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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다

얼마 만의 외출인가? 안선영은 얼마간 멀리했던 화장품을 곱게 바르고, 불어난 살 때문에 입지 못했던 옷을 맘껏 입었다. 엄마가 된 지 81일째 되던 날이었다.

On October 27, 2016

 

화이트 블라우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태슬 스커트 딘트, 슈즈 라코스테.

 

결혼은 계산이 아니라 계획이다. 결혼 후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적 변수에 상대와 자신의 가치관, 습관, 라이프스타일을 미리 대입시켜보아야 한다. 가슴으로 사랑하고 머리로 결혼해야 한다는 말이다.

안선영은 결혼에 성공했다. 그것도 똑똑하게 성공했다. 한때 ‘연애 고수’로 불리며 싱글들의 ‘신’으로 추앙받던 그녀는 친구와 떠난 부산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와 결혼해 3년째 연애하듯 살고 있다.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하면 얼마나 행복해질까’를 가늠하는 게 아니라 ‘나는 불행해지는 걸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다 보니 알콩달콩한 결혼 생활이 가능해졌다.

행복을 만끽하던 그녀에게 자신을 꼭 닮은 분신이 생겼다. 결혼 3년 만에 아들을 낳으며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꾸린 안선영. 인스타그램 속 그녀의 일상은 아들 중심으로 돌아간다. 온통 아들 사진뿐이다. 정확히 말하면 임신 당시부터 쭉 아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좌충우돌 육아일기지만 재미있다. 세상 모든 엄마가 그러하듯 아들의 눈짓 손짓 발짓 하나에 ‘심쿵’한다. 아들 때문에 울고 웃는, 그녀는 지금 진짜 엄마가 되는 과정에 있다.

오랜만에 화려하게 꾸민 거죠?
아기를 낳은 후로는 화장도 거의 못 했어요. 아들이 화장품 냄새를 싫어하니까 안 바르게 되더라고요. 방송이 있는 날에만 겨우 꾸미는 식이었죠. 오랜만에 예쁘게 화장하고 입으니까 기분이 좋네요.

모든 게 아들 중심이군요?
저도 제가 이렇게 바뀔 줄 몰랐어요.(웃음) 생각해보면 라이프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네요. 예를 들면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됐죠. 피곤하지만 힘든 줄 모르겠어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아들을 보면 이상야릇한 기분이 들어요. 보세요. 불과 며칠 전에 산 바지가 오늘은 꼭 맞네요. 이런 아들이 어떻게 내 배에서 나왔는지 참 신기해요.

엄마가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이에요. ‘우리 엄마도 이랬을까’ 싶고요. 처음 바로를 품에 안았을 때 “아, 신기해!” 하고 말했죠. 그러면서 이상한 책임감이 생기는 거예요. ‘내가 없이는 온전히 한 시간도 못 버티는 이 생명체를 반드시 지켜줘야겠구나’ 하는 마음 같은 거요. 가슴 한편에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온다고 해야 할까요. 엄마가 되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감정이죠.

아들 이름이 ‘서바로’예요. 독특하면서 예쁜 이름이네요.
영어로 발음해도 어색하지 않은, 국제적인 한글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어요. 결혼 2주년 기념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역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들이면 ‘바로’, 딸이면 ‘로나’로 지으려고 했었어요. 영어로 하면 ‘Baro Seo’가 되죠. ‘바로 서’, 반듯하게 자라라는 의미죠.

40시간 넘게 진통했다고 들었어요.
고집이었죠. 유도분만도, 무통 주사도 맞지 않았어요. 43시간째 진통하다 보니 결국 아이가 태중에서 태변을 보더라고요. 응급 상황이라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었죠. 제 고집 때문에 배 속에서 고생했을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대성통곡을 했네요. 그때 그 감정을 잊을 수 없어요. 태어난 지 24시간도 안 된 신생아가 아재 방귀를 ‘뿌욱’ 끼는 걸 보고서야 웃을 수 있었어요.(웃음) 

블랙 태슬 블라우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어링 리르.

블랙 태슬 블라우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어링 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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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 배색 코팅 재킷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스와로브스키 슈즈 크리스찬 루부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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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언밸런스 트라이프 원피스 클루드클레어.

화이트 언밸런스 트라이프 원피스 클루드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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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들어도 힘들어요.
자연주의 출산을 고집했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출산의 모든 과정을 부부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워낙 무뚝뚝한 부산 남자랑 살다 보니 뱃속 아이가 아들이란 걸 안 순간부터 무조건 자연주의 출산을 하겠다고 했어요. 같이 고생 좀 해야 부성애가 진하게 생길 것 같더라고요.(웃음)

진짜 부성애가 생기던가요?
그 부작용으로 제가 요즘 완전 찬밥신세가 되었죠.(웃음) 함께 43시간 진통을 해서인지, 아님 원래 부성애 DNA가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을 엄청 챙겨요. 매일 아침마다 꼭 아기와 함께 수영을 하면서 30분씩 관절 운동을 시켜주죠. 육아에 지나치게 참여해 힘들 정도로 많이 도와줍니다. 저와는 반대로 꼼꼼해서 제가 놓치는 부분을 챙겨주니까 든든해요.

남편과의 러브 스토리는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익히 알려졌어요. 가정에서 남편은 어때요?
‘츤데레 중에 츤데레(겉으로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뜻의 신조어)’예요. 무뚝뚝함의 결정판이죠. 장점은 무던하다는 거예요. 상한 찌개를 모르고 데워 줬는데 그냥 다 먹을 정도죠. 그리고 참 웃겨요. 제가 또 웃기면 다 용서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덕분에 매일 웃을 수 있어서 좋아요.

가족의 모습이 예뻐 보여요.
저를 가장 힘들 게 하는 것도, 가장 기운나게 하는 것도 모두 가족이에요. 요즘엔 ‘서바로’ 하나가 저를 들었다 놨다 합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니까요.(웃음)

엄마가 된 후 달라진 점 하나만 꼽아본다면 뭐가 있을까요?
포기가 빨라졌죠. 전에는 계획을 세우면 밀어붙이는 편이었는데 아기가 태어난 후부터는 제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예를 들면 외출 준비를 마쳤는데 갑자기 자지러지게 운다거나, 손님들 잔뜩 초대했는데 잠만 잔다거나 하는 거요.(웃음) 이젠 그냥 포기하기로 했어요.

바로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된 자신의 또 다른 면모가 있다면요?
제가 의외로 참을성이 많더라고요.(웃음) 예전 같으면 버럭 화를 냈을 상황에서도 한 번씩 참고 넘어가게 돼요. 이렇게 참을성이 많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됐죠. 모두 바로 덕분이에요.

어떤 엄마가 되고 싶나요?
‘재미있는 엄마가 되자’고 생각해요. 고리타분하거나 지루한 엄마가 되기는 싫거든요. 같이 놀고 싶은 엄마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말인데요, 조금 늦게 아이를 낳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아이를 훌륭하게 잘 키워낼 엄마의 자질이 갖춰졌을 때 아이를 낳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아들에게 집착하지 않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제 나이에 출산한 것에 아주 만족합니다.(웃음)

대개 친정엄마의 육아법을 따르거나 모습을 꼭 닮는다고 해요. 친정어머니의 모습과 엄마가 된 내 모습을 비교해본다면 어떤가요?
음… 적당히 무심한 건 닮은 것 같아요. 대신 제가 조금 더 섬세해요.(웃음) 우리 엄마는 엄하고 무서웠어요. 아빠 몫까지 해야 했으니까요. 저도 엄마를 닮아 무서운 엄마가 될까 봐 딸보단 아들을 원했어요. 사실 성격도 남자하고 더 잘 맞거든요.(웃음)

안선영이 그리는 가정은 어떤 모습인가요?
뭐든지 함께 상의하는 가정이오. 홀어머니 아래 외동딸이라 뭐든지 혼자 고민하고 해결해야 했는데 그게 매번 서럽고 힘들었죠. 저와 남편, 아들이 뭐든지 함께 공유하고 고민하는 울타리를 만들고 싶어요.

둘째도 낳아야죠?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들어요. ‘바로’를 낳았으니, ‘로나’를 낳아야죠. 도전!

안선영은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코 밉지 않은 욕심이죠.
제 장점 중 하나가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많다는 거예요. 단점은 게으르고 포기가 빠르다는 거죠. 뭔가에 도전했다가 작심삼일로 그치기를 무한 반복해요. 또 작심삼일이될까 봐 부끄러워서 말하기 섣부르지만 나중에 바로가 볼 수 있는 그림 동화책을 하나 내고 싶어요. 이왕이면 다른 언어로요.

그림에도 재주가 있나요?

요즘 그림 그리기에 심취해 있어요. 화가처럼 잘 그리는 그림은 아니지만 취미 활동으로 하고 있죠. 제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만든 동화책을 읽을 바로의 모습을 상상하면 더 열심히하게 되요.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하는 모습이 예뻐요.
저는 특출한 재주도, 타고난 외모도 없는 평범한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해보려고 해요. 반복해 경험이 쌓이다 보면 저만의 콘텐츠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이제는 다이어트에 도전해야 하는데 맘처럼 쉽지가 않네요. 출산 후 체형이 아예 변해버린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나요?
‘어떻게 보이고 싶다’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나를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런 성격도 있고, 저런 성격도 있는 저를요. 강단 있고 화통한 모습이 제 전부는 아니거든요. 이제 방송 18년 차 접어드는데 아직 절반도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것 같아요. 뭐 한마디로 ‘나이 들수록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달까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안선영의 이미지는 어떤 것 같아요?
어느 날 인터넷 댓글을 보는데 “B급 연예인 주제에…”라는 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직 B급까지 못 가서 노력 중인 C급의 B컵 여자 연예인”이라고 다시 댓글을 달았죠. 사람들에게 저는 뭐 그런 모습 아닐까요?

활동에 가장 제약이 되는 건 뭔가요?
게으름이오. 적당히, 적당히, 또 적당히 하는 마음. 나 자신과 타협하게 되더라고요. ‘이 정도 했으면 되지 않겠어?’ ‘더 한다고 누가 알아주겠어?’ 하는 부정적인 마음이 제 발목을 붙잡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어떤 여자, 어떤 아내, 어떤 엄마, 어떤 방송인이 될까요?
저도 제가 어떤 사람이 될지 기대돼요. 아마 바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해요. 한 가지 분명한 건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예요. 여자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또 방송인으로서 중심을 잃지 않는 거요. 조만간 예능 프로그램으로 복귀할 예정이에요. 지켜봐주세요.

CREDIT INFO

취재
이예지 기자
스타일리스트
김래영
헤어
미영(엔끌로에)
메이크업
구다연(엔끌로에)
제품협찬
잉글레시나
사진
민기원
2016년 10월호

2016년 10월호

취재
이예지 기자
스타일리스트
김래영
헤어
미영(엔끌로에)
메이크업
구다연(엔끌로에)
제품협찬
잉글레시나
사진
민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