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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의 고수

남자가 혼자 사는 집에선 으레 퀴퀴한 냄새가 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이 네 명의 집에선 은은한 향이 나고, 말랑한 음악이 흐른다. 이렇게 제대로 사는 남자들도 있다.

UpdatedOn February 24, 2015

김원선 38세_아트 디렉터


혼자 산 지 얼마나 되었나?
벌써 15년째다

. 이 집의 콘셉트를 정의하자면?
경험에 의해 맞춤옷같이 완성한 집이다. 내가 새로 지었다. 천천히 만들어 나갔는데, 아무래도 속도가 더뎌서 아예 들어와 지내며 하나씩 완성했다. 내 삶과 취향에 딱 맞게 하나씩 재단했다.

이 집을 가득 채운 것들은 보통 어디서 구했나?
지난 세월만큼 출처가 다 제각각이다. 산 것도 있고, 직접 만든 것도 있다. 그렇게 모아온 것들을 집의 규모나 구조에 맞게 최대한 간결하게 배치했다.

이렇게 잘 해놓고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솔직히 피곤하지 않나?
마음에 들지 않는 무언가가 눈에 밟히는 게 더 피곤하다.

이 집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무엇일까?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안락한 침대와 포근한 이불이다.

비용이 많이 들었을 거 같다.
거실에 복층을 만들고, 침실을 연결하고, 침실과 테라스를 강조하는 데 특별히 신경을 썼다.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반면 거실의 소파 테이블은 의뢰받은 인테리어 시공을 마친 후 자투리 나무로 만들었다.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어디인가?
지금은 겨울이라 오래 머물진 못하지만 심혈을 기울인 공간인 침실 테라스다. 커피 한잔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행할 수 있는 팁을 전수해달라.
딱히 정해놓고 소품을 구입하는 곳은 없다. 어디서 무엇을 얼마에 사는지보다 중요한 건 내 공간에 어울리는지를 판단하는 거다. 그 고집이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간혹 눈앞의 것만 보고 전체적인 콘셉트를 무시한 채 무작정 채워 넣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공간에 녹아들지 않으면 금방 싫증을 느끼고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혼자 사는 당신이 집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무엇인가?
채광, 단열, 내 삶의 습관.

신만의 집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게 있나?
욕조. 현재 이 집은 좁아서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남무현 33세_그래픽 디자이너


혼자 산 지 얼마나 되었나?
1년 반 정도. 이 집에 온 지는 4개월 가까이 되었다.

낯간지럽지만 굳이 이 집의 콘셉트를 정의하자면 무엇일까?
대단한 콘셉트는 없지만, 거실을 제외한 방은 거의 실내 온실이다. 누군가가 양재 꽃시장에 살라고 한 적도 있다.

이 집을 가득 채운 것들은 보통 어떻게 구했나?
평소에 길거리를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 게 보이면 주저 없이 사는 편이다. 필요한 게 있으면 틈틈이 이베이를 통해 검색하고, 주문한다. 내 취향을 잘 아는 지인들이 선물해준 것도 많다.

잘 해놓고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솔직히 피곤하지 않나?
내가 굉장히 잘 해놓고 산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그냥 성격상 집이 지저분한 꼴을 못 본다. 무질서한 방을 바라보는 게 더 피곤하다. 혼자 살면서 생긴 습관이다.

이 집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무엇일까?
아무래도 내가 가장 아끼는 식물들을 위해 실내 적정 온도를 맞춰주는 냉난방 시스템과 습도 유지를 위한 가습기.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돈도 많이 들었을 거 같다.
원래 공장이었던 공간을 개조해 방으로 꾸민 것이라 바닥 기초 공사와 공간을 분리하는 가벽 설치에 제법 많은 투자를 했다. 반면 식물에 투자하는 비용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든다. 주로 근교에 있는 농장에 가서 구해오는 편이라 서울 시내 일반 화원의 최소 30% 정도 싼 가격으로 구입한다. 가끔 정말 사고 싶지만 국내에 없는 식물은 이베이에서 주문하기도 한다. 그럼 국내 시세의 반값에 구입할 수 있다.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어디인가?
쉴 땐 거실에서 탁구 치는 시간이 가장 많다. 물론 친구들이 놀러 왔을 때다. 혼자 있을 땐 침대에서 영화를 보거나 식물들을 관찰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흔한 남자들을 위해 잘 사는 팁을 전수해달라.
내 기준으론 방에 너무 많은 것을 채워 넣으면 좋아 보이지 않는다. 감각이 유독 뛰어나지 않고선 힘들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소재와 색감을 통일하는 것. 만약 원목 테이블이 있다면 함께 구성하는 의자, 침대, 선반 등 다른 가구도 원목으로 구성하면 깔끔하다.

혼자 사는 당신의 집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무엇인가?
재미있는 구조, 채광과 통풍, 탁 트인 전망.

당신만의 집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게 있나?
거실에 축구와 영화, 게임을 즐기기 위한 빔 프로젝터와 사운드 시스템을 설치해야 하는데 아직 못하고 있다. 이제 곧 할 계획이다. 또 하나 원대한 꿈은 테라스에 유리 온실을 만드는 거다.



목영교 34세_디자이너


혼자 산 지 얼마나 되었나?
스무 살 때부터 혼자 살았으니 올해로 14년 차다.

이 집의 콘셉트를 정의하자면?
클래식한 분위기의 1970~1980년대 미국식 주택.

이 집을 가득 채운 것들은 보통 어떻게 구했나?
작은 소품들은 여행하면서 구입하거나 가져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공간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여기저기 많이 다니는데, 그때 틈틈이 사서 모아 둔다. 거실에 있는 것 중 몇 가지는 전시를 위해 만들었던 가구와 소품들이다.

잘 해놓고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솔직히 피곤하지 않나?
어지르는 것은 5분이면 충분하지만 정리하는 데 열 배는 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틈만 나면 정리하고 청소한다. 나중에 한꺼번에 하는 게 오히려 더 피곤하고, 또 서럽기도 하다.

이 집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무엇일까?
따뜻한 온기와 음악.

돈도 많이 들었을 거 같다.
가장 많이 투자한 건 오래된 빈티지 가구들이다. 쓸수록 눈이 즐겁고, 매력이 배가된다. 이 중 싸게 산 건 별로 없다. 투자를 한 만큼 더 기억에 남고, 애지중지 관리하게 된다.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어디인가?
1950년대에 쓰던 사무용 책상과 낡은 암체어가 있는 거실에 주로 머문다. 집에 있을 때는 주로 작업을 하고, 음악을 듣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흔한 남자들을 위해 잘 사는 팁을 전수해달라.
정리만 잘해도 꾸미는 것보다 멋진 집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Less is more’다. 그럼에도 뭔가 더하고 싶다면 잘 정리된 방에 드라이 플라워나 에어 플랜트, 선인장 등을 키우거나 관리가 쉬운 식물들을 추천해본다. 산책하면서 주웠던 솔방울이나 나뭇가지들도 가끔 멋진 소품이 된다.

혼자 사는 당신이 집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무엇인가?
집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체크하는 부분은 채광과 화장실 그리고 난방이다. 꾸미고 구성하는 건 그다음이다.

당신만의 집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게 있나?
테라스에 좋아하는 화분과 작은 티테이블을 놓고 반려견과 함께하는 브런치.



엄건식 29세_터미너스 매니저


혼자 산 지 얼마나 되었나?
이제 겨우 2년 정도 되었다.

이 집의 콘셉트를 정의하자면?
나의 쉼터이자 친구들의 쉼터이다. 온전히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집을 가득 채운 것들은 보통 어디서 구했나?
일정하지 않다. 방법이 꽤 여러 가지 있는데, 친구들에게 얻기도 하고 벼룩시장에서 구한 것도 있다. 보통은 이케아에서 애용한다.

이렇게 잘 해놓고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솔직히 피곤하지 않나?
진짜 피곤해질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매일 정리한다. 한참 쌓아놓고 정리하는 게 더 큰 일이다. 오랜 세월은 아니지만 혼자 살며 터득한 방법이다.

이 집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무엇일까?
침대, 그리고 책상.

돈도 많이 들었을 거 같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얻거나 싸게 구하거나, 합리적인 브랜드를 이용한 저렴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책상과 식탁은 디스플레이 제품을 운 좋게 구했다. 각각 3만원, 8만원이다. 대신 완벽한 휴식을 위해 침대만큼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그 몇 배의 값어치를 누리고 있다.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어디인가?
사실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춘 실용적인 공간으로 구성하려고 했으나, 결국 실상은 침대다. 매번 투자하길 잘했다고 느낀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행할 수 있는 팁을 전수해달라.
혼수가 아닌 이상, 굉장한 부자가 아닌 이상 혼자 사는 남자들에게 비싸고 좋은 가구와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름 생각해낸 방법이 흠이 나거나, 오래되어 값어치가 떨어진 상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거다. 외관의 흠집이 영 마음에 걸리면, 좋아하는 브랜드의 스티커나 포스터, 사진 같은 것을 무심하게 붙여놓으면 된다. 일부러 붙인 것처럼 말이다.

혼자 사는 당신이 집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무엇인가?
교통, 채광, 난방.

당신만의 집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게 있나?
연말을 맞아 트리 장식을 멋지게 해두고 싶었는데, 이 작은 집에선 엄두가 안 난다. 벌써 두 해를 같은 마음으로 그렇게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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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조성재
Editor 최태경

2015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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