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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는

우리는 오늘 만났다. 나는 모니터 앞에 앉았고, 레인보우의 고우리는 나무 벽 앞에 섰다. 그녀는 카메라를 노려보았고, 날카로운 그녀의 표정이 모니터에 떠올랐다. 고우리가 쇠사슬을 당길 때마다 세상에는 그녀의 팬이 한 명씩 늘어날 것 같았다.

UpdatedOn September 26, 2013

가죽 점프수트는 앤디앤뎁, 브라톱은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가죽 팔찌는 데멘드 데 뮤테숑 제품.

이제는 2G 폰 안 쓰나?
하하, 이젠 안 쓴다. 친한 언니가 제발 스마트폰 쓰라면서 사줬다. 폰을 쥐고 사는 성격이 아니라서 신경 안 썼었지. 이젠 잠깐만 안 봐도 대화를 못 알아들으니까 나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보게 된다. 그래도 남들에 비해 안 하는 편이다.

정말? 조금 전까지 트위터 보고 있더니.
트위터에 웃긴 사진을 많이 올린다. 셀카는 재미없고, 일상 사진도 먹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먹는데 왜 살이 안 찔까?
주기가 있다. 먹을 때는 확실히 보충해주고, 안 먹을 때는 식단 조절하면서 운동한다. 그래도 먹는 것만큼 재밌는 일은 없지.

난 연애하는 게 제일 재밌던데? 연애할 때는 주로 뭘 먹었나?
그때는 대학생이었으니까 떡볶이를 주로 먹었다.
한국체육대학교 앞에 싸고 양 많기로 유명한 떡볶이집이 있었거든. 학교 앞 식당도 많이 갔다. 매일 그날의 찌개라고 있었다. 부대찌개, 제육볶음 나오는 날이면 꼭 갔지. 그리고 양푼에 비빔밥 해먹는 날도 있고, 고추장과 간장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까다롭지 않아서 남자친구가 좋아했겠다.
딱 스무 살에 할 수 있는 연애를 했다. 함께 자전거 타고, 지하철 타고. 재밌었다. 너무 재밌었지.
내가 서울 사람이 아니어서 더 그랬을 거다. 하하.

전주도 큰 도시인데?
서울에 비하면 소도시지. 서울 올라오고 나서 뭐든 신기했다. 정말 넓구나. 매번 느꼈지.

검은색 재킷·검은색 쇼츠 모두 닐 바렛, 브래지어는 비나제이 제품.

쉴 때는 뭐하나?
예전부터 책방 가는 걸 좋아했다. 만화책은 어렸을 때 다 끝냈고.

그럼 고우리에게 최고의 만화는 뭘까?
진짜 어려운 질문이다. <드래곤볼>도 좋아했는데, 애니메이션으로만 봤다. Z 끝내고 GT까지 봤는데, 주인공들이 약 먹고 다시 어려져서 관뒀다. 가뜩이나 안 늙는데!

GT는 진정한 <드래곤볼>이라고 하기에는 무리지.
프리저와 싸울 때까지가 좋았다.

요즘은 뭘 읽고 있는데?
얼마 전 <빅 픽처> 끝냈고, <1Q84>는 이름이 헷갈리고, 어려워서 잠시 쉬고 있다. 기욤 뮈소의 <종이 여자>를 읽기 시작했다.
아, 그러고 보니 대학교 때 신문 만들었다. 나도 기자였다. 신문 동아리에서 기사 쓰면서 느꼈지만 기자는 정말 힘든 직업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음, 솔직할 수 없는 직업이랄까? 적성이 맞아야만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난 아직도 뭐가 적성에 맞는 일인지 모르겠던데.
하긴 어느 직업이나 그렇겠지.

그럼 왜 아이돌을 직업으로 선택했나?
전공이 발레였고, 무대에 오르는 건 자신 있었다. 처음 춤출 때는 어렵다고 못 느꼈다.

▶ 양옆이 트인 검은색 드레스는 서리얼 벗 나이스, 안에 입은 호피 무늬 수영복은 코데즈 컴바인 이너웨어, 그물 스타킹은 아메리칸 어패럴, 액세서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무대에 오르는 것 외에도 힘든 일이 많지 않을까?
연습도 힘들다. 만일 이런 과정들을 다 알고 있었다면, 아이돌이란 직업을 쉽게 선택했을까? 아마 몰랐으니까 뛰어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연예인이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운이 좋았다.

아이돌 되고, 후회한 적은 없고?
물론 있다. 다른 연예인들도 다들 똑같이 하는 말인데, 사람 때문이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 법이니까.
이 사람, 저 사람 전부 다르다. 하지만 다른 것이지 틀린 건 아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서로 편하게 살 수 있을 텐데, 타인의 다름을 인정 안 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은 그런 사람을 만나면 노하우가 생겨서 잘 피할 수 있지만, 처음에는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그렇게 능구렁이가 되는 것 같다.
하하하 뭐 어떻게 보면 좋은 거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사는 거니까. 그것 외에 다른 일은 어렵다고 할 수 없다. 이 직업이 가진 필연적인 고뇌들이다.

고우리의 화두는 뭔가?
평범하다. 나는 뭘 잘할 수 있을까? 내게는 뭐가 어울릴까? 나는 어떤 아이일까? 나의 매력은 뭘까? 이런 것들이다. 그래서 머리를 잘라보고, 다양한 것을 많이 시도하는 편이다. 연기를 하면 잘 할지, 랩을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하다.

랩을 하니까 가사도 직접 쓰나?
가사를 쓰긴 쓰는데, 새삼 느꼈다. 나는 밝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하하.

그물톱은 스타일리스트소장품,검은색 브라톱은 코데즈컴바인 이너웨어,팬츠는 씨위진, 앵클부츠는 장미셀카자바.

삶에 대해 고민할수록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긴 어렵지.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진지해지고, 머릿속이 복잡하고 그렇다. 삶에 대해 긍정적인 편은 아닌 것 같다.
원래 성격은 낙천적이었는데 이 일을 시작하고 굉장히 예민해졌다. 하, 옛날엔 진짜….

왜 그렇게 힘없이 웃나?
별로 안 웃긴 이야기니까. 예전에는 터프했다. 애들을 주도하는 성격이었다. 근데 이제는 많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직업이니까.

아이돌은 힘들어 보인다. 20대 초반 남자들이 귀여운 척하고, 깍듯하게 행동하는 걸 보면 그렇다. 한창 거만하고, 방황할 때인데.
다들 애늙은이 같다. 어린애들도 어른스럽다. 그래야만 하니까.
대중의 기준에 맞추기가 힘들다. 요즘 아이들 장래 희망 1순위가 연예인이라고 한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직업을 우리는 하고 있으니까.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또 그 기준에 부합할 필요도 있다.

한창 휴가철이다. 놀러 가고 싶은 곳은 없나?
해외로 익스트림 스포츠 하러 가고 싶다. 번지점프 해보고 싶고, 패러글라이딩도 욕심 있다.

체대 출신답다. 베이스 점핑은 어떤가?
와~ 광고에서 봤는데, 그건 죽기 전에 꼭 한 번 해봐야 한다. 엄청 위험할 것 같다. 한 번 해보면 장난 아니게 흥분할 것 같다.
여행 가고 싶다. 맛있는 거 먹고, 캠핑도 하고.

캠핑 좋아하는 여자가 내 이상형이다.
하하. 뭐, 연애할 때 캠핑 다니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하다. 나는 결혼하고 남편이랑 가야겠다.

어떤 남자가 좋은데?
내가 잘 챙겨줄 수 있는 남자가 좋다. 굳이 연하가 아니라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남자.
때로는 남자다워서 날 챙겨주기도 하는 남자와의 연애가 재미있지 않을까?

내가 한 모성애 한다.
하하하, 그럴 것 같다. 근데?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유영규
STYLIST: 배보영
HAIR: 문주영(레드카펫)
MAKE-UP: 장유진(레드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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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Photography 유영규
Stylist 배보영
Hair 문주영(레드카펫)
Make-up 장유진(레드카펫)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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