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Radar

뮤지션의 사랑을 갈구하는 특별한 방식

구애하는 음악

On January 17, 2018 0

각자 다른 네 뮤지션의 사랑을 갈구하는 특별한 방식.

SUNWOOJUNGA

제목부터 ‘구애(求愛)’다. 화려한 기교나 복잡한 변주도 없다. 건반을 두드리는 소리, 그저 몇몇의 악기 연주와 함께 분명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여성은 사랑을 구한다. 더 많이, 꾸준히 사랑받고 싶다고. 오래도록 내 마음을 전해왔으니 이제 그만 알아달라고. 처음 노래를 접한 이들에게 이러한 직설적 화법은 파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여자라면 마땅히 갖출 ‘밀당’의 미학이란 없는 데다 이미 상대도 잘 알고 있으리라는 강한 확신까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우정아가 관객 앞 모습을 드러내 ‘구애(求愛)’를 노래할 때, 사람들은 마침내 선망의 눈길을 보낸다. 여유롭게 미소 짓는 그녀의 태도에 의아해하고, 솔직한 심정을 세세히 털어놓는 말투에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 “절 아직 전혀 모르는 분도 많고, 대중 아티스트의 정형화한 이미지가 익숙한 분도 있을 테죠. 그런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면 제가 이상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게 당연해요. 하지만 언젠가 진심이 전해져 모두에게 고스란히 닿을 수 있기를 바라요.” 2NE1의 ‘아파’, 이하이의 ‘짝사랑’ 등 다수의 인기곡을 만든 것으로도 잘 알려진 작곡가. 이제 선우정아는 오직 자신만의 음악을 노래하고 선보이며, 대중을 향한 사랑 고백을 건네고자 한다. 담대한 가사로 원하는 애정을 요구하는 그녀의 곡은 듣는 이마다 내면 속 은근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대다수의 성격과 취향에 부합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죠. 그렇지만 저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 또한 많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에요. 그런 이들에게 최대한 큰 위로와 공감을 전달하고 싶고요.” 선우정아의 눈빛은 한 치의 흔들림이 없다. 쉽고 간결한 어조로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하게 노래한다. 활짝 연 내 마음처럼 어서 자신을 사랑해달라면서 선명한 분홍 빛깔로 기어코 당신을 설득해내고야 만다.

 

벨트 디테일 그레이 재킷과 팬츠는 모두 폴앤앨리스.


 

JANG HEE WON

닿을 듯 말 듯, 스칠 듯 말 듯. 내리막길을 걷는 남녀의 왼손과 오른손이 애틋하기만 하다. 둘 사이 간격은 고작 5cm. 가깝고도 먼 이만치의 틈을 두고 남녀는 계속해 걸음을 내딛는다. 하나의 같은 마음을 가졌음에도 두 사람의 망설임이 포개질 줄을 모르는 듯하다. 반면, 네모난 코트 안 각자 라켓과 공을 든 남녀도 있다. 한가운데 기다란 선을 그어 명확한 구획을 표시한 다음, 온 힘을 다해 공을 주고받으며 상대의 움직임을 확인한다. 어느새 둘은 지칠 대로 지쳐버렸고, 새것이던 공 또한 볼품없이 찌그러졌다. 땅바닥에 주저앉은 남녀는 더 이상 라켓조차 들 여력이 없어 보인다. 이제 긴 시간 치열하게 진행된 경기는 막을 내린다. 간절한 두 손 끝의 간극, 네트 위 그려지는 포물선을 모두 목격한 장희원은 이와 같은 관계에 주목해 각각 ‘5cm’ ‘배드민턴’이라는 제목의 곡을 만들었다. “주제가 떠오르면 가사를 쓰고 작곡을 하는 편이에요. 특히 가사에 가장 신경 쓰기 때문에, 틈틈이 예쁘고 맘에 드는 단어가 있으면 메모해둬요. 개인적으로 크게 감동받는 곡도 가사가 이유인 경우가 많거든요.” 애타는 마음을 누워서만 자라온 풀에 빗댄 ‘누워 자란’, 연인과의 거리로부터 느끼는 불안감을 표현한 ‘띄어쓰기’ 등 그녀에게는 틀림없이 특유의 언어가 있다. 비유적인 동시에 절실한 진심과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져 어쩐지 가만히 몰입해 듣게 하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사실 성격이 좀 내성적이에요. 부끄러움도 잘 타고요. 그런데 음악은 말로 직접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해요. 혼자 작업하면서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도 있고, 불현듯 생긴 감정이나 기분을 노래를 통해 소모할 수도 있으니까요. 저 같은 사람들이 제 곡을 들으면서 해소의 계기를 얻으면 좋겠어요.” 무수한 상황 속 복잡하게 얽힌 관계와의 유사성을 포착하는 관찰자. 알 듯 모를 듯 장희원의 노랫말은 무엇보다 진솔한 구애의 수단이 되어준다. 그리고 저마다 다른 사랑의 과정을 음악에 담아 미처 전하지 못한 속마음을 은유하고 대변한다.

 

레드 터틀넥 니트 톱과 블랙 재킷은 모두 앤아더스토리즈, 데님 팬츠는 제곱, 베레모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SHIN HAE GYEONG

감춰둔 내밀한 감정을 드러내 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랑을 원한다는 구애의 단 한마디를 전하기까지 신해경의 음악은 간절히 부탁하고, 호소하며, 애원한다. 상대를 지울 수도, 가질 수도 없는 스스로를 인정하며 당신의 모든 것을 자신에게 달라고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이야기를 건넨다. “대부분의 제 노래가 어떤 대상에게 이해를 바라는 내용을 다뤄요. 특히 ‘모두 주세요’는 강력하게 구애라고 느낄 만한 지점이 있는데, 당시 사람들이 제 음악을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더 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 언젠가 이 곡을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부를 수 있기를 바랐어요.” 열렬한 태도로 애정을 갈구하는 ‘모두 주세요’와 달리, 그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곡 ‘명왕성’ 속 사랑은 모든 걸 체념한 듯 초연하기만 하다. 실제 태양계로부터 퇴출당한 행성을 보며 주제의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갈 곳 없이 우주를 쓸쓸하게 떠도는 별의 관점을 통해 그리움과 슬픔의 감정을 노래했다. “우주에 크게 관심 있는 편은 아니에요. 그저 남들이 갖는 정도만큼일 뿐이죠. 평소 ‘명왕성’이란 곡을 만들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했는데, 구체적인 것까지는 정해두지 않았어요. 그러다 작업 중 만든 멜로디와 가사가 어울려 ‘명왕성’을 완성했어요. 공간감이 느껴지는 요소가 많다 보니 우주의 광활하고 아득한 분위기가 잘 구현된 것 같아요.” 까만 밤, 천체의 궤도를 따르듯 고요하고 잠잠한 선율과 노랫말. 신해경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분명 완곡에 가깝지만, 그가 지닌 덤덤한 태도는 오랜 기간을 거쳐 청자의 가슴속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닿는다. 어느 옛 시조의 정한이 담긴 가사처럼 반복적인 낱말들로 연달아 귓가를 울리기도 한다. “1980~90년대 유재하, 들국화, 김현철 선배님 같은 분들의 가사를 읽으면서 형언할 수 없는 큰 감명을 받아요. 무엇보다 이상은 선배님의 음반 <공무도하가>는 들을 때마다 감탄해요. 전자음이 들어가거나 밴드 형태 연주로 구성된 곡을 만들기는 하지만, 옛것에 더 취향이 맞는 편이에요. 그 깊이가 정말 남다르거든요.”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는 자라, 브라운 컬러 팬츠는 비욘드 클로젯, 블루종 재킷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NO REPLY 

사랑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우연히 마주친 상대와 운명처럼 빠지고 마는 사랑, 곁에 두고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랑, 함께한 시간과 비례하는 제각기 다른 크기의 사랑. 노리플라이가 구현하는 사랑의 경우, 깊은 속내를 찬찬히 꺼내 보이는 신중한 방식의 사랑일 테다. “순간적인 기억의 조각이나 꾸준히 남는 잔상이 있잖아요. 그런 걸 탐구해요. 작업을 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일련의 감정을 조금씩 풀어내는 거죠.” 한 편의 시를 연상시키는 가사와 정교하게 쌓아 올린 멜로디.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자연스레 머릿속 특정한 장면이 그려진다. 어쩌면 이토록 실감나는 광경은 모두 지난날 당신이 경험한 추억 속 단편이다. “노래를 들을 때 그림이 연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사를 말하는 목소리나 곡을 전개하는 악기 간 조합에 심혈을 기울여요. 예를 들어 ‘집을 향하던 길’에서는 터벅터벅 길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하려 했고, ‘LOVE’는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연주해달라고 부탁했죠. 이미지를 돕는 장치로서 모든 요소를 활용하고자 노력해요.” 올해로 꼭 10년째. 위로를 전하는 데 꽤 능숙한 노리플라이는 여전히 친절한 모습이다. 세심하게 듣는 이를 배려해 온 신경을 두루 자극하는 공감각적 음악으로 잠재된 내면마저 펼쳐낸다. “말하자면 ‘공명’의 역할을 한다고 할까요. 저희는 곡을 통해 나타낼 수 있는 최대치 감정의 표현을 이끌어내고 싶어요. 그리고 이를 접한 사람들이 울림을 같이 하면서 감동받거나 옛 기억 저편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등 또 하나의 새로운 파장을 이뤄내는 거죠.” 상냥하기 이를 데 없는 두 뮤지션은 그렇기 때문에 느긋하고 신중한 음악을 한다. 3분 남짓한 짧은 시간, 오로지 당신에게만 집중하며 세밀히 진동할 수 있도록 차분한 음성과 곡조로 나지막이 귓가에 사랑을 속삭인다.

 

(왼쪽부터) 권순관이 입은 데님 셔츠는 리바이스, 코듀로이 팬츠는 자라, 체크 패턴 니트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정욱재가 입은 블랙 블루종 재킷은 자라, 팬츠는 H&M, 그래픽 패턴 니트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각자 다른 네 뮤지션의 사랑을 갈구하는 특별한 방식.

Credit Info

EDITOR
PARK SO HYUN
사진
SHIM SEOK JOO
스타일리스트
RYU SI HYUK
메이크업
HWANG HEE JUNG(장희원, 노리플라이), SEO EUN YOUNG(선우정아, 신해경)
헤어
KWON YOUNG EUN

2018년 01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PARK SO HYUN
사진
SHIM SEOK JOO
스타일리스트
RYU SI HYUK
메이크업
HWANG HEE JUNG(장희원, 노리플라이), SEO EUN YOUNG(선우정아, 신해경)
헤어
KWON YOUNG EUN

0 Comment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