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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신발

남자들은 저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연이 담긴 신발을 하나쯤은 갖고 있다.

UpdatedOn September 03, 2013

  • ©Centre Pompidou-Me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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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33세) | 스니커즈
당신의 직업은.
그레이드 스튜디오의 포토그래퍼.

평소 어떤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나.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한다. 때로는 포멀한 팬츠와 스트리트 아이템을 조합한 스타일을 즐기기도 하고.

오늘 신은 신발엔 어떤 사연이 담겨 있나.
흰색 운동화를 병적으로 좋아하는데 홍콩 출장 중 우연히 리복과 장 미셸 바스키아의 컬래버레이션 스니커즈를 발견했다. 새하얀 흰색 스니커즈에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문구가 낙서처럼 그려진 모양새가 영락없이 내 신발이란 생각이 들었다. 리복과 장 미셸 바스키아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이자 흠모하는 작가이기도 하니까. 더군다나 나는 작은 발 사이즈 때문에 딱 맞는 신발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것들에 비해 구하기 힘든 컬래버레이션 모델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발견해 기쁨이 배가된 보석 같은 아이템이다.

신발 정보에 대해 알려달라.
2010년 S/S 시즌에 출시된 리복 옴니라이트 펌프 바스키아.

이 신발과 어울리는 스타일이 있다면.
무조건 반바지여야 한다. 길이가 긴 팬츠와 매치하면 키가 작아 보이거나 답답해 보일 수 있다. 평평한 밑창 덕에 스케이트보드와도 잘 어울린다.

이 신발을 신고 하고 싶은 것, 혹은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리복과 바스키아의 만남이니 뉴욕으로 가야 할 것만 같다. 이 스니커즈를 신고 브루클린으로 보드 크루징을 떠나고 싶다. 보드는 평소 내 취미이기도 하고.

  • ©Centre Pompidou-Metz
  • ©Centre Pompidou-Metz

조성웅(29세) | 엔지니어 부츠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가.
아메리칸 캐주얼 셀렉트 숍 조스 개러지(Joe’s Garage)를 운영한다.

조스 개러지는 어떤 곳인가.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세월이 지날수록 매력을 더하는 옷들에 집중한다. 챔피언, 토이즈 맥코이, 페로우즈, 사무라이 진즈 등 아메리칸 캐주얼의 진정성을 담고 있는 브랜드를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의 다양한 빈티지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오늘 신은 신발엔 어떤 사연이 담겨 있나.
일본 생활을 함께한 부츠로 한국에 돌아오기 직전 오래도록 생각해온 것을 요구해 완성한 신발이다. 다양한 부츠들이 내 손에서 떠나갔지만 이 부츠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생각이다. 여자친구와의 오키나와 여행 경비와 맞바꾼 커스텀 부츠라 애착이 가기도 하고.

신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다.
웨스코의 ‘보스’라는 모델이며 일본에서 대략 10만 엔 정도에 구입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몇 년간 내 발에 맞게 길들인 후 일본의 부츠 리페어 숍인 후쿠로쿠주에서 밑창을 주문 제작했다는 점이다. 자기 발에 꼭 맞게 길들인 부츠를 내 취향대로 주문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부츠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다.

이 신발과 어울리는 스타일은.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엔지니어 부츠만큼 다양한 스타일에 어울리는 신발은 없다고 생각한다. 수트와 반바지만 제외한다면 어떤 재킷이나 팬츠에도 잘 어울린다. 그중에서도 가죽 재킷과 데님 팬츠는 단연코 1등.

  • ©Centre Pompidou-Me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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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26세) | 웨스턴 부츠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가.
모델과 헤어스타일리스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평소 어떤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나.
낡고 거칠지만 과거의 문화와 향수가 깃든 것들을 좋아한다. 오래전부터 워크웨어와 빈티지에 푹 빠져 있다.

오늘 입은 옷에 대해 설명해달라.
깊은 데님 색감을 지닌 웨스턴 셔츠는 RRL, 데님 팬츠는 니들워크, 서스펜더는 빈티지 제품이다.

오늘 신은 신발엔 어떤 사연이 담겨 있나.
대학교 1학년 때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웨스턴 부츠다. 고등학생 때부터 에디 슬리먼의 부츠를 즐겨 신던 나를 보며 아버지가 건네주셨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이 깃든 부츠라 더 뜻깊다.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면.
신발은 발리의 제품인데 1980년대 당시 발리에서 이런 디자인의 부츠를 출시했다는 것이 다소 놀랍다. 버클 부분의 문양과 부츠 뒷굽의 징 장식이 마음에 든다. 웨스턴 부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섬세한 디테일들이다.

이 신발과 어울리는 스타일은.
신발이 화려하기 때문에 옷은 단순하고 깔끔하게 입는 것이 좋다. 모터사이클링을 즐긴다면 블랙 스키니 진이 좋겠고 평소엔 통이 넓은 생지 데님 팬츠를 추천한다.

이 신발은 언제 신나.
특별한 날에만 신는다. 특별한 날에 대한 뚜렷한 기준은 없지만 이 신발이 문득 생각나는 날이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꺼내 신으면서 아버지를 생각한다.

  • ©Centre Pompidou-Me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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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 짐머만(33세) | 컨트리 옥스퍼드 슈즈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가.
남성 클래식 슈즈 편집매장 ‘짐머만 앤 킴’을 운영한다.

짐머만 앤 킴에선 어떤 구두를 다루나.
소규모 독립 시스템을 통해 장인 정신에 기반을 둔 유럽의 브랜드를 소개한다.

오늘 신은 신발엔 어떤 사연이 담겨 있나.
영국의 ‘가치아노&걸링’은 우아하고 정갈한 스타일의 구두로 잘 알려져 있다. ‘가치아노&걸링’의 MTO 구두를 생각하던 중 그들의 세련된 라인에 탄탄한 아웃도어 슈즈를 접목해보고 싶었고 내 취향을 십분 반영해 ‘가치아노&걸링’ 버전의 컨트리 슈즈를 완성했다. 이 브랜드에서 이와 같은 구두를 본 적이 없다.

신발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기존의 포멀한 느낌에 변형을 준 컨트리 옥스퍼드 슈즈다. 컨트리 슈즈에 흔한 다이나이트 솔로 무장하였지만 우아한 영국 감성이 반영된 반전 있는 구두란 말씀. 슈트리를 포함해 1백80만원에 구입했다.

이 신발과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웃도어 감성의 러버솔이 사용된 중량감 있는 구두이기에 캐주얼한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트위드 혹은 코튼 소재의 재킷에 데님 팬츠를 매치한다면 실패할 일 없고 날씨가 쌀쌀해진다면 헤링본 트위드 수트와 매치해도 손색없다.

이 신발과 적합한 장소가 있다면.
유럽 출장이 있을 때면 이 구두를 꼭 챙긴다. 유럽은 울퉁불퉁한 길이 많은데 이러한 도심 속 도로에 딱 알맞은 구두다. 장시간 걸어도 발이 편안할 뿐 아니라 옷차림의 완성도까지 높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지녔다.

GUEST EDITOR: 송수경
PHOTOGRAPHY: 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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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Editor 송수경
Photography 안정환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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