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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보다 더 매력적인 공항

On August 31, 2012 0

공항에서 받은 첫인상은 때론 전체 여정을 지배하고, 때론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되기도 하는 법이다. <나일론>에서 엄선한 세계의 이색 공항 10곳은 그 자체로도 매혹적인 여행지다.


denver : USA
어마어마한 크기로 먼저 눈길을 끄는 덴버 공항은 면적을 기준으로 할 때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파하드 공항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공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공항이다. 인천공항의 12배, 맨해튼 지역의 2배가 넘는 규모를 자랑하는 공항답게 내부를 하루 안에 둘러보기는 힘들 정도다. 덴버 공항은 북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크기보다는 디자인으로 먼저 여행객의 눈길을 끈다. 돛을 단 범선 같기도 하고 험준한 로키 산맥을 터전으로 삼고 사는 인디언의 티피를 닮은 것도 같은 흰색의 우아한 지붕 라인이 멋지다. 이 공항 활주로에 있는 푸른색의 말 동상, 공항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 그리고 판화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도시 덴버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 덴버 공항은 겨울철 스키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데, 공항 내에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돼 있어 무거운 짐을 지니거나 케어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Stockholm : Sweden
스웨덴 스톡홀름 공항에는 ‘점보-스테이’란 이름의 독특한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보잉 747기를 개조해 호텔로 만든 것으로 6㎡의 레귤러 룸 25개가 마련되어 있는 것. 또 원래 비행기 조정실이었던 곳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스위트룸으로 꾸몄다. 12시간 기준으로 4베드 도미토리룸 요금이 55달러 정도니 살인적인 스웨덴 물가를 감안하면 호텔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그 때문에 스톡홀름 공항을 경유하는 여행객이 자주 찾고, 이색적인 호텔에서 묵으려고 일부러 이 공항을 찾는 이용객도 많다.


Menara : Morocco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2>에서 일과 연애에 지친 주인공이 택한 아부다비로의 여행. 소울 메이트 4인방이 함께 떠난 환상적 여행의 실제 촬영지는 모로코 마라케시의 메나라 공항이었다. 이슬람 문화와 모더니즘이 만난 공항 건물이 이국적 향취를 불러일으키는 메나라 공항은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2>에 등장한 이후 더욱 유명해졌다. 공항에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는 경우는 드문데, 마라케시의 메나라 공항은 전통 이슬람 건축 양식으로 지어 얼핏 보면 이슬람 사원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을 연상시킬 만큼 크기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아프리카와 유럽의 문화와 색채가 공존하는 독특한 오라를 발산한다. 새하얀 흰색 외관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고, 건물 벽면을 가득 채운 기하학적 무늬의 유리에 고대 이슬람 모티브의 그림을 새겨 빛에 따라 아름다운 그림자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Wellington : New Zealand
뉴질랜드는 에코 투어리즘의 진수라 할 수 있다. 건물이나 도로를 건설하는 데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최소한의 개발만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속 열차가 뉴질랜드엔 없다. 이런 뉴질랜드 사람들의 ‘자연사랑’ 정신을 반영해 뉴질랜드의 관문인 웰링턴 공항은 거대한 암석을 본떠 만들었다. 이 터미널은 뉴질랜드의 변화무쌍한 기후를 반영해 동판 마감 처리한 것이 특징인데, 내부에서 바라본 터미널의 동판 지붕은 안락한 다락방을 연상시킨다. 장거리 여행객이 이곳 라운지 체어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Dubai : United Arab Emirates
세계의 허브로 불리는 두바이 공항은 전 세계 곳곳을 연결한다. 그 이름만큼 많은 물류가 모이고 모든 여행지의 거점이 되는 곳이기에 두바이 공항은 24시간 내내 밝고 활기가 넘친다.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공항답게 라운지, 카페, 상점도 워낙 많아서 공항을 둘러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다. 공항 이용객들의 지친 몸을 쉬어갈 수 있도록 카펫, 벤치, 체어 등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으니 공항 내에서 여유롭게 쉬면서 두바이의 고층 건물을 감상해도 좋겠다. 또 24시간 면세점을 운영하기 때문에 목적지에서 지인들 선물이나 필요한 개인 물품을 사지 못했다면 두바이 공항 면세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Vantaa : Finland
핀란드 사람들의 스파 사랑은 남다르다. 결빙된 호수, 아름다운 피오르 지형, 그리고 오로라까지 유려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핀란드지만 이곳의 춥고 혹독한 날씨는 마음마저 움츠러들게 하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 탓에 자연스레 스파가 발달한 핀란드인 만큼 이 나라의 관문인 헬싱키 반타 공항에서도 스파를 만끽할 수 있다. 갑갑한 곳에 갇히는 걸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는 독자에겐 더더욱 반타 공항의 스파를 추천한다. 공항을 둘러싼 숲을 배경으로 스파를 즐기며 비행기가 오가는 이국적인 풍경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항 스파 내의 물 높이와 창턱을 맞춰 물속에 들어가면 마치 헬싱키 창공을 헤엄치는 듯한 기분도 자아낸다. 북유럽 여행 내내 뚜벅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면 한 번쯤 반타 공항에서 스파를 즐기는 호사를 누려도 좋겠다.


Male : Maldives
어디서 무엇을 찍든 화보가 되는 천혜의 섬, 몰디브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손꼽힌다. 해수면이 상승해 다음 세대엔 몰디브란 나라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백 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답게 이곳의 공항 역시 말레란 섬에 자리해 있는데, 이곳의 지면이 워낙 낮아 공항의 활주로가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이채로운 풍경을 만든다. 공항 서비스, 디자인 면으로 다른 공항과 비교하면 몰디브 말레 공항의 점수는 형편없이 낮을지도 모르지만, 남태평양과 함께 어우러진 공항의 풍경은 절대 잊지 못할 비경을 선사할 것이다.

MUnchEN : Germany
맥주의 나라 독일 여행의 시작과 끝은 단연 맥주다. 독일 여행의 시작점인 뮌헨 공항에서 하우스 비어를 마시면서 여정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뮌헨 공항 내에는 맥주 양조장 ‘에어브로이’가 마련되어 있어 공항을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날마다 신선하고 질 높은 맥주를 선사한다. 이곳에서 맥주를 주문하면 신선한 맥주가 천장의 호스를 타고 바로 잔에 떨어지는 진풍경도 볼 수 있고,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양조장 투어도 마련되어 있으니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여유가 있다면 에어브로이를 둘러봐도 좋겠다. 독일 뮌헨 공항에서 맥주를 마시면 특별한 안주도 필요 없겠다. 비행기가 뜨고 지는 뮌헨 공항의 풍경이 이미 충분히 맥주 맛을 돋워주는 안주가 될 테니 말이다.

Carrasco : Uruguay
UFO를 연상시키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카라스코 공항. 이곳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경쾌하면서도 날렵한 디자인의 지붕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는 우루과이 해변의 사구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지역색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친구와 가족이 탑승객을 배웅하거나 마중하는 우루과이 특유의 문화가 반영된 공항이기도 하다. 길이 365m의 지붕을 캔틸레버 형태로 띄운 것인데, 모자의 챙처럼 한쪽만 받치고 한쪽 끝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카라스코 국제공항은 출국 홀과 중앙 홀 그리고 1층과 중층의 홀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열린 이미지를 갖게 된 것. 여행이 아닌 지인들을 배웅하고 마중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사람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 건축이라고 할 수 있다.

Schiphol : Netherlands
디자인을 사랑하는 나라, 네덜란드는 공항도 남다르다.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내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술관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레이크스 미술관’은 네덜란드의 자랑거리인 국립미술관이 축소된 규모로 자리한 것인데, 연중무휴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교대로 전시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원예가 발달한 곳답게 공항 내에는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벤치도 즐비하다. 통나무 모형 벤치를 따라 다양한 식물을 심었으며, 공항 벽면에는 프로젝터를 이용해 실제 공원 사진을 띄워놓은 것. 공항 내에 가상의 나비와 벌들이 날아들고 새 울음소리가 흘러나와 마치 암스테르담의 공원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 평화로운 여유를 누릴 수 있다.

editor KIM YEON JUNG
사진 PARK CHOONG YUL(이미지컷)
어시스턴트 KIM SOO JI

Credit Info

월간 나일론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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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EON JUNG
사진
PARK CHOONG YUL(이미지컷)
어시스턴트
KIM SOO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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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KIM SOO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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