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Radar

의자와 갤러리

On January 20, 2012 0

찬 바람 쌩쌩 부는 날, 옷깃 여미며 갤러리로 간다. 가만히 의자 하나 꺼내놓고 앉는다. 세계가 펼쳐지고 제법 진지하고도 가벼운 사색이 시작된다.

- 김혜련의 2010년 작 ‘능선(DMZ) 1’.


휴전선, 길고 긴 능선, 그리고 강
김혜련의 그림이다. 의자 하나 놓고 오래 앉아 있고 싶은 풍경이다. 가까이 있던 산이고 능선이나 그녀의 손끝에서 빚어낸 풍경은 사뭇 음전하다. 분홍빛 하늘도 초록의 구름 떼도 붉디붉은 강너머가 새삼스레 말을 건다. 그녀의 그림을 만나기 위해 접이식 의자는 안성맞춤이다. 가볍게 접고 펼쳐, 가로로 긴 그림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 앉는 시간이란. 어느 화가가 잘 묵힌 사색의 눈으로 펼쳐놓은 화폭을 천천히 오르는 여행이다. 첫 발, 낮고 깊은 안개를 만날 것이다. 오를수록 밑이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어둠일지도 모른다. 검은 낭떠러지와 붉은 웅덩이와 연둣빛 새순을 두루 만나는 길. 산의 꼭대기에서 우린 듣는다. 허리 잘린 산하의 끝나지 않은 노래를.

작품 블랙 마티에르 속에 솟아난 별모양의 감 꼭지, ‘감’과 故 박경리 작가에게 바치는 황금빛 화환인 ‘굿바이 박경리’ 등 김혜련의 전작과 최근작을 두루 만날 수 있는 전시는 1월 21일까지 아산정책연구원 갤러리에서 열린다.
의자 붉은 접이식 의자는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디자인한 ‘피아나 체어’. 100% 리사이클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으로, 더플레이스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49만8천원.

- <육명심의 사진전-예술가의 초상> 중 ‘오태석(吳泰錫) 희곡작가(1940~)’.

아티스트를 보는 빛바랜 눈
가난한 시절의 예술은 어딘지 타다 남은 나무 냄새가 난다. 벌건 열정이 진한 숯불이 된 흔적에 짓무른 시간도 밴 까닭이다. 한 끼쯤 굶어도 깡술로 밤을 지새워도 되려 양식을 삼았던 시절. 그 무렵 예술가의 젠체란 형형한 눈빛이었고 야윈 얼굴이었고 세상 때 묻힌 손이었다. 이 나무토막 같은 피사체에 카메라를 들이민 인물이 바로 육명심. 우리 사진사에서 내로라하는 원로 사진작가다. 그가 한 시절 예술가들의 얼굴에 부려놓은 오라는 말한다. 방구석에 들판에 의자 위에 아무렇게나 앉은 그들이 말한다. 삶은 거저 얻는 것이 아니다. 생활에, 시대에 몸 부대끼는 것이다. 더구나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작품
시인 서정주, 박두진, 강은교에서 소설가 이외수, 수필가 천상병, 희곡작가 오태석, 영화감독 김기영, 화가 오지호, 김기창 등 1970년부터 오늘까지, 예술가 70여 명의 모습을 담은 <육명심의 사진전-예술가의 초상>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12월 3일까지 열렸다.
의자 블랙과 퍼플 컬러의 조화가 존재감을 더하는 의자는 이탈리아 출신의 디자이너 스테파노 조반노니가 디자인한 마지스의 ‘베니티 체어’. 더플레이스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78만9천원.

- 박경선의 2011년 작 ‘Freezing-self Soothing #11’.


아이가 자라면 무엇이 되나요?
박경선은 동화 같은 그림을 그린다. 등장인물은 우윳빛 피부를 가진 아이들이고 북극곰 얼굴을 한 털모자를 쓰거나 종이컵에 실을 연결한 전화기를 들고 있다. 춥고 외로웠던 자신의 유년을 부려놓은 것.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냉기 가득한 푸른 세상에서 아이들은 유영한다. 상처 받은 어린 시절을 마주하는 그녀의 방식이 아프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그건 아마 아직 눈뜨지 못한 내면의 아이를 만나려는 작가의 눈물겨운 노력과 거기 담긴 치유의 흔적 때문일 것이다. 아이는 자란다, 상처받은 채로. 우리는 언젠가 그 심연으로 되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작품
순수한 동물을 통해 세상을 직시하는 정성원의 작품과 함께 2인전 형식으로 열리는 박경선의 작품은 가나컨템포러리에서 12월 11일까지 열렸다.
의자 오스카 지에타가 디자인한 ‘치펜스틸’은 아주 얇은 스틸 시트를 용접, 공기를 주입하는 피두 공법을 적용한
것으로, 풍선 느낌의 가볍고 유쾌한 느낌이 특징. 웰즈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1백2만원.

- 김시연의 2011년 작 ‘Thread’.

일상적인 삶
한글을 배우는 딸은 지우개로 틀린 글자를 지운다. 형형색색 사각의 지우개가 훑고 지나간 자리에 남는 찌꺼기들, 형태가 변하고 서서히 소용이 다한다. 새로 산 연필이 시간과 함께 작아지고 사라지는 일.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 사소한 변화를 주목하는 작가는 지우개 가루를 엮어 실타래를 만들고 사물과 사물을 잇는다. 아이처럼 열심히 지우개를 문지르는 작가의 사소한 몸짓. 거기서 의미는 생성되고 또 전환된다. 잘 보면 일상은 반복되고 변하고 색달라진다.

작품
쓰고 남은 비누, 소금, 지우개 가루와 몽당연필 등 일상의 작은 사물을 배치해 이야기를 만드는 김시연의 설치와 사진을 만날 수 있는 전시는 12월 4일까지 16번지에서 열렸다.
의자 잠자고 있는 고양이가 프린트된 타원형 스툴은 이탈리아 출신의 디자이너 엔리코 발레리의 ‘타토’ 시리즈. 풋레스트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아기 토끼, 홍학 등 다양한 동물이 프린트된 커버는 탈착이 가능해 세탁하기도 쉽다. 웰즈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93만원.

editor KI NAK KYUNG
사진 KIM JEONG HO
어시스턴트 KIM JI YOUNG·문의 가나컨템포러리(02-720-1020), 더플레이스(080-0001-223) 16번지(02-2287-3516), 아산정책연구원(02-3701-7323), 웰즈(02-511-7911), 한미사진미술관(02-418-1315)

Credit Info

editor
KI NAK KYUNG
사진
KIM JEONG HO
어시스턴트
KIM JI YOUNG·문의 가나컨템포러리(02-720-1020), 더플레이스(080-0001-223) 16번지(02-2287-3516), 아산정책연구원(02-3701-7323), 웰즈(02-511-7911), 한미사진미술관(02-418-1315)

2012년 01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I NAK KYUNG
사진
KIM JEONG HO
어시스턴트
KIM JI YOUNG·문의 가나컨템포러리(02-720-1020), 더플레이스(080-0001-223) 16번지(02-2287-3516), 아산정책연구원(02-3701-7323), 웰즈(02-511-7911), 한미사진미술관(02-418-1315)

0 Comment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