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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그 후 2년, 김선호의 컴백기

배우 김선호가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전 여자친구와 관련된 스캔들로 홍역을 단단히 치른 지 2년 만이다. 그의 얘기를 들었다.

On July 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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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tvN 주말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로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던 배우 김선호에게 스캔들이 터졌다. 당시 여자친구와 관련한 사생활 논란이었다. 밝고 곧은 이미지였던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반전 스캔들이었다. 곧바로 그는 광고계와 방송계, 영화계에서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왜곡된 내용이 보정되면서 서서히 활동의 물꼬를 텄다. 팬클럽 미팅 위주로 활동했지만 그 과정은 분명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때문에 영화 <귀공자>를 촬영할 때 너무 긴장을 많이 했어요.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무엇보다 저를 믿고 끝까지 가주신 감독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그 연출자가 바로 박훈정 감독이다. 영화 <낙원의 밤> <신세계 1·2> <마녀 1·2> 등 누아르 장르 액션 히트작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 장본인이다. 김선호에게는 은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당시 박훈정 감독만큼은 하차 없이 끝까지 김선호를 품고 가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렇게 우려의 시선 속에서 만든 작품이 영화 <귀공자>다. 김선호는 극 중 ‘귀공자’ 역을 맡았다.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자 스크린 첫 타이틀 롤인 셈이다. 제작 초기엔 <슬픈 열대>라는 가제로 알려졌지만, 촬영 과정에서 제목이 <귀공자>로 바뀌면서 영화 속 그의 존재감과 함께 박 감독과의 끈끈한 관계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박훈정 감독의 차기작인 영화 <폭군>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선호를 가리켜 박훈정의 ‘페르소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감독님의 세계관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매일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연락하며 지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6월 21일 개봉한 영화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해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김선호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귀공자로 지금껏 본 적 없는 무자비하면서도 여유와 위트가 넘치는 극과 극 반전 매력을 발산한다.

박훈정 감독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김선호는 포마드 헤어스타일과 말끔한 슈트 차림을 고수하는 인물의 외양부터 사소한 습관 등 디테일한 부분은 물론 카 체이싱, 와이어, 총격 액션까지 소화하며 귀공자 캐릭터로 완벽한 변신을 꾀했다.

본격 컴백의 시동을 켠 그를 영화 개봉 직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났다.

스크린 데뷔로 컴백했다.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걱정이 많은 편이라 어제 잠을 잘 못 잤다. 무엇보다 박훈정 감독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영화 작업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스럽고 행복했다.

‘귀공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캐릭터인가?
쉽게 설명해 ‘맑은 눈의 광인’으로, 갑자기 나타나 마르코를 쫓아다니면서 친구라고 하며 주변을 초토화하고, 맑은 눈으로 웃으면서 다 망치는 캐릭터다. 등장할 때마다 콜라를 마시는데, 아마 한 신당 5병은 족히 마신 것 같다.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마드 헤어스타일과 슈트를 고수하는 젠틀한 비주얼로 설정했다. 감독님도 나도 외관적으로 깔끔한 모습으로 캐릭터를 표현하자고 했다(김선호는 인터뷰 자리에서도 콜라를 주문해 마셨다).

캐릭터를 말해주는 디테일은 무엇이 있나?
예를 들어 달리는 순간이나 액션을 하는 순간에도 마무리는 거울을 보며 깔끔하게 채비를 갖춘다. 진지한 총격 장면에서도 웃고 즐기는 모습이 보여 이 캐릭터가 정상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감독님에게 가장 많이 한 질문이 “왜 이래요?”였다.(웃음) 반전 매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어려운 캐릭터인데 어떻게 이해했나?
시간이 좀 걸렸다. 애초에 대본을 읽을 때 ‘왜?’라는 의문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감독님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완성해나갔다. 귀공자라는 캐릭터는 극 중 쉽게 죽지 않는다. ‘이런데도 죽지 않는다고?’ 하는 의문이 많이 생겼는데, 결국 감독님의 세계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영화 <존 윅 4>를 보러 가기도 했다. 비슷한 맥락이었던 것 같다. 서서히 감독님의 세계관에 녹아들었다.

이 배역을 맡게 된 과정도 듣고 싶다.
사실 시나리오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님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영화에 대한 얘기를 듣고 바로 결정했다. 물론 이후에 받아본 시나리오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액션에 대한 설렘이 있었다. 감독님이 연출한 <마녀 1>의 엔딩 장면을 보면 액션이 무척 신선했다. 그래서 팬심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

“감독님이 제작발표회에서 캐스팅에 관해 ‘김선호 외에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는데,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 당시 감독님이 내게 “할 수 있겠어?” 하고 물으셨고, 아주 남자다운 느낌이었다. “네가 할 수 있다면, 가자” 하셨다. 나 때문에 영화가 뒤로 미뤄졌고,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해 임했다.”

첫 영화 출연작이다. 영화, 연극, 예능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했는데 각 장르가 주는 매력이나 배움도 궁금하다.
영화라는 매체를 이번에 처음 경험했다. 신을 찍는 데 공을 많이 들여 기회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연습을 많이 해도 현장의 집중도와는 다른 것 같다. 많은 스태프가 나만 보고 있으니 긴장도 많이 했다. 집중하다 보니 발전적인 것도 많은 것 같다. 연극은 한 달가량 연습해 라이브하게 무대 위에 올라간다. ‘관객과 호흡한다’는 말이 무대 위에서 실제로 느껴질 때가 있다. 연극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할 때 자기의 무언가를 꺼내 쓴다는 말을 한다. 결국 무대에서 쌓은 내공을 말하는 것이다. 무대가 주는 특별함이 분명 있다. 그리고 예능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웃음) 그냥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솔직하게 나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박훈정 감독의 영화는 관객 입장에선 소비하기 딱 좋은 영화다. 배우 입장에선 어떤가?
내가 궁금한 것을 감독님에게 질문하면 1초도 망설임 없이 대답이 나온다. 그만큼 감독님의 세계관은 확고하고, 준비가 완벽했다. 감독님의 전작들처럼 이번 영화도 100% 리얼리티보다는 만화적인 요소가 가미됐다. 그러다 보니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도 상상의 폭이 커진다. 누구나 판타지를 꿈꾸지 않나. 그걸 채워주는 좋은 연출가라고 생각한다.

김선호 배우가 박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라고들 한다.
감독님이 전화를 걸어 “밥 먹을래?”, “좀 걸을까?” 툭툭 말씀하신다. 둘 다 산책을 좋아해 같이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카페도 가고 맛집도 가고, 영화 찍는 내내 그렇게 지냈다. 나는 처음엔 이해가 좀 느린데, 한번 받아들이면 누구보다 완벽히 습득하는 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 중반 이후부터는 소통이 무척 잘됐다. 내게는 너무 좋은 연출가이자 형 같은 존재다. 덕분에 현장에서도 자유롭게 나를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덧붙여 학교에서 “배우는 연출자의 말”이라고 배웠다. 개인적으로도 철저하게 동의하는 말이다. 배우는 마땅히 쓰임을 당해야 한다.

“배우는 연출자의 말”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본인에게 연기란 무엇인가?
연기? 여전히 너무 어렵다. 그래서 감독님에게도 종종 그런 얘길 한다. 예술하는 사람들은 그런 가치를 찾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오랫동안 연기하는 선배님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은 연기에 대해 스스로 정립된 상태다. 나는 찾아가는 단계다.

“<귀공자>는 김선호를 보는 재미로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귀공자라는 캐릭터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범죄를 저지른다. 감독님이 콜라를 마시는 장면에서 ‘아이가 마시는 것처럼 천진난만하게 마셔봐’라고 늘 요구하셨다. 배우는 연출자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애초에 대본을 보니 웃으라는 지문이 많아 처음에 어떻게 웃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다양하게 시도해보면서 감독님과 호흡을 맞춰나갔고, 나중엔 자유롭게 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감독님과 대화하다 보니 같이 빠져들었다.

개인적으로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대체로 이럴 경우 섭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데, 박훈정 감독은 끝까지 김선호를 선택했다. 기자 간담회에서 박 감독이 “다른 대안은 없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나도 “대안이 없었다”는 말을 그 자리에서 처음 들었다. 그 당시 감독님이 내게 “할 수 있겠어?” 하고 물으셨다. 아주 남자다운 느낌이었다. “네가 할 수 있다면, 가자” 하셨다. 나 때문에 영화가 뒤로 미뤄졌고,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임했다.

박훈정 감독은 제작 발표회에서 김선호의 캐스팅에 대해 “고민을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대안이 없었고 지금은 끝까지 김선호와 함께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믿음을 보인 바 있다. 박 감독은 이어 “캐스팅의 원칙은 캐릭터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배우를 선택한다”라며 “왜 (김선호의) 캐스팅을 의외로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시나리오를 처음 쓸 때도 냉정하고 냉철하고 잔인한 면도 있지만 엉뚱하고 뭔가 본인만의 유머도 갖고 있고 여러 가지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여러 얼굴을 갖고 있는 캐릭터인데 김선호의 얼굴에서 귀공자 캐릭터에 맞는 얼굴들을 찾았다”고 말했다.

“언론 시사회 때 너무 긴장했다. ‘욕 많이 먹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팬들이 “잘 봤어요” 하고 웃어주니 그때야 정신이 돌아왔다. 아, 팬들 덕에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렇듯 팬들이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다.”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본인이 생각할 때 박 감독은 김선호라는 배우와 끝까지 간 이유가 무엇이었을 것 같나?
상상하셨다고 했다. 그 작품에 김선호를 부합해 이미 정리를 끝냈고, 캐스팅을 염두에 두셨다고 했다. 아마도 자신이 캐스팅한 사람이니 끝까지 가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기자 간담회에서 고민을 하긴 했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은 눈치채지 못했다.

스캔들로 공백기가 있었다. 그때 느낀 연기에 대한 절실함을 듣고 싶다.
맞다. 절실했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연기에 절실했던 사람이다. 긴장을 해서인지 연기에 힘이 들어가더라. 마치 오래전에 오디션 볼 때처럼 말이다. 그래서 오히려 냉정해지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연기했다.

어찌 보면 박훈정 감독 덕에 복귀 시기가 당겨졌고, 자연스럽게 다른 활동도 이어지게 됐다. 박훈정 감독은 어떤 의미인가?
감사한 분이다. 나한테는 좋은 연출가이자 좋은 형이다. 인생 조언도 많이 해주고 태도에 관한 얘기도 해준다. 동네 형 같다. 나는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는 편인데 덕분에 나도 좀 변했다. 걱정이 많은 성격인데 감독님 덕분에 걱정이 줄었다. 예를 들면 이번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가 나와서 아쉽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청불의 매력이 있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더라. “그냥 가는 거지, 뭐”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감독님을 닮아가는 것 같다. 물들어간다.

연이어 같은 감독과 작품을 함께하기가 쉽지 않은데 <귀공자>에 출연한 김강우 배우도 박 감독의 다음 작품인 <폭군>에 함께 출연한다.
일단 김강우 선배님은 현장에서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신을 돌려볼 정도로 연기를 잘하신다.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어찌 보면 이번 영화는 ‘김강우의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귀공자>를 촬영 중일 때 감독님과 산책한 적이 있는데 다음 작품에 대해 얘길 꺼내시더라. 그러다가 “할래?” 하셔서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 완전히 다른 역할이더라. 그렇게 나도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을 함께하게 됐다.

기다려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 같다.
<귀공자>의 언론 시사회 때 사실 정신이 없었다. 너무 긴장했다. 그때 팬들이 그곳에 있는 걸 보니 순간 마음이 안정되더라. ‘욕 많이 먹겠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팬들이 “잘 봤어요” 하고 웃어주니 그때야 정신이 돌아왔다. 아, 팬들 덕에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렇듯 팬들이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다.

주연배우로서 <귀공자>의 관전 포인트를 꼽자면?
누아르적인 면이 있는 추격 액션 영화다. 가벼운 마음으로 유쾌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여러분도 나처럼 박훈정 감독의 세계관에 빠져들지 않을까 싶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곽희원(프리랜서)
사진
스튜디오앤뉴 제공
2023년 07월호

2023년 07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곽희원(프리랜서)
사진
스튜디오앤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