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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서점

On September 15, 2017 0

지역 서점이기에 더 잘할 수 있는 일.

전국의 서점 수는 10년 새 반으로 줄어든 데 비해, 지역 거점의 독립 서점 수는 매년 2배씩 증가하는 지금. 다수의 매체들이 이 현상을 다루며 ‘동네 서점의 르네상스 시대’를 점치고 있다. 애초 기획 의도는 지역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하는 지역(동네) 서점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 서점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 서점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모임은 서점 스스로 지역의 문화 거점이 되겠다는 의지나 목표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서점 안으로 더 많은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임을 알 수 있었다. 계몽이 아니라 생계와 지속성에 관한 문제였다.

독자에게 적합한 책을 제안하고, 책에 무관심하던 이들도 그 문화로 끌어들이고, 그 공간에 모인 사람들을 이어주기도 하면서 끈끈하게 서로의 지평을 넓히는 일. 작은 서점이기에 더 잘할 수 있는 그 일들이 결국 이 시대 동네 서점의 경쟁력일 테다. 애서가로서 감히 바라는 점은 경쟁력을 잃지 말고, 부디 그 모든 동네 서점이 굳건히 자리를 지켜주기를. 그러자면 그들에 대한 또 다른 애서가의 관심이 더 절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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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rbooks

Words by
대전 도어북스 박지선 대표


도어북스는 어떤 콘셉트의 서점인가?
‘쉼’을 지향하는 공간이다. 책을 통해 생각의 쉼, 마음의 쉼을 얻는 것이다. 지친 이들에게는 위로와 새로운 에너지를 주기도 하고, 창작자들에게는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서점 주인의 입장에서 대전의 매력은 무엇인가?
도어북스가 위치한 곳은 대전의 구도심 대흥동이다. 옛 골목과 옛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다. 특별할 건 없지만 사람 냄새가, 여유가 좋다.

‘대전’에 위치한 서점이기에 기획한 행사가 있었나?
대전 지역의 작가들을 기록하는 아카이브 작업으로 ‘아티스트 북’이라는 작가 기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Place, Object, Word’라는 3가지 테마로 분류해 작가의 작업실, 작업 도구, 그리고 메시지를 작품과 함께 인터뷰해 기록하는 거다. ‘진(Zine)’ 형태의 소책자와 함께 전시, 워크숍도 함께 연계해 진행한다.

‘서점’이기에 진행하는 행사가 있다면?
최근에는 책 만들기 프로그램 ‘마인드북’과 예술 교육 프로그램으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중 ‘마인드북’은 언제나 내게 에너지를 준다. 2기 수업 참가자분이 “내 책을 만들고 판매하는 경험을 하면서 삶에 새로운 색이 칠해진 것 같다”며 즐거워하는 걸 보고 도어북스가 크기는 작아도 제 역할을 다하는 듯싶어 뿌듯했다.

어쨌든 책을 읽는 이들이 예전보다 줄었고, ‘서점에 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트렌드가 된 듯한 느낌이다.
내가 서점을 운영하고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창작하는 분들은 계속 있었는데, 어느새 서점이 사라졌고, 창작 활동을 할 공간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최근 그런 공간이 많아졌고, 마치 트렌드처럼 보일지언정 책 가까이에 사람들이 머물고, 즐기고, 표현하게 된 모든 것을 분명 멋진 변화라고 생각한다.

donga

Words by
속초 동아서점 김영건 팀장


동아서점은 3대째 잇고 있는 가업이다. 여전히 문제집도 판매하는 종합 서점을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내게 ‘속초 동아서점’은 언제나 ‘아버지의 서점’이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서점’을 리뉴얼하자는 결정을 내렸을 때도, ‘종합 서점’이라는 기존의 정체성을 바꾸는 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리뉴얼한 서점은 나도 일하는 곳이지만, 언제나처럼 아버지도 일하는 공간이어야 했으니까.

속초는 어떤 매력이 있는 곳인가?
투박한 매력. 여기저기 짓고 있는 건물들은 어딘지 미숙해 보이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쩐지 촌스럽다. 하지만 구석구석을 걷다 보면 보석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고, 사람들의 얘길 듣다 보면 투박함 뒤에 숨은 순박한 정서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속초 출신의 유명 작가는?
문학평론가 염무웅 선생, 이상국 시인, 이경자 소설가 등이 있다. 속초 출신은 아니지만 현재 속초에서 활동하는 작가로는 박성진 시인과 ‘오경아의 정원학교’를 운영하는 오경아 가든 디자이너 등이 있다. 동아서점에서는 속초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거나 속초와 연관 있는 작품 활동을 하는 모든 분들을 모아 ‘속초’ 섹션에 함께 진열하고 있다.

최근 열었던 북토크의 주제는 뭐였나?
‘문학식당: 성석제와 함께하는 속초 맛의 향연’.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와우책문화예술센터에서 기획한 문학과 음식의 결합이라는 콘셉트의 북토크였다. 북토크 중간에 서점 안에서 코다리 강정을 시식하는 코너가 있었다. 평상시라면 볼 수 없는, ‘서점 안에서 코다리 강정을 먹는 진귀한 풍경’이 펼쳐져 유독 기억에 남는다.

혼자 서점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북토크 등 행사를 여는 이유는?
‘사람들이 서점에 와야 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여행자도 지역 서점에 일부러 들르는 경우가 많다.
어느 기자님이 여행 중 동아서점에 들어와 보고는 “살림 잘하는 가정집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다. 동아서점을 통해 속초의 어떤 매력을 느끼든, 손님 각자 나름의 무수한 느낌과 인상이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바가 있다면 ‘꼭 다음 여행 때도 다시 들러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서점이 되고 싶다.

book by book

Words by
판교 북바이북 김진양 대표


현재 상암점과 판교점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차별점을 두고 있나?
책 큐레이션의 경우 판교점(20~30대)이 상암점(30~50대)보다 연령대가 낮은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오피스 상권이지만 주요 직종은 전혀 다르다. 현재 진행하는 카카오 브런치와 함께하는 브런치 토크, 카카오메이커스 대표님의 비즈니스 특강, 구글캠퍼스 서울 대표님의 강좌 등은 판교 지역 특색을 반영한 강의다.

거의 매일 다른 강좌를 열고 있다. 이를 통해 북바이북이 추구하는 것은?
나의 직장이나 집 근처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만날 수 있음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 모습을 보며 저희도 매번 작가 번개 기획을 하는 원동력을 얻는다. 동네 플랫폼으로서 이 공간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

지역 문화에 기여하고자 일부러 열었던 행사도 있었나?
상암점은 골목에 서점이 위치해서인지, 동네 골목 사장님들과 상생 컬래버레이션 기획을 자주 해왔다. 디저트와 플라워 원데이 클래스 같은. 솔직히 ‘기획’이라기보다는 서로 가까이 있다 보니 대화 중에 시작될 때가 많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책과 서점의 변화를 체감하는 부분이 궁금하다.
얼마 전 ‘내 상태가 현재 여유롭다는 것을 방증하는 하나의 도구로, 여행 다음으로 책이 많이 쓰인다’는 흥미로운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예쁘게 인증샷을 찍어서 올리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아졌음을 느낀다. 사진 노출과 동시에 ‘지적 허영’을 표현하는 욕구도 반영됐을 테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그 시장도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책이 소재로 다양하게 소구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친근해야 사람들이 움직인다.

지역 서점이기에 더 잘할 수 있는 일.

Credit Info

EDITOR
SIN JEONG WON

201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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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IN JEONG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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