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정용화의 반전

언제나 正道(정도)를 걷는 듯 보이는 그에게 자유로운지 물었다. “내가 분명하게 그어놓은 선 안에서 자유롭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미래의 선택> 박세주는 반전의 인물이다. 정용화에게도 스스로 정해놓은 경계를 넘어설 반전의 날이 올까. 언젠가 그 선을 넘고는 또 별일 아니라는 듯 덤덤하게 웃어 보일 그가 그려졌다.

UpdatedOn December 05, 2013

/upload/arena/article/202101/thumb/13528-439217-sample.jpg

구름 패턴이 들어간 후드 코트는 겐조 옴므, 검은색 롱 베스트는 앤 드뮐미스터 제품.

드라마 촬영장에서 바로 오느라 피곤하겠다.
괜찮다. 드라마는 할 때마다 재밌다.

드라마 <미래의 선택>을 시작하면서 나름 기대가 있었겠다. 캐릭터에도, 자신에게도.
실제 내 나이보다 많은 역할은 처음이라는 점이 좋았다. <미래의 선택>이 거의 2년 만에 맡은 작품인데 전작들을 보니 내가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싶었다.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 뭘 보고?
화면 보고.(웃음) 늙었다는 건 아닌데, <미남이시네요> 할 땐 완전 애기였더라. 전작들에선 (박)신혜랑 호흡을 맞췄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선배님들과 함께해서 새롭게 배울 게 많다. 스케줄로 몸이 피곤하긴 해도 촬영은 재밌게 하고 있다.

박세주를 맡으면서 준비하면 좋겠다, 싶은 게 있었나?
구체적으로 연기에 앞서 어떻게 해야지, 하는 생각은 일부러 안 하고 시작했다. 전작들은 연기 수업도 받고 하면서 내가 극중 캐릭터로 변하려고 노력했는데, 이번엔 박세주를 원래 정용화인 것처럼 편하게 하자, 내 느낌대로 가자, 했다. 그러니까 연기하기가 훨씬 편해지더라.

본인이 믿고 있는 부분에 확신이 있고?
그렇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며 가는 중이다.

/upload/arena/article/202101/thumb/13528-439219-sample.jpg

칼라에 가죽 버클이 장식된 검은색 코트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upload/arena/article/202101/thumb/13528-439220-sample.jpg

검은색 터틀넥 니트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반지는 스쿠도 by 유니페어 제품.

드라마를 둘러싼 수치라는 게 있다. 시청률을 말하는 거다. 그런 걸 떠나 배우 정용화로서 스스로 느끼는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맞다. 나는 이 작품과 역할을 맡은 것에 전혀 후회가 없다.

감정을 모두 꺼내놓는 게 아니라 조금 눌러서 표현한다는 느낌이 들더라.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다. 예전에 연기한 걸 보면 내가 봐도 민망한 부분이 있다. 내가 아니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드니까. 지금은 순간순간 내 원래의 표정도 나오는 것 같아서 좀 더 현실감 있어 보이고 좋다.

지금까지 자상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박세주도 그렇더라. 현실에선 찾아보기 힘든….
(웃음) 그치, 있을 수가 없지.

개인적으론 미래가 박세주를 선택했으면 좋겠다.
나도! 정말 나랑 됐으면 좋겠다!

드라마의 상황이 실제라면 본인에게 더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나?
당연하지. 지금 박세주가 답답해 죽겠다.

더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서?
이렇게까지 좋아하는데… 아, 또 사투리 나온다.

괜찮다. 사투리 써도 된다. 이건 영상 인터뷰가 아니다.
아, 그렇네. 이렇게까지 하는데 너무한 거 아이가~.

지금 너무 욱했다.(웃음)
은혜 누나한테 현장에서 가끔 그런다. 나 좀 봐주라고. 그럼 누나가 그런다. 내가 안 보고 싶어서 안 보냐고. 대본에 그렇게 나와 있다고.(웃음)

드라마 촬영 환경에 대한 각오는 하고 시작했을 테고, 현장에서 역할에 몰입하는 데 쏟는 에너지가 상당할 텐데.
체력적으로 힘든 건 문제가 안 된다. 다만, 대사가 길 때….(웃음)

현장에서 필요한 순발력은 무대에서 이미 단련되었겠다. 드라마 촬영하는 동시에 일본 투어도 진행 중이다. 그게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다.
엇! 우리가 하는 투어도 ‘아레나’인데.(웃음) 사실 어떤 공연이든 끝난 후에 뻗는 건 똑같다. 그런데 촬영장에서의 에너지와 공연 무대에서의 에너지가 좀 다른 것 같다. 무대에 설 땐 오히려 관객에게 기를 받는다.

/upload/arena/article/202101/thumb/13528-439221-sample.jpg

감색 울 코트는 골든구스 디럭스, 검은색 데님 재킷· 디스트로이드 진 팬츠 모두 데님 앤 서플라이 랄프 로렌 제품.

“예전에 공연만 할 땐 오히려 부담이 심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엔 항상 시험 치르는 기분이었고, 잘해야 한다는 주문을 셀 수 없이 외웠다. 요즘은 무대에 대한 부담감보단 즐기자’는 주의로 바뀌었다. 바쁜 와중에 무대에 설 때 오히려 더 재밌게, 즐기면서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관객도 더 즐기는 것 같더라. 무대 자체를 즐기는 여유가 좀 생겼다.”

/upload/arena/article/202101/thumb/13528-439222-sample.jpg

검은색 턱시도 수트·칼라 디테일의 셔츠는 모두 지방시 by 리카르도 티시,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벌써 데뷔 5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음악과 연기, 주위를 아우르는 시스템을 어느 정도 컨트롤하고 있나?
드라마 촬영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2회 공연하고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오고… 공연을 해야 하니까 목 관리도 해야 하고, 몸 관리도 해야 하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걸 대부분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상당하다. 그러면서 더 책임감을 갖게 되고, 더 많은 걸 배운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한결같을 순 없을 거다.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을 테고.
물론 그렇다. 팀으로 서는 무대에서 나 혼자 최선을 다한다고 잘되는 게 아니니까. 예전에 공연만 할 땐 오히려 부담이 심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엔 항상 시험 치르는 기분이었고, 잘해야 한다는 주문을 셀 수 없이 외웠다. 그러다 작은 실수라도 하나 하면, 혼자 꿍해 있을 때도 있었고. 요즘은 무대에 대한 부담감보단 ‘즐기자’는 주의로 바뀌었다. 바쁜 와중에 무대에 설 때 오히려 더 재밌게, 즐기면서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관객도 더 즐기는 것 같더라. 무대 자체를 즐기는 여유가 좀 생겼다.

로커의 라이프스타일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오늘 보니 밝으면서도 정적이고 차분한데.
거침없는 로커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할 때도 물론 있지만 나란 사람 자체가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다. 나 자신이 그렇지 않은데 그런 음악을 하는 건 거짓말이 되는 거니까. 록이라는 장르 안에서 내 식대로 하는 거다. 나는 그저 음악에 나를 담고 싶다.

보는 눈이 많아질수록 억측이나 오해도 많아진다. 그런 것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
무언가에 신경 쓰는 성격은 아니다. 내가 선택한 부분에 후회도 잘 안 하는 편이고. 단, 내 기준에서 엇나가는 걸 스스로 용납하질 못한다. 정해놓은 선 안에서 넘어서려 하면 본능적으로 제어하게 된다. 내가 엇나간 상황을 머릿속으로 미리 상상을 하는 거지. 그럼 너무 고통스럽다. 한번쯤은 그걸 넘어서야 하는데, 잘 안 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후회하겠지. 그래도 지금 아니면 못할 일들이 많다. 열심히 해야지.

지금 이렇게 열심히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뭘까?
나는 돈이 많다고 행복한 사람도 아닌 것 같고… 꾸준히 일하는 게 목표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간다는 성취감과 쾌감을 느끼는 게 좋다.

25세 또래의 ‘보통 삶’에 대한 동경은 없나?
부러움도 있지.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나 또한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거다. 수만 명 앞에서 공연할 수 있는 자리인데, 당연히 감수해야지. 내가 무언가를 가졌다면 다른 하나는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그걸 못 참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25세 청년에게서 나오기 힘든 이야기다.
나 늙었나?(웃음)

애늙은이 같다.

/upload/arena/article/202101/thumb/13528-439223-sample.jpg

“드라마 촬영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2회 공연하고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오고… 공연을 해야 하니까 목 관리도 해야 하고, 몸 관리도 해야 하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걸 대부분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상당하다. 그러면서 더 책임감을 갖게 되고, 더 많은 걸 배운다.”

/upload/arena/article/202101/thumb/13528-439218-sample.jpg

회색 부클레 울 코트는 빅터 앤 롤프 by 쿤, 이너로 입은 감색 터틀넥 니트는 우영미, 검은색 터틀넥 니트는 송지오 옴므, 검은색 팬츠는 산드로,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반지는 스쿠도 by 유니페어, 팔찌는 불레토 by 유니페어 제품.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하나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박만현,김미현
HAIR 이혜영(AVEDA)
MAKE-UP 이미영

2013년 12월호

MOST POPULAR

  • 1
    Beyond The World
  • 2
    EXOTIC FAIRY TALE
  • 3
    <아레나> 5월호 커버를 장식한 배우 송중기
  • 4
    NEO GENDER
  • 5
    꽃구경도 식후경

RELATED STORIES

  • CELEB

    2022 17th A-awards

    에이어워즈는 진정 연말의 신호탄이다. <아레나>의 독자와 친구들을 서슴없이 불러 모아 만끽했던 제17회 에이어워즈의 밤을 돌아봤다.

  • CELEB

    김종현, ”솔로 앨범 은 팬들을 향한 마음을 담아내”

    김종현의 뉴이스트에서 솔로로 컴백 인터뷰와 화보 미리보기

  • CELEB

    NCT 태용, 창작의 힘

    NCT 127의 리더 태용은 멈추지 않고 창작한다. 가사, 비트, 그림, 영상, 무엇으로든 표현하는 태용은 만들면서 힘을 얻는다.

  • CELEB

    최원영, “<슈룹> 즐거운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남달랐다”

    배우 최원영의 남성미 넘치는 화보와 인터뷰 미리보기

  • CELEB

    금새록, <사랑의 이해> “삶에서 가장 즐거운 건 연기”

    배우 금새록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은 화보 미리보기

MORE FROM ARENA

  • REPORTS

    예쁜 여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휴가 안 가세요? 조명 테스트를 하고 있을 때 이엘리야가 다가와 물었다. 그녀는 한 손에는 음료수를 들고, 입에는 초코과자 가루를 묻힌 채 우물거리고 있었다. 동그랗고 큰 눈에는 장난기가 서려 있었는데, 그 모습이 귀여워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 LIFE

    실제와 허구 사이, 오토픽션의 윤리란?

    김봉곤 작가가 실존 인물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페이스북 메시지를 그대로 자신의 소설에 쓴 것으로 밝혀져, 해당 인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작가는 젊은 작가상을 반납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안이한 초기 대처에 문단 위기론까지 등장했고, 그의 작품은 문학이 아니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김봉곤 작가가 퀴어로서 당사자성을 지닌 오토픽션을 쓴다는 것은 모두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로, 그 자체로 문학적 성취로 여겼으며, 기꺼이 읽었다. 그것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 어떤 윤리를 저버렸는지 우리는 놓쳤던 걸까? 한편, 타인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만으로 예술이 아닐 수 있을까? 홍상수의 영화는 술자리에서 들은 인상적인 말을 대사로 그대로 쓰는 걸로 유명하고, W. G. 제발트를 비롯한 작가들은 타인의 삶을 소설처럼 쓴다. 예술에 삶을 끌어오는 문제에 대해 엄밀히 들여다볼 기회가 필요했다. 예술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어떤 윤리로 넘나들어야 하는 걸까?

  • FASHION

    여행이 끝난 후에

    숙소로 돌아온 여행의 밤, 온종일 모아둔 기념품을 백팩에서 쏟아냈다.

  • INTERVIEW

    이동욱이라는 장르

    최근 이동욱은 능글맞은 형사를 연기했다. 그 전에는 구미호를 연기했고, 조금 더 오래전에는 저승사자였다. 이동욱은 다른 장르, 다른 캐릭터를 선택한다. 그에게 새로운 시도는 불가결이고, 도전은 동력이다.

  • CAR

    제네시스 구독해

    쉽고 편하고 안전하다. 제네시스의 차량 구독 서비스 ‘제네시스 스펙트럼’이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갖추고 돌아왔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