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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온 전성기! 우리가 사랑하는 엄정화

언제나 그렇듯 엄정화는 선한 에너지가 넘쳐났다. 그녀에게 다시 온 전성기를 모두가 축하하는 이유다.

On June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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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N차 전성기를 맞이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으로 2023년 6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평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과거 톱 가수로서의 내공을 십분 발휘하며 바쁘고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가정의학과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엄정화는 극 중 차정숙 역을 연기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절 ‘차정숙’이라 불러주셔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닥터 차정숙>은 제 유일한 드라마 히트작이고, 차정숙은 제 인생 캐릭터예요.”

1993년 주연을 맡은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의 OST ‘눈동자’로 가수 데뷔까지 해 배우와 가수 생활을 병행하며 줄곧 톱스타로 살아온 그녀가 들뜬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극 중 캐릭터 이름으로 불렸던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최근 종영한 <닥터 차정숙>은 엄정화가 데뷔 30년 만에 만난 드라마 대표작인 셈이다.

서울 강남에서 엄정화를 직접 만나 드라마 종영 소감과 함께 N차 전성기를 누리는 근황에 대해 들었다.

행복하다. 연예인으로서 이런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차정숙’이 내게 그 시간을 다시 선물해줬다.
누군가 내게 “축하해!”라고 말하면
“나 너무 기뻐!” 하며 그 시간을 누리는 중이다.

“차정숙과 저, 닮았죠?”

종영 소감부터 말해달라.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 몰랐다.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건 확신했지만 시청자들이 이 이야기를 잘 따라올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착한 드라마인데 착하지 않았던 것 같다. 차정숙 때문에 신나는 요즘이다.

언제 인기를 실감하나?
요즘은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을 촬영 중이다. 오랜만에 대학 축제 무대에 서게 돼 학생들에게 “얘들아, 내가 누군지 알아?” 하고 물었더니 모두 “차정숙이요!” 하더라. 다시 무대에 서는 것도, 엄정화가 아닌 차정숙으로 불리는 것도, 학생들이 떼창을 해주는 것도 다 기뻤다. ‘3단 콤보’로 기쁜 날이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인기나 활동이 조금 주춤한 상태로 지냈기에 이번 드라마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정말 감사드린다.
극 중 캐릭터 차정숙과 같이 실제로도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쉬어야 했던 시간이 있었다. 나 역시 수술을 마치고 시야가 달라지는 것 같았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며 살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는 사실에 ‘인생 별거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정숙과 비슷한 지점이 있다. 이후부터 나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내 인생을 위해 살자고 생각했다. 정숙이와 함께 지내면서 많이 공감됐고, 치유된 시간이었다.

드라마 방영 내내 본방 사수를 했나?
이번 드라마는 가족들과도 보고, 친구들과도 자주 봤다. 엄마랑 같이 보려고 엄마 집에 들른 적도 많았다. 댓글 창을 열어놓고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봤는데 반응을 바로바로 볼 수 있으니 재미있더라. 어떤 회차는 드라마 출연진이 다 같이 모여서 본 적도 있는데 너무 재밌었다. 마침 엔딩 장면이 웃긴 화차여서 모두 데굴데굴 구르면서 봤다. 극 중 남편으로 출연한 배우 김병철 씨는 쑥스러운지 자기 연기를 잘 보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그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재미있는 장면이 많았는데, 특히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했던 장면이다. 그때 댓글 창에 ‘ㅋㅋ’가 끊임없이 올라오더라. 너무 재미있었다.

어떻게 보면 정숙의 서사가 안타깝진 않았나?
오롯이 정숙의 감정을 따라갔는데 연기하면서 정숙이 불쌍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워낙 긍정적이지 않나. 삶을 대하는 정숙이의 자세가 좋았다. 정숙이는 힘든 상황에 부딪혔을 때 숨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다. 스스로 행복을 찾는다. 그게 내가 이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고, 정숙을 애정하는 이유다. 어느 부분은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5년 만의 드라마 주연작이다.
1년 정도 기다린 작품이다. 그뿐만 아니라 촬영을 끝낸 뒤에도 여러 이유로 편성이 뒤로 미뤄지면서 불안하기도 했다. 첫 방송 날이 <댄스가수 유랑단>이 첫 무대에 오르는 날이었는데, 사실 드라마에 신경이 너무 쓰여 집중할 수 없었다. 그날 일정이 다 끝나고서야 멤버들과 중간쯤부터 시청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일단 안심했다. 그리고 다음 날 쏟아지는 기사들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그동안 나의 힘든 시간이 눈 녹듯 사라지며 눈물이 나올 정도로 행복했다.

특히 공감됐던 부분이 있나?
오히려 현실적인 것들이 와닿았다. 정숙이가 레지던트를 시작할 무렵 극 중 딸이 수험생이 됐는데, 바쁜 엄마를 보고는 “오빠랑 나랑 차별해?” 하고 짜증을 내자 정숙이가 “네가 고3이지, 엄마가 고3이야?” 하고 대답하는 장면이 있었다. 정숙이가 딸한테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어쩌면 모든 엄마가 하고 싶은 얘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정숙이가 자신 앞에 놓인 일들을 하나하나 잘해내는 걸 보면서 참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연기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았다.

최근 여성 주인공의 성장 서사를 그리는 작품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 <닥터 차정숙>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숙이의 성격이 따뜻해 좋았다. 흔히들 지금 시대는 쉽게 화내고 흥분하고 모든 걸 표현하는 시대라고 한다. 우리 모두 힘든 시대를 살고 있으니 실제로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도 많다. 그 안에서 정숙이가 가진 깨끗한 진심이 너무 좋았다. 연기하면서도 정숙이가 내뱉는 말은 다 진심이고, 위로이고, 응원이라고 생각했다. 감정 신이 있을 때마다 기도하며 임했던 것 같다.

극 중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혼외자도 등장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도 했나?
그렇진 않다. 드라마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생각이 달라진 건 있다. 사실 나는 결혼에 관심이 없었다. 일이 좋았다. 결혼 때문에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결혼이 연예 생활에 전혀 방해가 안 된다. 멜로에 출연하는 유부녀 배우도 많지 않나. 요즘엔 지금 나이가 결혼의 적기라는 생각이 들더라. 친구처럼 기대면서 평화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다.(웃음)

극 중 두 남자가 등장한다.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와 ‘로이 킴’(민우혁 분)이다. 실제라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인호는 평가할 것도 없다. 너무 아니다. ‘승희’(명세빈 분) 입장에서도 인호는 별로인 남자였을 것 같다. 로이는 훌륭하다.(웃음)

남편 역으로 나온 김병철과의 호흡도 참 좋았다.
인성이 훌륭한 사람이다. 모난 데가 하나 없고 배려심이 깊다. 상대 배우가 마음을 열게끔 사심 없이 모든 신을 연기한다. 그런 배우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 큰 행운이었다.

드라마의 결말은 마음에 드나?
결국 정숙은 오롯이 혼자 나아간다. 남편을 위해 희생하지도 않고, 다른 사랑을 선택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길을 혼자 걸어가는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든다. 로이를 선택했다면 그것 역시 누군가에게 부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자면 내 심정으로는 로이 킴하고 가고 싶다. 바람피우는 배우자? 얄짤없다.(웃음)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나는 무엇이든 주어지면 도전한다. 안 줘서 못 했다. 사극이 그렇다. 아주 예전에 섭외가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자신이 없어 고사한 이후로 안 들어오더라. 그 작품이 아주 잘됐다.(웃음) 내 마음이 움직이는 역할은 도전할 각오가 돼 있다.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겠지만 봉준호 감독님이나 박찬욱 감독님과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 거장들과의 작업으로 내가 어떤 변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요즘 기분도 궁금하다. N차 전성기라고들 하지 않나.
진짜 행복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예전에는 이런 시간을 꽤 많이 겪어봤는데 근래에는 없었다. 연예인으로서 이런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차정숙이 내게 그 시간을 다시 선물해줬다. 상을 받은 느낌이다. 누군가 내게 “축하해!”라고 말하면 “나 너무 기뻐!” 하며 그 시간을 누리는 중이다. 정숙이가 의사로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면, 나도 이 사랑으로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여전히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자 대중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예전엔 부담감도 있었는데 지금은 내게 주어진 일을 멋지게 잘해내는 게 먼저다. 그래야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고, “이것 봐, 나도 이렇게 하잖아. 그러니까 너희도 할 수 있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39살쯤에 ‘디스코’라는 노래로 활동할 때 어느 인터뷰에서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어쩌면 내게 주문을 거는 것이기도 했다. 마흔 가까이 돼서도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으니 그 정도는 얘기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나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막막함을 느끼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나도 나이 든다는 게 두려울 때도 있었다.
인터넷 기사를 보면 나이가 앞에 나와 있지 않나.
‘내 나이가 이렇게 우스꽝스럽나?’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자존감이 높지 않아 스스로 칭찬할 줄도 몰랐는데,
어느 순간 ‘내가 너무 야박했구나’라고 깨달았다.

“힘든 시간을 보상받는 느낌이에요”

숨은 노력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8집 앨범이 나오기까지 9년이 걸렸다. 나도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앨범을 내고 싶어 하는지 의아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노래를 못 하게 됐는데도 꼭 해내고 싶었다. 그렇게 8집 앨범을 만들었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댄스가수 유랑단>에서도 예전 노래를 주로 부르는데, 지금 세대들은 모르는 곡들이다. 그것 역시 내게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지금 나이가 꿈꾸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꿈꾸기 적당한 나이가 어디 있겠나. 바로 지금이 꿈꿀 때다.

드라마 내용도 그렇지만 결혼, 출산, 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는 여성도 많다. 조언해준다면?
이제는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신을 들여다보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것 하나라도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떤 이들은 운동 등 취미조차 갖지 못하고 ‘이제 와서 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시작하다 보면 분명 다른 시야가 열린다. 생활의 즐거움을 얻고, 또 다른 걸 볼 수 있는 눈이 생길 것이다. 응원한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엄정화의 음반 활동을 기다리는 후배나 팬도 많다.
올해 앨범을 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곡을 선보이고 싶다. 후배들이 앨범에 관해 물을 때면 기분이 좋다. 나는 너무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계속 도전하는 건데 후배들이 기뻐하고 의지하니 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일을 오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친구들을 잘 둔 덕이다. 나는 항상 모든 걸 열어두고 흡수하려고 한다. 요즘 젊은 세대는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후배들을 만나면 정보를 공유하고 또 나눈다. 그런 감각을 열어두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요즘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걸 같이 가져가려고 한다.

10년 뒤에 엄정화는 어떤 모습일까?
잘 모르겠다. 나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이 안 간다. 그런데 이미 이렇게 시간이 지난 걸 보면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미래를 정해놓고 싶지 않다. 맞닥뜨린 대로 차곡차곡 해나갈 것이다.

영원한 아이콘이다.
나도 연예인으로서 나이가 들 때 불안하고 두려움에 떨며 지내기도 했다. 인터넷 기사를 보면 나이가 앞에 나와 있지 않나. ‘내 나이가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건가’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더라. 그럼에도 ‘난 내 나이가 자랑스러워’, ‘난 할 수 있어’라며 스스로 응원을 많이 했다. 요즘 나는 행복 지수가 99.9%다. 이런 순간을 만나기 어렵다. 최대한 느끼고 싶어 아침부터 “아, 기분 좋다”라고 말하며 긍정 에너지를 스스로에게 불어넣는다. 자존감이 높지 않아 스스로 칭찬할 줄도 몰랐는데, 어느 순간 ‘내가 너무 야박했구나’라고 깨달았다. 마흔이 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엄정화에게 <닥터 차정숙>이 어떤 의미로 남았을지도 궁금하다.
나의 히트작!(웃음) 그동안 활동하면서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흥행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내 대표작이 될 것 같다. 더불어 정숙이 덕분에 ‘무엇보다 내게 중요한 것’, ‘자기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웠다. 정숙이가 홀로 가겠다고 선택한 건 외롭거나 불행한 선택이 아니라 이제라도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는 멋진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힐링이 됐다.

CREDIT INFO

취재
하은정 기자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엄정화 인스타그램, tvN <댄스가수 유랑단> 홈페이지
2023년 07월호

2023년 07월호

취재
하은정 기자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엄정화 인스타그램, tvN <댄스가수 유랑단>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