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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과의 인터뷰

On April 21, 2015

지난 1월 노홍철의 지인에게서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음주 운전 논란 이후 아끼던 ‘홍카’까지 처분하며 자숙 중인 노홍철이 최근 운동을 시작했다는 것. 온전히 일반인으로 돌아가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난리가 났다. 스페인 여행 중인 노홍철의 사진이 올라왔기 때문. 이후 서울 강남 일대에서 그를 보았다는 목격담이 왕왕 전해졌고 4월 8일에는 ‘노홍철 근황’이라는 키워드가 포털 사이트 메인 페이지를 종일 장식했다.

김태호 PD와 유재석도 강연과 방송에서 그를 언급하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노홍철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겨울과 작별이라도 하듯 봄비가 내린 4월 2일 오후, 헬스장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노홍철을 만날 수 있었다. 초록색 우의를 위아래로 맞춰 입고 주황색 자전거를 끌고 나타난 그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집을 나선 그가 가장 먼저 한 건 재활용품 분리 배출이었다.
 

동네 주민들과도 잘 어울렸다. “잘 지내시죠?”라며 안부를 묻는가 하면 “오랜만에 비가 온다”며 날씨 얘기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봄비가 겨울의 묵은 때를 씻어내듯 활기차게 페달을 밟았다. 이렇듯 노홍철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다음 날 그를 다시 만났다. 전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반바지에 흰 티셔츠 차림이었다. 상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느라 가던 길을 잠시 멈추기도 했고 반갑게 맞아주는 아주머니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도 했다. 예의 바른 모습에서 술에 취한 ‘그날’의 노홍철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에게 안부를 물었다.

“최근 불어난 살 때문에 고민이 되어 운동을 시작했어요. <무한도전> 출연 당시 밀라노 패션쇼에 진출하기 위해 뺐던 살이 다시 쪘거든요.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줄곧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내요.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건강도 관리하고 있고요. 헬스장까지는 주로 자전거를 타고 가요. 어제도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두고 왔죠. 지금 자전거를 찾으러 헬스장에 가는 길이에요.”

최근 강남 일대에서 포착된 모습 역시 헬스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찍힌 것.
“당분간은 운전대를 잡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선택한 게 자전거예요. 그렇다 보니 전보다 쉽게 노출되는 것 같아요. 몇 번째 횡단보도를 건너느냐, 신호등이 언제 바뀌느냐에 따라 마주치는 분들이 다르죠.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이 모두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찍힌 거예요.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죄송해요. 아직은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용기가 없으니까요.”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인기가 여전했다. “노홍철씨 맞죠?” “사진 한 번만 찍어도 돼요?”라며 다가오는 시민들에게 노홍철은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특유의 활기찬 목소리와 웃음은 잃지 않았다. “다음에는 꼭 같이 찍어드릴게요!”
 

사건이 불거지기 석 달 전 강연에서 노홍철은 이런 말을 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원래 그렇죠. 사실이 아닌데 사실인 것처럼 기사가 날 때도 있고 본의와는 달리 알려져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때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관심이 좋았어요. 사람들이 당장은 저를 좋게 보지 않더라도 진심은 통하는 법이잖아요. 제게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도대체 얼마나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러는 거야?’라고 생각하죠.”

꽤 오랜 기간 방송 활동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주 2일제를 택했던 노홍철은 최소한의 프로그램만 남기고 여행을 다녔더니 에너지가 다시 생겼다고 말했다. 바쁘게 살면서 돌아보지 못한 시간을 되돌아보며 전열을 정비했던 것. 그는 이번 사건 이후에도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며 새 출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시는 ‘그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겨울에는 혼자서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어요. 오랜만에 저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을 했죠. 그곳에서 만난 한국 분들이 반갑게 인사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9년간 함께했던<무한도전>멤버들과의 의리도 여전했다. 복귀설이 흘러나왔을 때도 멤버들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취했다.
“형님들에게 제가 복귀하는지 묻는 사람이 많대요. 괜히 제가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제가 아니었다면 형님들이 받지 않아도 될 전화잖아요. 멤버들과는 지금도 종종 연락하고 만나요. 유재석 형님과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기도 하고요. 어제는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정준하 형님을 만나 차를 얻어 타고 돌아왔죠.”
“기다리고 있는 시청자가 많다”는 기자의 말에 “제가 뭐라고요…”라고 나지막이 말하는 노홍철. 복귀 계획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했다.

“최근에 몇몇 방송국에서 다녀갔어요. 인터뷰를 요청하셨는데 지금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더라고요. 이렇게 찾아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저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복귀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네요. 사실 저는 방송도 정말 좋아하지만 다른 쪽에도 관심이 많아서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어떤 모습으로 컴백할지 잘 모르겠지만 꼭 방송이 아니더라도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까요? 저도 그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계획이 생기면 꼭 연락드릴게요.”

헬스장으로 향하는 걸음을 재촉하는 노홍철에게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몇 분 뒤, 그에게서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이제 막 택시를 탔네요. 저 때문에 본의 아니게 고생시켜 죄송합니다. 멋진 주말 보내세요.”

취재 중에 노홍철을 보기 위해 홍콩에서 온 여성을 만나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그의 집 앞에서 서성이던 그녀는 결국 편지를 직접 건네주지 못한 채 돌아갔다. 현관에 편지를 붙여놓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방송을 통해 오빠(노홍철)를 알게 되면서 인생이 많이 바뀌었어요. 오빠가 짧은 영어지만 열심히 말해주어 정말 고마웠어요. 이렇게라도 오빠를 볼 수 있어 행복해요. 꼭 다시 방송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바람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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