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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작가가 되고 싶다고요?

On March 20, 2018 0

최근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일한 막내 작가가 열악한 업무 환경을 고발한 글이 화제였죠.
사실 방송 일은 기본이고,
각종 사무에 ‘관례’라는 변명으로 기본적인 규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 
‘방송 작가’로서의 성취가 없다면 이 길을 갈 이유가 없을 거예요.
내가 ‘어떤’ 방송 작가가 되고 싶은지 자신만의 기준을 찾는 것이 참 중요하죠.
방송인으로서의 거창한 비전이 아니더라도, 함께하는 작가진과의
소소한 기쁨이나 끈끈한 팀워크를 찾는다면
이 일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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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안정과는 거리가 멀어요
시작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고 하지만, 서러움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막내 작가 당시에는 참 억울한 일도 답답한 일도 많았어요. 저는 K 본부에서 첫 방송 생활을 시작했는데, 3사 중에서 평균적으로 작가료가 가장 적은 방송사이기에 더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 당시엔 K 본부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폐지나 교체 걱정이 없었는데, 지금은 어느 방송사나 프로그램이든 ‘안정’과는 거리가 멀어졌으니 그 메리트마저도 없어졌겠죠. 같은 시기에 시사 보도로 시작했던 동갑내기 친구는 정해진 원고료는 비슷해도 S 본부 본사에서 ‘영수증 처리’가 잘되는 편이라 그걸 참 부러워하기도 했었어요.

대신 그 친구는 새벽에 오는 협박 전화에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최근 각 방송사마다 나름의 규칙을 세워서 작가료를 정리했어요. M 본부는 예능 작가들의 이력서를 전부 취합해서 연차별로 차등을 두었는데, 프로그램이나 작가진 구성에 따라 ‘9년 10개월’과 ‘10년’의 작가료 등급이 다른 웃픈(?) 일이 일어나기도 했죠. C 기업 역시 여러 채널을 가지고 있어서 각 채널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유동적으로 변하기는 하지만, 연차를 기준으로 해서 내부 작가료 기준을 세웠어요. 프로그램을 첫 방송하기 전까지를 기획 기간이라고 하는데, 이 기간 동안 막내 작가는 원래 원고료의 100%를, 그 위 5년 차까지는 70%, 5년 차 이상은 50%를 받는 식이에요. 2017년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가 출범하면서 서울은 물론이고 수도권 외 지역 방송사에서도 뜻을 같이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요. 그나마 다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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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기준을 갖고 선택하세요
라디오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자리가 나지 않아 TV 프로그램의 작가로 시작하는 경우를 참 많이 봤어요. 예능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일단 교양 프로그램의 막내 작가로 시작해 중간에 어렵게 넘어오는 후배들도 많이 봤고요. 특히 라디오국에선 사람을 구하는 일이 드물어요. 그러니 그 자리만 고집해 무작정 기다리고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가능한 선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이를테면 조금 더 쉽게 자리가 나는 TV 채널을 공략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어떤 경우든지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선택하세요. 방송 작가의 특성상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일이 생기는데, 자기만의 기준을 갖고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저 역시 후배들에게 ① 하고 싶은 프로그램 ② 받고 싶은 원고료 ③ 함께하고 싶은 작가진을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라고 조언하는데, 물론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어요. 그리고 어떤 선택이든 그 하나로 작가 인생 전체가 좌지우지되지는 않아요. 그러니 지난 선택을 후회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방송’에 집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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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에서 4년 차 라디오 작가 ‘송그림’으로 분한 김소현은 원고 작성과 게스트 섭외는 기본, 잠수 탄 라디오 DJ 대신 생방송을 진행 하거나 술취한 DJ의 뒤치다꺼리까지, 고군분투하는 라디오 작가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에서 4년 차 라디오 작가 ‘송그림’으로 분한 김소현은 원고 작성과 게스트 섭외는 기본, 잠수 탄 라디오 DJ 대신 생방송을 진행 하거나 술취한 DJ의 뒤치다꺼리까지, 고군분투하는 라디오 작가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실 방송 작가라는 직업은요
방송 작가의 업무는 생각보다 많아요. 일반적으로 대본만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녹화와 방송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방송 작가가 진행한다고 보면 돼요. 음악 쇼를 예로 들어볼게요. 그 음악 쇼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정하고, 가수 섭외, 노래 선곡, 무대 구성, 스케줄 조정, 자료 공유 등 모든 부분을 작가들이 주가 되어서 정리하고 있어요. 가수 뒤에 있는 무대 LED 화면 구성까지 작가들이 준비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더라고요 (물론 방송사나 제작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하나의 방송이 TV로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에 작가가 관여하다 보니 일이 정말 많아요. 퇴근이라는 개념이 참 희미해지죠.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놓을 수 없는 경우도 많고요.

그렇지만 ‘방송에서 내 아이디어가 나올 때, 내가 노력한 장면의 결과물을 볼 때의 성취감은 정말 커요’라고 말하면 너무 이론적인 대답 같으니 조금 더 솔직하게 대답할게요. 연차와 대비해서 올라가는 작가료 그리고 늘어나는 시간적인 여유를 생각하면 참 괜찮은 직업 같아요. 연차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몸은 편해지거든요.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예외지만. 모든 프리랜서가 마찬가지겠지만 능력만 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직업이에요. 여담이지만, 방송 외에도 외주 업체의 기획안 작성, 기업 행사의 구성, 기타 원고 청탁 등 방송 작가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꽤 많아요. 제 경우 실제로 일한 시간은 일주일 정도지만, 행사 하나에 일반 직장인의 월급을 받는 경우도 있었죠.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방송 작가가 무조건 가난한 직업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얘기예요.


 

방송 작가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수칙 4

1 확신은 금물, 확인은 필수
담당 PD의 말도, 매니저의 말도, 출연자의 말도 확신하지 말 것. 지금은 가능했던 상황이 내일 당장 불가능한 상황으로 변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질문을 한다면, 무조건 “네!”보다는 “확인 후 알려드릴게요”라고 대답하라. 방송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는 방송 작가에게 책임이 떠넘겨지는 경우가 많으니 말 한마디도 꼭 주의해야 한다.

2 통화보다는 텍스트로 증거를 남길 것
통화로 방송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OK된 상황이 막상 녹화 일이 다가오면 NO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작가에게 듣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매니저(또는 출연자나 스태프)도 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증거. 통화를 마치고 “통화한 대로 이렇게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겨 놓는 것이 좋다. 바쁠 때는 짧게 요약해서라도. 예를 들면 매니저나, 또는 매니저나, 그리고 매니저한테는 꼭이다.

3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것
방송 작가를 하면서 가장 늘어나는 스킬(?) 중 하나가 바로 포커페이스. 어떤 일이든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스킬이 중요하다. 무언가 빠뜨리는 것이 있거나 실수를 했다면 무조건 PD를 포함한 제작진 전체가 알게 하기보다는 먼저 본인 또는 작가진 안에서 수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야 한다.

4 데이터는 나의 힘
방송 작가의 업무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문서를 만드는 일이다. 촬영 구성안이나 편집 구성안 같은 대본은 물론이고 큐시트, 섭외·아이템 리스트, 일정 정리, 프로그램 소개, 협찬 요청 공문 등 작가가 작성하는 문서의 종류는 상당히 많다. 그래서 어떤 프로그램을 하든지 문서와 자료는 잘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 데이터는 곧 나만의 노하우가 되기 때문. 따라서 외장하드의 폴더 정리는 기본 옵션이다.

Credit Info

2018년 3월

2018년 3월(총권 100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WORDS
김작가('예시'는 전달하고 싶지만 '일반화'는 부정하고 싶은, 소심한 방송쟁이이자 9년 차 예능 작가)
PHOTO
KBS

2018년 3월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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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예시'는 전달하고 싶지만 '일반화'는 부정하고 싶은, 소심한 방송쟁이이자 9년 차 예능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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