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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돌 가희

가희가 다시 무대에 섰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녀는 여전히 건재하다.

On February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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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츠가 레이어드된 스위트 하트 네크라인의 튜브톱 드레스 손정완, 메탈 토 블랙 앵클부츠 지니킴, 컷 아웃 디테일의 데님 베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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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한 디자인의 레드 벨티드 재킷·버뮤다팬츠 모두 레호, 블랙 스웨이드 사이하이 부츠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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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더 퍼프 슬리브 옐로 드레스 푸쉬버튼, 블랙 롱부츠 레이첼 콕스.

“무엇이든 다시 시작해볼 용기가 생겼다.” 지난 2월 4일 종영한 tvN 예능 <엄마는 아이돌>의 ‘마마돌’ 무대를 본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무대를 떠났던 스타들이 한데 모인 마마돌은 ‘경력 단절 아이돌’이라는 신박한 프로젝트를 통해 실현됐다. 애프터스쿨 가희, 원더걸스 선예, 쥬얼리 박정아, 가수 별, 베이비복스 리브 양은지, 스칼렛 모조핀 현쥬니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한 시대를 대표했던 스타들답게 각자의 현역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와 춤 실력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엄마는 아이돌>을 본 엄마들이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 마음이 뭉클했어요.
저희를 보고 꿈을 품게 됐다는 것만큼 감사한 일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엄마’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한 번의 무대를 위해 온몸에 스프레이 파스를 뿌리고 연습하는 이들에게서 다시금 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읽었다는 것. 불가능이라는 틀을 깨고 다시금 무대에 오른, 그것도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온 가희. 결혼 후 발리로 떠났던 그녀가 무대를 위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tvN 예능 <엄마는 아이돌>을 보고 감동받았다는 엄마가 많았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프로젝트는 저에게도 의미가 커요. 육아에 전념하면서 무대에 올라갔을 때의 희열을 잊고 지냈거든요. 다시금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꿈만 같았어요. 한창 활동했을 때의 생기도 오랜만에 느꼈고요. <엄마는 아이돌>을 통해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겼어요. 현역 시절에는 완벽한 무대를 선보여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이 있었는데, 이제는 즐겨야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애프터스쿨 멤버를 비롯해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팬들은 활동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발리에 돌아갈 수 없도록 여권을 뺏어야 한다더라고요.(웃음) 애프터스쿨 동생들은 방송을 보고 많이 울었대요. 절친들과 무대를 꾸미는 회차에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면서요. 다들 각자의 스케줄이 있고, 정아의 경우 둘째를 출산해 시간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동생들이 미안해하니까 언니로서 괜히 부담을 준 것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의 응원은 뭔가요? 주부들이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 마음이 뭉클했어요. 저희를 보고 꿈을 품게 됐다는 것만큼 감사한 일이 있을까요? 출산 후 포기했던 몸매 관리를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하는 분도 있어요. 여러분도 해낼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마마돌’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들로 구성됐죠.
별을 제외하곤 친분이 없었어요. 얼굴과 이름은 친숙했지만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을 기회가 없었죠. 그럼에도 결혼과 임신, 출산이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첫 만남부터 쉽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인연에도 타이밍이 있는 거 같아요. 만나게 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더라고요. 멤버 모두 마음이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어요.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서로의 무대에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함께 눈물을 흘려요. 눈빛만 봐도 애틋함이 느껴지는 사이랄까요?

멤버들과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한번 모이면 헤어지는 순간까지 대화가 이어졌어요. 집에 갈 시간이 되면 같은 마음으로 아쉬워했고, 연습을 더 하고 싶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왔어요. 촬영이 끝난 뒤에는 단체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어제까지도 서로의 육아 일상을 공유하면서 각종 팁을 나눴어요.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꼽으면요?
연습실에 파스 냄새가 진동했다는 거?(웃음) 다들 오랜만에 춤을 추다 보니까 온몸이 쑤신다고 하더라고요. 육아 때문에 춤은 고사하고 운동할 시간조차 없어 몸이 굳어진 상태였으니까요. 알고 보면 그룹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에서 손을 디귿으로 만드는 안무도 굉장히 어렵게 완성한 거예요. 처음엔 팔이 꺾이지 않아 제대로 된 안무를 구사하지 못했어요.

가희의 한결같은 몸매도 화제였는데 비결이 있나요?
건강한 음식을 선호해요. 발리로 이주한 뒤 비건 메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식단 관리에 도움이 됐어요. 식습관이 바로잡히다 보니 운동 효과가 훨씬 잘 나타나더라고요. 또 취침 전과 기상 후에 스트레칭을 하면서 혈액순환에 신경 쓰고 있어요. 가장 추천하고 싶은 운동은 춤이에요. 춤으로 발달한 근육은 보디라인이 예뻐 보이거든요. 그래서 간간이 유튜브 채널 <가희 바이브>를 통해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되는 춤동작을 올리고 있어요. 집에서 가볍게 따라 하면 좋을 거 같아서요.

출산으로 인해 체형이 변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죠.
저도 두 번의 출산을 경험하면서 체형이 변했어요. 그래서 출산 100일 뒤에 모유 수유를 중단하고 필라테스를 시작했죠. 흐트러진 체형을 바로잡기 위해서였어요. 재활 운동 효과도 있어 몸매를 교정하는 데 제격이라고 생각해요. 필라테스는 자격증 취득을 생각했을 정도로 오랜 기간 유지해온 운동이에요. 지금까지 해온 운동 중 코어 근육을 기르는 데 필라테스가 가장 효과적이었어요.

이번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궁금해요.
자신의 가치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엄마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존재를 잊고 사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에요. 엄마란 존재는 대단하지만 그 역할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을 잃게 돼요. 책임져야 할 아이가 생기면서 스스로를 돌볼 여유가 사라지게 되죠. 여유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겠지만 짧은 시간만이라도 자신을 돌봤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강하니까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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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실루엣의 파스텔 핑크 블레이저·쇼츠·라운드 넥 크롭트 니트 톱 모두 마이클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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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적인 숄더와 슬리브 디자인이 눈에 띄는 그린 플리츠 원피스 에콘, 파스텔 그린 팬츠 자라.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터, 무대”

지난 2009년 그룹 애프터스쿨 리더로 가요계에 데뷔한 가희. 애프터스쿨이 첫발을 디뎠을 당시 아이돌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소녀시대, 브라운 아이드 걸스, 2PM, 샤이니 등 거대 팬덤을 보유한 그룹들 사이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퇴장하는 그룹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애프터스쿨은 달랐다. 데뷔 전 DJ DOC, 보아, 김현정 등 톱 가수의 백업 댄서로 활약했던 가희를 중심으로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 대중은 즉각 반응했다. 그리고 ‘디바’, ‘뱅’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한 걸 그룹으로 한 시대를 장식했다.

애프터스쿨 활동 당시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정평이 났죠.
몸과 마음이 어렸던 거 같아요. 29살에 데뷔해 ‘성인돌’, ‘노장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한 그룹을 책임지기엔 어린 나이였죠. 당시에는 그룹을 지키기 위해 엄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었어요. 늘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동생들을 떠올리면 항상 미안해요. 지금의 마음으로 다시 활동한다면 완벽한 무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멤버 개개인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어요.

2012년 탈퇴 이후 10여 년 만에 SBS 웹 예능 <문명특급>에서 애프터스쿨 완전체 무대를 선보이며 여전한 의리를 자랑했습니다(애프터스쿨은 지난해 6월 <문명특급>을 통해 가희, 베카, 정아, 레이나, 이주연 등 원년 멤버로 무대를 꾸렸다. 무대 영상은 조회 수 1,200만 회를 돌파했다).
처음에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작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더라고요. 그 질문에 할 말을 잃었어요. 발리에서 한국을 오가는 데 대한 부담감이 컸지만, 그게 무대에 오르지 못할 이유는 안 되니까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격리 기간만 한 달이 소요됐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팬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거라는 기대가 컸어요. 그 많은 흥을 어떻게 참고 살았나 싶었어요.(웃음) 결혼 후 변화한 환경을 받아들였어요. 싱글일 때처럼 자신만 생각하고 행동할 수는 없으니까요. 춤과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타협하지 못하면 슬픔에 빠져들 것 같아 마음 한구석에 묻어두고 지냈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바통을 이어받은 ‘4세대 아이돌 그룹’ 후배들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실력이 대단하더라고요. 퍼포먼스 스타일이 많이 변해서 새로움을 느끼고 있어요. 예전에는 모든 동작을 크고 시원하게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면, 요즘은 디테일을 잘 살리는 게 핵심인 거 같아요. 강약 조절을 하는 퍼포먼스가 대세라는 생각을 했죠. 후배들을 보면서 배우는 점이 많아요.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나요?
걸 그룹 아이브요. 멤버들이 하나같이 예쁘고 춤 선이 곱더라고요. 그리고 걸 그룹 있지는 마치 모든 멤버가 댄스 경연 대회 출신처럼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여 깜짝 놀랐어요. 보이 그룹은 세븐틴의 퍼포먼스가 눈에 띄더라고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거 같아요.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과거의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거든요. 주변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기보다 당장 해내야 하는 일에만 몰두했어요. 저를 귀하게 여기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는데 알아차리지 못했죠. 오래 활동하려면 사람의 소중함을 알아야 해요. 그리고 멘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어요. 지금 당장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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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넥, 브이넥으로 연출 가능한 핑크 롱 슬리브 니트 톱 데비어퍼, 핑크 테일러드 팬츠 아르켓.

육아의 세계

가희는 지난 2016년 3살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했다. 그리고 같은 해 아들 노아(7세)를 품에 안았고, 2018년 딸 시온(5세)을 출산했다. 엄마가 된 가희는 현재 여느 부모처럼 육아에 몰두하고 있다. 두 아이의 교육과 건강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아이들에게 행복한 감정을 알려주기 위해 애쓴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엔 무대에 대한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 엄마이기 전에 한 사람임을 잃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와 남편은 아이가 아닌 부부를 중심으로 살아요.
우리 부부가 좋은 방향으로 가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믿어요.
  


육아의 세계는 어떤가요?
하나의 인격체를 키워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저의 선택에 따라 아이의 정체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사에 조심스러워요. 힘든 만큼 하루하루가 경이로워요. 첫째 아이를 출산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여자로부터 태어났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엄마의 존재가 대단하다는 말을 체감하는 순간이었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요. 남편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아이가 아닌 부부 위주로 살자고 말해요. 하지만 말처럼 쉽진 않아요.(웃음) 아이들에게 건강한 사고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저부터 건강한 생활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니까요. 그래도 우리 부부가 좋은 방향으로 가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믿어요.

휴식이 주어지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요?
원 없이 춤추고 싶어요. 지금까지 춰왔던 춤도 좋지만, 새로운 춤을 배워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이효리·엄정화·김완선 선배님처럼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까지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를 볼 때면 마음이 뜨거워져요.

끝으로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에게 한마디 전해주세요.
자신을 많이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엄마들을 보면 사랑을 받기보다 가진 사랑을 내주는 시간이 더 많은 거 같아요. 아름다운 일이지만 삶에서 자신을 생각하는 비중을 키워나갔으면 좋겠어요.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가진 가치를 깨닫길 바라죠.

인터뷰 말미에 가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었다. 고민을 이어가던 그녀가 어렵게 운을 뗐다. 강인한 사람으로 보였고, 자신조차 그런 줄 알았지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가희와 인터뷰를 마치고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여유’다. 엄마가 된 그녀는 편안해 보였다.

CREDIT INFO

에디터
정소나(패션), 김연주(인터뷰)
사진
김참
스타일링
김다현
헤어
유다
메이크업
무진(제니하우스)
2022년 03월호

2022년 03월호

에디터
정소나(패션), 김연주(인터뷰)
사진
김참
스타일링
김다현
헤어
유다
메이크업
무진(제니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