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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노래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On February 01, 2016 0

로열 파이럿츠에 이어 <나일론>과 새로운 음악 이야기를 시작하는 두 번째 주자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다. 춤추고 연주하고 노래하는 이들은 앞으로 멜로디 없이도 신나는 음악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창작의 변

1997년 정도였던가? 한창 뉴스에서 ‘엘니뇨’ 현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된 적이 있었지. 1990년대 초·중반 세계는 환경 오염 탓에 지구 온난화, 이상 기후, 자원 고갈에 대한 이슈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즈음 영화 <워터월드>를 인상 깊게 봤어. 지구 온난화로 인해 물에 잠긴 세상을 그린 이야기였는데, 보는 내내 이상하게 오싹한 기분이 들었지.

그전까지 공상 과학 영화는 주로 전쟁으로 인한 디스토피아를 그린 게 많았는데, 그 이후부터 환경 오염이 야기하는 재앙에 대한 영화를 꽤 많이 만난 것 같아. 그때만큼 열정적으로 환경 오염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있나 싶어. 그 당시 ‘엘니뇨’나 ‘라니냐’라는 말도 프레온가스와 온실가스에 대한 이슈들이 슬슬 고갈되던 참에 새롭게 그 자리를 이어받은 새로운 환경 용어들이었거든.

그런데 그 이슈도 유행처럼 지나가버리고, 90년대도 어느덧 20년 전의 과거가 되었지. 그동안 나는 눈앞에서 일어나는 생존 경쟁에만 정신 팔려 어른이 되었고. 그러다 문득 돌아보니 그 무서운 단어가 왠지 반갑게 느껴지는 때가 됐더라.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시기에는 극단적인 혹서와 혹한의 기후가 심각하다고 느꼈는데, 최근 1년간은 기온의 편차가 크지 않았던 것 같아. 여름엔 덥지 않았고, 한파도 시기가 늦었을 뿐 아니라 기온마저 예년보다 몇 도 높았고. 2015년 한 해 동안 기후가 예년과 다르다고 동료들과 이야기하면서도, 내심 이런 기후가 앞으로 지속되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어.

그러다 인터넷 뉴스에서 한반도 기후의 편차가 줄어든 까닭이 1950년 이후 네 번째 규모의 강력한 엘니뇨 현상 때문이라는 보도를 읽고 당황스러웠어.
 

그제야 오래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던 그 용어가 나에게 시원함과 따뜻함을 주는 미묘한 관계에 있음을 깨달았거든. 어릴 때 막연히 공포스러운 ‘엘니뇨’라는 단어를 통해 세상사에는 한 가지만으로 정의되고, 명쾌한 해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없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된 거지. 그리고 ‘엘니뇨’라는 노래가 탄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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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_ 술탄 오브 더 디스코

20년 전 엘니뇨를 처음 알았을 땐 너무 무서웠어
다들 죽어가는 지구의 마지막 신호라고 여겼지
나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고
엘니뇨도 서서히 잊혀져갔고
이번에야 너를 다시 마주해
무섭기만 했던 네가 반가웠네
무엇이 너를 두렵게 만들었을까
다시 찾아온 오래된 친구처럼
내 어린 날 무시무시했던 엘니뇨
이제 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나
모두가 두려워하던 엘니뇨
다들 그 시절은 잊었던가
모른다 그때 세상이 속인 것인지
지금 우리가 무시하는 것인지
단 이번에 찾아온 나의 겨울은 따뜻하다
언제나 세상이 망해가고 있다고 느꼈지
크면 클수록 가까운 곳부터 무너지고 있었지
눈앞만을 바라보게 되었고
막연한 걱정은 장난이 되었고
이번에야 너를 다시 마주해
무섭기만 했던 네가 반가웠네
무엇이 너를 두렵게 만들었을까
다시 찾아온 오래된 친구처럼
내 어린 시절 무시무시했던 엘니뇨
이제와 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나
모두가 두려워하던 엘니뇨
다들 그 시절은 잊었는가
모른다 세상이 속인 건지
우리가 무서움을 잊은 건지
단 이번에 찾아온 나의 여름은 시원하다
엘니뇨 엘니뇨 기억나니 엘니뇨
엘니뇨 엘니뇨 공포의 엘니뇨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5인조로 이뤄진 유쾌한 디스코 펑크 밴드. 리더와 귀여움을 맡고 있는 나잠수는 노래를 부르고, 음악성을 담당하는 김간지는 드럼을 치고, 베이스를 맡은 지는 일탈을, 안무 핫산은 대출을, 기타 치는 홍기는 콧수염을 맡고 있다. 앞으로 <나일론>에서 이들은 순수하고, 진솔하면서, 상큼한 열정과 희망을 그려내겠다고 다짐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아이언 마스크와 우주에 대한 얘기도 할 예정이다.

로열 파이럿츠에 이어 <나일론>과 새로운 음악 이야기를 시작하는 두 번째 주자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다. 춤추고 연주하고 노래하는 이들은 앞으로 멜로디 없이도 신나는 음악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Credit Info

EDITOR
KANG YE SOL
WORDS
SULTAN OF THE DISCO
PHOTOGRAPHER
KIM YEON JE
DESIGNER
NAM SANG HYUK

2016년 02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ANG YE SOL
WORDS
SULTAN OF THE DISCO
PHOTOGRAPHER
KIM YEON JE
DESIGNER
NAM SANG HY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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