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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블랙칼라 워커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공유한다. 사진이 어느 정도 쌓이면 그 사람이 보인다. 여러 가지 단서들을 조합해보면 스타일과 취향까지 짐작할 수 있다. 과연 인스타그램은 실체를 대변할 수 있을까? 인스타그램 속 남자들 중 <아레나>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차세대 블랙칼라 워커들을 찾아 나섰다.

UpdatedOn March 10, 2015

​1 디스이즈네버댓

디스이즈네버댓은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로 꽤 많은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기대와 시선이 많아지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약이 되기도 한다. 디스이즈네버댓은 후자인 듯하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2015 S/S 컬렉션의 룩북과 영상이 이를 입증한다. 새로운 시즌의 얼굴이 된 주근깨 많은 영국 소년과 푸마와 협업한 스니커즈가 이번 시즌 그들의 무기 중 하나. 날개를 달았다는 느낌은 그들을 실제로 만나서 더 확고해졌다. 서교동 골목에 위치한 사무실 겸 매장은 자유로움 속에서도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 (왼쪽부터) 이인섭, 김민태, 박진우, 최종규가 입은 의상은 모두 디스이즈네버댓 제품. 



2 윤성민

그의 인스타그램은 예쁘다. 패션, 건축, 인테리어, 예술 디자인 분야를 막론하고 시선을 잡아끄는 사진들로 가득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사진의 분야가 달라도 하나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는 정갈하고 말쑥한 이미지를 좋아한다. 그가 올리는 사진 속에는 현대적인 선과 색감이 따뜻한 감성으로 담겨 있다. 실제로 만나본 그의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감성과 지성을 모두 겸비하고 있으니 부럽기 그지없다. 그가 더 궁금해졌다면 윤성민의 개인 홈페이지(www.outoutout.com)를 방문해도 좋다.

- 후드 집업 코트·팬츠 모두 아크네, 가방 세라던, 신발 커먼 프로젝트 제품. 

 

 

 

 



3 신동수

신동수는 스트롤러(Stroller)라는 가방 브랜드를 운영한다. 보통은 단독 매장 없이 브랜드를 만들면 온라인으로 판매하거나 홍보를 하기 마련인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단지 인스타그램에 일상처럼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올린다. 오프라인에서는 청담동 맨케이브, 삼청동 그레이매터, 연남동 모드맨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는데 어쨌거나 브랜드를 대놓고 알리지 않는 점은 요즘 사람 같지 않아 좋다. 스트롤러에 대한 설명을 좀 더 곁들이자면 ‘한가로이 산책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친환경을 추구하며 인체에 무해한 소재들을 사용한다. 만듦새나 브랜드 콘셉트도 주인을 꼭 빼닮았다.

- 코트 니서스 호텔, 팬츠 어반 리서치, 부츠 바이버그 제품.

 

 

 

 



​4 후즈

네이버후드와 더블탭스가 만나 후즈가 탄생했다. 후즈 옆에는 ‘오프(OFF)’란 카페가, 그 옆에는 편집매장 에크루가 위치해 있다. 이 셋은 가족과 같다. 에크루는 예전부터 네이버후드와 더블탭스를 소개해왔고, 오프는 후즈에서 함께 운영하는 카페니까. 가족이 모이니 세력이 더 강해졌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들만 봐도 그렇다. 각 매장 스태프들의 일상 사진도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룩도 하나같이 ‘최신’이다. 매장 세 곳이 경계 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니 그 시너지는 당분간 계속 상승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오프 스태프 정성현, 후즈 MD 및 매니저 신동직, 후즈 스태프 박진우, 김현균이 입은 의상 모두 네이버후드 제품. 



5 문성호

문성호는 다재다능하다. 디자이너 브랜드 뮌(MUNN)에서 디자인을 하고 일러스트에 사진까지 찍는다. 그래서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다. 일러스트가 가장 눈에 띄는데 자신을 그림에 반영한 듯한 그림체가 재밌다. 그가 찍은 사진도 많은데 뮌의 룩북도 직접 촬영한 거라고. 그를 실제로 만났는데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캐릭터 같다. 일러스트와 사진에 녹아 있던 그 캐릭터. 그의 일관된 모습을 그저 말랑하게만 볼 건 아니다. 일러스트와 사진의 수준을 보면 수긍이 갈 거다.

- 재킷 개인 오더메이드, 셔츠·팬츠 모두 브룩스 브라더스, 니트 폴로 랄프 로렌, 타이 클럽 모나코, 신발 로멘틱 무드, 안경 안네발렌틴, 가방 빈티지 제품. 



​6 수크레

차한별과 함태형은 함께 수크레라는 이름으로 비니를 만든다. 그들은 일상에 브랜드를 녹이면서 천천히 수크레의 색깔을 만드는 중이다.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그들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몇 장의 사진은 가능성을 짐작게 한다. 수크레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유독 비니 사진이 많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비니란 단순한 아이템 하나가 그들을 대변한다. 비니에 간단한 메시지를 담는 것은 수크레의 트레이드마크. 오늘도 그들은 비니를 통해 ‘메르시(Merci)’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차한솔이 입은 재킷·셔츠·팬츠 모두 아페쎄, 비니 수크레, 안경 모스콧, 신발 뉴발란스 제품. 함태형이 입은 재킷 무인양품, 팬츠 유니클로, 비니 수크레, 안경 레이밴, 신발 컨버스 제품. 



7 김순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를 처음 봤을 때 패션이나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인 줄 알았다.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시각도 남다르고, 스타일도 좋아서 그런 짐작은 당연했다. 실제로 만난 그는 의외의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원자 현미경을 만드는 회사의 엔지니어 겸 디자이너라고 했다. 특이 사항은 또 하나 있었다. 실제로 입고 온 옷도 그렇고 인스타그램 해시태그가 모두 ‘아워 레가시’라는 점이다. 그는 아워 레가시의 평범하면서 엉뚱하고 얌전한 듯 화려한 성향이 좋다고 했다.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한 그 브랜드가 그는 마냥 좋다고 했다.

- 의상은 모두 아워 레가시 제품. 

 

 

 

 



​8 유승

유승은 홍대 아페쎄 매장 스태프다. 그는 홍대의 최신 버전 같다. 슈프림 제품을 의리로 사고 비니와 청바지를 좋아하는 감 좋은 청년.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특별하고 그럴싸한 사진보다 일상을 자연스럽게 담은 사진이 대부분이다. 요즘 홍대 젊은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면 그를 팔로잉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홍대의 평범한 오후 같은 그를 실제로 만났다. 수줍게 인사하는 모습에도, 사진 찍는다고 분주하게 옷을 챙겨 입는 움직임에도 순수함은 묻어 있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이라 그런지 어딘가 모르게 상기되어 있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 의상은 모두 아페쎄 제품. 

 

 

 

 



​9 챈스챈스

패션 모델 김찬과 그의 친구 도상훈, 김석원, 안형근이 함께 챈스챈스란 브랜드를 만들었다. 젊은 친구 4명이 모여 만드는 옷이니 ‘딱 요즘’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디자인들로 넘쳐난다. 브랜드의 모델도 김찬이 직접 한다. 그는 패션 모델답게 인스타그램에 우월한 신체 조건을 맘껏 뽐낸다. 지난해 이슈가 됐던 라프 시몬스 코트가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챈스챈스는 아직 브랜드로서 걸음마 단계지만 이들의 패기만 보면 조만간 뭔가 터트릴 듯하다.

(왼쪽부터) 도상훈이 입은 코트 디스이즈네버댓, 스웨트 셔츠 겐조, 팬츠 생로랑 제품. 김석원이 입은 재킷 빈티지, 팬츠 아페쎄, 부츠 닥터마틴 제품. 안형근이 입은 재킷 유니클로, 팬츠 아페쎄, 모자 챈스챈스, 부츠 닥터마틴 제품. 김찬이 입은 점퍼 챈스챈스, 티셔츠 프라다, 팬츠 생로랑, 모자·안경 모두 빈티지 제품. 



​10 남궁철

남궁철은 스타일리스트다. 직업상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의 감각은 남다르다. 인디 성향이 강한 것도 좋고 잘 입으려고 애쓰지 않는 무심함도 매력이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일상 사진(일반적이지 않은)도 많지만 평소의 작업 결과물이나 과정도 많이 올라온다. 사진을 쭉 내려 보고 있으면 그가 어떤 성향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를 지켜보면 죽어 있던 세포까지 자극받는 기분이 든다. 어쨌든 이로운 자극이 분명하다. 그의 실제 공간이 궁금해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역시나 그를 닮은 공간이었다. 입구에서부터 나그 참파 향이 진동을 했고, 인테리어가 어느 하나 일반적인 게 없다. 그는 진짜 스타일리스트였다.

- 니트 코스, 팬츠 준 지, 모자 메종 키츠네, 안경 모스콧, 신발 컨버스 제품. 

 

 

 

 



​11 바른

사진 찍는 바른은 얼마 전까지 폴란드에서 사진 활동을 했다. 좋은 기회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어졌다. 폴란드에서 활동하던 사진을 보고 구호에서 사진 작업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바른은 사진을 좋아하니 인스타그램도 재미있게 한다. 정사각형 프레임으로 올려야 하는 인스타그램에 세로 사진을 넣고 여백에 그래픽 작업을 한다. 그런 깨알 같은 부분까지 작품처럼 보이게 하니 그는 진정 아티스트다. 사진을 찍지만 포즈도 잘 취한다. 사진을 아는 거다. 바이크 사진이 많은 걸 보니 ‘상남자’ 끼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그를 잡지에서 심심치 않게 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재킷 트레디셔널 웨더웨어 by 랜덤워크, 셔츠 리바이스, 팬츠 칼하트, 신발 레드윙 제품. 

 

 

 

 



​12 불타 라운지

홍강원은 뮤지션이었고 강승헌은 바리스타였다. 둘이 합심해서 연신내에 불타 라운지를 오픈했다. 불타에 앉아 있으면 연신내에 온 것을 깜빡한다. 인테리어나 흐르는 음악이 이색적이기 때문이다. 불타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대표 강승헌의 패션 감각을 여실히 들여다볼 수 있다. 그는 액세서리 브랜드 블레또의 모델 경험도 있다. 무심히 두른 앞치마까지 사고 싶게 만드는 매력의 소유자다. 주인이 이 정도니 불타가 어떨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왼쪽부터)홍강원이 입은 체크 셔츠 커스텀 리퍼블릭, 팬츠 배럴즈, 모자 뉴욕 해트, 서스펜더 필슨 제품. 강승헌이 입은 재킷 에스피오나지, 셔츠 버즈릭슨, 베스트 커버낫, 팬츠 페로우즈, 모자 뉴욕 해트 제품. 

 

 

 

 



​13 민재기

일러스트레이터 민재기는 외모부터가 예술이다. 해적왕처럼 기른 헤어스타일과 수염, 잊고 지내던 히피 스타일을 고수하는 걸 보니 범상치 않은 남자임이 분명하다. 그는 낙서하듯 펜으로 그림을 그린다. 종이에도 그리지만 몸에도 그린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문신 사진은 모두 자신의 작품. 그는 앨범 재킷에 그림을 넣기도 하고 홍대 인근에 위치한 편집매장에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다. 패션 스타일만큼이나 그림도 확고해서 민재기의 그림은 어디 있어도 알아볼 수 있다. 사무실은 너무 깔끔해서 놀랐고, 벽에 붙은 작품을 한참 동안 홀린 듯 바라봤다.

- 재킷 빈티지, 티셔츠 프랭클린 마쉘, 팬츠 리바이스,안경 타르트 옵티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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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Photography 이상엽
Assistant 김재경
Editor 이광훈

2015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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