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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부부와 종로를 걷다

On April 07, 2017 0

문재인 부부를 만난 곳은 종로 이화동. 두 사람이 연애 시절 데이트를 했던 곳이자 신혼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봄날, 풋풋한 그 시절의 이야기로 대화가 시작됐다.

 


인터뷰는 대면과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기자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궁금한 것을 질문했다. 서면 질의 중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질문도 있었다. 다소 딱딱한 답변은 서면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3월 7일 종로 이화동에서 문재인 후보 부부를 만났다. 인터뷰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다. 말수 적은 문 후보와는 달리 밝은 에너지를 지닌 김정숙 여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곳 이화동에 추억이 있으시죠?

김정숙 바로 근처 이화장 옆길이 데이트 장소였어요. 남편이 저를 집으로 데려다주던 길이었죠. 그 시절엔 걷는 시간이 더 길었으면 했지요. 헤어지기 싫어서요.(웃음)

두 분이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다고 들었습니다.
김정숙 남편이 학교 축제나 행사에 잘 안 오는 사람인데, “여자 소개해주면 나갈게”라고 했대요. 새내기 때 친구 오빠가 과대표였는데, 제게 남자친구 한 명 소개해준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알랭 들롱을 닮았어” 하기에 은근 기대하고 나갔더니, 양복이 아닌 후줄근한 옷을 입고 와서 제가 눈을 내리깔았죠.
문재인 본인이 미모에 꿀리지 않았다는 의미겠죠. 아내와는 경희대 동문인데, 제가 군대 가 있을 때는 친구들이 ‘관리위원회’를 만들어 행여 아내가 한눈팔지 않도록 특별 관리를 했지요. 그만큼 예뻤어요. 물론 지금도 예쁩니다.(웃음)

아직도 문 후보를 ‘재인 씨’라고 부른다는데, 사실인가요?
김정숙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래선지 여전히 ‘재인 씨’라고 부르는 게 편해요. 남편도 제가 그렇게 부를 때가 좋다고 합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본, 문재인의 20대 모습은 어땠나요?
김정숙 나를 이해해주는 편안한 사람이었죠. 오래 만나서 가치관도 잘 맞았고, 무엇보다 부드럽고 낭만적인 사람이었어요. 특별히 달콤한 말을 해서 낭만적인 게 아니라 분위기 자체가 낭만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죠. 하지만 말 자체가 설득력이 강하기도 했고, 기가 약한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신혼 초에 부부 싸움을 꽤나 했지요.(웃음)

문재인 대한민국 부부들 다 그렇지 않습니까?(웃음) 싸우면서 서로를 알게 되는 거죠. ‘이 선을 넘으면 위험할 수 있겠다’ 싶으면 시간을 좀 흘려보냈어요. 대화로 끝을 보자고 들면 충돌할 수 있는데, 몇 번 크게 싸우다 보니 적당한 선에서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는 지혜가 생기더라고요. 신혼 때는 저희도 그렇게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집에서는 어떤 모습인가요? 사모님께 먼저 들어볼게요.
김정숙 자상하고 부드러워요. 남편보다는 제가 오히려 성미가 급하고 참견하는 걸 좋아하죠.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남편은 편안하게 모든 것을 받아주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저는 아이들이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소리를 지르는데, 남편은 “아이가 피곤한가 보다” 하죠.

문재인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어요. ‘냄비 하나’ 없이 남쪽으로 피난 온 부모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죠. 중학교 때였을 거예요. 어머니가 새벽에 저를 깨워 몇 시간을 걸어 부산역까지 갔어요. 그 시절엔 기차표를 사놨다가 ‘암표’로 팔면 몇 배 이윤이 남는 때였는데, 너무 가난하니 어머니께서 뭐라도 하시려고 나오셨던 거예요. 결국 용기가 없으셔서 암표 장사를 못 하고 오셨어요. 아마도 자식 앞에서 부끄러운 일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가난하지만 기본은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이 제게 나침반이 돼 저도 아이들에게 그런 부모가 되고자 노력 중입니다. 정치인의 가족으로서 감내해야 할 고통이 있음에도, 항상 지지해주는 두 아이와 아내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죠.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인데, 힐링 타임은 언제인가요?
문재인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울에 살 때는 북한산에 자주 올랐고, 지금은 집 뒷산에 자주 갑니다. 힐링도 되고 생각도 정리됩니다. 주로 집 근처에 산이 있었던 터라 사람들이 “산을 보고 집을 구하느냐?”는 농담 섞인 말을 하는데, 일단 강남에 집을 구할 형편이 안 되기도 했고요,(웃음) 산을 좋아합니다. 그러고 보면 팔자가 높은 데 살 팔자인가 봅니다.

김정숙 융자를 내면 강남에 집을 구할 수 있었겠지요. 한데 저희는 조용한 동네가 익숙하고, 또 그렇게 지내왔어요. 서울에서 살기 시작한 것이 청와대에 가면서부터인데, 신문에 얼굴이 오르내리니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산과 가까운 곳을 찾게 됐네요. 게다가 남편이 잘 때 작은 소음에도 예민한 편이어서 조용한 곳을 선호해요.

문재인 이 사람이 강남에 갈 수 있는데 못 갔다고 하는 거 보니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 같아요.(웃음) 부산에서 마당 있는 집에 살았는데, 그 집을 팔아도 서울의 서른 평 아파트 전셋값이 안 되더라고요. 그게 현실이었어요. 아, 물론 예전엔 변호사가 금전적으로 풍족했어요. 변호사 부부 모임에 가면 다들 경제적으로 여유로웠죠. 변호사는 참 좋은 직업입니다. 선택이 자유롭거든요. 돈 버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공익적인 삶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변호사의 지식과 능력으로 많은 사람을 도울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저는 돈에서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돈에서 자유로우려면 절제가 필요하죠.

김정숙 1981년에 결혼해 이후 큰아이 출산하고 8개월 뒤에 직장을 그만두면서 부산으로 내려갔어요. 남편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저 역시 그 부분을 함께 고민해야 했죠. 당시만 해도 변호사라는 직업이 신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는 시절이었는데 남편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어요.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거든요.(웃음) 저는 그 모습을 보고 남편을 더 존경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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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문제로 돌아가보겠습니다. 탄핵 정국을 맞았습니다.

문재인 지방에서 올라와 주말마다 찜질방에서 자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 아기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 유모차를 끌고 광장으로 나왔다는 부모, 교복을 입은 학생들….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위대한 모습이죠.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탄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이 오래된 적폐를 씻어낼 수 있을 거라 봅니다. 탄핵 인용은 그 시작입니다.

촛불 집회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문재인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는 이런저런 차별이나 갈등이 심합니다. 이념적으로는 보수, 진보 그리고 성적으로는 성차별과 여성 혐오도 있지요. 하지만 광장에서는 보수와 진보, 성차별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하나이고 당당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정숙 젊은 사람들이 대거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내 아이가 잘살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일부에서는 “문재인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유약하다”라는 여론도 있었습니다. 동시에 “기득권층처럼 행동한다”는 말도 있었는데요.

문재인 저는 학생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과 사회운동, 시민운동을 해왔습니다. 항쟁도 겪고 구속도 됐지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이번 촛불 집회를 정치인들이 이끌었다면 이런 결과를 낳지 못했을 겁니다. 시민들의 자발성과 순수성이 만든 결과라고 봅니다.

그래서일까요. 한동안 문 후보를 두고 ‘참모형’이란 논란도 있었습니다.
문재인 사람은 어느 일을 잘하면 뭐든지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서실장이라는 자리가 대통령의 참모이지만 한편으로는 청와대 비서실 6백여 명을 지휘하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기관의 장이기도 합니다. 또한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늘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세론’이 있는 반면에 ‘대통령 코스프레’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습니다.
문재인 결국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 ‘대세’가 아닐까요? 아시다시피 저는 재수생입니다. 그만큼 절박합니다. 그래서 더 준비했습니다.

‘문재인’과 ‘토론’에 대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토론에 약하다, 토론을 피한다”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그리고 정치에서 말의 중요도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요?
문재인
직업적으로 저는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삶을 살았습니다. 인권변호사로 일할 때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 못 내던 분들의 억울한 일을 해결해주는 게 제 일이었고요. 그래서 일단 잘 들어야 했어요.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끼어들면 주눅이 들어 더 말씀을 못 하는 분이 많으셨거든요. 한편으론 그게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지금도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더불어 ‘잘 듣는 것’이 ‘말 잘하는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선 주자들 중에 가장 토론을 많이 한 후보가 저이고, 누구보다 토론에 준비가 돼 있다고 자부합니다. 토론을 피한다는 건 사리에 맞지 않는 얘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이유가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바꾸고 싶습니까?
문재인 국민이 제게 보내준 글 중에 이런 게 있었어요. ‘정의가 눈으로 보이고 소리로 들리며 피부로 느껴지는 사회가 돼야 한다.’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가난에 허덕이지 않고, 법과 원칙을 지킨다고 미련하다는 소릴 듣지 않고, 다름이 틀림으로 배척당하지 않아야 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는 국민이 더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 “왜 대통령이 되고 싶나?”라는 질문에 “운명”이라고 대답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요?
문재인
숙명입니다.

지난 대선의 실패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문재인 제가 부족한 탓이지요. 그간 국민과 소통하면서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바짝 추격하는 안희정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문재인
한 팀이죠. 저를 비롯해 안희정·이재명 후보 모두 ‘더불어민주당’의 일원이고,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한 팀입니다. 저는 이분들과 함께 정권 교체를 이루고 싶어요. 안 후보요? 오랜 정치 경륜과 성공적인 지방정부 운영 경험이 있는 후보입니다. 충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지도자로 자리매김했고, 개인적으로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지도자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이재명 후보는 선명하고 시원한 면모로 큰 기대를 받고 있지요.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인 민주당의 정체성을 흔들림 없이 지켜왔으며, 재선 성남시장으로서 재정과 복지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뤄내셨습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문재인 사실 우리나라의 성 평등 지수가 OECD 국가 중 하위입니다. ‘여성 혐오’라는 말 자체가 없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댁에서도 페미니스트인가요?

김정숙 애초에 설거지하는 건 바라지도 않았어요. 대신 남편은 무거운 것을 잘 들어주고 쓰레기도 잘 버려주는 편이에요.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 거죠. 무엇보다 제가 부탁하기 전에 내색하지 않고 해줍니다. 저는 설거지해주는 것보다 뒤에서 묵묵히 해주는 작은 배려가 더 감사해요.

최근 아들 준용 씨의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보수 진영 일각에서 지난 2006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 5급 일반직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정보원 1명을 모집하는데 준용 씨가 단독 지원해 취업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 허위 사실로 판단하고 게시물 단속에 나선 상황이다).

문재인 2014년에 해명이 완료된 사안입니다.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때 감사에서 문제 없다고 결론이 났지요. 다시 끄집어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최근 ‘가짜 뉴스’가 판을 칩니다. ‘위키백과’에는 야권 인사들의 태생이 북한으로 기재되는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대비책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재인 유권자들은 가짜 뉴스에 흔들리지도 속지도 않는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지난 대선 이후 혹독한 검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먼지’ 하나 없었기에 더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해요. 현재 ‘가짜 뉴스 대책단’을 만들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홈페이지에는 별도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 후보를 말할 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금 노 전 대통령이 앞에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문재인
“대통령님, 국밥 한 그릇 하러 가입시더!”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을 모시고 전주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하룻밤을 보내고 참모진만 전주 남부시장의 유명한 콩나물국밥집에 가서 아침을 먹었는데,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노 전 대통령이 서운해하셨습니다. “어떻게 그 맛있는 콩나물국밥을 나만 쏙 빼놓고 먹고 올 수 있나?”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인지 콩나물국밥을 먹을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그 말이 생각납니다. 요즘도 가끔 꿈에서 그분을 만납니다. 오늘 밤 꿈에 노 전 대통령을 만나면 꼭 콩나물국밥 한 그릇 하러 가자고 해야겠습니다.

국민이 정치인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가 소통입니다. 어떤 식으로 국민과 소통 중인지, 또 소통에 관한 앞으로의 소신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문재인
이른바 ‘광화문 대통령’이 되고 싶어요. 특권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고, 광화문 정부청사로 집무실을 옮겨 국민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 생각입니다. 대통령의 일과를 24시간 투명하게 공개할 겁니다. 퇴근 후에는 시민들과 소주 한잔 나누고, 주말에는 아내와 시장에서 장을 보는 평범한 삶을 사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요.

경선이 끝나면, 현재 경쟁자들을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에 포함시킬 용의가 있는지요.
문재인
지역과 이념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능력에 따라 탕평 인사를 할 겁니다. 당과 협의하고 국민으로부터 널리 추천을 받을 생각입니다. 편을 가르지 않을 겁니다. 도덕적으로 검증되고 각 분야의 풍부한 경륜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등용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내가 영부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나요?
문재인
아내는 최고의 동반자이자 조력자입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챙기고 메워주는 존재죠. 자랑입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제 아내는 최고입니다.(웃음) 저는 아내가 영부인이 되더라도 지금처럼 보통 사람의 삶을 살아주길 바랍니다. 참여정부 비서실장 시절엔 아내에게 “백화점에 가지 마라” “공직자 아내들과의 교류도 신중히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는데, 영부인이 된다면 더 엄격한 자기 관리를 부탁해야겠지요.

김정숙 역대 영부인 중 롤모델을 꼽으라는 질문을 간혹 받는데, 꼭 누구를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저는 저만의 모습을 간직한 ‘김정숙 스타일’을 만들고 싶습니다. 국민과 소통하는 평범한 퍼스트레이디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여성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문재인 저는 대통령 후보이기도 하지만 1남 1녀의 애비입니다. 장녀가 지금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한 아이의 엄마이지만, 제겐 아직도 ‘금쪽같은 내 새끼’죠. 딸을 키우면서 우리나라 여성의 삶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어려서는 딸의 안전을 많이 걱정했고, 자라서는 딸의 사회 진출을 함께 고민했지요. 지금은 아이를 키우고 경력 단절 여성이 사회에 재취업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딸과 많이 이야기합니다. 남자인 저로서는 느껴보지 못한 어려움 앞에서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고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정책을 세울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김정숙
며칠 전 결혼기념일이었는데 바빠서 서로 챙기질 못했어요. 쑥스럽지만 몇 마디 전할게요. “변함없는 당신, 존경합니다. 사람이 먼저인 당신, 지지합니다.” 이 정도로 할게요.(웃음)

선거 공약 Q&A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여성의 삶이 달라지나요?”

이번 대선 공약을 보면, ‘공공 일자리 81만 개 확대’가 있는데 이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일자리가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첫 출발점입니다. 최고의 경제 회복 방안이자 최선의 복지 방안이라는 게 제 소신입니다. 집권하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모든 정책 수단과 재정 능력을 총 투입할 생각입니다. 현재 전체 일자리 중 공공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3 수준인 7.6%밖에 안 돼요. 이를 3% 포인트만 올려도 8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소방, 경찰, 부사관 등 국민 안전과 복지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민간에서도 벤처 창업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겁니다. 주 52시간의 법정노동을 준수하고,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게 하면 새 일자리 50만 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노동자는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육아를 포함한 여성 정책도 궁금합니다.
여성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대한민국이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임신에서 출산, 보육, 교육의 전 과정을 국가가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업주부들이 출산할 때, 한 달에 50만원씩 3개월 동안 ‘출산 수당’을 지급할 겁니다.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아 출산 수당을 받을 수 없었던 비정규직, 서비스직, 자영업자 산모들에게도 차별 없이 지급해야죠. 엄마와 아빠 모두 맘 편히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휴직 급여도 높일 겁니다. 또한 연장 근로와 휴일 근로까지 포함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를 정착시킬 겁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의 자녀를 둔 엄마, 아빠에게는 임금 감소 없는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는 ‘10 to 4’를 통해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를 돌려주겠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여성의 노동권과 모성권을 보장하는 법을 만들 겁니다.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을 법제화해 비정규직의 급여를 정규직 임금의 70~80% 수준까지 인상하고, 여성과 비정규직의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해 ‘두루누리사회보험’의 지원 대상을 확대할 겁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기간제·비정규직 여성의 출산휴가를 계약 기간에 산입하지 않고 자동 연장함으로써 출산휴가 급여 지급을 보장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앨 겁니다.

문 후보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여성의 삶이 달라지나요?
초등학생이 그린 가족 그림에 아버지는 없거나, 혹은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모습을 그린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안타까운 기사죠. 저는 엄마들이 독박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겁니다. 앞서 말했듯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가 함께 웃는 가족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문재인(65세, 더불어민주당)은…

1953년 경남 거제 출생
1980년 경희대학교 법학 학사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 합격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 실장
2010년 노무현재단 이사장
2012년 제19대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
2015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2016년 ~ 현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문재인 부부를 만난 곳은 종로 이화동. 두 사람이 연애 시절 데이트를 했던 곳이자 신혼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봄날, 풋풋한 그 시절의 이야기로 대화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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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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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영

2017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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