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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3. 가상 화폐, 투기인가 투자인가?

일부 네티즌의 놀이라고 생각했던 비트코인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는 투자 수단으로 둔갑했다. 불과 7년 사이 비트코인의 시세는 무려 1백만 배 이상 뛰었고, 비트코인과 유사한 가상 화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무서운 기세로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가상 화폐, 지금 투자해도 될까?

On September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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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발행 후 1년이 된 2010년 5월,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살던 한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 1만 개로 피자 두 판을 샀다. 디지털 암호화 코드로만 존재하는 가상 화폐 비트코인의 첫 현물 거래였다. 당시 1BTC(비트코인 단위)는 0.4센트에 불과했지만, 7년 후인 지금 1BTC는 약 1백만 배 이상 치솟은 4,292달러(8월 16일 기준, blockchain.info)로 폭등했다. 비트코인 하나가 삼성전자 주식보다 더 비싸진 셈이다.

가상 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무섭다. 올해 들어 4배 이상 가치가 뛰어 시가 총액도 640억 달러로 불어났다. 8월 한 달 동안에도 40%의 상승률을 보였다. 가상 화폐 2위를 지키고 있는 이더리움 역시 올 초 1만원대에 거래됐으나, 반 년 만에 가격이 30배 넘게 뛰었다.

가상 화폐란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존재해 실물 없이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를 말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뿐 아니라 리플, 라이트코인, 대시 등 새로운 가상 화폐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디지털 화폐인 ‘위비코인(가칭)’을 연내 발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가상 화폐를 거래하는 거래소도 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가상 화폐 거래소는 115곳으로 국내에도 빗썸, 코빗, 코인원 등의 거래소가 있다.

가상 화폐는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거래되지만, ‘채굴’로도 얻을 수 있다. 채굴이란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을 대가로 얻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컴퓨터가 문제를 풀수록 문제의 난이도는 높아지게 돼 있고, 2040년까지 2,100만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게끔 설정돼 있어 현재는 가정용 개인 컴퓨터로는 채굴하기 어렵다.
 

화폐로 인정될까?

가상 화폐는 어떻게 인정하는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유럽연합(EU)의 유럽사법재판소는 2015년 10월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는 거래는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비트코인을 상품이 아닌 화폐로 인정한 사례다.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을 거부했다가 재심사 신청을 받아들였다. 일본은 지난 4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비트코인을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기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화폐로 인정받으려면 가격이 매우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가격이 너무 들쑥날쑥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사나 IT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제도권에서 새로운 가상 화폐를 발행한다면 비트코인은 급격히 무너질 수도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가상 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결제처가 부족하다.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원 김진형 팀장은 “국내에서는 화폐로 채택할 가능성보다는 지급 결제나 송금 등의 쓰임이 먼저일 것 같다”면서 “단시간 내에 화폐로서 인정받아 원화로 사용하기는 힘들지만 점차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안정적인 자산인가?

지난 북한 핵 위협이 있던 당시 비트코인이 일시적으로 폭등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과 대안 자산으로 몰리며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에는 매도세가 확대됐고 금에는 매수세가 몰렸다. 보통 주식이나 펀드는 세계 정세에 영향을 받아 폭락하는 반면, 가상 화폐는 오히려 반대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인원 김진형 팀장은 “화폐는 한 나라에서만 인정하는 통화이기 때문에 그 나라가 위협 받는다면 그 나라 화폐의 가치는 하락할 수 있다”며 “반면 가상 화폐는 전 세계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오히려 위기가 있을 때 강세를 보인다”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시세가 4,000달러 선을 돌파한 것은 일본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 엔화로 이뤄지는 비트코인의 거래량은 전체의 48%를 차지해 미국 달러화(25%)와 중국 위안화(12%), 한국 원화(12%)를 능가한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우려로 강세를 유지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과 대안 자산으로 몰리면서 글로벌 주식 매도세가 강화되고 금값은 오른 것과 같은 흐름을 탄 셈이다.
 

10배 이상 상승 vs 반토막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가상 화폐의 가치가 더 오를까, 내릴까? 전문가들은 정반대의 견해를 보이고 있다. CNBC는 독립 증시 애널리스트이자 스탠드포인트 리서치 창립자인 로니 모아스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비트코인 목표가를 7,500달러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현재 거래가에서 약 80% 비싼 수준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쪽이다. 모아스는 2027년 목표가인 50,000달러는 유지할 거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에서 500달러 더 오른 후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 판단하고, 투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더 오르면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가상 화폐 거래소 거래량은 세계 1위다. 달러나 위안화 거래소보다 원화로 거래되는 빗썸의 거래량이 가장 높다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뒤늦게 가상 화폐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코인원 김진형 팀장은 “최근 국내에서는 가상 화폐를 투기의 대상으로 보고 무작정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상 화폐 자체가 기술 집약체이기 때문에 본인이 투자하려는 가상 화폐에 대해서 공부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기간 고수익을 노리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며, “등락이 반복되지만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봤을 때는 오르는 모양새를 보일 것”이라며 장기 투자 쪽을 권했다.
 


금융감독원의 경고! 가상 화폐 거래 시 주의해야 할 점

 

  • 1 공가상 통화는 법적 화폐가 아니다

    가상 통화는 법정 통화가 아니므로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증을 받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가상 통화 취급업자에게 맡긴 가상 통화 계정 잔액은 예금보험공사의 보호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가상 통화는 발행자에 의해 사용 잔액을 환급하거나 현금 또는 예금으로의 교환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또는 전자화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 2 가상 통화는 언제든 가치 폭락이 가능하다

    가상 통화는 금융 상품이 아니므로 가치가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경우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즉 가치 변동률의 상·하한 없이 가치가 급변할 수 있으므로 막대한 손실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가상 통화 해킹 등의 전산 사고와 국내외 입법 등 규제 환경의 변화가 가상 통화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3 가상 통화는 해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물이 없는 가상 통화의 특성상 사기를 당하거나 사이버 공격의 대상이 될 위험이 크다. 일단 가상 통화 거래를 실행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사기 또는 우발적인 거래로 인한 손실을 복구하기 어렵다. 보통 가상 통화는 보안성이 높고 해킹 등이 어렵다고 하지만 가상 통화 보관 지갑이 위·변조되거나 유실될 경우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거래소가 공격당해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다. 2014년 85만 비트코인을 해킹당하면서 파산한 일본의 가상 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 사태가 대표적이다.

  • 4 사고 때 책임 부담 조항 있는지 약관을 꼼꼼히 살피자

    가상 통화 취급업자와 거래하기 전 해킹 등의 사고 발생 시 책임의 부담 여부를 약관상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미 국내에서 암호키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적절한 키 관리 원칙을 수립하지 않은 가상 통화 취급업자가 해킹 공격을 받아 가상 통화가 유실된 사례가 발생했다. 또 해킹 등의 사고 발생 때 이용자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등의 이용자 피해도 있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두경아
2017년 09월호

2017년 09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두경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