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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의> 인터뷰

On May 11, 2009 1

인터뷰한 대상을 포장해야 한다는 공치사의 마음가짐을 버린다면, 송창의와 한 인터뷰는 심심한 편에 속했다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나누는 대화를 들은 누구라도 그가 애쓰고 있다는 걸 눈치 챘을 것이다. 그는 몇 번이나 물어왔다. “다 물어보신 거예요?” “또 궁금한 건 없으세요?” 게다가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 여러 사례를 알고 있다.

티셔츠는 베이직+ by 코데즈 컴바인.

우리가 앉아 있는 카페 밖으로 차가 빵빵 하고 클랙슨을 울렸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말을 이어 나간다. “매사가 그렇잖아요. 새롭게 학교 들어가면 선생님들 만나고 친구들 만나고 날 어떻게 볼까 생각하잖아요. 또 시작이구나, 어떻게 앞으로 잘 만들어볼까 생각하잖아요. <신데렐라 맨> 촬영하면서 저도 지금….” 차가 또 빵빵 하고 클랙슨을 울렸다. 인터뷰하는 나조차 시끄러워 밖을 흘낏거렸는데 그는 간지럼을 태운다 해도 꼼짝도 안 할 것 같은 진지한 얼굴이다. 솔직히 그건 웬만해서는 (그러니까 이런 일이 아니고서는) 인터뷰 녹취 내용 중 발췌해서 쓸 일이 없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얘기였다. 그 얘기가 나오게 된 전후 과정은 이렇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놀러 가고 싶지 않나요? 오늘 딱 그런 생각을 했어요. 촬영할 땐 놀 생각 접어야죠. 사실 중간에 놀기도 해요.

뭐하고 노세요? 친구와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술은 안 마시려고 노력 중이에요. 주변에서 관리 좀 하라고 압박이 들어오거든요.
매니저가 그러나요? 관리를 해야 하는 필요성은, 최근 인기와 작품 수가 늘어났기 때문인가요? 매니저보다 주변 사람이오. 작품 때문에… 사실 저 별로 안 해요. 피부 관리 이런 거 안 해요. 피부가 괜찮으니까요. 메이크업한 거예요.
인터뷰할 때 이런 질문 좀 안 하면 좋겠다는 건 없나요? 아뇨, 없어요. 전적으로 준비한 질문에 맞춰 대답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요? 근데 지금껏 해온 인터뷰를 쭉 읽어봤는데, 너무 반듯하고 교과서적인 대답을 많이 하던데요. 말을 좀 아끼는 건지, 교과서적인 생각으로 사는 건지. 원래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설마? 전 그냥 막 대답하는데, 좋게 써주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반듯하다고 하면 술 먹는 얘기도 안 하겠죠. 전 술 먹는 얘기도 하고 똑같이 얘기해요. 반듯하지 않다고요? 그럼 일할 때 ‘난 배우니까 이 정도는 마음대로 할 거야’ 하는 것도 있나요? 전 즐기면서 촬영하는 편이라서. 이것만큼은 해도 된다? 그런 게 뭐가 있죠?

정말 쉬운 예를 들면, 며칠간 아무와도 연락 안 되고 칩거한다든지 하는 거요. 전 안 그래요. 항상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어요.

역시. 귀찮지 않아요? 쉬는 날도 매니저에게 연락 오면 받아요? 네. 연락 별로 안 와요. 단답형으로 묻고 답하고 끝내죠. “다음 날 뭐 있냐?” “없다.” 워낙 친해서요. 저도 다른 사람이 연락 안 되고 그러면 답답하고 짜증 나더라고요. 뭘 대단한 거 한다고. (웃음)

타탄체크 셔츠는 갭, 데님은 서상영.

난 또. 뮤지컬하고 연극하고 해서 혹시 자유로운 영혼인 줄 알았죠. 책임감은 있는 것 같아요. 펑크 내는 일은 없죠. 마음에 안 들어도 참아요. 전 어릴 때 군대를 다녀와서 인내를 배웠어요. 배우도 일상적인 삶에서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잖아요. 세상 사람이 자기 감정 다 드러내고 살진 않죠. 예를 들어 난 딴 걸 먹고 싶은데 여자친구가 이것 먹자 하면 좋다고 해요.
굉장히 사소한 예네요. 네. 그런 거예요. 일할 때도 ‘난 이런 옷 입기 싫어’ 한 적이 없어요. 사람들이 하는 일인데 나에게 맞춰봐야 얼마나 차이가 있겠어요. 예를 들어 감독이 스타일리스트에게 뭐라고 하면 웬만하면 그냥 가자, 차라리 나에게 화내시라고 말해요. 그런 적은 있어요. 부당한 건 못 참아요. 어떤 배우가 펑크 내서 다른 배우가 몇 시간 만에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 일이 있어요. 근데 연습하는 과정에서 “너 왜 이걸 못하니?” 그러면 전 “장난하세요? 지금 3시간 만에 하는데 윽박지르면 어떻게 해요?”라고 말해요. 그런 건 좀 못 참아요.

배우 마이클 케인 아시죠? 누구요? 마이클 케인요?

하여간 그런 배우가 있는데요. 아, 되게 민망하다. 배우인데 그것도 모르고. 아마 얼굴 보면 알 거예요.

우리, 이 정도로 정리할까 봐요. 네.
그가 쓴 <연기수업>이 얼마 전에 출간됐는데, 그중에 정말 끔찍한 문장이 있었어요. ‘배우는 촬영 현장에서 밥을 주지 않아도 참아야 하며 수다 떨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24시간 강박적으로 연기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내 마음대로 촬영 현장이 돌아가지 않아도 연기만 생각하라니. 그 말에 동의하나요?
때론 얽히고설키죠. 짜증이 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걸 표현하진 않아요. 잘하자고 말하죠. 그분이 말한 게 뭔지 알 것 같아요. 나는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데 자꾸 흐트러트리죠.
평소의 반듯한 이미지와 맞는 대답이네요. 하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프로필 말고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을까 처음으로 궁금한 드라마가 바로 <신의 저울>이었어요. 그 드라마를 보면서 ‘잠깐, 우리가 이 배우에 대해 모르는 게 있나?’ 생각했죠. 참고 인내하며 살았어요.
어릴 때부터요? 네. 인내심이 저한테 저장돼 있어요. 남한테 싫은 소리 함부로 못해요. 근데 <신의 저울>의 홍창욱 감독님은 카메라 앵글을 포기하면서까지 배우를 생각해주셨어요. 배우 템포 떨어질까봐 카메라 그냥 따라가고 그랬어요. 참 감사하죠.

가죽 블루종은 닐 바렛, 스카프는 리플레이.

어릴 때부터요? 네. 인내심이 저한테 저장돼 있어요. 남한테 싫은 소리 함부로 못해요. 근데 <신의 저울>의 홍창욱 감독님은 카메라 앵글을 포기하면서까지 배우를 생각해주셨어요. 배우 템포 떨어질까봐 카메라 그냥 따라가고 그랬어요. 참 감사하죠.
<신의 저울>에서 정말 엄청 울었잖아요. 보통 남자 배우의 눈물은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어 공감하기 힘들었는데, 거기선 좀 인상적이었어요. 그렇게 엄청 운 건 즉흥적인 판단이었나요? 저는 그렇게 고민하고 분석하진 않았어요. 감독님이 절 프레임에 가둬놓지 않았어요. 그래서 지문 이상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근 들어 갑자기 작품 수가 많고 바쁜 이유는 사람들이 당신을 많이 찾기 때문인 걸까요? 아니면 자신의 의지나 계획이었나요? 의지나 계획인 게 맞겠죠. 데뷔하고 나서 쉰 적은 별로 없어요. 공연부터 시작해서 그런가 봐요. 한 작품 끝나면 다음 공연 알아봐야 했으니까요. 심사숙고해서 1년에 한두 작품만 하는 것보다 조금 마음에 안 들어도 꾸준히 작품 활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심사숙고해서 한두 편만 하는 건 전 원치 않아요. 그건 저답진 않아요. 저 스스로 연기해야 하는 이유도 있고 안 하면 감도 떨어지고요.
<101번째 프로포즈> 같은 경우는 당신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솔직히 왜 했는지 잘 모를 정도로 인상적이진 않았어요. 어떤 이유로 선택한 건가요? 제가 그때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사고도 있었고 안 좋은 일이 좀 있었어요. 많은 신을 도려내야 했거든요. 캐릭터나 그런 건 괜찮았지만…. 제가 가릴 처지도 아니었고요. 득과 실을 고민한다기보다 일단 카메라가 뭔지 좀 알아야 했어요.

<신데렐라맨>은 스타로 거듭날 수 있는 트렌디한 드라마예요. 이 드라마에서 이건 좀 보여줘야겠다 한 게 있나요? 원래 제가 청바지 갈아입으라 하면 귀찮아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같은 청바지인데, 바꿔 입어봤자 티도 안 나는데. 갑갑하게 그러면 어떻게 대사를 치느냐고.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한마디로 외모에 참 신경을 안 썼군요. 네. 이번 드라마에선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보니 신경 쓰이네요. 제가 제작 발표회 때 패션에 관심 없었는데 이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거든요.

그거 그냥 홍보성 멘트죠? 그렇게 생각하시죠? 전 진짜 집에 옷이 없어요. 옷을 못 입는 건 아닌데.

스스로 옷을 잘 입는다고 말하는 거예요? 전혀 감각이 없진 않아요. 근데 옷을 안 사요.

물릴 때까지 한 옷만 줄창 입는 스타일인가요? 옷이 생기더라고요.

대체 누가 주나요? 이 일을 하다 보니 옷이 종종 생기더라고요.

그 옷이 취향에 맞아요? 네. 미술이나 사진, 패션에 감각 있는 친구들이 있지만 전 그런 스타일은 아니죠. 네, 아닐 것 같아요.

트렌디한 드라마는 좋아했어요? 좋아…하죠. 많이 보진 못했지만. 근데 그런 드라마가 어떤 거죠?

[* 기사 전문은 <나일론> 5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 나지언

-스타일리스트 : 최유진

-헤어 : 수안

-메이크업 : 진수아

Credit Info

에디터
나지언
스타일리스트
최유진
헤어
수안
메이크업
진수아

2009년 05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나지언
스타일리스트
최유진
헤어
수안
메이크업
진수아

1 Comment

윤솔지 2009-03-07

"낙서" 라고 하기엔, 너무 재미있고 멋진걸요!

마지막 페이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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