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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맥주

On December 12, 2013

여름에 맥주가 더 자연스럽다. 하지만 너무 뻔하다. 겨울에 맥주로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도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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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 부클레 울 코트는 빅터 앤 롤프 by 쿤, 이너로 입은 감색 터틀넥 니트는 우영미, 검은색 터틀넥 니트는 송지오 옴므, 검은색 팬츠는 산드로,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반지는 스쿠도 by 유니페어, 팔찌는 불레토 by 유니페어 제품.

1. 눈 속에 푹푹 꽂아두었다가 마시기
사람들에게 물었다. 겨울에 맥주를 마신다면 어디서 어떻게 먹고 싶을 것 같니? 하고. 많은 사람들이 스키장에서 스키나 보드를 타고 내려왔을 때, 눈 속에 꽂힌 맥주를 쑥, 뽑아서 마시고 싶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 그러고 보니 차가운 물에 맥주를 담갔다가 마신 적은 있는데 눈 속에 꽂아두었다가 마신 적은 없다. 맥주는 여름에는 4~8℃, 겨울에는 10~14℃가 권장 온도다. 맥주는 4℃보다 낮은 온도에서 맛이 변한다. 쓴맛이 특히 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눈밭에서 꺼낸 맥주는 여름의 맥주와 맛이 다르다. 써야 맥주지! 더 강한 쓴맛에 도전하자. 일단 스키장으로! 아, 군밤, 군고구마랑 같이 먹는 맥주도 맛있겠다.

2. 샴페인 잔에 마시기
맥주를 왜 샴페인 잔에 마시냐고 어이없어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여러 나라에서 맥주를 샴페인 잔에 따라 마신다. 거품 때문이다. 샴페인 잔을 보통 플루트라고 부르는데, 가늘고 길고, 입에 닿는 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 좁다.
그래서 거품을 오래 유지한다. 맥주는 거품, 아닌가? 좋은 맥주일수록 거품이 달다. 하지만 맥주 거품을 제대로 느끼며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있나? ‘원샷’ 하느라 다 날려버리지. 샴페인 잔에 맥주를 따라, 잔을 흔들며 마셔보자. 거품이 사라지면 더 맹렬하게 잔을 흔들자(해보면 은근히 재밌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플루트는 다리를 잡는다. 그래서 손바닥의 온도가 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차가운 맥주를 더 차갑게 마실 수 있다. 겨울이니까, 도전!

3.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
간단하다. 마트에서 맥주를 사서 집에 온다. 병을 원하는 모양대로 쌓는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럴듯한 트리가 완성된다.
12월, 거실에 이런 장식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트리는 주의할 사항이 있다. 자꾸 트리가 작아진다.
볼 때마다 한 병씩 꺼내 마시게 되기 때문에. 뭐, 그것도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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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 부클레 울 코트는 빅터 앤 롤프 by 쿤, 이너로 입은 감색 터틀넥 니트는 우영미, 검은색 터틀넥 니트는 송지오 옴므, 검은색 팬츠는 산드로,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반지는 스쿠도 by 유니페어, 팔찌는 불레토 by 유니페어 제품.

4. 얼음 맥주 칵테일 만들기
너무 차게 마시면, 예를 들어 얼 정도로 차게 마시면 맥주 맛이 쓰다고 옆에서도 얘기했다.
그렇다면 오히려 얼음 맥주 과자는 어떨까? 냉동실에서 얼음 얼리는 플라스틱 틀을 꺼내 물 말고 맥주를 붓는다. 서너 시간 후에 과자처럼 먹으면 오, 의외로 고소하다. 처음엔, 뭐지, 하는 마음으로 하나둘 먹다가 금방 열 개쯤 먹게 된다. 취하지도 않는다.
이 얼음을 숟가락으로 잘게 부숴 컵에 담고 토마토 주스를 부으면 ‘레드아이’라는 칵테일이 된다. 맛은… 별로…였는데, 위아래로 골고루 섞었더니 괜찮아졌다. 토마토 주스와 맥주의 조화는 마셔보기 전엔 맛을 예측할 수 없다. 마시면 고개를 끄덕인다. 겨울이니까, 급할 게 없으니까, 맥주로 이런 것도 만든다.

5. 블라인드 테이스팅
맥주 맛을 결정하는 건 보리와 홉이다. 홉도 보리처럼 식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홉은 쓴맛과 향기를 담당한다. 거품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니까 맥주 맛은 하정우가 CF에서도 강연했듯 보리와 홉이 반응해서 이루어내는 결정 같은 거다.
여름엔 주로 더워서 맥주를 마신다. 순식간에 잔을 비운다. 보리가 어떻고 홉이 어떻고 느낄 겨를이 없다. 그러고 보면 맥주 맛을 천천히 느끼며, 비교하며 마실 기회가 없다. 겨울엔 할 수 있다. 여러 개의 맥주를 준비해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해보자.
보리와 홉이 만들어내는 맛과 향을 느껴보자. 맥주의 새 세계가 열린다. 와인만 섬세한 게 아니다. 사진을 봐라.
세 종류의 맥주가 색부터 다르다.


정말, 겨울 맥주
‘듀체스 드 부르고뉴’도 마셔보자. 부르고뉴? 와인?
맥주다. 와인 같은 맥주.

벨기에 플란더스 서쪽 지역의 에일 맥주. 영국식 포터 에일 맥주에서 분화됐지만 지금은 맛의 차이가 극명하다. 오크통에서 18개월간 숙성시킨 후 8개월 된 ‘어린’ 맥주와 블렌딩해서 만든다.
그래서 색이 붉다. 짜릿한 신맛이 나며 당연히 오크 향도 난다.
홉의 쓴맛과 과일의 신맛이 어우러진 맥주라니.

천천히 마셔도 좋은 겨울 맥주다(시다, 셔!).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에 비해 드라이하고 스파클링 와인과 비교하면 달지 않다.
와인 맥주라고도 불린다. 같이 마신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했다. “맛이 희한하네.” 병도 와인 같다. 코르크 마개가 달린 큰 병(750ml)이 3만원대, 작은 병(330ml)이 1만3천원이다.
벨기에의 브루어리 페어해게 회사에서 만들었다.

photography: 조성재
editor: 이우성

여름에 맥주가 더 자연스럽다. 하지만 너무 뻔하다. 겨울에 맥주로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도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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