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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영감을 줄 디자인 듀오 3

요즘 진짜 대세

On October 19, 2017 0

하나의 교과서 같은 거장 말고 지금 내 인생에 영감을 줄 디자인 듀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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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스와인 WORDS BY 최명환

스포츠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유망주가 끝내 한 방을 터뜨렸을 때 흔히 ‘포텐 터졌다’는 표현을 쓰고는 한다. ‘스튜디오 스와인’은 현재 디자인계에서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 듀오다. 영국 왕립예술학교 RCA에서 만난 두 사람, 아즈사 무라카미와 알렉산더 그로브스는 2011년 스튜디오 스와인을 설립한다. 스와인(swine)은 단어를 그대로 놓고 보면 ‘골칫거리’ 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은 ‘Super Wide Interdisciplinary New Exploration(매우 분야가 넓고 여러 분야가 결합한 새로운 탐험가)’의 첫 글자만 따서 만든 이름. 스와인의 활동 영역은 디자인, 설치 미술, 실험 영화 등을 아우를 정도로 광범위하고, 이들은 결성 이듬해부터 이미 두각을 나타냈다. 브라질의 한 갤러리와 협업해 진행한 ‘캔 시티(Can City)’가 발표와 동시에 디자인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다음 해인 2013년 세계공익디자인상까지 거머쥔 것. 이들은 상파울루의 고물 수거인이 모은 폐품을 헐값에 고물상에 넘기는 대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재로 직접 스툴을 제작·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업사이클링과 DIY. 요즘 디자인계에 부는 가장 큰 화두 둘을 영리하게 엮어낸 것이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세간의 평가는 ‘음, 꽤 괜찮은 업사이클링 스튜디오가 하나 나왔군’ 정도에 머물렀다(솔직히 필자의 생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소재에 대한 열렬한 호기심과 탐구는 이들을 더 먼 곳까지 데려가 주었다. ‘헤어 하이웨이(Hair Highway)’가 대표적 예인데, 두 사람은 지구의 거의 모든 천연자원이 감소하는 반면, 인간의 머리카락만큼은 늘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해 중국 시장에서 거래하는 머리카락을 사용한 액세서리와 가구를 디자인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이들의 장외 전시 ‘뉴 스프링(New Spring)’이 이탈리아 밀라노를 흔들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패션 브랜드 COS와 협업 전시를 선보인 것. 디자인 스튜디오 넨도, 건축가 소우 후지모토 등 당대 최고의 크리에이터와 협업한 COS였기에 스튜디오 스와인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장 안에서 공기 방울을 터뜨리며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 기뻐하는 관람객을 보며 현장에 있던 국내 한 중견 디자이너는 ‘스튜디오 스와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평했다. 이 7년 차 디자인 스튜디오에게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아직 이를지 모른다. 하지만 세계 전역을 돌며 믿기지 않을 만큼 왕성하게 활동하는 지금의 스와인에게 ‘슈퍼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다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을 것이다.

Ⓒ신병곤

Ⓒ신병곤

Ⓒ신병곤

햇빛스튜디오 WORDS BY 박은영

이태원 이슬람 사원 근처에 자리한 햇빛스튜디오는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동기 박지성과 박철희가 만든 디자인 스튜디오다. 똥꼬발랄한 매력과 남다른 기획력을 겸비한 채 일을 취미처럼, 취미를 일로 발전시키며 사는 이들이 부러워 때마다 이들의 SNS를 염탐하는 중이다. 박지성은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스(이하림, 이연정)와 디저트 페스티벌 ‘과자전’을 기획, 디자인하고 개인적으로 배지에 관심이 많아 브랜드 ‘후룻샵(Hooroot Shop)’을 론칭해 나이키 에어맥스, 레코드페어 등 유명 행사의 컬래버레이션 브랜드로 발전시켰다. 박철희는 재미있게 사는 게이의 삶을 보여주고자 LGBT 콘텐츠를 모아 판매하는 햇빛서점을 운영한다. LGBT사람들이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곳이 음지에만 있는 것 같아 낮에도 떳떳하게 모이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하고 싶어 서점을 오픈했다(박철희가 햇빛서점을 오픈하고 이후 박지성과 서점 한쪽에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하며 서점의 이름을 그대로 본떠 햇빛스튜디오라고 한다). 소수 마니아만 찾던 과자전이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대형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가족 단위 관람객도 즐겨 찾는 인기 페스티벌로 성장한 배경의 8할은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와 콘셉트가 돋보이는 포스터, 영상, 굿즈 등 디자인 덕분이다. 특히 식빵과 비스킷을 의인화해 디자인한 가족, 하트 모양 순이 등 캐릭터를 활용해 선보인 에코백, 인형, 배지 등은 귀여움에 반해 나도 모르게 홀리듯 지갑에서 돈을 꺼내게 한다. 과자전 행사 기간이 끝나도 티저 이미지나 굿즈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유도하게 만든 점도 눈여겨볼 것들이다.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해봤자 입만 아프다. 기획력과 콘텐츠, 디자인 능력까지 두루 갖춘 햇빛스튜디오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젊은 디자이너 아닐까? 게다가 스스로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깊이 빠지고 즐기며 실천하는 박지성과 박철희의 활동은 우리 세대가 배워야 할 능동적 삶의 자세이기도 하다.

에이트리 WORDS BY 유지연

에이트리는 ‘자연을 일상으로 들이는’ 조경 디자인과 시공 스튜디오다. 주택이나 광장, 공원 등 외부 공간을 식물과 경물을 이용해 디자인하는 것이 주 업무. 위커파크, 퀸마마마켓, 카페 수르기, 월간 윤종신 스튜디오, 어라운드 사옥, 더북컴퍼니 사옥 등이 모두 에이트리가 매만진 공간이다. 인기 많은 ‘식물’을 도구로 삼는 덕에 유행을 타고 등장한 회사라는 오해도 받았는데, 사실 유행과는 먼 길을 걸어왔다. 처음에는 작업 종류가 단순했다. “초창기 의뢰의 90%는 개인 주택의 정원이었어요. 그러다 함께 일하던 건축가들이 자신의 클라이언트에게 디자인부터 시공, 프로그램 설계까지 맡길 수 있는 전문 조경 회사라고 저희를 소개하면서 알려졌죠.” 퀸마마마켓은 상업 공간을 본격적으로 맡은 계기가 됐다. 이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리듬과 빠르기가 다양한 식물을 풍성하게 심어 외부 시선과 소음을 자연스럽게 차단했다. 최근에 완공한 월간 윤종신 스튜디오도 인상적 작업이다.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한 건물이에요. 쉴 공간이 필요한데 식물까지 놓으려니 면적이 좁아 공간 일부를 푹 꺼지게 파냈어요. 나무 데크를 까니 딱딱한 느낌이길래 식물로 보완하려고 입구에는 부드럽고 촉촉한 고사리와 이끼를 깔았고요.” 어느덧 에이트리가 하는 작업은 건축주가 직접 의뢰한 것이 대부분이다. 건축과 조경을 구분해 전문성을 인정한다는 뜻이니 참 반가운 변화다. 에이트리는 요즘 망원동에 정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상업 공간을 준비 중이다. 자연이 제품처럼 소비되는 지금, 진짜 식물 애호가가 보여줄 식물 디자인이 기다려진다.

하나의 교과서 같은 거장 말고 지금 내 인생에 영감을 줄 디자인 듀오 3.

Credit Info

EDITOR
SIN JEONG WON

2017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SIN JEONG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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