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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四代天王

모든 감상과 비평은 독단과 편애의 결과이다. 여기 <아레나>가 편애해 마지않는 4곳의 호텔 레스토랑 스테이크가 있다. 그 편애의 이유를 맛부터 인테리어, 커틀러리, 가니시, 가격에 이르기까지 소상히 밝힌다. <br><br>[2007년 10월호]

UpdatedOn September 21, 2007

ADVICE 강지영(음식 평론가) PHOTOGRAPHY 박원태 EDITOR 김민정

르네상스서울 호텔 맨해튼 그릴|페퍼콘 소스의 한우 안심 구이

맛 ★★★★★ | 가니시 ★★★★☆ | 데커레이션 ★★★

눈치 챘겠지만 맨해튼 그릴의 스테이크는 미국 스타일이다. 일단 푸짐하다. 170g에서 510g까지 7가지의 사이즈가 있으며 고기 역시 호주산, 미국산, 한우 등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물론 가격은 한우가 제일 높다. <아레나>는 ‘미디엄’ 한우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익은 정도는 물론 코끝을 자극하는 그릴 향이 만족스러웠다. 겉면의 숯불 향에서부터 속살의 부드러움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으며 가니시(곁들임 요리)를 고기 덩어리와 한 접시에 놓지 않아 제대로 된 고기 맛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종류는 몰라도 한우 고기 맛은 단연 최고. 페퍼콘(통후추 소스)의 톡톡 쏘는 듯 알싸하게 터지는 느낌 또한 매력적이다. 가니시로는 데친 아스파라거스와 촉촉한 요크셔 푸딩이 깔끔하게 나오는데 이 요크셔 푸딩을 육즙이나 스테이크 소스에 찍어 먹으면 오묘하면서 독특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스테이크 전용 나이프를 따로 준다는 사실도 재밌다. 고기의 육질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시원하게 자르는 건 좋지만 뭔가 패밀리 레스토랑 같아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Hotel
이 레스토랑을 품고 있는 르네상스 호텔보다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맨해튼 그릴. 이곳의 스테이크를 맛보기 위해 호텔 로비를 처음 밟아본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고작 70명 내외밖에 들어갈 수 없는 작은 실내, 요란스럽지 않은 인테리어, 창문 하나 없는 공간인데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는 단 하나, 스테이크의 맛 때문이다. 미국의 메리어트 호텔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르네상스 호텔은 레스토랑과 객실 모두 미국 스타일이 강하다. 맨해튼 그릴 역시 호텔의 콘셉트를 따를 수밖에 없었는지, 등받이가 높은 가죽 의자와 어둑어둑한 내부, 벽면에 걸린 ‘아메리칸 드림’ 스타일의 액자들이 다분히 미국적이다. 12인용 소연회실 2개와 6인용 소연회실 2개가 있어 회식이나 동창 모임을 하기에도 적당하다. 문의 02-2222-8637
Course
맨해튼 그릴은 코스 이름이 독특하다. 미국산 참숯 등심 스테이크가 포함된 브로드웨이, 미국산 참숯 안심 스테이크와 전복 또는 미국산 참숯 립아이 스테이크와 왕게살이 메인인 센트럴 파크, 버터를 곁들인 바다 가재와 소안심 구이 또는 페퍼콘 소스의 한우 안심 구이를 선택할 수 있는 타임 스퀘어가 있다. 가격은 각각 6만9천원, 8만2천원, 9만8천원.
Best Table
맨해튼 그릴은 테이블 이름을 센트럴 파크, 브로드웨이, 타임 스퀘어 같은 미국의 명소로 정했다. 그중 홀이 내려다보이는 타임 스퀘어가 최고의 테이블!
Tip
전채와 디저트는 뷔페 형식으로 즐기고, 메인은 와규 안심과 등심은 물론 와규 양지 치마살, 허브 향 양갈비 구이, 왕새우 구이, 메로 구이, 아구 구이 등의 요리를 선택할 수 있는 얼티미트 런치는 주변 직장인들과 점심 모임에 인기가 높다. 가격은 3만8천원.

그랜드 하얏트 파리스 그릴|호주산 블랙 앙구스 안심 스테이크

맛 ★★★★☆ | 가니시 ★★★★ | 데커레이션 ★★★★

파리스 그릴의 스테이크는 매시트포테이토 위에 고기를 올린 정통 프렌치 스타일. 먼저 미디엄으로 주문한 고기가 알맞게 익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이프로 가운데 부분을 가볍게 눌러보았다. 나이프 테두리를 둘러싼 육즙을 보니 딱 맞게 구워진 듯. 고기를 중심으로 위에는 셔롯(보라색 양파)과 갈릭 콩피(저린 마늘)가 올려져 있고, 아래에는 매시트포테이토와 소테드 시금치가 깔려 있는데 ‘베스트 오브 베스트’의 안심 부위를 사용했다는 셰프의 말은 나이프로 고기를 자르는 순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아이도 단숨에 잘라 먹을 정도로 부드럽다. 고기에 밴 은은한 숯불 향은 굳이 다른 소스가 필요 없을 정도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닭고기 육수와 그릴 향을 살린 레드 와인 소스를 묻혀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바닥에 깔린 매시트포테이토와 함께 먹으면 퍽퍽할 수 있는 고기의 감촉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워지나 입속에 달착지근한 맛이 맴도는 게 흠. 버터 향을 적당히 품고 있는 시금치의, 푹 익지도 그렇다고 날것 같지도 않은 ‘씹히는’ 질감은 셰프의 노련함이 엿보이는 부분.

Hotel
지하 1층이라는 위치가 무색한 건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과 한강, 정원에 가득한 꽃과 풀 때문이다. 실내 분위기를 굳이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모던 캐주얼’ 정도. 내로라하는 작가의 그림이 걸린 것도, 이름난 건축가의 속 깊은 철학이 담겨 있지도 않지만 높은 천장, 나무 소재의 벽면과 테이블, 깔끔한 블랙 바닥은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편안한 마음을 갖게해준다. 공간 구석에 자리한 오픈 키친과 그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셰프들의 모습은 맛과 청결에 대한 믿음까지 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메인 홀 외에 열여섯 명이 한데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2개의 프라이빗 룸이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빈자리가 없을 만큼 한결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 문의 02-799-8161~2
Course
파리스 그릴은 알라카르테(일품 요리)를 제외하고 3가지 코스가 있다. 농어 구이와 안심 스테이크, 영계 구이 세 가지 중 메인을 선택할 수 있는 코스는 8만2천원이다. 여기에 각 코스에 맞는 와인이 함께 제공되는 특별 코스는 13만9천원으로 모엣샹동을 비롯하여 그 리스트가 범상치 않다. 또 런치 세트는 4가지 코스로 이루어져 스테이크, 파스타, 양고기, 생선 요리 등의 메인 요리가 일주일마다 바뀌면서 나온다. 가격은 3만6천원이다.
Best Table
스카이라인이 제대로 보이는 낭만적인 22번 테이블.
Tip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브런치 뷔페를 한다. 5가지 스테이션이 준비되어 있으며 여기에 샴페인 한 잔이 제공된다. 가격은 4만8천원. 주말 숙박과 함께 아침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패키지는 26만8천원.

신라 호텔 콘티넨탈|디종 머스타드 소스의 호주산 양갈비

맛 ★★★★ | 가니시 ★★★★★ | 데커레이션 ★★★☆

콘티넨탈의 양갈비 스테이크는 첫눈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고동색을 띤 고기 주위를 으깬 감자 케이크와 아스파라거스, 자연산 송이버섯이 조화롭게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양갈비 스테이크는 3~4cm로 자르지 않고 통째로 나와 육즙이 살아 있다. 하지만 미디엄으로 주문했는데 웰던에 가까운 미디엄으로 나와 살짝 질긴 느낌이 났으며 고기 자체에 불의 향이 덜 살아 있는 점이 아쉬웠다. 커틀러리는 다소 오래 구워진 양고기를 쉽게 썰어내지 못했다. 양고기 특유의 향이 싫은 이들이라면 탱탱한 송이버섯으로 입맛을 돋운 후에 고기를 먹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히려 평범해질 수 있는 스테이크 맛을 살려주는 것은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섬세한 가니시였다. 아스파라거스는 촉촉했고 송이버섯은 싱싱했으며 으깬 감자 케이크는 따로 주문해 먹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Hotel
한국 전통의 이미지를 살린 외관이나 로비와는 달리 신라 호텔 23층에 있는 콘티넨탈은 너무도 이국적이다. 과거 로코코시대의 궁전 속에 들어 온 듯한 중후한 실내 장식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한다. 대접받으러 오는 곳이 호텔이고, 콘티넨탈은 그런 손님의 의도를 읽어내고 있다. 게다가 오른쪽으로는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는 남산이 코에 닿을 듯 가깝게 에워싸고 있어 식사 시간 내내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4명부터 10명까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3개의 별실을 포함하여 총 127평, 104좌석으로 되어 있다. 서양인보다 동양인, 특히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문의 02-2230-3369
Course
트러플, 거위 간, 캐비아 등 쉽게 구할 수 없는 식자재를 사용하여 콘티넨탈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르 델리스 코스는 8만3천원. 총 8단계로 코스는 길고 양은 적게 하여 요즘 트렌드에 맞췄으며 메인 요리는 페리구 소스의 호주산 안심 스테이크다. 그 밖에 샤슈르 소스의 호주산 와규 등심과 페리구 소스의 한우 소안심을 선택할 수 있는 라 하모니는 11만3천원.
Best Table
23층에 위치하여 사방의 전망이 시원하다. 특히 낮에는 남산이 보이는 1번 테이블이, 저녁에는 서울 시내 야경이 좋은 28번 테이블이 좋다.
Tip
신라 호텔은 국내 호텔 중 처음으로 선데이 브런치를 선보인 곳으로 샐러드와 디저트, 메인까지 전 코스를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다. 토·일요일 11시부터 15시까지 건강식 위주의 메뉴가 웰빙족에게 인기가 높다. 주중에는 비즈니스 뷔페를 운영한다. 가격은 4만5천원.

조선 호텔 나인스 게이트|호주산 와규 안심 스테이크

맛 ★★★★ | 가니시 ★★★☆ | 데커레이션 ★★★☆

나인스 게이트의 스테이크는 요즘 청담동에서 유행하는 뉴욕 스타일로 소스를 고기 위에 직접 뿌리지 않고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고 있다. 이를 위해 국산 참숯을 이용하여 고기를 구워내, 그 향이 일품이다. 고기는 4백50일 이상 곡물을 먹여 키운 마블링 5등급 이상의 호주산 와규를 사용한다. 미디엄으로 주문한 스테이크는 온도나 부드러움이 적절하다. 또 투박하지 않은 스테이크 전용 나이프가 따로 나와 깔끔하게 고기를 자를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 가니시로 나온 벨 페퍼(피망), 아티초크, 브로콜리 등이 약간 간이 싱거우며 이 때문에 소스와 고기마저도 싱겁게 느껴진다. 머스터드나 홀스래디시(양고추냉이) 소스가 필수적으로 곁들어져야 할 듯하다. 조금 더 모양과 특징이 있는 가니시와 데커레이션이 필요한 듯했지만 스테이크만큼은 좋은 재료로 깊은 맛을 낸다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하다.

Hotel
나인스 게이트는 종로 한복판에 있어 특히 비즈니스 고객이 많다. 1924년 ‘팜코트’란 이름으로 시작하여 1970년 나인스 게이트로 새롭게 단장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특히 나인스 게이트는 세계가 인정한 와인 셀렉트로 명성이 높다. 실제로 지하 저장고가 떠오르는 와인 셀러가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끈다. 창 너머의 원구단(고종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웠다)이 계절 따라 변하는 모습은 풍경화를 표구하여 허공에 걸어놓은 듯하다. 북적한 종로 안에 이 정도로 잘 꾸며진 정원을 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극진한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다. 음식은 서양의 것이지만 그 외에는 동양적인 신비로움이 녹아 있는 곳이 조선 호텔 나인스 게이트이다.
문의 02-317-0366
Course
통후추 소스 로스트 호주산 리브아이 스테이크나 호주산 양갈비 숯불 구이를 메인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익스큐티브 런치 세트 메뉴는 5만8천원이다. 조선 호텔에는 비즈니스 미팅과 함께 식사를 할 경우를 배려하여 코스를 줄인 저렴한 비즈니스 세트가 있다. 수프와 메인, 디저트, 커피로 구성된 단출한 세트로 런치는 5만원, 디너는 8만원이다.
Best Table
홀 가운데 5번, 8번 테이블에서 바라보는 정원은 그 어떤 인테리어보다 화려하다.
Tip
조선호텔은 현재 송로버섯을 주재료로한 특별 디너 코스를 선보이고 있다. 샐러드부터 수프, 가니시까지 제철의 신선한 송로버섯을 사용하였으며 가격은 12만8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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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ICE 강지영(음식 평론가)
PHOTOGRAPHY 박원태
EDITOR 김민정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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