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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를 부탁해

음악 종사자가 말하는 프로듀스의 숨은 소녀들

On May 06, 2016 0

국민 프로듀서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프로듀스 101>의 최종 멤버가 가려졌다. 나머지 소녀의 재능이 아무래도 아깝다. 음악 종사자 4명이 프로듀서가 되어 가상의 팀을 꾸렸다.

  • 즐겁고 사랑스러운 정석의 걸 그룹

    무대에서 각자의 짧은 순간을 손에 거머쥘 수 있는 존재감과 활기 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통상적 기준에 의해 포지션을 표기했지만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아이돌의 음악적 포지션은 정해진 것을 따르기보다는 곡과 콘셉트를 멤버에 맞추는 게 가장 큰 효과를 낸다. 이 멤버의 외모와 실력, 생동감이라면 활동 곡에 따라 센터나 포지션을 변경해도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그룹의 무기는 11인조라는 대인원이 떠들썩하게 밀어붙이는 기세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포지션’은 이런 식이 된다. 김세정과 응 씨 카이, 정채연이 ‘몸통’을 유지하는 가운데, 보다 침착한 윤채경과 보다 까불거리는 한혜리가 분위기를 조금씩 바꾸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토대로 전소연과 김청하가 강하게, 강미나와 최유정이 귀엽게 ‘설치는’ 것이 이 조합이 펼칠 전선의 최전방이 된다. 적당히 쌍을 이뤄 상호 교환할 수 있는 멤버이기에, 5-6, 3-4-4, 5-5-1 등으로 포메이션에 변화를 줄 때도 배치해 운용하기 좋을 것이다. 또 자칫 자극이 지나치기 쉬운 무대에서 이해인과 강예빈이 똑 부러지는 느낌으로 자리를 지킨다면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정신 사나울 수도 있으니, 의상은 일체감을 중시하는 편이 좋겠다. 스트리트 계통의 일상복을 베이스로 베리에이션을 절제하면서 구성한다면, 얼굴과 표정만으로도 개성과 존재감이 뚜렷한 이 멤버에게는 충분할 것 같다. 이 조합이 구사하기에 효과적인 음악 스타일은, 기존 경연곡에서 꼽으라면 ‘Fingertips’와 같은 곡. 멜로디컬한 힙합을 기반으로 비트감을 실어 강렬하면서도 낙천적이고 유쾌한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좋겠다. 전원이 함께할 때는 일체감을 강조했다가 개인 파트에서는 해당 멤버의 색을 부각하도록, 분위기의 전환이 자주 일어나는 낙차 큰 곡이 이들의 역동적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미묘(아이돌로지 편집장)

  • 공정도 경쟁도 필요 없는 아이돌의 탄생

    1970년대 펑크의 등장으로 실력은 음악의 매력과 무관하다는 게 증명된 지 벌써 40년이 지났다. 팝 시장에서 누구도 리애나의 가창력을 논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실력이나 기존 아이돌에 요구되는 미학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기준으로 멤버를 꾸렸다. 김소혜와 아리요시 리사가 센터를 맡는다. 멤버의 실력은 모두 이들을 기준으로 한다. 이들이 부를 수 있는 만큼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만큼만 춤춘다. 고음은 윤서형을 기준으로 한다. 3단 고음 같은 거 낼 필요 없이 자기 음역에 맡는 노래만 부르면 된다. 프로그램에서 다이어트 대상자로 낙점된 강미나는 이 그룹에서 체형 표준을 맡는다. 그를 비롯한 나머지 멤버는 이 그룹에서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인터뷰는 홍콩 출신의 응 씨 카이가 맡는다. 다른 걸 그룹처럼 리더가 또박또박 뻔하고 힘찬 이야기를 하는 대신 서툰 한국어로 솔직하게 대답한다. <라디오 스타>에는 임나영이 출연한다. 애교를 보여달라는 아저씨 패널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무표정으로만 대응한다. 보컬 톤은 김주나를 기준으로 한다. 이 그룹은 밝고 희망찬 노래 대신 21세기 한국의 현실 상황과 구성원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노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황인선은 그룹의 평균 나이를 높여 젊음이 아이돌의 유일한 가치가 아님을 대변한다. 자신밖에 모른다며 네티즌의 질타를 받은 유연정과 오서정은 이 그룹의 인성 기준이다. 이들의 나이는 겨우 각각 17세, 21세다. 좀 철없게 굴면 어떤가. 인성이 비뚤어진 건 그들이 아니라 카메라 앞의 모습만 보고 한 사람의 인격을 판단하고 공격을 퍼붓는 이들 아닌가? 마지막 멤버는 건강 문제로 조기 탈락한 마은진이다.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다. 한 멤버라도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모든 이가 활동하지 않으며 자신의 건강을 돌본다. 이렇게 만들어진 걸 그룹의 이름은 ‘I.O.I’라고 한다. 외부의 공정한 판단 따위 필요 없고 경쟁하지도 않는 오직 자신 그대로를 보이는 게 가장 아름답다는 뜻을 담은 ‘I Of I’의 약자다. 하박국(영기획YOUNG, GIFTED&WACK)

  • 본 적 없는 걸 파워 그룹

    몇 명의 마스크에서 공통된 기운이 느껴지는 개인적 취향의 반영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강한 인상이나 선 굵은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었다. 물론 한혜리를 포함한 몇 사람은 그렇지 않음을 알고 있다. 다만 정말 피지컬이나 단순히 일차적 이미지에서 단순하게 세다는 인상을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다. 처음 생각한 것은 걸 파워라는 키워드였다. 지금은 걸 크러쉬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걸 파워는 개인적으로도 꼭 K-팝의 걸 그룹을 통해 한 번은 제대로, 세련되게 풀고 싶은 과제였다. 소녀들, 나아가 여성들의 힘을 모으는, 자유롭고 당당한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다면 팝 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걸 파워가 어쩌면 정치적 이미지로 묘사될 위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 걸 그룹을 좋아하는 많은 여덕에게 단순히 무대나 음악, 비주얼뿐 아니라 무대 밖에서의 모습이나 발언도 라이프스타일 전체에 영감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나마 에프엑스(f(x))와 이미지가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이보다 좀 더 확실한 노선을 떠올렸다. 음악적 레퍼런스나 아이덴티티 자체는 흔히 틴 팝이라는, 미국 시장 내 팝 음악에 근접한 것을 참고하되 전자 음악 자체가 가지는 유연한 방식을 많이 따를 것이다. 메인 보컬의 역량을 과하게 내세울 생각은 없으며, (기희현이 있지만) 래퍼라는 포지션은 될 수 있으면 없애고 싶다. 파트 비중이 작으면 무대에서 센터에 가까운 위치로 서면 되고, 오디오와 비주얼의 비중을 고려해 파트를 나누고 활동 시기마다 메인을 다른 멤버로 바꾸되 기계적 분배나 교체가 아닌, 자연스러운 비중 전환으로 진행하고 싶다. 끝으로 의상은 절대 같은 콘셉트로 맞추는 일 없이, 최소한의 통일성이나 큰 갈래의 스타일만 맞출 생각이다. 자유도를 어느 정도 부여하되, 개인의 브랜딩도 함께 가져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블럭(칼럼니스트)

  • 이별을 예감한 ‘처연애틋발랄계’ 그룹

    데뷔와 함께 은퇴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아이돌 역사상 전무후무한 포지션에 놓인 그녀들에게 잘 어울리는 이미지는 뭐니 뭐니 해도 예정된 이별을 앞둔 ‘울면서 달리는 소녀’다. ‘35 Girls 5 Concept’라는 그룹별 콘셉트 배틀에서 순수하고 아련한 걸 팝 ‘같은 곳에서’가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 ‘처연애틋발랄계’ 그룹의 센터는 해당 곡 퍼포먼스 당시 독보적인 비주얼과 곡 전체를 온몸으로 승화한 듯 인상적인 엔딩을 선사한 김도연이 누구보다 적역일 것이다. 그녀의 양옆을 호위하는 서브 센터 겸 비주얼로는 청순에서 큐트, 섹시까지 걸 그룹이 소화할 수 있는 모든 콘셉트가 소화 가능한 만능 열쇠 전소미와 정채연. 다음은 메인 보컬.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커버를 통해 ‘이미 완성된 아이돌 보컬’이라는 호평을 들은 유연정의 대응각에 김세정을 놓음으로써 끝없는 경쟁을 바탕으로 한 두 사람의 최대 능력치를 가늠해보고 싶다. 선이 살아 있는 동시에 힘있는 안무를 살리는 데는 김청하와 강미나만 한 적임자를 찾기 힘들다. ‘Fingertips’를 통해 발군의 랩 실력을 선보인 임나영을 랩 담당 자리에 앉히면 기본 골격은 완료된다. 코어 팬덤 형성을 위한 마지막 세 조각의 퍼즐은 최유정, 김서경, 김소혜의 몫이다. 같은 사람인지 의심스러운 무대 위아래에서의 반전 매력과 실력을 갖춘 최유정, 투표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개인 연습생 신분에도 타고난 배려심과 성실함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세정, 감히 흉내도 못 낼 천연 캐릭터로 갖은 실력 논란에도 결국 데뷔라는 기적의 나팔을 분 김소혜까지. 세 사람 모두 변덕스럽기가 춘삼월 날씨 같은 ‘국민 프로듀서’님들의 마음을 마지막까지 잡아놓기에 가장 적절한 회심의 카드다. 비록 우리 만남의 끝은 이토록 선명히 등허리를 드러내고 있지만, 소녀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애틋할 것이다. 잔인하게도.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국민 프로듀서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프로듀스 101>의 최종 멤버가 가려졌다. 나머지 소녀의 재능이 아무래도 아깝다. 음악 종사자 4명이 프로듀서가 되어 가상의 팀을 꾸렸다.

Credit Info

EDITOR
PARK UI RYUNG
DESIGNER
PARK SUN JEONG
사진 제공
Mnet <프로듀스 101>

2016년 05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PARK UI RYUNG
DESIGNER
PARK SUN JEONG
사진 제공
Mnet <프로듀스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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