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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ench Manoir

버려진 집을 가꾸어 나가는 삶

On February 09, 2018 0

<리빙센스>에서 자신이 직접 꾸민 집을 소개했던 빈티지 백 디자이너 딜런 류. 그녀가 최근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자리한 오래된 성을 찾았다. 우리나라 여성이 직접 구매하고 꾸민 ‘더 프렌치 마누아르(The French Manoir)’. 이곳을 찾아가 주인장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정말 세상에는 성을 구매해서 사는 사람이 존재하고 있었고 어쩜 우리의 이번 생애에서는 불가능한 시도일지라도, 호기심과 심미안을 자극하는 아름다움에 눈이 호강한다.

프랑스 중부 루아르(Loire) 지역에 오래된 성이 있다. 1850년대에 지어진 420㎡ 규모의 성이다. 그리고 2018년 현재의 주인은 바로 한국인 줄리 허(이하 줄리 Julie). 이곳을 놀랍도록 아름답게 개조한 줄리는 자신만의 성인 더 프렌치 마누아르(The French Manoir)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집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집이 우리를 선택했다고 생각해요.”

 

옛 돌계단을 살리고 화이트 나무 문을 단 입구.

옛 돌계단을 살리고 화이트 나무 문을 단 입구.

옛 돌계단을 살리고 화이트 나무 문을 단 입구.

유학 간 호주에서 결혼을 하다
줄리는 서울에서 태어나 26세 때 호주로 유학을 갔다. 경영학을 공부하던 중 스코틀랜드가 고향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그 후 멜버른 한인 사회에서 통역 및 비즈니스 컨설턴트 일을 했다. 또 벽걸이, 쿠션, 테이블크로스 등을 제작하는 업홀스터리와 바느질 수업을 하는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도 했다. “멜버른에서 완벽하게 적응했을 때였죠. 생명과학자인 남편에겐 은퇴를 앞두고 유럽의 자연 친화적인 시골 어딘가에서 살고 싶다는 오랜 꿈이 있었어요. 저도 서양의 동화책에 나오는 오래된 집에서 살고 싶었고요.” 처음엔 남편의 고국인 스코틀랜드를 염두에 뒀지만, 스코틀랜드의 맹혹한 겨울 추위를 견디기가 힘들 거라는 사람들의 말에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그때 처음 프랑스 시골 지역의 많은 성이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호주의 한 여성이 프랑스의 성을 사서 가족과 함께 이주한 이야기를 담은 책도 읽었다. 12년 전 노르망디 지역의 성을 구매해 프랑스로 이주한 친구도 알게 됐다. 이렇게 실제 사례를 통해 영감을 받은 줄리는 프랑스의 시골에 세워진 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준비를 하게 되었다.

정원에서 바라본 성의 뒤편.

정원에서 바라본 성의 뒤편.

정원에서 바라본 성의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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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둘러싸고 있는 초록의 녹지에 티 테이블을 두었다.

성을 둘러싸고 있는 초록의 녹지에 티 테이블을 두었다.


프랑스의 성을 찾아 떠난 3만 리
2011년부터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 프랑스 시골의 수많은 성을 찾기 시작했다. 수차례 프랑스를 찾아 여행 겸 집을 찾던 중 2013년 운명처럼 더 프렌치 마누아르를 방문하게 됐다. 1850년대에 지어진 이 오래된 작은 성은 조지 왕조 시대의 완벽하게 아름다운 대칭 건축물이었다. “건물의 외관은 낡았지만 충분히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간 내부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죠. 5년간 비워져 있었던 탓에 매캐한 공기가 성안을 가득 메우고 천장에는 곰팡이로 뒤덮여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을 처음 본 순간 가슴이 뛰었고, 이곳을 어떻게 매만져야 하는지 청사진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남편과의 기나긴 토론 끝에 성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그 뒤로도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데까지 6개월, 대대적인 개조에 3년이란 시간이 더 걸렸다. “이 아름다운 성을 되살리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어요. 많이 힘들었죠. 남편이 ‘프랑스의 악몽’이라고 할 정도였어요.” 예상치 못한 사고가 비일비재했고 그만큼 비용이 더 들어갔다. 하루걸러 한 번꼴로 추가 경비가 발생했다. 하지만 마음속을 지배하는 무언가의 묵직한 책임감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 후에도 다음 세대를 위해 100년은 거뜬히,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이 성을 복원했어요. 우리는 잠시 이곳에 머물며 이 성을 보호하는 사람들일 뿐이에요.”

‘더 프렌치 마누아르’의 주인 줄리.

‘더 프렌치 마누아르’의 주인 줄리.

‘더 프렌치 마누아르’의 주인 줄리.

색 고운 마카롱과 큼지막하게 낸 카망베르, 에멘탈, 브리 등의 치즈도 빠질 수 없다.

색 고운 마카롱과 큼지막하게 낸 카망베르, 에멘탈, 브리 등의 치즈도 빠질 수 없다.

색 고운 마카롱과 큼지막하게 낸 카망베르, 에멘탈, 브리 등의 치즈도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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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조리 없이 제철 과일과 채소 그대로를 사용한 요리를 즐긴다.

별다른 조리 없이 제철 과일과 채소 그대로를 사용한 요리를 즐긴다.

나무 플레이트 위에 삶은 달걀, 프로슈토, 청포도, 올리브, 산딸기, 무화과 등을 자연스럽게 냈다. 차갑게 식힌 로제 와인까지 있으면 오후의 달콤한 와인 테이블이 완성된다.

나무 플레이트 위에 삶은 달걀, 프로슈토, 청포도, 올리브, 산딸기, 무화과 등을 자연스럽게 냈다. 차갑게 식힌 로제 와인까지 있으면 오후의 달콤한 와인 테이블이 완성된다.

나무 플레이트 위에 삶은 달걀, 프로슈토, 청포도, 올리브, 산딸기, 무화과 등을 자연스럽게 냈다. 차갑게 식힌 로제 와인까지 있으면 오후의 달콤한 와인 테이블이 완성된다.

숲으로 둘러싸인 작은 성
2000여 평의 숲속에 자리한 작은 성 ‘더 프렌치 마누아르’. 1850년대에 지어져 층고가 높고, 대리석 벽난로와 프렌치풍의 창문과 셔터, 오크로 만들어진 바닥과 계단 등을 포함한 많은 독창적인 특징들을 아름답게 복원하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실내 장식은 벨기에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데이비드 드 데케르(David de Decker)와 함께 고풍스러운 옛 구조물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현대적이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꾸몄다. 응접실과 서재, 식탁이 있는 1층. 침실도 1층에 마련했다. 2층에는 거실 역할을 하는 그랜드 패밀리 룸을 뒀다.

암체어를 둔 서재.

암체어를 둔 서재.

암체어를 둔 서재.

골드 프레임에 각각 크기가 다른 앤티크 액자로 꾸민 복도 전경.

골드 프레임에 각각 크기가 다른 앤티크 액자로 꾸민 복도 전경.

골드 프레임에 각각 크기가 다른 앤티크 액자로 꾸민 복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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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5세 시대의 우아한 앤티크 가구들로 꾸며진 침실.

루이 15세 시대의 우아한 앤티크 가구들로 꾸며진 침실.

  • 루이 15세 시대의 우아한 앤티크 가구들로 꾸며진 침실. 루이 15세 시대의 우아한 앤티크 가구들로 꾸며진 침실.
  •  붙박이 그릇장을 채운 앤티크와 빈티지 세라믹 그릇.
붙박이 그릇장을 채운 앤티크와 빈티지 세라믹 그릇.
  •  붙박이 그릇장을 채운 앤티크와 빈티지 세라믹 그릇. 
붙박이 그릇장을 채운 앤티크와 빈티지 세라믹 그릇.
  • 블루 프린트의 접시를 벽에 걸어 장식한 다이닝 룸. 블루 프린트의 접시를 벽에 걸어 장식한 다이닝 룸.
줄리가 직접 자카드 원단으로 만든 베딩이 있는 게스트 룸.

줄리가 직접 자카드 원단으로 만든 베딩이 있는 게스트 룸.

줄리가 직접 자카드 원단으로 만든 베딩이 있는 게스트 룸.

1800년대 앤티크 가구로 채우다
1850년대에 지어진 성과 어울리도록 1830년대 후반부터 184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앤티크 가구와 소품들을 주력해서 모았다. 지금의 가구를 마련하는 데만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주로 찾은 곳은 중고품이나 골동품을 파는 벼룩시장인 ‘브로캉트(brocante)’. 또 경매를 통해 구매한 골동품들도 있다. “브로캉트에서 구매한 루이 16세 때의 앤티크 침대와 옷장이에요. 이것들 또한 프랑스 지방의 작은 성에서 왔다고 해요. 정교하게 세공한 커다란 샹들리에도 있고요.” 줄리의 가족은 2016년까지 ‘더 프렌치 마누아르’에 살다가 사정상 다시 호주로 돌아갔고, 현재 이곳은 비워져 있다. “제가 이 집을 다시 깨운 것처럼 과거의 유산을 보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라 비 드 샤토(La vie de chateau)’, 즉 ‘샤토의 생활’이라는 뜻으로 프랑스 성에서의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프랑스 시골 요리를 배우고 골동품 쇼핑도 하고 플라워 클래스도 있는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워크숍 같은 거죠. 공식 사이트(www.thefrenchmanoir.net)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파리를 찾는다면 몽파르나스역에서 테제베로 1시간 30분이 걸리는 루아르에 들러주세요. 한국 분들과 보다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한국에서도 오래된 주택을 구매해 개조하는 사례가 많다는 걸 들은 줄리. 더 프렌치 마누아르처럼 1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을 버틴 건축물을 구매해 개조하는 동안 생긴 노하우를 들려준다. “공인중개사의 말을 믿지 마세요. 직접 건물을 보고 벽은 갈라지지 않았는지, 천장에서 물이 새지는 않는지 아주 꼼꼼히 확인해야 해요. 공사 중 미리 파악하지 못한 하자가 발견되는 것만큼 골치 아픈 일도 없어요. 전체적인 보수와 개조에 대해 아주 많은 시간을 두고 계획하세요. 그다음 신중하게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데요. 조명과 가구, 심지어 문고리 하나도 구매하는 데 들어갈 비용을 미리 뽑으세요. 마지막으로 모든 과정을 즐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오래된 건축물을 고치는 일은 과거와 미래 사이의 연결자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줘요. 창조적이면서 멋진 일이죠. 도중에 그만두고 싶더라도 하나의 건축물이 시대를 넘어 다음 세대에 부여할 가치를 생각해보세요. 이건 매우 멋지고 즐거운 일이에요.” 

각 방의 번호를 표시하는 열쇠고리.

각 방의 번호를 표시하는 열쇠고리.

각 방의 번호를 표시하는 열쇠고리.

현대식 샤워 부스를 설치한 게스트 룸 욕실.

현대식 샤워 부스를 설치한 게스트 룸 욕실.

현대식 샤워 부스를 설치한 게스트 룸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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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액자로 장식한 화장대.

앤티크 액자로 장식한 화장대.  

  • 앤티크 액자로 장식한 화장대. 
앤티크 액자로 장식한 화장대.
  • 종류와 크기가 다른 꽃들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자연스럽고 풍성하게 연출한 프랑스식 꽃꽂이를 즐긴다. 
종류와 크기가 다른 꽃들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자연스럽고 풍성하게 연출한 프랑스식 꽃꽂이를 즐긴다.
  • 1층 응접실. 1층 응접실.
  • 골드 프레임의 액자와 골드 커튼으로 톤&매너를 맞췄다.골드 프레임의 액자와 골드 커튼으로 톤&매너를 맞췄다.

<리빙센스>에서 자신이 직접 꾸민 집을 소개했던 빈티지 백 디자이너 딜런 류. 그녀가 최근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자리한 오래된 성을 찾았다. 우리나라 여성이 직접 구매하고 꾸민 ‘더 프렌치 마누아르(The French Manoir)’. 이곳을 찾아가 주인장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정말 세상에는 성을 구매해서 사는 사람이 존재하고 있었고 어쩜 우리의 이번 생애에서는 불가능한 시도일지라도, 호기심과 심미안을 자극하는 아름다움에 눈이 호강한다.

Credit Info

기획
이경현 기자
딜런 류(@historybydylan)
사진
Carina Okula(@carinaokula), Geni Mermoud(@geeparee22)
디자인 및 시공
줄리 허(@french_manoir)

2018년 2월

이달의 목차
기획
이경현 기자
딜런 류(@historybydylan)
사진
Carina Okula(@carinaokula), Geni Mermoud(@geeparee22)
디자인 및 시공
줄리 허(@french_man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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