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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전반기가 끝나간다. 몇몇 구단의 도약과 추락 때문에 후반기에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 야구 전문 기자에게 딱 세 가지만 물었다.

UpdatedOn August 07, 2013

Q. 삼성이 결국 정규시즌 우승을 할까? 아님 넥센이?
A
두 팀의 지난 사연은 한 편의 훌륭한 막장 드라마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1등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명문가 자제 A, 그를 비웃듯 등장하자마자 승승장구한 라이벌 B, B의 대몰락과 A의 대약진. 왕년의 프로야구 대표 라이벌은 이제 한국판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모양새로 수위 경쟁을 하고 있다.

우승팀을 맞히는 건 언제나 어려운 질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승률 6할을 달성할 수 있는 팀은 삼성 하나밖에 없다. 마운드, 타격, 수비, 주루에서 삼성은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각 부문 하나하나의 힘은 예년보다 떨어져 보인다. 넥센은 타격에서는 9개 구단 최강이다. 늘 문제였던 마운드는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넥센이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해 보인다. 브랜든 나이트와 밴 헤켄은 후반기 더 분발해야 한다. 손승락은 조금 더 확실한 마무리를 해야 한다. 지난해에 겪었듯 전반기 선전을 후반기 몰락과 바꾸지 않는 끈기도 필요하다. 홀수 구단 체제 페넌트레이스는 변수가 많다. 9월 중순까지 3경기 이내로 승차를 유지할 수 있다면 반등의 기회는 찾아온다.

전반기 넥센이 삼성과 함께 유이하게 5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팀이라는 건 신임 염경엽 감독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최민규(<일간스포츠> 기자)

A 삼성 야구의 특징 중 하나. 일반적으로 끝내기 승리를 하면 ‘짜릿한 승리’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끝내기 승리를 해도 ‘체감온도’가 그리 뜨겁지 않다. 여러 승리 중 하나라는 느낌? 마찬가지로 ‘충격적인 패배’도 별로 없다. 오승환이 3점 차 리드를 뺏겨도 아, 그냥 한 경기 졌구나 하는 느낌. 물론 오승환이 바로 다음 경기에 나와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짜릿한 승리와 충격적인 패배의 체감도가 크지 않다는 점이 삼성의 가장 큰 장점. 팀 전력의 기복이 크지 않다는 뜻이고 그만큼 예비 전력이 잘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큰 무기는 ‘안정감’이다. 그게 꼭 불펜의 안정감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넥센은 반대로 짜릿한 승리와 충격적인 패배의 체감도가 삼성에 비해 훨씬 크다. 모든 승리가 엄청난 승리 같고, 모든 패배가 아쉬운 패배로 남는다.
올 시즌 염경엽 감독의 묘수가 빛나는 짜릿한 승리도 많았지만 속절없는 연패(8연패)도 겪었다. 정규시즌 레이스 후반 싸움은 달리기가 아니라 줄다리기다. 줄다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전술은 ‘버티기’다. 전력의 폭에 있어서 묵직함을 지닌 삼성이 유리하다.

하나 더, 우승 경험 여부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선수들 스스로의 자신감은 기본. 야구장 밖에서 보는 눈도 영향을 미친다. 때로는 ‘그게 당연한 거 아냐’라는 시선이 가장 큰 무기가 된다. 세상은 변화를 꿈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늘 하던 대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선거처럼 말이다. 이용균(<경향신문> 기자)


Q ‘초반만 돌풍’의 단골 주자 LG가 올 시즌엔 계속 기세를 이어갈까? 그래서 결국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을까?
A 2013년 LG는 6월까지 38승28패를 기록했다. 패전보다 10경기 많은 승리를 기록했다. 128경기 페넌트레이스에서 이 수치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잘나가던 팀은 후반기 어디까지 몰락할 수 있을까. 역대 6월까지 ‘승-패’가 10경기 이상인 팀 가운데 7월 이후 승리보다 패전이 많았던 팀은 6개밖에 없다. 이 가운데 네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비운의 두 팀은 1986년 롯데와 2002년 두산이다. 1986년은 지금과 다른 전후기 리그 체제였으므로 4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주어지는 현 시스템과 비교하기 어렵다.

2003년 SK의 경우 6월까지 +20승을 기록했지만 7월 이후 -18승의 대부진에 빠졌다. 그럼에도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전신 격인 쌍방울 레이더스의 ‘루저’ 이미지를 씻는 데 성공한다. 즉, 페넌트레이스 절반 농사를 잘 지은 팀은 후반기 몰락하더라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나 전반기에 잘했고, 후반기에 몰락하지 않은 조건에서도 실패한 팀이 있다. 1999년 현대 유니콘스다. 이해 현대의 ‘승-패’ 기록은 6월까지 +6, 7월까지 +11경기였다. 8월 이후에도 19승21패로 아주 처지진 않았다. 하지만 현대는 승률 0.535를 기록했음에도 승률에서 드림리그 3위(전체 5위)로 가을잔치를 TV로 지켜봐야 했다. 이유는 경쟁자들이 더 잘했고, 리그에는 구제 불능의 팀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해 마지막 시즌을 맞은 쌍방울은 8개 구단 체제 이후 역대 최소인 28승에 그치며 만신창이가 됐다.

2013년 페넌트레이스는 1999년과 닮아 있다.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를 제외한 모든 구단은 포스트시즌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뜨거운 레이스다. 신생 구단 NC는 승률 4할 도전이 어려워 보이며, 한화는 2002년 롯데 이후 최초의 승률 2할 팀으로 몰락할 위기다. LG의 현재 ‘승-패’ 수치의 가치는 예년에 비해 크지 않다. NC의 가입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은 4/8에서 4/9 게임이 됐다. 서울 팬들이 ‘DTD(Down Team Down,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라는 금지어를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LG의 ‘신바람’이 좀 더 오래 지속돼야 한다. 최민규(<일간스포츠> 기자)

A 어두웠던 지난 10년간 4강에 가장 가까웠던 시즌은 2011년이었다. 그때 LG는 8개 구단 중 제일 먼저 30승을 기록했다. 6월 11일까지 34승24패로 승패 차이를 10까지 벌렸다. 선발진은 튼튼해 보였고, 방망이도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봉중근 없이도 LG는 기세등등했다.

순간의 실수였다. 조금 더 달리려다 발을 헛디뎠다.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5경기가 비로 연속 취소되는 악운을 겪었다. 전반기 막판 롯데, 넥센과의 6연전에서 1승5패를 당한 게 결정적이었다.

2년 전과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분위기다. 5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신나는 위닝 시리즈 행진을 이어가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2년 전, 박현준, 임찬규, 오지환 등 새 얼굴들의 활약에 의존한 측면이 있었다면 올 시즌에는 타선의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등과 마운드의 류택현, 이동현, 정현욱, 봉중근 등 베테랑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어린 선수들은 한 번 흔들렸을 때 이를 헤치고 나오는 노하우가 부족하지만 베테랑들은 한 번 흔들리더라도 뚫고 나오는 경험을 지녔다.

다만, 두 달 동안 미친 듯이 달려온, ‘러너스 하이’에 빠진 채 치른 경기들의 후유증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로레슬링으로 따지면, ‘태그 매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링 사이드에 준비된 선수들이 있다. 태그 타이밍만 놓치지 않는다면, - 태그 직전에 상대방에게 다리를 붙잡혀 끌려가는 식의 - 분명 2년 전보다 가을 야구가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프로야구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7월 31일. 후반기 싸움을 위해 무리한 트레이드를 했다가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이용균(<경향신문> 기자)


Q. 롯데와 기아, 어느 팀이 4강에 올라갈까?
A 같은 의문부호가 붙지만 문장의 내용은 정반대다. 롯데는 ‘저 팀은 왜 잘할까?’ 기아는 ‘저 팀은 왜 못할까?’ 2008년 이후 최약체 전력으로 시즌을 시작한 롯데는 한때 2위까지 오르며 순위 경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세 명(혹은 두 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휴식일이 많은 9개 구단 페넌트레이스의 덕을 봤다. 이 팀이 9구단 창단에 가장 반대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안정적인 불펜에 신본기, 정훈, 이승화, 김대우 등 백업 요원들의 분발이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선동열 기아 감독은 늘 “방망이는 믿을 수 없다”고 한다. 못 믿을 건 기아 마운드였다. 현재 기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는 양현종과 김진우이며, 그렇지 않은 투수는 윤석민과 서재응, 그리고 외국인 투수 두 명이다.

과정이야 어쨌든, 두 팀 가운데 한 팀은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키 플레이어의 역할에 따라 운명은 갈릴 것이다. 롯데는 정대현이 살아나야 하고, 기아는 윤석민이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 최민규(<일간스포츠> 기자)

A 롯데는 해마다 여름 이후에 힘이 나는 팀이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7월 이후 승률이 좋았다. 특히 2011 시즌에는 6월까지 29승3무36패(0.446)에 그쳤지만 7월 이후 무려 43승2무20패, 승률 0.683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는 장마철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힘을 낸다. 기아의 마지막 우승은 2009년이었다. 그해 여름은 델 정도로 뜨거웠다. 기아는 그해 8월 한 달 동안 20승4패를 거뒀다. 승률 0.833의 무시무시한 성적이었다.

시즌 후반 싸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불펜만 두고 보면 롯데가 유리하다. 방망이의 힘을 보면 기아가 유리하다. 그런데 남은 시즌 롯데의 불펜 상태가 썩 미덥지 못하다. 최대성이 수술로 빠진 가운데 정대현이 흔들리고 있다. 사실상 김승회-김성배 두 명의 핵심 불펜으로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오버페이스는 탈이 날 가능성이 높다. 김시진 감독은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지만 감독 재임 5시즌 동안 한 번도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켜본 적이 없다.

오히려 롯데와 기아가 걱정해야 할 상대는 서로가 아니라 두산일 수도 있다. 두산이 7월 들어 팀의 짜임새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김선우, 이용찬이 돌아오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라면 본격적인 승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 이전에 대형 트레이드가 이뤄진다면 두산 전력에 큰 힘이 된다. 프로야구 사상 가장 치열한 4위 싸움이 올 시즌 벌어질 수도 있다.
이용균(<경향신문> 기자)

EDITOR: 이우성
PHOTOGRAPHY: 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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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이우성
Photography 안정환

2013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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