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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적에는

On February 01, 2017 0

어린 시절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에 대답을 못한 건 그보다 더 좋아한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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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스칼 

여자라면 누구나 공주님이 나오는 만화에 빠진 적이 있을 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그 가운데 최고는 <베르사이유의 장미>였다. 그렇지만 내가 동경한 건 앙큼한 앙투아네트 공주가 아닌 그보다 아름답고 처연한 오스칼이었다. 귀족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에 의해 아들로, 군인으로 자라야 했던 애잔한 사연까지 더해진 오스칼은 닿을 수 없기에 한없이 바라보게 되는 존재였다. 일러스트레이터 노여진
 

 2 천사 소녀 네티 

‘긴 머리 높이 묶고 / 요술봉 휘두르며 / 빨주노초파남보 동그라미 풍선 / 행복 나눠주는 천사 소녀 네티’. 하루에도 몇 번씩 따라 부른 노래였다. 비현실적으로 큰 눈과 가녀린 팔다리, 헤어스타일이 남다른 네티는 괴도임에도 언제나 지켜주고 싶은 캐릭터였다. 매일 밤마다 저지르는 범죄를 간절히 응원할 정도로 네티는 예뻤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혜진
 

 3 서태웅 

느닷없이 농구에 빠져서 수업도 빼먹으며 프로 농구를 보러 다니고, 농구 동아리에 가입한 건 모두 서태웅 때문이었다. 타고난 재능이 있음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도, 자만하지도, 그렇다고 쉽게 좌절하지도 않는 서태웅은 내게 영웅이었다. 민폐 끼치는 걸 죽도록 싫어하지만, 팀을 위해 희생할 줄도 아는 그는 고작 고1 이었음에도 어른보다 어른다웠다. 피처 에디터 강예솔
 

 4 머큐리 

세일러문 놀이를 할 때면 모두가 세일러문을 하고 싶어 했다. 주인공이니까. 나도 겉으로는 다른 아이들처럼 세일러문을 좋아하는 척했지만, 사실 나의 걸크러시는 머큐리였다. 그녀는 세일러문 크루 중 유일한 단발머리에 중성적인 블루 컬러를 하고선, 아이큐 300이 넘는 지성까지 갖춘 마성의 여자였다. 나는 그녀가 뻔한 긴 머리 여자애들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디지털 에디터 한연선
 

 5 짱구 

유치원 때부터 어디에 가도 신기하게 별명이 짱구인 친구가 하나쯤은 있었다. 제멋대로거나, 능글맞거나,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웃긴 얘기를 하거나, 눈썹이 짙거나. 어쨌든 나는 그런 짱구 친구들이 모두 좋았다. 좋은 건 좋다고 말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진짜 짱구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짱구와 짱구를 닮은 친구들은 정말 좋은 아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최지은
 

 6 호빵맨 

초등학생 때, 달콤한 단팥빵의 맛을 깨우치면서 꾸던 꿈이 있었다. 호빵맨이 되는 것이었다. 얼굴 속에 단팥을 가득 품고, 해맑은 얼굴을 한 호빵맨을 보며 언제나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호빵맨이 되면 배고플 때는 언제든 나를 뜯어 먹을 수 있으니까. 너무 잔혹한가? 영상감독 이윤식
 

 7 코난 

그 시절도, 지금도 코난은 가장 완벽한 내 이상형이다. 특유의 명민함이 좋았다. 귀여운 아이의 탈을 쓴,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탐정이라니, 지나치게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슈트 스타일링은 또 어떻고. 알고 보면 섹시한 코난 같은 남자 어디 없을까? <데이즈드> 패션 에디터 노지영
 

 8 둘리 

공룡인데, 온몸이 초록색으로 뒤덮여 있고, 요술도 부릴 줄 아는 둘리는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 내 일과는 초록색 크레파스로 둘리 얼굴을 그리거나 비디오테이프가 닳을 때까지 <아기 공룡 둘리>를 보는 거였다. 그러던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공교롭게도 둘리의 고향인 쌍문동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운명일지도. 파티시에 곽나리

어린 시절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에 대답을 못한 건 그보다 더 좋아한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KANG YE SOL
ILLUST
NOH YEO JIN

2017년 01월호

이달의 목차
CONTRIBUTING EDITOR
KANG YE SOL
ILLUST
NOH YEO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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