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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 기자의 ‛한 잔’

디자인-맥주니즘

On July 27, 2017 0

패키지 디자인이 본질에 앞서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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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의 허그 미(캔), 코스믹 댄서(병), 비하이(병), 아크 클래식(캔), 더부스의 ‘긍정신’과 하이네켄 240ml.

(왼쪽부터)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의 허그 미(캔), 코스믹 댄서(병), 비하이(병), 아크 클래식(캔), 더부스의 ‘긍정신’과 하이네켄 240ml.

어느 편의점에 들어가든 냉장고 한 칸이 수십 종류의 맥주로 가득 차 있다. 수많은 선택지! 그 앞에서 에디터는 ‘어떤 맥주를 선택하는가’가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로 귀결되는 문제가 됐음을 실감한다. 맥주가 입에 흘러 들어가기 전까지, 우리는 그 맥주의 맛에 대해 실제로는 알 수 없다(아는 맛의 맥주라 할지라도 어제의 그 맛과 다를 수 있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니까). ‘고민하는 나’만을 신뢰할 수 있는 순간.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통찰과 함께 맥주를 손에 쥘 때 비로소 ‘나’는 ‘어떤 존재’로 귀결되고, 나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가 된다. 맥주를 마시기 전까지 주어지는 선택의 시간은 결국 개인이 스스로의 존재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것이다. 예쁜 조명을 주방에 걸고, 표지 디자인이 예쁜 책을 옆구리에 끼고, 좋아하는 컬러의 옷을 입는 것처럼. 20세기 철학자 사르트르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한 인간의 본질을 결정하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은 완전히 자유로운 입장에서 스스로의 존재 방식을 선택한다. 만약 인간의 본질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면, 개인은 다만 그 결정에 따라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본질이 결정되어 있지 않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각적인 생활 방식과 선택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자유는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짐의 일부이기도 하다. 어떤 맥주를 선택하는 가가 ‘나’를 설명하는 문법이 된 시대. 그야말로 패키지 디자인이 본질에 앞서게 됐다. 주류업계 역시 이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는 컬러 블로킹과 기하학적인 레터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크 맥주의 전 라인업을 리뉴얼하고, 새로 출시되는 캔맥주도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더부스와 방송인 노홍철의 컬래버레이션 맥주 ‘긍정신’은 독창적인 일러스트레이션과 워딩이 맥주를 마시는 행위에 키치한 이미지를 얹는다. 최근 다양한 패키징을 선보인 하이네켄은 라이트한 라인업을 더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을 넓혔다. 올여름, 무더운 밤을 시원하게 해줄 맥주 한 잔을 골라야 한다면 ‘아무거나’를 외치기보단 나의 캐릭터를 잘 표현할 단 하나의 맥주를 골라보는 것은 어떨까. 고심해서 고른 맥주는 불굴의 참여 의지와 인간 실존의 문제와 일맥상통하는 중요한 ‘한 잔’이다.

박민정 기자

박민정 기자

애주가 집안의 장녀이자, 집안 어른들로부터 제대로 술을 배운 성인 여성. 주류 트렌드와 이를 즐기는 방법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패키지 디자인이 본질에 앞서는 시대다.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김준영
취재협조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koreacraftbeer.com), 더부스(thebooth.co.kr), 하이네켄 코리아(www.heineken.com/kr)

2017년 7월

이달의 목차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김준영
취재협조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koreacraftbeer.com), 더부스(thebooth.co.kr), 하이네켄 코리아(www.heineken.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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