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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RFECT ONE, BURGER

On August 09, 2017 0

버거가 완전식품이라는 말에 완전히 동의한다. 버거보다 맛있고 빠르게 포만감을 안겨줄 수 있는 음식이 또 뭐가 있을까? 라면에는 단백질이 없어 영양학적으로 부적절하고 김밥에는 지방이 없어 금세 허기가 진다. 빵, 버터, 야채, 고기, 치즈의 조합은 우리에게 완벽한 한 끼를 선사한다. 수제 버거는 전 세계 트렌드세터가 주목하는 서울의 굵직한 고메 트렌드 중 하나.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누리며 영양도 채울 수 있는 한 끼를 위해 사람들은 버거를 찾고 기꺼이 긴 줄을 선다. 블록마다 수제 버거 가게가 문을 여는 지금, 서울은 버거 전성시대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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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서 비행기로 1시간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작은 섬 이시가키. ‘이시가키 규’라는 소고기가 유명한 동네이기는 하나 딱히 버거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미국식 인테리어로 꾸민 지극히 평범하고 크지 않은 버거 가게 ‘바닐라 델리(Vanila Deli)’를 지나는데, 입간판에 ‘한정판 이시가키 규 패티’라고 써 있는 게 아닌가. 한정판의 노예였던 나와 일행은 자석을 따라 붙는 철가루처럼 그 가게로 들어섰다. 큰 고민 없이 시킨 ‘아보카도 버거’를 한 입 맛본 순간 시공간이 왜곡되고 환상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시가키 규로 만든 패티는 육즙이 풍부하면서도 담백했고 버거계의 사파인 아보카도 토핑과 그렇게도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촉촉한 동시에 부드러운 번은 또 어떻고. 그 불가사의한 맛이 나의 허기 때문이었는지, 또는 전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의외로 괜찮은 맛을 봐서 과도하게 감동한 것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여행 마지막 날 아침, 가게 문을 열자마자 가서 또 한번 먹었다. 그 맛의 정체는 진짜였다.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 우리나라에도 내로라하는 세계적 버거들이 들어왔지만, 아직도 그 외딴섬의 작은 가게에서 먹은 버거를 능가하는 맛은 찾을 수 없다.
words by 조원희 영화감독

아마 너덧 살 때였을 거다. 여름이었고, 가족과 해변으로 놀러 갔다. 우리 가족은 놀러 갈 때면 아버지가 숯을 넣은 작은 그릴에 불을 피우고 버거를 만들어주셨다. 그 그릴에서 갓 나온 뜨거운 패티에 치즈와 머스터드만 얹어 버거를 먹었는데, 그게 내가 어릴 때 좋아하던 버거였다. 나는 여전히 버거를 요리하는 아버지를 떠올리고 그게 어린 시절의 가장 좋은 기억 중 하나다. 그리고 그때부터, 뜨겁고 완벽하게 녹은 치즈가 들어간 버거가 내 기준에 최고로 ‘완벽한(Gold Standard) 버거’가 되었다. 새로운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그냥 머스터드만 넣은 심플한 버거를 먹고 싶다. 치즈, 소스, 그리고 조금의 베이컨. 그 조합이 내게는 최고다.
words by 마크 로사티 쉐이크쉑 컬리너리 디렉터

<미식예찬>의 저자 브리야 사바랭이 이런 말을 했다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그러면 나는 “전 지금 햄버거 먹고 있는데요”라고 주 2회는 보고하겠는걸. 햄버거는 나에게 습관처럼 자리 잡았다. 점심때가 되면 머릿속은 햄버거 가게 주변을 먼저 어슬렁거린다. 집착까지는 아니다. 습관이란 게 대부분 그렇듯 자연스럽게 반복하지만, 안 한다고 죽는 것은 아니지 않나. 나도 그렇다. 누군가 “햄버거 드실래요?”라고 물으면 언제라도 “네!” 하고 거절 못할 뿐이지, 먹지 않는다고 죽을 것처럼 힘 빠지고 몸이 배배 꼬이는 것은 아니다. 햄버거에 대한 기준도 단순하다. 그저 둥그런 (맛있는) 빵을 가로로 잘라 다진 (질 좋은) 고기를 뭉쳐 구운 패티를 속에 얹은, 그 기본만 충실하다면 내게 모든 햄버거는 맛있다(그런 빵과 고기라면 무얼 만들어도 맛없겠냐마는). 기본에 충실한 그 햄버거가 가장 생각난 때는 2015년 가을, 야구 시합 도중 수수깡 같은 오른팔 뼈가 ‘똑’ 하고 부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겨우 퇴원하는 길에서였다. 회사 건너편에 있는 ‘패티앤베지스’의 햄버거가 너무도 절실했지만, 퇴원하는 마당에 20여 km를 달려 식당으로 직행하는 것은 동행자에게 염치 없는 짓이었다. 그래서 스스로와의 타협 끝에 버거킹으로 향했다. 작은 버거 하나를 다 비우는 순간, 내 머릿속은 힘이 나고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절실했던 버거 한 입을 넘긴 순간이었다.
words by 정재욱 칼럼니스트

대학에 입학하고 처음 서울에 내 집이 생긴 날, 내 집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낯선 그곳을 나와서 나는 주변을 좀 걸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배도 고프고 뭔가 먹어야겠는데 도저히 혼자서는 식당에 들어갈 엄두가 안 났다. 지금의 나는 혼밥의 최고 레벨이라는 고기도 굽고 혼자 춤추러도 가는 인간이라 친구들 모두 내가 떡잎부터 될성부른 혼밥러였다며 혀를 내두르지만, 스무 살의 나는 그러지를 못했다. 식당 몇 군데를 기웃거리기만 하다가 맥도날드를 발견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혼자 남겨진 서울에서의 첫 식사는 맥도날드 빅맥이었고,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낯선 집보다 더 익숙했던 맥도날드여! 이제는 밖보다 집이 더 좋고 맥도날드 빅맥을 맛있게 먹던 20대도 지나가버렸다. 맛있는 버거가 너무 많아진 지금 다시 빅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것뿐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먹으면 다 맛있으니까.
words by 이미정 땀 리빙 디렉터

  • Bunpattybun

    빵, 고기, 빵. 버거를 문자화한 가게 이름이 흥미롭다. 아마 직접 번을 만드는 가게임을 강조한 것일 테다. ‘번패티번’에서는 고소하고 담백한 브리오슈 번과 감자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쫄깃한 식감의 포테이토 번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여성이 특히 좋아하는 이 집의 인기 메뉴는 ‘블루베리 리코타 치즈 버거’. 함께 나오는 와일드 루콜라를 치즈 위에 쌓으면 버거+리코타 샐러드가 완성되는 셈. 맛과 영양, 비주얼 만점의 버거다.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15길 17
    문의 02-541-8001
    영업시간 11:00~23:00

  • Hyehwa-dong Burger

    버거 번을 만드는 가게는 몇 있었어도 치즈까지 만드는 가게는 처음. ‘혜화동 버거’에 들어가는 수제 치즈 50g은 뛰어난 맛과 풍미로 더 즐거운 버거 타임을 가질 수 있게 한다. 가장 특색 있는 버거는 ‘도넛 버거’. 번 대신 달큰한 도넛을 반으로 잘라 그 안에 버거 속 재료를 넣는다. 한 입 먹었을 때는 이게 무슨 맛인가 싶은데, 직원 말대로 이내 강한 중독성을 느끼며 끝내 접시를 비우고야 말았다. 단짠단짠의 버거를 경험하고 싶다면 혜화동으로.

    주소 종로구 동숭3길 6-4
    문의 02-744-0125
    영업시간 11:00~22:00

I’m a Burger

‘아이엠 어 버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오래 한 친구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버거 좋아해서 정말 많이 먹었는데 서울 와서는 여길 자주 가게 되더라”는. 베이컨이나 버터 기름이 줄줄 흐르는 오일리한 버거를 선호한다면 이 집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신선하고 깔끔하며 맛있는 한 끼 식사의 대안으로 아이엠어버거는 최적이다. 시그너처 버거인 ‘아이엠 어 버거’와 더불어 어니언 링과 강한 불맛이 느껴지는 새우를 넣은 ‘어니언 쉬림프 버거’를 추천한다.

주소 용산구 독서당로29길 5-6(한남점)
문의 02-749-5484
영업시간 11:00~21:00

The Melting Pot

아보카도는 단연코 요즘 고메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 중 하나다. 버거 패티 위에 아보카도 반 개를 작은 동산처럼 얹은 더멜팅팟의 ‘아보카도 버거’는 여기 소개한 버거 중 담백함으로는 최고다. 아보카도를 포크로 뚝뚝 잘라 먹다가 나이프로 버거 위에 펴 발라 아보카도 스프레드를 만든 뒤 토마토, 새싹, 두꺼운 패티를 한 입에 먹으면 만족스러운 스테이크 한 입을 베어 문 것 같다. 홀 그레인 머스터드가 들어간 새콤한 소스의 마무리도 훌륭하다.

주소 관악구 관악로14가길 2
문의 02-877-1083
영업시간 11:30~23:00

Gilbert's Burger & Fries

버터의 풍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아메리칸 스타일 버거를 먹고 싶을 때 주저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길버트’ 버거는 이 집의 시그너처 버거로, 반숙 상태로 나오는 달걀의 노른자를 터트려 눈으로 먼저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피넛 버터, 바닐라 아이스크림, 구운 마시멜로를 넣은 셰이크 ‘몽키 비즈니스’에 사이드로 주문한 프렌치프라이를 찍어 먹으면 그 순간이 바로 천국.

주소 용산구 녹사평대로40길 55-2(이태원점)
문의 02-792-7676
영업시간 11:30~21:30

Yankees Burger

문래동사거리, 철물 상가 블록에 자리한 양키스 버거는 첫 방문객이 찾기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버거를 먹고 나면 ‘버거를 먹기 위해 멀리서 찾아올 만한 가치가 있는 ’이라며 ‘버슐랭 스타’를 달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문래 버거’는 트러플 향을 더한 볶은 버섯, 살라미, 치즈 토핑이 특징이며, 흑미 치아바타 번을 사용해 고소함이 배가되고 식감이 좋다. 나이 지긋한 어른도 선호할 만한 맛. 테이크 아웃이 많은 피자도 수준급이니 위가 허락한다면 슬라이스로 즐겨보시기를.

주소 영등포구 도림로 434-9(문래점)
문의 070-7758-6263
영업시간 12:00~22:00 (브레이크 타임 16:00~17:00, 화요일 휴무)

Itaewon The Burger

이태원은 수제 버거의 격전지다. 상주 외국인도 많을뿐더러 외국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찾는 지역이기에 ‘가짜’는 금방 탄로 나기 십상. 그 지역에서 버거를 팔고, 장사가 잘되어 강남에 분점까지 생겼다면 믿고 먹을 만한 집이다. 이태원 더 버거가 바로 그렇다. 요즘 가장 많은 포스팅 수를 자랑하는 인기 버거는 ‘아보카딕트 버거’. 패티 위아래로 깔린 아보카도 두 줄을 보면 절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주소 강남구 삼성로85길 33(강남점)
문의 02-565-8940
영업시간 11:30~21:30(브레이크 타임 15:00~16:00, 일요일 휴무)

Jimmy Burger

사장은 지미 버거를 열기 전 일식당에서 요리를 했다고 한다. 그럼 왜 버거집을? “그냥 버거가 너무 좋아서요.” 그의 말처럼, 지미 버거는 버거 러버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가게 내부의 네온사인 ‘햄최몇’을 가리키자 “저희 집 버거로는 4개”라 답하기도. 버거의 소스는 마요네즈와 케첩을 사용하고 노란 슬라이스 치즈가 들어 있다. 포장은 쿠킹 포일에. 예상했듯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주는 버거 스타일이다. 맛도, 영양도, 양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는 엄마의 음식처럼 지미 버거도 그렇다.

주소 용산구 이태원로23길 32
문의 02-3785-0022
영업시간 11:00~23:00, 주말 11:00~02:00

  • Cry Cheese Burger

    부천에서 시작해 서울로 상경한 크라이 치즈 버거의 메뉴는 단출하다. 크라이 치즈 버거, 더블 치즈 버거와 프렌치프라이, 음료뿐. 김밥 한 줄에 3천원 하는 시대에 글로벌 스케일의 대량 생산 시스템 안에서 만든 버거 말고, 그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치즈 버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게 사실. 냉동이 아닌 생감자를 즉석에서 잘라 튀긴 감자튀김은 식어도 맛있다. 퇴근길에 종종 들러 혼맥 안주로 사도 좋겠다.

    주소 강남구 테헤란로 616(대치점)
    문의 02-566-6244
    영업시간 11:00~21:00

  • Fire Bell

    소방서를 모티프로 삼은 가게답게 파이어 벨의 내부는 레드로 가득하다. 레드는 식욕을 자극하는 컬러. 지금 당장 수제 버거 한 입을 먹고 싶다면 이 가게로 뛰어와야 할 것 같다. 에나멜 치즈, 아메리칸 치즈, 베이컨, 토마토, 로메인이 들어가는 ‘레오 버거’가 인기 메뉴이고, 치즈 러버를 위한 ‘맥 버거’를 주문하면 그 양을 주체 못하고 흘러내리는 마카로니&치즈를 만날 수 있다.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83길 17(청담점)
    문의 02-517-8279
    영업시간 11:30~21:30

  • Burger B

    새로운 스타일의 수제 버거를 맛보고 싶으면 버거비를 제안한다. 버거 패티에 들어간 재료, 만드는 방식은 다른 가게와 비슷한데 버거를 구성하는 재료와 그 합이 흥미롭다. ‘고르곤졸라 버거’는 고르곤졸라 치즈, 캐러멜라이즈드한 양파, 바질 페스토 소스, 버섯 위에 루콜라를 얹어 낸다. 칼로 썰어 먹노라면 고급 요리를 즐기는 기분이다. 원 없이 치즈를 먹어보는 게 소원이라면 3가지 치즈와 반숙 달걀, 큼직한 베이컨 조각이 들어가는 ‘더 보스’ 버거를 추천한다.

    주소 중구 명동길 14(명동점)
    문의 02-3783-4088
    영업시간 11:30~22:00

  • Gony’s

    “Life is too short to eat shitty things!” 지당하신 말씀이다. 게다가 음식점에서 이런 슬로건을 내세우는 건 어지간히 자신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 고니스는 그 기대에 부응하는 버거집이다.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쓴 음식은 보기만 해도 바로 알 수 있는데, 이 집 모든 메뉴가 그렇다. 갓 나온 ‘베이컨 치즈 버거’를 손으로 한 번 꾹 눌러서 먹어보자. 풍성하고 조화로운 맛에 감동할 거다.

    주소 성동구 왕십리로 108
    문의 070-4127-0423
    영업시간 11:30~23:00, 토요일 12:00~23:00, 일요일 12:00~22:00

버거가 완전식품이라는 말에 완전히 동의한다. 버거보다 맛있고 빠르게 포만감을 안겨줄 수 있는 음식이 또 뭐가 있을까? 라면에는 단백질이 없어 영양학적으로 부적절하고 김밥에는 지방이 없어 금세 허기가 진다. 빵, 버터, 야채, 고기, 치즈의 조합은 우리에게 완벽한 한 끼를 선사한다. 수제 버거는 전 세계 트렌드세터가 주목하는 서울의 굵직한 고메 트렌드 중 하나.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누리며 영양도 채울 수 있는 한 끼를 위해 사람들은 버거를 찾고 기꺼이 긴 줄을 선다. 블록마다 수제 버거 가게가 문을 여는 지금, 서울은 버거 전성시대 위에 있다.

Credit Info

EDITOR
SIN JEONG WON
PHOTO DELIVERY
SHUTTERSTOCK
PHOTO
LEE SHIN JAE

2017년 08월호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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