게 비현실적이다.

UpdatedOn March 20, 2015

시작은 2007년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집에 살던 세 명의 남자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브라이언 체스키, 조 게비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디자인 콘퍼런스 참가자들에게 돈을 받고 그들 집의 일부를 내줬다. 집주인은 돈을 벌고 방문객은 비싼 호텔 요금에 대한 부담을 더는, 간단하고 실용적인 이 아이디어는 곧장 사업 모델의 힌트로 작용한다. 이듬해 그들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에 에어비앤비 본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가볍게 시작한 사업이 현재까지 발전 상황을 수치로 따져보면 아주 경이로울 정도. 총 2천5백만 명의 게스트, 3만4천여 개의 도시, 6백여 개의 성, 2백 개에 가까운 나라, 보유 객실 수만 따져도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힐튼을 넘어선다.

에어비앤비는 지역의 문화를 존중한다. 집주인의 취향과 역사가 드러나는 공간 역시 존중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의 연결에 핵심 가치를 두는 것. 이러한 기업의 상냥한 태도는 회사 내부 곳곳에서도 느껴진다. 샌프란시스코 본사는 각 회의실에서 밀라노, 레이캬비크, 발리, 암스테르담 등 세계 도시 이름을 붙여 에어비앤비의 글로벌 커뮤니티적 성격을 강조한 여행 콘셉트가 도드라진다면, 포틀랜드에 위치한 북미 운영본부는 좀 더 지역 친화적이며 직원 개개인의 만족도를 존중하는 민주적인 공간이다.

북미 운영본부의 설계는 포틀랜드 사무실의 직원과 디자이너 단둘이 도시를 답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직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포틀랜드 특유의 개성을 조사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 개인 책상이 존재하지 않는 사무실의 형태로 완성됐다. 전형적인 사무실의 경직성은 어느 구석에도 없으며 <킨포크> <시리얼> 같은 매체가 추구하는 공유하는 삶의 방식처럼 동시대적이고 세련됐다. 다음은 북미 운영본부의 세부들이다. 무거운 몸을 겨우 이끌고 지정된 자리에 털썩 앉는 것으로 시작하는 우리 일상과 비교하자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배려와 존중의 공간

에어비앤비 북미 운영본부는 누구나 어디든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는 에어비앤비의 모토를 해석한 결과물이다. 대부분 공간은 열려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간이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업무의 효율성이 중요할 것이다. 공간 디자인팀은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했다. 한자리에 진득하게 앉아 집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법. 개인 책상이 없는 대신 건물 내부 어떤 곳에서나 업무가 가능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탁 트인 라운지에서 앉거나 서서 혹은 해먹에 나른하게 누워서도 업무를 볼 수 있다. 만약 독립적인 공간을 원하는 직원이 있다면? 물론 그런 요구를 충족시킬 공간도 있다. 하지만 열외의 공간이 아닌 전체적인 디자인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타당성 있게 존재한다.

개인의 취향에 맞는 환경을 고르는 것도 유난스러운 일이 아니다. 밝은 환경이 좋다면 선명한 톤의 목재와 면 소재 가구가 외부 창을 향해 배치된 곳을 고르면 되고, 어둑한 공간이 좋다면 반대되는 성격의 목재와 가구로 구성된 공간을 선택하면 되는 것. 중간중간 놓인 스위스 아미 나이프 형태의 수납장은 개인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동시에 입석 책상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팀별 회의 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공간 디자인팀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실질적으로 필요한 가구들을 지역 업체에 의뢰해 에어비앤비의 비전을 실천했다.

공용 테이블, 책상과 의자, 빈티지를 보수한 가구 모두는 지역 업체들의 손길을 거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테이블, 샹들리에, 여러 장식품의 상당수는 직원들이 직접 제작했다. 직원들이 사무실에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현명한 방법 이다. 사무실을 채우는 모든 개체와 관념은 에어비앤비의 가치를 가장 잘 전달하는 진정성 있는 수단으로 존재하는 듯 보였다. 사진에 담긴 공간들을 샅샅이 살피고 골백번 감탄했다. 이 원고를 쓰고 있는 <아레나> 사무실이 도리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북미 운영본부

자유롭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되었다. 직원 개개인의 성향과 편의를 생각한 아주 민주적인 공간이다.

 

<에스엠라운지>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Assistant 김은총
Editor 고동휘

2015년 03월호

MOST POPULAR

  • 1
    VERY WOODY
  • 2
    훔치고 싶던 방
  • 3
    장미 향기의 몬스타엑스 민혁
  • 4
    11월의 전시
  • 5
    GORPCORE WAVE

RELATED STORIES

  • LIVING

    당신의 연말을 더욱 빛내줄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숍 5

    누워서 손가락만 움직이면 된다. 바로 여기, 24시간 마스크 없이도 쇼핑할 수 있는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숍을 소개한다.

  • LIVING

    먹고, 마신 후에 바라본 그릇들

    온종일 먹기만 했다. 설거지는 언제 하지?

  • LIVING

    HELLO, ROUNDED

    책꽂이 하나를 사더라도 디자인부터 따지고 보는 남자라면, 홈퍼니싱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라운디드’에 주목하시길.

  • LIVING

    취향 따라 고른 가구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가 마음에 품은 가구를 털어놨다. 감각적이고 확고한 그들만의 취향이 느껴진다.

  • LIVING

    WINTER CARE

    근사하고 따뜻한 겨울옷을 제대로 관리해 오래 입는 법.

MORE FROM ARENA

  • FEATURE

    제임스 건의 도발적인 유머에 접속하기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지만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다르다. 제임스 건이 감독을 맡아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마블 영화 패러다임을 흔든 제임스 건은 오락 영화의 문법을 잘 이해하고 쓰는 감독 중 하나다. 영화에 꼭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면 웃기고 세련되게 담아내는 것도 그의 힘. 가장 큰 힘은 특유의 유머다. 등장인물이 많아도 웃음으로 꽁꽁 묶어 이야기가 새어나가는 걸 막는다. 제임스 건의 웃기는 기술을 파헤친다.

  • AGENDA

    빨래하는 날

    매번 세탁소에 가지 않아도 좋다. 특별한 소재도 집에서 충분하다.

  • FEATURE

    기대 감소 시대의 포스트 신생 공간

  • FASHION

    DAILY CLASSIC

    클래식을 슬쩍 비튼 에르메스의 우아한 변주.

  • FILM

    LOL 'T1'의 실생활 원픽 아이템 탈탈 털어봤습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