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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바람바람

On June 27, 2013

지붕이 열린다. 바람이 분다. 바람결 타고 달리기 좋은 컨버터블 다섯 대.

JAGUAR XKR Convertible

JAGUAR XKR Convertible
빠른 차는 많다. 하지만 빠르면서 아름다운 차는 적다. 재규어는 속도와 아름다움 둘 다 잡는다. 보통 고성능 차는 날 선 외모를 뽐낸다. 기존 디자인 통념을 비웃으며 저 멀리 달려간다. 멋있는 거 안다. 재규어는 좀 다른 영역에 있다. 기품 있는 곡선을 강조한다. 자연스레 도로에 스며들지만 문득,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로 불리는 E-Type의 후예답다. XKR 컨버터블은 거기에 ‘오픈에어링’을 추가한다. 속도와 아름다움에, 바람결을 즐기는 낭만도 담은 거다.

5.0 V8 슈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63.8kg·m를 뿜어낸다. 우선 풍부한 토크에 몸을 맡긴다. V8 엔진의 묵직한 흡기음을 BGM으로 깐다. 그다음 흘러가는 하늘과 바람을 만끽한다. 시선을 너무 돌리진 말자. 이미 XKR 컨버터블은 시속 100km를 훌쩍 넘겼을 테니까. 말 그대로 바람처럼 달린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8천4백20만원.

FIAT 500C

FIAT 500C
차는 두 종류다. 접근 방식의 차이로 나뉜다. 이성이냐, 감성이냐. 500C는 분명 후자에 속한다. 특히 한국에선 더하다. 자동차 크기와 사회적 지위가 비례한다고 믿는 곳에서 500C는 외톨이 되기 딱 맞다. 하지만 500C엔 커다란 (하지만 지루한) 세단에서 결코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다. 작기에 좀 더 경쾌하게 운전할 수 있다. 1.4 가솔린 엔진은 작은 차체를 놀리기에 적당하다.

최고출력 102마력, 최대토크 12.8kg·m를 싹싹 긁어 사용하는 재미랄까. 클래식 모델을 계승한 외관은 시선을 끈다. 500C를 길에서 그냥 흘려보낼 사람은 적다. 한 시대를 풍미한 차라는 문화적 가치도 있다. 그에 대한 얘깃거리도 생긴다.

결정적으로 500C는 컨버터블이다. 해서 더 클래식 디자인이 빛을 발한다. 더구나 일반 컨버터블과 다른 방식으로 지붕을 연다. 커다란 선루프처럼 접이식으로 열린다. 독특해서 보고 또 보게 된다. 운전자든 동승자든 거리의 보행자든. 이런 잔재미가 있는 차, 드물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3천3백만원.

AUDI A5 Cabriolet

AUDI A5 Cabriolet
아우디 라인업에서 A5는 전방위적 멋쟁이다. TT는 다소 젊고, A7은 좀 더 중후하다. 그 사이에서 넓은 연령대의 심적 일탈을 충족시킨다. 일견 세단처럼 보이지만, 쿠페와 오픈톱으로 한결 자유로움을 연출한 까닭이다. 같은 수트 차림이라도 스타일링의 차이다. 더구나 A5 카브리올레는 소프트톱을 씌웠다. 고전적인 매력까지 품었다. 모나코의 고급 리조트에 놀러 온 신사랄까. 격식은 갖췄지만 풍류를 아는, 그런. 당연히 겉만 번지르르할 리 없다.
여유는 모두 실력에서 나오니까.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낄 때는 편안하게, 격하게 밀어붙일 때는 안정적으로 달린다.

2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네 바퀴 굴리는 콰트로 덕분이다.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도 빼놓을 수 없다. 기어비를 잘게 잘라 부드럽게 힘을 전달한다. 최고출력은 211마력, 최대토크 35.7kg·m. 지붕은 15초 만에 열린다. 시속 50km 이내에서 열고 닫을 수 있다. 서든 좀 달리든, 신속하게 바람을 불러들인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7천3백80만원.

MERCEDES-BENZ SLK

MERCEDES-BENZ SLK
SLK는 다음 단어의 머리글자를 땄다. ‘Sport, Light, Kompakt(독일어로 작다는 뜻)’. 이 세 단어가 곧 SLK의 성격이다. 우선 작다. 모닝의 휠베이스보다 조금 더 길 뿐이다. 작지만 귀엽지만은 않다. 날카롭다. 직각의 선을 군데군데 새겨 넣어서다. 더구나 커다란 세 꼭지 별 엠블럼은 위압적이다. 힘줄처럼 새겨진 선은 멋도 멋이지만 공기저항계수를 낮춘다. 전 세대보다 0.02 낮은 0.30을 기록한다. 낮을수록 바람의 저항을 덜 받는다.

엔진은 직렬 4기통 1.8리터를 물렸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kg·m를 발휘한다. 크기에 비해 배기량이 적지 않다. 차체는 작지만, 단어대로 ‘스포티’하게 달린다는 얘기다. 그리고 가볍다.

특히 하드톱의 무게를 줄였다. 마그네슘 합금을 써 6kg 덜었다. 위가 가벼우면 무게중심이 낮게 깔린다. 해서 도로에 밀착해 달리는 재미를 선사한다. 안전성은 물론, 스포티함과 연결된다. 이름만으로 모든 걸 말한다. 그만큼 정직한 차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6천7백90만원.

INFINITI G37 Convertible

INFINITI G37 Convertible
인피니티는 넉넉함을 미덕으로 여긴다. 모두 엔진 배기량을 줄이는 데 목매달 때도 고집스러웠다. 차는, 인피니티 차는 출력이 넉넉해야 한다고. 그래야 인피니티가 지향하는 운전 재미를 만끽한다고 했다. 꼭 차의 성격 얘기만은 아니다. 외모도 넉넉하지 않은가. 보닛에서 이어지는 선만 봐도 안다. 팽창한 근육처럼, 혹은 여신의 굴곡처럼 풍성하다. 인피니티의 정체성이다. G37에 하드톱을 씌운 컨버터블에도 어김없이 살아 있다. 단, 세단보다 쿠페보다 한껏 멋 부렸다는 게 다르지만.

3.7 V6 가솔린 엔진은 힘이 차고 넘친다.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36.8kg·m는 수치 이상으로 박력 있다. 지붕은 28초 만에 열린다. 하드톱이라 트렁크는 더 좁아졌다.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컨버터블을 타는 이유는 하나다. 하늘과 맞닿은 채 달리고픈 로망 때문이다. 1년에 한 번뿐일지라도 상관없다. 이미 마음속엔 바람이 스밀 테니까. 가격은 부가세 포함 7천2백90만원.

EDITOR: 김종훈
PHOTOGRAPHY: 박원태

지붕이 열린다. 바람이 분다. 바람결 타고 달리기 좋은 컨버터블 다섯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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