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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르의 겁나는 에너지

해마다 이맘쯤 되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젊음과 열기로 도시 전체가 한증막이 된다.바로 소나르 뮤직 페스티벌(Sonar Music Festival)이 열리기 때문! `익스트림`이란 단어로도 부족할 만큼 짜릿하고 뜨거운 3일 동안의 기록을 포토그래퍼 김일다가 생생하게 전한다.<br><br>[2007년 8월호]

UpdatedOn July 21, 2007

Photography 김일다 Editor 이민정

‘ 소나르=코즈모폴리턴’. 여성지도, 칵테일도 아니다. 소나르와 관련한 이야기다. 바르셀로나라는 지역성이 무색할 정도로 소나르 행사가 열리는 이곳은 말 그대로 ‘세계의 압축’ 자체니까. 음악을 통한 ‘We are the one’은 상투적인 구호가 아님을 느끼게 한다. 피부색이 무엇이든, 어느 지역에서 왔든, 나이가 몇 살이든(사실 이건 좀 아닌가?) 좋은 음악이 있으면 그것으로 어느새 모두 코즈모폴리턴이 된다. 아쉽게도 일 년 가운데, 그것도 6월 중순의 단 3일 동안이지만.
소나르 뮤직 페스티벌의 원래 타이틀은 ‘Barcelona International Festival of Advanced Music and Multimedia Art’다. 요약하면 일렉트로닉과 멀티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음악 페스티벌. 전진적인 음악을 새롭게 선보이는 것은 물론 그래픽, 영상 디자인, 인터랙티브 전, 게임과 패션, 사진 등을 접목하여 즐길 수 있게 만든 축제이자 향연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턴가 이런 타이틀을 조금씩 가리더니 올해는 일렉트로닉의 강한 색채를 덜어내고, 그야말로 모든 게 섞인 크로스오버적인 성격의 페스티벌로 변해버렸다. 그동안 음악 세계에서 ‘새로움’과 ‘현재’의 대명사처럼 여겨온 일렉트로닉이라는 영역을
더는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 아닌(어쩌면 새롭다는 표현이 무색하게!) 다른 장르와의 조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 인간성과 비인간성, 나와 너, 그리고 내 환경과 다른 환경의 완벽한 어울림을 제시해주고, 아울러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우리네 오랜 속담을 되새기게까지 하니 말이다. 그래서 열네 번째를 맞은 이번 축제에서는 유독 장르가 묘한 음악이 많았을 뿐 아니라 음악을 베이스로 영상이나 퍼포먼스 같은 다른 영역과의 실험성 짙은 과감한 크로스오버를 눈과 귀가 저릿하도록 보고 들을 수 있었다.

Sonar de Dia와 Sonar de Noche
여러 해에 걸쳐 페스티벌에 참석하다보니 스페인어인 ‘Dia’는 ‘Day’, ‘Noche’는 ‘Night’임을 알게 됐다. 그러니깐 Sonar de Dia는 Sonar by day인 셈. 무슨 뜻인지 캐내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배우게’ 됐는데 바로 이 사실이 소나르의 가장 큰 특징이다. 바로 ‘배움(Learning)’이다. 소나르가 다른 행사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면 행사 후의 술취함, 두통, 피곤, 운 좋으면 얻게 되는 늘씬한 여자친구로 마무리 짓는 게 아니라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 특히 낮에 행사가 열리는 CCCB(Centre de Cultura Contempornea de Barcelona, 바르셀로나 현대 문화 센터)와 MACBA(Museu d’Art Contemporani de Barcelona, 바르셀로나 현대 미술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서로 다른 5군데의 섹션, 소나라마 (Sonarama), 소나르 돔(Sonar Dome), 소나르 빌리지(Sonar Village), 소나르 콤플렉스(Sonar Complex), 에세나리오 홀(Escenario Hall)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비상업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음악들은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참고로 소나르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비상업과 상업의 경계를 낮과 밤이라는 ‘완벽한’ 시간차로 명확히 구분한다). 좋고 나쁨을 구분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자유롭게 느끼려는 시도가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낮 행사에서는 유독 여기저기 누워 있는 젊은이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그렇다면 밤은 어떨까. 소나르의 조직력은 어쩌면 바르셀로나 전체의 힘인지도 모르겠다. 스페인이 왜 유독 인포그래픽(Infographic, 정보를 그래픽으로 쉽게 전달하는 영역)이 강한지 도시를 돌아다니면 알게 된다. 모든 정보 전달이 아주 명확하고 단순하게 잘 짜여 있어 타고난 길치라도 한 번에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Sonar by night는 MACBA와 CCCB가 있는 곳에서 대략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그랑비아 페리아(Fira Gran Via, M2)라는 곳에서 열리지만 휴대하기 편한 약도와 스케줄 가이드만 있으면 충분히 갈 수 있다.
특별히 개설한 버스 노선까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이 M2라는 곳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규모가 메가급이다. 축구장의 2배를 웃도는 공간을 4개의 다른 섹션(Sonar Park, Sonar Club, Sonar Lab, Sonar Pub)으로 나뉘었는데 별천지가 따로 없다. 게다가 참여하는 뮤지션의 이름을 들으면 머리칼이 설 정도! 비스티 보이스(Beastie Boys), 저스티스(Justice), 티모 매스(Timo Maas), 애즈 원(As one), 나초 마르코(Nacho Marco), 제프 밀스(Jeff Mills) 등과 같은 뮤지션과 디제이들이 미친 듯이 함께 어우러진다니. 낮과는 대조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다분한 상업성 짙은 행사였지만 그 규모와 구경꾼들의 신바람 난 표정은 가히 압권이었다.
올해 소나르의 키워드는 ‘Experience’와 ‘Participation’이었다. 이곳에서 어슬렁거리다 알게 된 스코틀랜드 태생의 제임스 다니엘의 문장이 떠오른다. “내가 해마다 이곳에 오는(Participation) 이유는 말이지. 단순히 바르셀로나와 세뇰리타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뭔가 다음에 대한 대안(Experience)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야.” 백문이 불여일견. 경험을 통한 대안을 찾고 싶다면 내년 6월을 기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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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김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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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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