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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재구성

On September 26, 2017 0

에세이 4권에서 가려 뽑은 연애에 대한 혜안.

연애가 망해도 인생은 남는 것

Words by <힘 빼기의 기술>, 김하나 지음

그 모든 연애는 차례로 다 망했다. 차이기도 하고 차기도 했다. 실연 후 흘린 눈물만 해도 그 얼마며 마신 술만 해도 그 얼마인가. 죽으려고 한 적도 있다. 용기가 없어 그때 못 죽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사랑은 인간에게 닥치는 가장 근사한 이벤트이자 동시에 가장 크게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사랑만이 전면적으로 상대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 또 기꺼이 상대를 내 안에 들여앉히는 기회가 된다. 그런 경험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세계는 넓어진다. 진정한 사랑이 서로를 성장시키는 이유다.

쓰다 보니 마치 내가 사랑에 달관한 사람처럼 굴고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 있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연애가 망해도 그 경험은 인생으로 남는 것. 눈부신 시간이 있어야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게 아닐까? 나에게 다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그 빛나던 연애들을 다시 하고 또 망하는 쪽을 택하겠다.


솔로에게 고함

Words by <혼자가 좋은데 혼자라서 싫다>, 이혜린 지음

이상형이 취향이 맞는 남자?
소개팅을 하면 꼭 하는 질문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뭐예요?’ 취향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우린 믿는다. 지적 수준, 도덕성, 자라온 환경, 하다못해 전 여친의 흔적까지 모두 취향에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나’를 만난 것 같은 느낌에 너무도 반갑다.

취향이 잘 맞으면 취미를 함께 나눌 친구로 삼으면 되는 거지, 굳이 남자친구로 격상시켰다가 천하의 원수로 헤어질 필요는 없다. 그 아주 작은 취향 외에는 맞는 게 전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하는 어색한 순간. 상대 역시 나와 같은 지점에서 환상이 다 깨지고 헤매고 있음을 눈치채야 하는 서글픈 순간. 두 발에 땀나도록 노력하면서 상대를 맞추는 쪽이 내가 아니라면, 아직 죽지 않은 자신의 매력에 감사하면 그만이다.

<어벤저스>가 인생을 바꾼 영화라고 하면 어떻고, 김치찌개는 매워서 못 먹는다고 한들 어떤가. 어차피,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없다. 또 혼자인들 어떤가. 어차피, 완벽하게 맞는 사람도 없는데 말이다.


전 남친과의 사정
전 남친에게 ‘자니’라는 문자라도 한 통 오면 땅끝까지 무너진다. 그래, 난 쉽게 잊히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안심과 어쩌면 다시 설렐 수 있는 나날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기대. 자존감은 회복되고, 엔도르핀이 샘솟는다.

그런데 그럴 때는 서로, 특히 무엇보다 스스로 누군가를 잊지 못해, 누군가를 너무 그리워해서 이토록 외로운 게 아니라, 그냥 몸이 좀 외로운 상태라는 걸 쿨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전 애인을 찾는 이유는 대체 뭐야”라는 물음에 지인 20명 중 17명이 ‘하룻밤’이라고 답한 것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전 남친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해장술 같은 존재랄까. 당장 술이 깨는 것 같지만 더 큰 숙취를 몰고 올 뿐이다.


결혼하면 다 해결돼?
취업이 중요하다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 회사에 덜컥 들어갔다가 몇 달 못 버티는 것과 같은 논리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던 회사가 직접 일해보면 ‘또라이’가 넘쳐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결혼도 그렇다. 결혼 상대는 때때로 결혼과 동시에 돌변해버린다.

관건은 ‘불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지금 급한 마음으로 선택한 결혼이 암담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구제해줄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해도 불안, 안 해도 불안인 게 결혼이라면 굳이 급하게 선택하지 말고 불안을 잘 다스리는 능력부터 키워야 한다.
그게 정답 아니겠나.


힘겨운 연애 중인 당신에게

Words by <징글맞은 연애와 그 후의 일상>, 김호정 외 지음

완벽한 남자는 없다, <미 비포 유>
그는 잘생겼다. 근육이 멋지다. 돈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다. 성 한 채가 자신의 것이다. 유머 감각도 끝내준다. 영화 <미 비포 유>의 주인공 윌 트레이너다.

나는 영화를 보던 중간에 심한 짜증을 느꼈다. 남자의 완벽한 정도가 도를 넘었을 때다. 윌은 그의 어머니마저 완벽했다. 그녀는 아들을 사랑하지만 깊이 개입하지는 않고, 아들을 사랑하는 여성을 지지하고 함께 의지했다.

나는 이 완벽함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남자의 완벽함은 소유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바꿔 말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완벽한 남자는 죽는다. 윌 트레이너 역시 죽었다.

그에 대한 은유는 또 다른 주인공에 의해 완성된다. 루이자의 원래 남자친구 패트릭. 그는 결점투성이의 남자다. 그런데 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건강하다는 거다. 그는 건강 염려증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엄청나게 운동하고 관리한다. 아마 그는 오랫동안 죽지 않고 살 것이다.


연애의 욕망과 모순에 대하여, <최악의 하루>
세상이 반드시 정의로운 건 아니지만, 무리하게 쌓은 거짓말은 언젠가 민망한 비극으로 돌아온다. <최악의 하루>에서 은희가 속였던 구 남친과 현 남친이 남산 자락에서 딱 마주친 순간처럼.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뭘까. ‘거짓말하지 말자?’ 같은 초등 도덕 교과서스러운 답일 리는 없고. 연애할 때 유독 빛을 발하는 비겁한 욕망과 자기모순을 한번 들여다봐주겠어, 정도가 아닐까. 사실 ‘다들 그런 거 아니야?’라고 조금 부끄러워하고, 조금 안도하면서.

사람들은 왜 사랑 앞에서 자주 거짓말쟁이가 될까.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혹은 상처를 덜 받으려, 때로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덜 주고 싶어 내뱉는 거짓말들은 사랑에 독일까, 약일까. 꽤 오래, 여러 사람에게 다양한 거짓말을 하고 들으며 살아왔지만 아직도 답을 모르겠다. 그저 사랑을 할 때 사람은 얼마나 약하고 이기적인 존재가 되는지를 생각해볼 뿐이다.


스스로 매력적인 여자가 되는 길, 멘탈까지 프렌치 시크

Words by <프랑스식 결혼생활>, 나우리 지음

“Elle a du caracteur.” “쟤 성깔 있다.”
이 말은 욕이 아니다. 프랑스인은 성깔 있고 개성이 강한 여자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여자가 순종적이기 때문에 인기 좋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프랑스에서 말 잘 듣는 것은 어린아이나 기르는 개로 충분하다. 그는 가끔 내게 억울함을 토로하며 말한다. “다들 내가 한국 여자가 순종적이라서 자기와 결혼한 줄 알아. 얼마나 억울하다고!”

프랑스에서 가까이하기 꺼리는 여성을 설명할 때 흔히 쓰는 말이 있다. “Elle ne sait pas ce qu’elle veut.” “쟤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몰라” 정도 되겠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했다. 대화에 어떤 주제가 등장해도 나만의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Elle n’est pas belle mais elle a du charme.” “예쁘지는 않지만 매력 있어”라는 말이다. 외모보다 개성에 집중하는 프랑스인의 면모가 드러나는 표현이다. 프랑스 여성도 물론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사회가 만들어놓은 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는다.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여기고 결국 그런 자신감이 그들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에세이 4권에서 가려 뽑은 연애에 대한 혜안.

Credit Info

EDITOR
SIN JEONG WON
사진
KOH CHONG UK

201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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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IN JEONG WON
사진
KOH CHONG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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