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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n to be Wild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몸을 눕히고 무료하게 창밖만 보며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 아니다.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는 자동차 여행을 떠나보자. 튼튼한 자동차와 지도, 직접 녹음한 아이팟, 어떤 길에든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가짐만 갖추었다면 최고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br><br>[2008년 5월호]

UpdatedOn April 27, 2008

Photography 게티이미지 editor 이기원

1 아이슬랜드, 아이스링로드
자동차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아이스링로드는 아이슬랜드에서 매우 사랑받는 곳이다. 이곳은 관광객이 비교적 적어 여유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드라이브 1,350km에 달하는 순환로를 통과해 용암이 끓는 거대한 화산 지대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일주일은 걸린다. 속도 제한이 시속 90km이기 때문. 그러나 흙과 자갈, 앞이 보이지 않는 언덕과 굽은 길, 나무 다리와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는 좁은 도로 등 서부 활극 같은 드라이브를 원한다면 최적의 장소다.
황량한 분위기와 지평선만 이어지는 단조로운 풍경에 쉽사리 질릴지 모르지만, 트레킹과 등산, 걷기와 마운틴바이크까지 자연을 벗 삼은 레포츠를 즐길 곳이 아주 많다. 여름에는 낮 시간이 18시간이나 되어 활동할 수 있는 여유도 충분하다. 빙하가 떠 있는 호수 요쿨사를론을 배로 유람하고, 스트로쿠르의 간헐 온천에서 묵거나 지열로 물을 데우는 룬가스카르의 수영장에서 쉬어보자. 이곳을 만든 것이 자연이라면,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은 아이슬랜드 사람들이다.

비용
에다 에길스타디르 호텔은 1박에 약 19만원(http://en.hoteleddn.is). 농장 게스트하우스는 1박에 약 8만원. 7일간 렌터카 비용은 90만원 정도(www.affordable.is).
‘팜 홀리데이’ 패키지는 렌터카와 숙박을 포함한 13일 코스로, 1인당 170만원 정도 (www.farmholiday.is).
카스테레오 추천곡 로이 오비슨의 ‘아이 드로브 올 나이트(I Drove All Night)’. 비요크의 곡 모두.

2 미국, 루트66
비트문학의 성경이나 다름없는 걸작 <온 더 로드>에서 작가 잭 케루악은 어디에서도 루트66이라는 명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잭 케루악은 루트66을 미국의 아이콘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이브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까지 8개 주에 걸쳐 3,380km에 달하는 길을 달리다 보면, 과거 미국 풍경들을 보여주는 옛 간판들과 주유소, 식당들을 만날 수 있다. 드라이브 도중, 소를 모는 카우보이들을 지나치면서 흔히 어린 시절에 꿈꿀 법한 미국 서부 개척기에 대한 환상을 되살릴 수도 있다. 그러다 뉴멕시코에 이르면 고층빌딩으로 이루어졌던 도시 풍경이 버려진 유령 마을로 변한다. 루트66은 이렇게 다채로운 고속도로 풍경 때문에 미국의 동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이 자동차 여행에는 특별한 계획이 필요 없다. 2주일의 시간과 목적지를 향해 직진할 수 있는 방향 감각만 있으면 된다.

비용
11일 동안 SUV 차량의 렌트 비용은 19만원 정도.
카스테레오 추천곡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본 투 런(Born to Run)’.

3 모로코, 하이아틀라스 산맥
하이아틀라스의 고원 도로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경이 좋은 자동차 여행지로 손꼽힌다. 비록 혹서혹한이 반복되는 열악한 기후 조건이지만 무슨 상관인가. 풍경이 이만큼 아름다운 곳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드라이브 마라케시부터 하이아틀라스까지 480km 구간을 한 바퀴 돌면 위험한 길이 나온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아 다데스 계곡을 벗어나면, 지금까지 지나온 길을 다 망각해 버릴 만큼 엄청난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드라이브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인 제벨 투브칼이다. 제벨 투브칼 국립공원은 하이아틀라스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잦은 곳으로, 만년설이 덮인 정상을 목표로 트레킹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산 아래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이믈릴에 차를 놓아두고 잠시 두 발로 탐험을 해보자. 험준한 산악 환경에 단련된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그곳 특유의 위스키(실은 민트티)를 마셔보거나 제벨 투브칼 산을 등반해보는 것도 좋다.

비용
작은 산등성이에 위치해 국립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뛰어난 전망을 갖춘 카스바 드 투브칼 호텔은 1박에 약 35만원 (www.kasbadutoubkal.com). 4륜 구동 자동차를 7일 동안 빌리는 렌터카 비용은 1백20만원 정도(www.121carhire.com).
카스테레오 추천곡 크로스비, 스틸스 앤 내시(Crosby, Stills and Nash)의 ‘더 마라케시 익스프레스(The Marrakesh Express)’.

4 볼리비아 안데스, 노스 융가스 로드
볼리비아의 라파즈에서 시작해 울창한 우림 지대를 지나는 80km 길이의 굽은 산길로 해발 4,800m 높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만 들으면 목가적인 풍경을 예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1년에 3백여 명이 목숨을 잃는 지옥행 고속도로다.

드라이브 노스 융가스 로드는 파라과이 전쟁 포로들에 의해 1930년대에 만들어졌다. IADB(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에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라고 이름 붙였을 때, 전쟁포로였던 망령들은 마지막으로 한 번 웃었을지도 모른다.
노스 융가스 로드는 폭이 3m를 넘지 않는 좁은 도로인데 무모한 사람들은 급회전 길과 절벽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좁은 길을 무사히 지나가려면 산양처럼 안정된 운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1,300m 아래의 코로이코 강이 내려다보이는 위험한 곳도 있는데 이때에는 운전을 보조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도 도전할 마음이 든다면, 12월에서 3월까지는 피할 것. 이때는 우기여서 갑자기 불어난 물 때문에 도로가 유실되며 차까지 휩쓸려 사라지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 정상까지 오른다 해도 드라이브가 쉽지는 않다. 도로는 흙으로 덮여 있으며 롤러코스터처럼 급강하한다. 이곳을 드라이브할 때는 두 가지 준비물을 꼭 챙겨야 하는데, 첫 번째는 맥주다. 이곳 주민들은 맥주를 땅에 부어서 토속신에게 안전 여행을 비는 관습이 있다. 물론, 두 번째 준비물은 낙하산이다.

비용
1주일 렌터카 비용은 약 40만원 (www.imbex.com). 라파즈 라디슨플라자 호텔은 1박에 30만원 정도(www.radisson.com).
카스테레오 추천곡 데스메탈, 슬래시 메탈 곡이면 무엇이든 좋다.

5 알래스카에서 케이프혼까지
26,000km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하는 이 길은 도로 여행의 끝장을 볼 수 있는 코스라 할 만하다. 15개 국가를 두루 둘러볼 수 있어 매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기 마라톤이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알래스카에서 케이프혼까지의 드라이브는 크게 권장할 일은 아니다. 온갖 불편과 장기간의 피로를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시간과 돈과 굳은 각오와 자동차가 있다면, 최고의 대륙 횡단 자동차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우거진 정글, 꽁꽁 얼어붙은 산길, 심지어는 사막 지대도 지난다.

비용 밴쿠버에서 알래스카까지 비행기 삯은 약 33만원.
카스테레오 추천곡 당연히 마우스T vs 핫앤주시(Mousse T. Vs. Hot ‘N’ Juicy)의 1998년 곡 ‘호니(Hor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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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게티이미지
editor 이기원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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