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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영화

On December 22, 2017 0

연말마다 나 홀로 집에서 보던 영화. 그것 빼고 다 모았다.

# 쓸쓸함엔 쓸쓸함으로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케네스 로너건 감독/케이시 애플렉 주연/미국/2017
홀로 황량한 반지하 집에 살고 있는 ‘리’. 자신이 저지른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을 때, 그는 고향을 떠나 이곳으로 왔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의 죽음으로 조카 ‘패트릭’의 후견인이 된 리는 해안가 마을 맨체스터로 돌아간다. 고향에서 마주한 과거의 기억은 추위만큼이나 냉정할 따름이지만, 두 주인공은 서로를 통해 조금씩 일상을 회복한다. 오늘을 견디다 보면 겨울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감독/김민희 주연/한국/2017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인 장면이 없다. 산책 도중 느닷없이 절을 하고,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버럭 소리를 지르는 주인공 ‘영희’. 이런 그녀를 이해하는 건 쉽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어쩐지 위안을 준다. 독특한 등장인물로 알 수 있듯 ‘홍상수표 영화’는 설명의 행위를 무의미하게 한다. 즉흥적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해 바로 다음 날 촬영에 돌입하는 실제 제작 과정처럼, 직관에 충실한 그만의 표현은 말로는 대체되지 않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엘르

폴 버호벤 감독/이자벨 위페르 주연/프랑스/2017
첫 장면부터 심상치 않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충격적이다. ‘미셸’이 강간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엘르>. 그녀는 태연한 얼굴로 흔적을 정리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아들과 식사를 한다. <원초적 본능>으로 잘 알려진 폴 버호벤 감독은 이번에도 영화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다룬다. 미셸의 오싹하리만치 의연한 표정 뒤로 희미하게 비치는 내면의 쓸쓸함은 현실 속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 겨울의 색감

렛미인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카레 헤레브란트 주연/스웨덴/2008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오스카’는 어느 겨울 밤, 우연히 ‘엘리’를 만난다. 자연스레 친구가 된 둘은 점차 가까워지지만, 사실 그녀는 사람의 피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뱀파이어. <트와일라잇>처럼 어린 뱀파이어의 사랑과 성장을 다뤘지만, 그 결은 사뭇 다르다. 엘리의 영향 아래 성장하는 오스카의 미래는 설원 위 떨어진 핏자국처럼 선명하다. 그는 곧 그녀를 위해 다른 이를 희생시킬 것이다.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 감독/잭 니콜슨 주연/영국/1980
지난해 열린 전시를 통해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두터운 스탠리 큐브릭 감독. 그가 만든 영화 속 미장센은 특유의 미적 철학을 드러낸다. 눈부시게 새하얀 눈이 쌓인 산꼭대기, 내부 복도 틈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새빨간 액체 등 <샤이닝>의 다채로운 색감을 보고 있자면 누구든 감탄할 수밖에 없다. 텅 빈 호텔에 머무르게 된 후 점점 잔혹한 모습으로 변하는 소설가 ‘잭’. 아내와 아들을 해치려는 그의 섬뜩한 표정과 세 가족을 둘러싼 기이한 사건이 서늘한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모리 준이치 감독/하시모토 아이 주연/일본/2015
차가운 계절,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이 담아낸 흰 눈은 포근하기만 하다. 작은 마을 코모리에 머물며 직접 가꾼 농작물로 겨울을 나는 ‘이치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매끼 음식을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은 느긋하고 평화롭다. 러닝타임 내내 등장하는 갖가지 요리는 푸드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고, 틈틈이 비춰지는 마을의 편안한 풍경은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전한다.

연말마다 나 홀로 집에서 보던 영화. 그것 빼고 다 모았다.

Credit Info

ASSISTANT EDITOR
PARK JI YOUN

2017년 12월호

이달의 목차
ASSISTANT EDITOR
PARK JI Y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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