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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On March 06, 2015 0

여자 사진가들이 서울의 사라져가는 풍경 앞에 서서 셔터를 눌렀다.

 

- 스카이아파트 1969년에 지은 스카이아파트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
- 삼각형으로 세워진 낮은 건물 사이의 정원에는 분명 나무도 꽃도 흐드러지게 피었다.

- 강변한신코아 외국인들은 궁금해한다. 왜 한국의 옥상은 전부 녹색이냐고. 방수제로 메운 바닥에 에어컨 실외기가 늘어선 풍경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 용마랜드 1983년 개장해 2011년 문을 닫았다. 멈추고 버려진 놀이기구, 눈도 없는 썰매장, 물이 없는 수영장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 이준열사묘 오솔길을 산책하듯 걷다 보면 비밀스럽게 감춰진 묘지가 나온다. 수령을 알 수 없는 나무의 비호 아래 서양식 비석이 세워진 이곳에는 인적이 거의 없다.

 

 

하시시박 

유학 중 와 일하면서 사진가가 되었다. f(x), B1A4, 퓨어킴 등 뮤지션의 음반 사진, 어반 아웃피터스, 센토르 등과 패션 사진 작업을 진행했으며, 얼마 전 가나아트센터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오늘의 카메라는?
라이카 M6. 예전부터 막연하게 동경하던 카메라였다. 2, 3년간 일했을 때 모은 돈으로 바로 샀다. 그런데 시력이 나빠 포커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상업사진을 찍을 때는 빠르게 찍어야 하니까 거의 쓰지 않는다.

주로 무엇을 담나?
상업사진을 찍을 때는 거의 인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자연이다. 바람, 소리, 냄새가 자연 안에서 하나의 이미지로 일치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셔터를 누른다.

촬영할 때 가방에 꼭 챙겨 다니는 것은?
촬영하는 동안 긴장해서 입술이 마를 때 바를 립밤. 라이터는 가방, 옷 등 주머니마다 챙긴다. 바로 손에 안 잡혀서 찾아야 하는 상황이 싫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서울이 싫어서 자꾸 해외로 나갔다. 평생 정착할 다른 곳을 찾고 싶었는데, 정작 여행 후 서울에 도착했을 때 나도 모르게 안도감이 들었다. 남산터널을 넘어서 광화문 쪽으로 내려올 때 사방에 산이 있는 걸 보고 포근하고 보호받는 것 같았다.

자신의 모습을 담는 건 어떤가?
나를 자주 찍었다. 그런데 나를 찍는 동안 정작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헤아리지 못한다고 느꼈다. 내가 원하는 피사체가 되기 위해 맞춰간다는 생각이 든 후로는 거의 찍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좋은 피사체가 많다.

지구에 필름이 하나만 남는다면 뭘 찍을 것인가?
한 장 한 장 다른 것을 찍겠다. 나와 내 옆에 있는 사람. 그리고 우주를 꼭 찍을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서 결심했다. 꼭 우주를 찍겠다. 컬러 VS 흑백 갑자기 내 사진의 모든 컬러가 촌스러워 보였다. 컬러 사진 자체가 피곤하게 보였는데 전시를 하면서 프린트를 크게 뽑고 손으로 만졌을 때의 질감을 느끼고 나서야 색이 다시 예쁘게 느껴졌다. 웨딩 사진처럼 오래 간직할 사진은 흑백으로 남기고 싶다. 흑백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상황을 컬러로 생생하게 떠올릴 때 재미있을 것 같다.

어떤 곳에서라도 전시를 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콧대 높은 상업 갤러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싶다. 굉장히 단순한 사진을 아주 크게 뽑아 두세 작품만 걸 것이다.

 

 

 

이승연

2003년 라는 출판물을 발표하면서 사진을 시작했다. 작년 <스트레이트> 전으로 첫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상상마당 웹 매거진, 등을 통해 인물 사진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의 카메라는?
캐논 550D. 계속 필름 카메라를 쓰다가 상업사진을 시작하면서 결과물을 자리에서 확인하고 싶어졌고, 필요성을 느꼈다. 마침 동생이 잘 쓰지 않던 이 카메라를 빌렸고 작업하다 보니 나와 잘 맞아서 동생에게 돈 주고 샀다. 주로 무엇을 담나? 외자의 것들. 꽃, 선, 밤, 땅, 빛을 주로 찍는다.

촬영할 때 가방에 꼭 챙겨 다니는 것은?
촬영할 사람들에게 보여 줄 내 사진을 저장해 둔 아이폰. 특별한 물건을 챙기지는 않지만, 촬영장 근처 가게에 들러 리터스포트 초콜릿을 사 먹는 습관이 있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가장 좋아하는 곳은 평일 낮의 덕수궁이고, 여름방학 기간의 초등학교 운동장도 좋아한다. 우연히 발견하는 곳들에도 흥미를 느낀다. 오늘도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 구기터널 근처에서 장미 테니스코트라는 곳을 발견했는데, 맘에 든다.

자신의 모습을 담는 건 어떤가?
4년 전, 스튜디오 수업을 들었는데 첫 수업 과제가 셀프 포트레이트를 찍어오는 거였다. 얼굴 정면에 대고 플래시를 터뜨린 낸 골딘의 셀프 포트레이트 같은 느낌의 사진이었다. 지금 봐도 너무 강하고 어색해서 잘 꺼내 보지 않는 사진이다. 그 이전에도 후로도 찍지 않는다.

지구에 필름이 하나만 남는다면 뭘 찍을 것인가?
엄마. 사진을 처음 찍기 시작했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젊고 미인인 엄마를 찍었는데, 엄마가 아프고 나서는 거의 안 찍었다. 매일 빠르게 변하는 엄마의 몸을 기억하기 위해 찍을 것이다.

가장 찍고 싶은 사람은?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러닝타임 내내 아델만 봤을 정도로 그런 얼굴이 좋다.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은 그녀를 마트 같은 곳에 데려가 스냅사진을 찍고 싶다.

 

어떤 곳에서라도 전시를 할 수 있다면?
영화 <천국보다 낯선>이나 코엔 형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황량한 곳에 있는 호텔에서 전시를 하면 좋을 것 같다. 호텔에 묵는 무표정한 손님들 대부분은 내 사진에 별 관심이 없을 테지만 그래도 한두 명쯤은 벽에 걸린 내 사진을 응시하지 않을까. 봄에 찍은 꽃들, 로비에는 크게 프린트한 벚꽃 사진을 걸 것이다.

 

 

 

 

니나 안

개인 작업물이 등 해외의 온·오프라인 매거진을 통해 소개되면서 이름을 알렸고, 로우클래식, 네이키드 카인드 등 주로 로컬 디자이너와 패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오늘의 카메라는?
라이카 미니룩스. 주로 쓰던 캐논 A1을 며칠 전 아이슬란드 바다에 빠트렸다. 한 카메라를 쓰기 시작하면 계속 쓴다. 그래서 수명이 2년을 못 간다. 지금까지 코니카, 콘탁스 등 많은 카메라를 써봤지만 30만원대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의 카메라에 손이 간다.

주로 무엇을 담나?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햇살이 비추는 순간이 좋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 장면만 담는 것이 아니다. 꼭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 좋은 장면에 이런 사람들이 이런 모습과 분위기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걸 메모해놓고 실행한다.

촬영할 때 가방에 꼭 챙겨 다니는 것은?
반사판 대신 거울을 들고 다닌다. 보는 용도는 아니고 강렬한 빛을 반사하기 위한 도구로 쓴다. 문구점에서 산 반짝이는 포장지나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모루도 챙겨 다닌다. 친한 모델들이 알아서 쟁반을 가져오기도 한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구겨진 양복을 입은 회사원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거리나 뒷골목에서 찌든 표정으로 담배 피우고 한숨 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 거제도에서 살아서 인파를 별로 본 적이 없다. 특정한 공간이 아닌 사람들 사이의 공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자신의 모습을 담는 건 어떤가?
예전엔 자주 찍었는데 이제는 필요 없다고 느낀다. 셀프 포트레이트를 찍은 건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였다.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특정한 대상이 나타난 후로는 나를 꾸미고 보여주는 데 흥미를 잃었다. 컬러 VS 흑백 흑백사진을 좋아하지만 돈이 많이 들어서 잘 안 찍는다.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 흑백필름으로 스탑을 올리고 내려가며 톤을 잡는 실험을 했다. 지금 대부분 사람들이 디지털로 찍고 보정하는데 내가 보기엔 필름의 느낌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 우리나라만큼 컬러필름 스캔이 싼 곳이 드물다. 나중에 외국에서 살 계획이 있는데 그때는 흑백필름으로 찍고 직접 현상할 예정이다.

가장 찍고 싶은 사람은?
양조위. 나는 항상 장소를 볼 때 그곳에서 일어날 것 같은 얘기를 상상한다. 양조위는 가만히 있어도 드라마틱하다.

어떤 곳에서라도 전시를 할 수 있다면?
식물 사진을 유리 온실에서 전시하고 싶다. 모델들은 자신의 예쁜 모습에만 익숙해 자꾸 예쁘게만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한다. 사람을 찍는 것이 피로할 때가 있다. 식물을 찍는 작업을 틈틈이 하고 있다.

 

 

 

뮤지션 김아일, 긱스 등의 음반 사진을 찍었다. 아티스트레이블 그랜드라인과의 콜라보레이션 등 주로 음악과 문화가 연결된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물을 모은 을 비정기적으로 발행한다.

 

오늘의 카메라는?
야시카 ELECTRO35. 계속 자동 카메라만 쓰다 6개월 전에 바꿨다. 초점이 안 맞고 노출이 오버되는 사진도 좋아하는데 자동카메라가 너무 똑똑했기 때문이다. 광량이 센 외부 플래시도 달 수 있고, 사진 찍는 상황을 내가 만들 수 있는 점이 맘에 든다. 필름을 손으로 감는 느낌도 좋다.

주로 무엇을 담나?
친구들과 가족,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특별한 대상이나 주제는 없다. 많이 찍고 나중에 분류한다. 개인적인 일기처럼 되지 않도록 선별하는 데 주의를 기울인다.

촬영할 때 가방에 꼭 챙겨 다니는 것은?
필름을 많이 갖고 다닌다. 몇 컷을 찍기 위해서 몇 배의 필름을 챙긴다. 그리고 모델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한 것들을 준비한다. 외부에서 찍는 경우가 많고, 험한 일을 할 때도 있어 하니까 옷이나 몸을 닦을 물티슈는 필수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내 방 창문 아래로 서울국립병원이 있다. 되게 큰 정신병원이고 환자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공원을 만들어놓았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나는 매일 본다. 외투 속으로 환자복을 어떻게든 숨기려는 환자, 매일 똑같은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는 환자, 마치 수상한 영화를 보는 것 같다.

가장 찍고 싶은 사람은?
방금 얘기한 병원의 환자들. 오랜 시간 함께하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 그들의 표정과 눈빛을 가까이서 찍어보고 싶다.

자신의 모습을 담는 건 어떤가?
요즘 들어 흥미를 느끼고, 찍고 있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고 친구들한테 말하고 다녔다. 이번에 홍콩으로 여행 가서 사진 속에서 연기하는 나를 담았다. 예를 들어 나와 남자친구가 자는 장면을 찍는데 나는 표정 연기를 한껏 하고, 셔터 소리에 깬 남자친구는 정말로 자다 깬 자연스러운 표정인 거다. 컬러 VS 흑백 흑백필름으로 찍고 프린트할 때 기분이 참 좋다. 내가 정말 일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것을 찍기 위해서는 컬러 작업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떤 곳에서라도 전시를 할 수 있다면?
리움?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와서 내 사진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을 떠올렸을 때 바로 생각났다. 굉장히 현실적인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내게는 판타지보다 더한 비현실일 수도 있다.

 

 

Credit Info

EDITOR
PARK UI RYUNG
PHOTOGRAPHER
KIM YEON JE

2015년 03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PARK UI RYUNG
PHOTOGRAPHER
KIM YEON 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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