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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July 12, 2013 0

패션과 디지털이 하나 된 지금, 우리가 꿈꾸던 패션 판타지는 이미 현실이다.

에디터가 매일 아침 도로에서 보내는 약 1시간. 주로 이 시간엔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체크한다. 루이 비통과 버버리, 스타일닷컴, WWD 등에서 밤새 올린 페이스북 뉴스피드, 그리고 니콜라 포미체티와 샤넬 이만 등의 패션 피플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미지만 보고 있어도 어느새 1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그렇다. 우리가 사는 2013년의 현실은 패션과 테크놀로지가 하나 된 찰나다. 그렇다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과연 언제부터 우리의 디지털 일상에 패션이 이토록 깊숙이 들어올 수 있었는지 말이다.

그 시점은 바야흐로 테크놀로지가 급격하게 발달한 2000년대 이후가 되겠다. 하지만 디지털이 성장한 사이클과 패션 필드의 디지털 확산은 비례하지 않음을 먼저 알아둬야 한다. 왜냐하면 2000년대 초반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하고 온라인 마켓이 급속도로 성장할 때, 콧대 높은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의 반응은 심드렁했으니까. 그 시기에 하이엔드 패션 마켓은 소수의 VIP 고객만을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렸고(예를 들어 트렁크 쇼처럼),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디자인이 공개되면 짝퉁(?)의 양산만 돕는다고 생각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백팔십도 턴오버하게 된 건,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등장 때문이다. 점점 똑똑해지는 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드디어 패션 브랜드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거다. 게다가 사회·경제학적으로도 VIP 위주의 마케팅에서 가치 판매에 무게를 두는 경험 마케팅으로 트렌드가 옮겨가면서, 가치를 중요시하는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가 앞으로 고객이 될 잠재적 타깃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디지털을 적극 활용하게 됐으니 말이다. 그 일환으로 패션 하우스가 가장 먼저 착수한 디지털 프로젝트는 SNS의 활성화.

SNS는 유저 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대중도 하이패션을 쉬이 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그걸 모를 리 없는 프런티어 브랜드 루이 비통과 버버리는 2009년 최초로 SNS 활동을 시작했다. 2010 S/S 시즌 컬렉션 영상을 SNS를 통해 스트리밍하고, 전 세계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결과는 엄청났다. 굳이 런던에 가지 않아도 버버리 프로섬의 쇼를 볼 수 있다는 메리트에 수천만 유저가 너도나도 스트리밍을 공유했고, 달콤한 파급 효과를 지켜본 다른 하우스들 역시 동참하기 시작한 거다. 그 덕분에 우린 이제 가로수길 카페에 앉아 뉴욕의 쇼를 실시간 감상하는, 판타스틱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새롭게 떠오른 패션 디지털 프로세스는 바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사양은 패션 레이블로 하여금 더 많은 것을 쉽게 보여줄 수 있도록 돕고 있으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가장 기본적인 앱은 컬렉션 이미지와 제품의 디테일을 보여주고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을 안내하는 정도로, 샤넬과 랄프 로렌 등 수많은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앱을 가장 바람직하게 활용한 하우스는 역시 루이 비통이다. 루이 비통은 ‘여행’을 아이덴티티로 한 레이블답게 ‘앰블(Amble)’이라는 앱을 선보였는데, 앰블은 그간 출판하던 <시티 가이드북>의 콘텐츠와 여행지의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SNS, 그리고 여행 다이어리의 기능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되겠다. 그 때문에 우리는 이 앱 하나면 세계 곳곳으로 떠난 이들의 여행을 참고해 스케줄을 짤 수도 있고, 굳이 떠나지 않아도 4인치 스크린 속에서 간접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일인가.

그런데 이조차도 성에 안 찼는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을 현실에서도 구현한 하우스가 등장했다. 바로 버버리 프로섬과 제냐, 그리고 DVF다. 먼저 버버리 프로섬은 2010 F/W 시즌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마치 런던에서 직접 쇼를 보는 듯 리얼한 ‘3D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했다. 어디 그뿐인가. 2011년 4월에는 베이징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기념하며 디지털 쇼를 열었는데, 그라운드 브레이킹 버추얼 기술(실제 형상이 있는 듯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실제 모델들과 홀로그램이 진짜 부딪치는 것처럼 보이는 마술과 같은 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도 만만치 않다. 제냐는 2011년에 이미 ‘제냐 인-스토어’라는 웹사이트에 ‘증강 현실’을 구축했는데, 이 디지털 기술은 사이트만 접속해도 복층의 입체 조감도가 펼쳐지고, 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고객을 맞이하며 실제 부티크에 온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물론 오프라인 부티크처럼 구매도 가능하지만 국내 서비스는 아직 준비 중이다).

대미를 장식하는 건 이번 시즌 발표한 DVF의 ‘시스루 글래스’ 아이웨어! 이 아이웨어로 말하자면 SF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신기술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스루 글래스에는 손톱만 한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어 DVF 런웨이 걸의 모든 시야를 레코딩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구글에서 베타 테스트 중이라 판매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다. 게다가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 여사는 ‘패션과 혁명적인 기술이 만나는 이 순간이 너무 흥분된다’고 말하며, 이날 녹화된 영상을 사흘 뒤에 공개했다(이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이 같은 패션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여러 패션 하우스는 더 멋진 디지털 판타지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그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도 머지않을 것만 같다. 이제 그 무엇을 꿈꿔도 좋다. 언젠가 그 꿈은 꼭 이뤄질 테니까.

editor YOO EUN YOUNG
일러스트 HWANG NA KYUNG
자료 제공 BURBERRY, DVF, ERMENEGILDO ZEGNA, 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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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 EUN YOUNG
일러스트
HWANG NA KYUNG
자료 제공
BURBERRY, DVF, ERMENEGILDO ZEGNA, LOUIS VUITTON

2013년 07월호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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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 EUN YOUNG
일러스트
HWANG NA KYUNG
자료 제공
BURBERRY, DVF, ERMENEGILDO ZEGNA, 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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